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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 4K 리마스터링 차이점은?

조회수 2020. 12. 25.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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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화양연화> 리마스터링 버전 포스터

씨네필들에게, 그리고 홍콩영화의 부흥기를 추억하고 있는 관객들에게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이 한 번 더 찾아올 예정이다. <화양연화>가 왕가위 감독이 직접 지휘한 4K 리마스터링을 마치고 재개봉한다. <화양연화>뿐일까. 아직 개봉은 잡혀있지 않으나 왕가위 감독의 다른 작품도 4K 리마스터링을 거쳐 공개될 예정이다. 어떤 작품이 리마스터링됐는지, 그리고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왕가위 감독이 직접 작성한 발표를 통해 알아보자.


더 월드 오브 왕가위

이번 리마스터링은 왕가위 감독의 작품의 배급사 야누스 필름, 미국 블루레이 제작사 크라이테리온 콜렉션(The Criterion Collection)과 이탈리아의 필름 복원 명가 르 이마지네 리트로바타(L’Immagine Ritrovata)가 협업한 프로젝트다. 리마스터 대상 작품은 <열혈남아>, <아비정전>, <중경삼림>, <타락천사>, <해피 투게더>(춘광사설), <화양연화>, <에로스> 감독판까지 총 7편. 리마스터링 패키지는 ‘더 월드 오브 왕가위’라고 명명했다. 현재 링컨센터 가상 영화관(Film at Lincoln Center Virtual Cinema)에서 상영하고 있으며 차후 크라이테리온 콜렉션으로 발매될 예정이다. 국내에는 한국 블루레이 제작사를 통해 정발할 예정.

크라이테리온 콜렉션이 발매할 ‘더 월드 오브 왕가위’ 모음집

왕가위 감독의 리마스터링 발표

리마스터링 이후 왕가위 감독은 공식적으로 리마스터링의 결과와 자신의 의도를 설명했다. 아래 내용은 왕가위 감독의 발표문을 토대로 번역했다.

왕가위는 이 영화들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처음 의도한 것대로 복원해야 할지, 아니면 관객들이 기억하는 작품을 그대로 유지하며 복원할지 딜레마를 느꼈다. 결론적으로 전자를 선택했고, 자신이 생각한 비전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영화를 복원했다.

출처: <화양연화>

_<중경삼림>과 <화양연화>는 왕가위가 가장 선호하는 1.66:1 비율로 촬영하고 상영했지만, 비디오로 옮기면서 1.85:1로 변경됐다. 왕가위는 많은 관객이 이 버전으로 영화를 접했음을 알고 있으나 복원에서 오리지널 화면비로 화면 비율을 변경했다. DVD나 블루레이는 이미 1.66:1로 출시한 바 있다.

기존의 <타락천사>
4K 리마스터링에서 화면 비율을 변경한 버전

_<타락천사>의 경우 비스타비전(1.85:1)에서 시네마스코프(2.35:1) 비율로 변경했다. 촬영을 끝내고 편집 단계에서 2.35:1 시네마스코프 비율로 상영하려했는데, 당시 기술로는 일반 필름 촬영본을 시네마스코프로 만드는 것이 불가능했다. 왕가위는 복원으로 당시의 비전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며 극단적인 와이드 앵글에서 캐릭터들간의 거리가 부각되는 것이 흥미롭다고 생각해 화면 비율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_<중경삼림>, <화양연화>는 5.1 채널 서라운드 시스템이 정착하기 전 만들어졌다. 리마스터링 과정에서 5.1 채널에 맞춰 사운드를 다시 세팅했다. <화양연화>는 <일대종사>에서 작업했던 음향감독 로버트 맥켄지와 비대면으로 협업했다. 기존 발매한 매체에 5.1 채널이 수록돼있긴 하나 왕가위 감독이 굳이 언급한 것을 보면 이번 버전이 그의 의도대로 세팅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_복원버전의 일관성을 위해 새로운 크레딧을 만들었다. 이는 관객에게 복원 버전임을 상기시켜줄 것이다.


<해피 투게더>는…

출처: <해피 투게더>

2019년 화재로 해피투게더의 원본 필름 일부가 소실됐다. 몇 개월간 네거티브 필름(인화하지 않은 촬영 원본)을 가능한한 복원하려 했지만, 일부는 영구적으로 손상을 입어서 몇몇 장면의 영상과 사운드를 복원할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양조위의 독백 일부를 줄일 수밖에 없었으나, 대부분의 장면은 르 이마지네 리트로바타의 엄청난 노력에 더 나은 퀄리티로 복원할 수 있었다.


여기까지가 왕가위가 밝힌 리마스터링 버전의 차이점이다. 본문을 보면 알겠지만 왕가위는 장문으로 관객들이 기억하는 버전과 차이가 있을 것이고, 또한 본인에게도 새로운 작품을 소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그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 작업에 임했는지 옮기며 그의 작품들을 기다린다.

2008년 <동사서독 리덕스> 첫 공개 당시, 일부 관객은 새로운 버전이 자신들이 기억하는 것과 다른 점을 말했다. 그때 나는 관객 중 일부는 해적판이나 최적의 환경이 아닌 극장에서 영화를 봤다는 걸 알았다. 기억을 이겨내기 힘들기 때문에 자신이 본 버전을 선호하는 관객도 있다.

“어떤 사람도 같은 강에 두 번 발을 들여놓을 수 없다. 같은 강이 아니고, 같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라는 속담이 있다.

복원 과정을 시작한 이래, 이 말은 이 복원 결과물이 내 커리어의 유리한 지점에서 새로운 작업물을 소개하는 기회란 걸 상기시켜줬다

복원이 끝난 이 시점에도 이 말들은 유효하다.

이것들은 같은 작품이 아니고, 여러분도 똑같은 관객이 아니다. 나와 함께 새로운 출발에 합류해줄 관객들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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