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데뷔 3년 차에 '넷플릭스 아들'로 떠오른 이 배우

조회수 2020. 12. 23.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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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유정아 기자

생경한 신인 배우의 탄생이 귀하게 느껴지는 요즘, '괴물 신인'이란 칭호를 달고 우리 앞에 등장한 배우가 있다. 넷플릭스가 꼽은 '올해의 신인'으로 선정된 배우 송강이다. '좋알람'의 개수가 셀 수도 없이 쌓일 것 같은 수려한 외모로 단번에 스포트라이트를 몰고 온 그는 <좋아하면 울리는>의 선오를 통해 배우로서 제 스타성을 입증했다. 여전히 그의 이름 앞엔 '잘생긴', '얼굴천재', '훈훈한'이라는 외적인 수식어가 잇따르곤 하지만, 배우 송강은 이런 말들에 "휘말리"기 보다는 "틀"에 갇히지 않으려 경계하며 배우로서 저만의 길을 개척하고 있는 중이다.

배우 송강이 걸어가는 길의 방향키를 틀 작품이 오늘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이다. 가족을 잃고 눅눅한 '그린홈'에 들어서는 현수의 축쳐진 뒷모습, 러닝타임 내내 불안한 눈빛을 그려내는 데 성공한 송강은 <스위트홈>을 통해 "스타가 아닌 배우"가 될 준비를 완전히 마친 듯 보인다. <스위트홈> 공개 이틀을 남겨두고 있었던 12월 16일, 아쉽게도 화상 프로그램을 통해 송강을 만났다. 데뷔 3년 차, 짧은 시간 동안 탄탄대로의 길을 걸어온 그이기에 온실 속 화초같은 느낌을 상상하며 그를 만났지만, 이는 기자 본인의 성급한 입력 오류였다. 인터뷰가 끝난 지금 송강을 떠올려보면 어딘가 초조해 보이는 들판 위 고양이의 모습이 먼저 스친다, 마치 <스위트홈>의 현수처럼 말이다. 왜일까. 그와의 솔직한 대화를 전한다.


<스위트홈> 세트장
<스위트홈> 현수의 방

<스위트홈> 공개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어요. D-2일이네요. (웃음) 송강이라는 배우 인생에 변곡점이 될 작품 같은데, 공개를 앞둔 소감이 어떠신가요.

공개일을 안지 좀 오래됐어요. 12월 초부터 공개일을 알고 있었는데, 처음엔 잠도 못 잘 정도로 설렜어요. (웃음) 익숙해지다 보니까 지금은 빨리 공개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큽니다. (웃음)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을 연출했던 이응복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에요. 넷플릭스의 초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돼서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은데. 촬영 첫날 '그린홈'에 입성한 기분이 어땠나요.

심적으로 너무 떨렸어요. (웃음) 우선 정말 유명하신 이응복 감독님과 첫 촬영을 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너무 떨리더라고요. 감독님이 어떤 방식으로 디렉팅을 주실지 기대가 되는 동시에 '내가 그 말씀을 다 흡수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있었어요. 그런 걱정을 안고 '현수의 방' 세트장으로 갔는데, 현수의 어두운 분위기가 정말 잘 표현돼 있어서 '은둔형 외톨이'인 현수에게 잘 몰입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응복 감독님도 디렉팅을 많이 주시기보다는 배우를 (전적으로) 믿어주시는 편이라 굉장히 든든했어요. (웃음)

이응복 감독이 현장에서 굉장히 엄했다고 하던데요. (웃음)

아니요! 저는 너무 좋았어요. (웃음) 첫날부터 정말 친절하게 해주셨습니다. (웃음)

<스위트홈>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인물을 맡게 됐어요. 회당 제작비 30억 원이라는 대규모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았으니 심적인 부담감도 상당했을 것 같아요.

몸과 마음이 둘 다 힘들 정도로 다 부담이 됐어요. (웃음) 한 드라마에 주연을 맡는다는 그 무게감이 엄청나더라고요. 부담감도 되게 크고. (웃음)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심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부담이 됐는데 그런 부분들을 잘 다스리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드라마 촬영에 들어갈 때면 하루 종일 그 캐릭터만 생각하고, 캐릭터의 디테일이나 감정들을 떠올려서 부담감을 최대한 떨치려고 노력했습니다.

공개를 며칠 앞둔 지금도 부담감이 여전한가요.

공개 이틀 전이어서 그런지 아직까진 와 닿는 게 덜한데 (웃음) 이제 내일은 공개 전날이니까 잠도 못 잘만큼 설레고 기대될 것 같아요. (웃음)


(왼쪽부터) <스위트홈> 이도현, 송강

<스위트홈> 오디션 당시 말 그대로 '저질렀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굉장히 편안한 마음으로 오디션에 임했다고 들었어요. 오디션 당시 어떤 연기를 보여줬길래 '저질렀다'는 말을 한 건가요. 당시 이야기를 자세하게 해줄 수 있나요?

음, 감독님이 워낙 유명하신 분이다 보니까 정말 솔직하게 제 가능성이 많이 안 보였어요. 근데 그렇다 보니 오히려 정말로 편하게 연기를 하게 되더라고요. (현수의) 부모님이 다 돌아가신 후에 현수가 장례식장에 가서 통장을 집어 던지면서 난동을 피우는 장면이 있어요. 오디션장에선 통장 대신 물티슈 통을 주시고 연기를 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원래 오디션장에서 연기할 때 의욕을 키워서 하기보단, 저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편이어서 이번에도 제 안에서 표현할 수 있는 감정들로 저 장면을 연기했어요. 근데 그 모습을 보고 감독님께서 "현수같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오디션 이야기를 나와서 말인데, 배우 송강하면 오디션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어요. <좋아하면 울리는>은 900:1의 경쟁률을 뚫고 선오라는 역할을 따냈잖아요. <스위트홈>도 마찬가지고요. 오디션을 볼 때마다 자신이 세우고 가는 필승 전략이 있는 건가요. (웃음)

오디션장에 들어가기 전에 마음속으로 "나를 보여주자!" 다섯 번을 외쳐요. (웃음) 최대한 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하는 것 같아요, 아무런 욕심 없이.

인터뷰를 보니까 발전의 동력이 된다는 이유를 들며 "욕먹는 걸 즐긴다"라고 했더라고요. (웃음) <좋아하면 울리는>의 이나정 감독도 "주눅 들지 않아서" 송강을 택했다고 하는 걸 보면 멘탈이 굉장히 강해 보여요. 송강의 어떤 점을 보고 이나정 감독은 주눅 들지 않을 신인 배우라고 판단했을까요?

음… 음…(굉장히 아이 같은 웃음을 지으며) 그건 잘 모르겠어요. (웃음) 저는 굉장히 멘탈이 약해서 혼자 일기도 쓰고 책을 많이 읽으면서 멘탈을 단단하게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웃음) 아마도 그런 모습들이 쌓이면서 제가 오디션에 임하게 됐을 때 단단한 모습들이 비치는 것 같아요. 아마 감독님도 그런 모습들을 보고 "아 쟤는 뭐라고 해도 주눅 들지 않겠구나"라고 생각이 드신 게 아닐까요. (웃음)

여러 차례 오디션을 봤을 텐데 오디션의 가장 괴로운 점은 무엇인가요?

너무나도 떨리는 긴장감이 가장 힘든 부분 같아요. 현장에 가면 되게 많은 배우들이 오디션을 준비하고 있잖아요. 그 안에서 어찌 됐든 경쟁을 해야 하는 건데, '내가 이길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들고, '연습했던 대로 연기를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다 보니 긴장이 되는 것 같아요. 오디션장에 들어가기 전에는 정말 심장 소리가 다 들릴 만큼 굉장히 긴장이 많이 됩니다. (웃음)

<스위트홈> 오디션에 붙었을 때 굉장히 기뻤을 것 같아요. (웃음) 그 당시 상황은 어땠나요.

첫 번째 오디션을 본 날 감독님께서 "다음에 올 때는 감정을 좀 더 연습해 와라"라고 하셨어요. 이후 감독님을 뵙는 날까지 2~3주의 기간이 있었는데, 그동안 <스위트홈> 웹툰을 많이 읽어보고 현수의 감정에 대해 많이 생각을 했죠. 그리고 감독님을 만나는 날 웹툰 속 현수처럼 트레이닝복을 입고 감독님을 찾아갔어요. (웃음) 근데 감독님이 연기는 안 보시고 대뜸 "나는 너를 믿을 테니까 너도 나를 믿어라"라고 하시더라고요. 어, 뭐지 왜 연기는 안 보시고 이런 말씀을 하시지 했는데 그 순간 "같이 하자"고 하시더라고요. (웃음) 그 말을 들었을 때 굉장히 멍-한 상태가 됐죠. (웃음) 실감도 안 나서 감독님 앞에선 계속 멍한 상태로 있었는데, 차 타고 집에 가면서 그제야 실감이 나더라고요. (웃음) 배우로서 제가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굉장히 기뻤던 것 같아요.


<스위트홈> 출연이 확정된 후, 현수가 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한 일이 무엇이었나요?

음, 저는 작품을 하게 됐을 때 가장 먼저 하는 게 대본을 아무 생각 없이 보는 거예요. 대본을 여러 차례 보는 작업을 하는데, 현수를 연기하게 됐을 때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아요. 달랐던 게 있다면 <스위트홈> 준비를 할 때는 대본을 봄과 동시에 여러 감정들을 더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환영의 현수를 연기해야 했기 때문에 부담감이 컸거든요. 그래서 대본을 보면서 그냥 현수와 환영의 현수, 두 감정을 동시에 생각했습니다.

연출을 맡은 이응복 감독 역시 현장에서 "감정에 집중하라"라는 말을 많이 했다고 들었어요. 현수의 감정에 집중하기 위해서 어떤 생각을 가장 많이 했나요.

감독님께서는 대본을 많이 보지 말고 감정대로만 연기하라고 하셨거든요. 현수의 초반부 감정은 대부분 어둡고, 쓸쓸하고, 비극적인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현수의 가장 어두운 면만 생각하면서 우울한 감정들을 끌어내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환영의 현수가 '괴물화'가 되는 모습 속에서 보여준 표정과 몸짓들이 인상적이었어요. 한 마리의 동물같았죠. 현수를 표현하는 연기와 몸짓들은 전부 철저하게 계산된 건가요?

아니요. 저는 계산을 하기보다는 즉흥적으로 하는 날것의 연기를 좋아해요. 평소엔 현수의 감정들만 생각하고 리허설 때 상세한 계획을 짜는 편인 것 같아요. 이런 동작을 하면 감정이 더 추가돼서 제 연기가 더 잘 보일 수 있겠구나 이런 것들이요. 물론 동작을 다 짰어도 슛 들어가면 다른 행동을 보여줄 때도 있어요. (웃음) 오히려 그런 즉흥적인 모습들로부터 좋은 장면들이 많이 나와서 매회 철저하게 계산하기보다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편인 것 같아요. 즉흥성이 강한 편에 가깝죠.


<좋아하면 울리는> 선오(송강)
(왼쪽부터) 웹툰 <스위트홈>, 드라마 <스위트홈>

<좋아하면 울리는>, <스위트홈>, 방영 예정인 <나빌레라>까지. 무려 3편이나 웹툰 원작이 있는 작품을 맡게 됐어요. 아무래도 원작이 있는 작품을 맡다 보면 캐릭터의 싱크로율이 신경 쓰일 것 같은데. 원작 캐릭터의 디테일을 어디까지 참고하는 편인가요?

전반적인 틀은 아무래도 웹툰을 보면서 익히는 편이에요. 대신 캐릭터의 내면이나 감정, 말투, 목소리 톤 적인 부분은 스스로 개척해 나가려고 노력하죠. 웹툰의 캐릭터를 하나부터 열까지 다 참고하면 연기를 할 때 제 연기가 갇힐 것 같더라고요. 전반적인 외형만 참고를 하고 나머지의 것들은 개척해 가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좋아하면 울리는>의 선오와는 달리 현수는 왜소하고 굽은 어깨, 얇은 몸체가 눈에 띄더라고요.

살을 정말 많이 빼려고 노력했어요. 제가 헬스를 몇 년동안 하다 보니까 아무리 살을 빼도 골격이 남아 있더라고요. 감독님도 "야식 먹지 말라"고 (웃음) 계속 말씀하셨어요.

야식을 즐기는 편인가 봐요.

네. 제가 먹는 걸 굉장히 좋아해요. 대신 작품을 찍을 때는 굉장히 절제하는 편입니다. (웃음) <스위트홈>을 찍으면서 여태까지 가장 혹독하게 살을 뺐어요. 거의 65~66kg까지 뺐죠.


(왼쪽부터) <스위트홈> 이도현, 송강, 이진욱, 이시영

이응복 감독이 송강의 장점은 "밝은 것이 아니라 어딘가 슬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어요. 사람들 사이에서 '인싸'일 것만 같은데 은둔형 외톨이인 현수와 내면이 많이 닮아있다고 하더라고요. 연기를 하면서 현수와 본인의 마음이 동일시됐던 순간이 있나요?

사람은 누구나 우울할 때가 있잖아요. 저 역시도 그런 제 모습을 보면서 현수와 제 자신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초반에는 캐릭터와 저를 동화시키는 과정이 힘들고 어려웠지만, 어느 정도 익숙해지다 보니까 현수의 감정이 저절로 와닿는 순간들이 있었어요. 그때부터는 굉장히 자유롭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었죠.

"어딘가 슬퍼 보이는 것." 여러 인터뷰를 읽으면서 송강의 그런 면들이 저 역시도 어렴풋이 느껴졌어요. 밤에 생각이 너무 많아서 새벽이 될 때까지 잠 못 이루는 날들이 많다면서요.

저는 생각이 진짜 많거든요. 생각이 많을 때는 잠도 못 잘 때도 있어요. 캐릭터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도 갑자기 또 제 미래를 떠올리기도 하고. (웃음)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어 머릿속이 복잡해질 때마다 일기를 씁니다. 일기를 쓰면 고민이 해소되는 기분이더라고요.

일기, 일종의 연기일지를 쓴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스위트홈> 촬영을 하는 동안엔 일기에 어떤 표현과 언어들을 주로 썼나요.

일기장이 집에 있긴 한데… 아! 이응복 감독님께서 대사 보다는 눈으로 연기해야 된다는 말을 많이 하셨거든요. 그래서 일기장에 '눈을 살리자', '어떻게 하면 눈을 살릴 수 있을까' 이런 표현들을 많이 적은 것 같아요. (웃음)


(왼쪽부터) <스위트홈> 이도현, 송강, 이시영, 이진욱

'집돌이'라고 들었어요. (웃음) '집돌이' 송강이 자신의 '스위트 홈'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어디인가요.

기분에 따라 다른데, 요즘에는 침대가 가장 좋은 거 같아요. 요즘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이 없거든요. 촬영이 없는 날, 아침에 딱 일어났을 때 침대 위에 가만히 누워 있으면 여유로운 기분이 들어요. (웃음) 그래서 요즘엔 침대 위가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평상시에 독서를 즐긴다고 하던데. 차기작 촬영 때문에 책도 많이 못 읽겠어요.

아니요! 촬영이 있는 날에도 자기 전엔 무조건 책을 읽고 자요. (웃음)

추리 수설을 좋아한다고 하던데 요즘도 추리 소설을 읽나요?

네. 요즘에도 추리 소설을 읽어요.(웃음) 제가 무서운 걸 되~게 무서워하는데 (웃음) 근데 책을 보는 건 너무 재밌더라고요. 현관문도 다시 한번 걸어 잠그고, 안정감이 생긴 그 상태로 책을 읽어요. (웃음)

그렇다면 요즘 송강을 사로잡는 가장 큰 욕망덩어리는 무엇인가요. <스위트홈>처럼 욕망에 사로잡혀 괴물화가 진행된다면 어떤 괴물로 변신할 것 같나요.

저는 ‘아령 괴물’이요. (일동 웃음) 요즘 같은 시기엔 헬스장을 못 가다 보니까 운동하고 싶은 욕구가 커졌어요. (웃음) 집에 있는 걸 되게 좋아하는 편인데도 아침에 일어나면 늘 헬스장을 가거든요.

운동, 독서 외에 다른 취미 생활도 있나요.

요즘엔 제가 '마리모'를 키워요. (웃음) 이끼에요. (웃음) 그 아이가 행복할 때는 컵 속에서 동동 뛰는데, 그 아이를 보면서 삶의 기쁨을 느낍니다. (웃음)

(왼쪽부터) <스위트홈> 이도현, 송강

많은 관계자들이 차세대 스타 1순위로 송강을 지목하고 있어요. 이런 반응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본인이 생각하는 본인의 가장 큰 강점이 있나요?

저라는 사람의 강점보다도 <스위트홈>이라는 대작의 주인공을 맡다 보니까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작품의 힘이 큰 것 같아요. (반응들에 대해선) 정말 감사하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차세대 스타, 괴물 신인… 이런 수식어들을 들으면 자연스레 마음이 들뜰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자신을 둘러싼 긍정적인 평가들을 즐기려고 하는 편인가요, 최대한 억누르려고 하는 편인가요?

(질문이 끝나자마자) 아! 음 저는, 조금이라도 들뜨는 기분이 들면 최대한 마음을 다잡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런 단어들에 휘말리기 시작하면 멘탈적으로 힘들 것 같더라고요.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아무래도 경쟁에 노출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래서 최대한 들뜨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합니다. 연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기 때문에. (웃음)

<좋아하면 울리는>부터 <스위트 홈>까지. 데뷔 3년 차에 벌써 넷플릭스 작품을 두 편이나 찍었어요. 항간에선 송강을 넷플릭스의 아들로 칭하더라고요.(웃음) 이런 수식어를 들으면 기분이 어떠신가요.

아 너무 좋죠. (웃음) 한 플랫폼의 아들이라는 말,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너무 마음에 들어요. (웃음) 앞으로 함께 좋은 작품 많이 하면서 같이 늙어 갔으면 좋겠어요. (웃음)

넷플릭스의 아들은 넷플릭스에서 어떤 작품을 가장 즐겨 보는지 궁금하네요. (웃음)

저는 최근에 <키싱부스>를 너무 재밌게 봤거든요. <키싱부스> 시즌 2까지 한 번에 봤는데, 시즌2가 끝날 때쯤엔 가슴이 먹먹할 정도였어요. 그만큼 되게 애틋하게 본 작품이에요. 아! 그리고 그 제가 요즘에 하루도 빠짐없이 보고 있는 작품이 있는데 <좋아하면 울리는>이라고!(웃음) 농담이 아니고 매일 봅니다. 정말 최근 본 작품 목록을 들어가 보면 <좋아하면 울리는>이 항상 있을 정도로 자주 보고 있습니다. (일동웃음)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 2를 기다리는 팬들이 많아요. (웃음) 시즌 2는 언제쯤 공개되나요?

곧 나온다고 합니다! 빨리 나왔으면 좋겠네요. (웃음)


<좋아하면 울리는>에 이어서 또 고등학생 역할을 맡게 됐어요. 20대 후반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정말 고등학생처럼 보여요. (웃음) 소년미가 강한 편이죠. 배우로선 마냥 좋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정말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는 것 같아요. 제가 20대 후반인데 (웃음) 고등학생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고등학생의 순수함을 살릴 수 있다는 부분이 감사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좀 더 남자다운 모습을 갈망할 때도 분명 있는 것 같아요. 종종 아쉽기도 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소년다운 이미지를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지 요즘 많이 생각해요.

<좋아하는 울리면>의 선오가 '잘생긴 스타'로서의 이미지가 돋보였다면, <스위트홈>에선 훤칠한 외모보단 슬퍼 보이는 눈망울이 인상적이에요. 장화 신은 고양이처럼요. (웃음) 배우에게 있어서 화려한 외모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니까 정해진 틀을 깨고 싶은 마음도 늘 들 것 같아요.

이번에 <스위트홈>을 하면서 그런 틀을 깨게 된 것 같아요. 이응복 감독님이 "얼굴이 너무 예쁘면, 오히려 연기가 안 보일 때가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현수를 더 잘 표현하기 위해 가발도 붙이고, 다크서클도 진하게 그리면서 여러 가지 분장을 시도했어요. 처음엔 제 얼굴을 보고 적응이 안 돼서 힘들었는데 갈수록 연기를 하다 보니까 편해졌어요. 연기에만, 감정에만 신경을 쓰면 되니까요. <스위트홈>의 현수를 통해 변화를 할 수 있어서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왼쪽부터) 송강, <스위트홈> 차현수(송강)

넷플릭스 드라마, TV 드라마, 예능(<미추리>), 인기가요 MC까지. 영화만 빼고 거의 모든 분야를 다 섭렵한 것 같아요. 이젠 영화에 도전해보고 싶을 것 같은데, 영화 속에서 맡고 싶은 역할이 있나요?

<스위트홈>에서도 1인 2역을 맡았지만, 만약 영화를 하게 된다면 1인 2역을 더 깊게 진하게 하고 싶어요. <레전드>의 톰 하디 캐릭터처럼요. 톰 하디의 연기를 계속 보다 보면 나중엔 정말 톰 하디가 다른 사람처럼 보일 때가 있거든요. 그런 부분들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져서 1인 2역 인물을 맡아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스타가 아닌 배우가 되고 싶다고 여러 차례 밝혀 왔어요. 송강에게 배우가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제가 요즘에 굉장히 생각을 많이 하는 부분이에요. 배우가 하나의 드라마를 표현하기 위해선 희로애락의 감정을 온전히 표현해야하니까, 다양한 감정들을 잘 표현하고 싶단 생각이 들어요. 그래야 배우로서 더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래서 요즘엔 다른 선배님들이 연기하는 걸 보면서 선배님들의 표현 방식을 제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도 많이 하죠. 부족한 부분은 책을 보면서 채우려고 노력하고요.

대선배인 배우 박인환, 나문희와 함께 <나빌레라> 촬영 중이라고 들었어요. 어떤 점을 기대하고 기다리면 좋을까요?

채록이라는 소년과 할아버지 덕출이라는 캐릭터가 만나서 브로맨스를 펼치는 이야기예요. (웃음) 감동도 있고, 재미도 있고 다양한 볼거리가 많습니다. 저는 처음으로 발레에 도전했는데요. 채록은 <좋아하면 울리는>의 선오, <스위트홈>의 현수와는 확실히 결이 다른 인물이기 때문에 변화된 모습도 기대해주시면 재밌게 보실 것 같습니다.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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