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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홈>은 어떤 장르? 크리처물 고전을 통해 알아보는 다섯 가지 유형

조회수 2021. 1. 15.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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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
<스위트홈>

국내에서는 주로 크리처물(Creature物). 해외에서는 아마도 몬스터 필름(Monster Film)이라고 불리는 영화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이유는? 방금 막 <스위트홈> 시청을 끝냈기 때문이다. <스위트홈>을 두고 국내 첫 크리처물 드라마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그런데 사실 좀비 장르도 크리처물에 속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 장르의 분류를 좀 더 확장해서 크리처물을 정의내리면 괴물이 등장하는 작품은 모두 크리처물 혹은 몬스터 필름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분류를 토대로 고전이라고 부를 만한 유명한 작품 5편을 통해 각 유형을 살펴보자.


<죠스>(1975) - 바다 괴물
누군가 그랬다. 인류는 바다의 10%만 탐험했다고. 심해 탐험가이기도 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에게 진짜인지 물어보고 싶지만, 저 말의 핵심은 바닷속이 여전히 미지의 세계라는 것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죠스>는 그런 바다의 생물, 백상아리를 공포의 대상으로 만들었다. <죠스>는 최초의 블록버스터(blockbuster)라는 평가를 받는 영화다. 1억 달러라는 당시로서는 어마어마한 매출을 처음으로 넘긴 이 영화에게 2차 세계대전에서 미군이 독일을 폭격할 때 사용한 4.5톤 폭탄의 이름을 붙였다. 그렇게 <죠스>는 블록버스터의 효시이자 바다 괴물이 등장하는 크리처물의 고전이 됐다. 이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자신의 작품으로 인정하지 않았던 <피라냐> 시리즈를 비롯해 여러 영화들이 제작됐다. 악어를 소재로 한 <엘리게이터> 시리즈도 이 유형에 속할 것이다. 그밖에 <딥 블루 씨>, 최근에 개봉한 영화로는 <메가로돈> 시리즈도 있다. 블레이크 라이블리와 거대 상어가 대결하는 <언더 워터>는 <죠스>의 직계 후손 같은 영화다.

<에이리언>(1979) - 우주 괴물
인류가 바다보다 더 모르는 공간. 우주다. 우주의 먼지와 다를 바 없는 작은 존재인 인간은 그래서 상상의 날개를 펼친다. 리들리 스콧 감독과 스위스의 초현실주의 화가 H. R. 기거가 만들어낸 스페이스 호러 <에이리언>의 세계는 우주 괴수물의 기원처럼 느껴진다. <에이리언> 시리즈는 4편까지 이어졌고, 에이리언은 또 다른 외계 괴물 프레데터와 함께 등장하기도 했다. 이후 리들리 스콧 감독이 <프로메테우스>와 <에이리언: 커버넌트>를 연출하며 <에이리언> 시리즈가 부활하기도 했다. 분위기는 많이 다르지만 우주에서 온 미지의 생물이 등장하는 영화로는 <맨 인 블랙> 시리즈도 있다. 크리처물이라고 부르기 어렵지만 <디스트릭트 9>는 지구에 정착해 차별받는 외계인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밖에 조디 포스터 주연의 <콘택트>, 에이미 아담스 주연의 <컨택트> 같은 영화도 있다.

<킹콩>(1933)과 <고질라>(1954) - 거대 괴물
<고질라>
<킹콩>

<킹콩>과 <고질라>의 자손들은 크리처물이라는 말보다는 괴수물로 더 익숙하다. 거대 괴물의 등장은 <킹콩>이 먼저지만 일본에서 태어난 고질라(ゴジラ, 고지라)가 일본식 괴수물의 기원이라고 할 만하다. 에이리언과 프레데터를 한 곳에 모은 것은 아마도 콩과 고질라의 대결에서 힌트를 얻었을 가능성이 높다. 두 괴수는 오래도록 살아남아 지금도 꾸준히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다. <반지의 제왕>을 끝낸 피터 잭슨 감독이 2005년 <킹콩>을 만들었다. 2014년 가렛 에드워즈 감독이 연출한 <고질라>의 성공 이후 할리우드에서 두 괴물이 스크린에 다시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이른바 몬스터버스(Monsterverse)라는 이름으로 <콩: 스컬 아일랜드>와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등이 제작됐다. 2021년 고질라와 콩이 만나는 작품인 <고질라 VS. 콩>이 공개될 예정이다. 이 거대 괴물의 계보는 거대 로봇이 등장하는 <퍼시픽 림> 시리즈과도 이어진다.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 - 죽지 않는 사람 혹은 괴물
조지 A. 로메로 감독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은 좀비영화의 클래식이다. 거의 모든 좀비영화는 이 작품에 기반하여 변형되면서 제작됐다. 크리처물에는 좀비를 비롯한 이른바 언데드(the Undead)라고 불리는 다양한 죽지 않는 사람 혹은 괴물이 등장한다. 언데드의 대표적인 캐릭터는 영생의 삶을 사는 뱀파이어다. 해외 매체에서는 몬스터 필름의 고전이라고 하면 제임스 웨일 감독의 <프랑켄슈타인>(1931)이 빠지지 않는다. 최근의 트렌드는 좀비다. 그 가운데 K-좀비가 대세다. <부산행>과 <킹덤>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지난해 넷플릭스에서 깜짝 흥행한 <#살아있다>도 여기에 속한 작품이다. 물론 이 작품들도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을 비롯해 대니 보일 감독의 <28일 후>, 잭 스나이더 감독의 <새벽의 저주>와 같은 작품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스위트홈> 역시 사람이 괴물로 변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좀비물의 생태계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좀비를 비롯한 각종 언데드 캐릭터가 등장하는 크리처물은 이런 식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끊임없이 진화 중이다.

<괴물>(2006) - 한국형 크리처
어거지를 부려 한국형 크리처 유형을 하나 만들었다. 이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에 대해 언급하기 위한 포석이다.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 이후 <괴물>을 만든다고 했을 때 아무도 반기는 사람이 없었던 건 잘 알려진 일화다. 모두가 실패를 두려워했고, 봉준호 감독은 “환한 대낮에 괴물의 전체 모습을 영화 초반부에 보여주겠다”는 기존 크리처물의 클리셰를 깨는, 장르의 법칙을 넘어서는 연출로 천만 관객을 불러모았다. <괴물>의 성공은 비단 크리처 디자인과 연출만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형이라는 말이 들어간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면 기존 크리처 장르의 법칙을 답습한 다른 국내 크리처물 영화(굳이 제목을 밝히지 않아도 웬만하면 다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그 <7광…)는 실패의 쓴맛을 보고 말았다. 참고로 봉준호 감독이 깨려는 장르의 법칙은 지독하게 지킨 크리처물도 있다. <클로버필드>가 그 작품이다. 영화 속 캐릭터가 들고 있는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처럼 연출된 파운드푸티지(Found Footage) 방식으로 제작된 <클로버필드>는 영화가 끝나기 바로 직전까지 괴물의 실체를 전혀 짐작도 못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참고로 <괴물>의 예고편은 당연하게도 괴물의 전체 모습이 등장하지 않는다.

<스위트홈>은 원작 웹툰의 기발한 상상력을 뛰어난 비주얼을 통해 완성한 새로운 유형의 크리처물이라고 할 만하다. <스위트홈>을 통해 크리처물에 흥미가 생겼다면 위에어 언급한 작품 가운데 아직 보지 못한 작품을 챙겨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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