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미국 대통령 선거 당선과 할리우드의 관계는?

조회수 2020. 11. 15.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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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

할리우드는 전통적인 민주당의 텃밭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거의 모든 감독, 배우, 제작자 등이 모두 민주당을 지지한다. 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밥 아이거 전 월트디즈니컴퍼니 CEO,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대표 겸 최고컨텐츠책임자(Chief Content Officer, COO) 같은 거물들은 민주당에 거액의 정치후원금을 내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소수의 공화당 지지자를 제외한 민주당 지지자들의 집합소인 할리우드는 당연히 지난 대선에서 조 바이든 후보를 지지했다. 그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늘 조롱의 대상이기도 했다. 지난한 개표 과정을 거쳐 바이든 후보의 승리가 확실해지면서 할리우드는 환호했다.


크리스 에반스 트위터
마크 해밀 트위터

크리스 에반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섣부른 승리 선언 트윗에 “아니, 졌어”(No you didn’t. You lost.)라는 댓글을 남겼으며, 제니퍼 로렌스는 파자마 바람으로 신이 나서 춤을 추는 영상을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업로드했다. 마크 해밀은 오바마,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당선자의 사진으로 만든 <스타워즈> 오리지널 3부작의 제목을 합성한 사진을 게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새로운 희망(New Hope), 트럼프 대통령은 제국의 역습(The Empire Strikes Back), 조 바이든 당선자는 제다이의 귀환(Return of The Jedi)에 해당한다.

에바 두버네이 감독 트위터
스티븐 킹 트위터

<셀마>의 에바 두버네이 감독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출연한 유명한 TV쇼의 한 장면을 공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행시킨 말, “너 해고야!”(Yot're Fired!)를 본인에게 돌려주는 셈이다. 소설가 스티븐 킹은 바이든이 당선이 확정되자 “내 생애 최고의 날”이라는 트윗을 날렸다. 그밖에, 마크 러팔로, 레이디 가가, 리즈 위더스푼, 페티 젠킨스 감독, 스파이크 리 감독, 제이슨 블룸 제작자, 존 파브로 감독, 지미 키멀, 엘리자베스 뱅크스, 롭 라이너 감독, 아리아나 그란데, 제시카 비엘, 조던 필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 쿠마일 난지아니, 제임스 건 감독, 마이클 무어 감독, 비올라 데이비스, 세스 로건, 신시아 닉슨 등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조 바이든 승리의 기쁨을 공유했다.

진짜 궁금한 건 지금부터다. 누가 누굴 지지했느냐가 아니라 조 바이든 후보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면 할리우드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답답한 침체기를 지나고 있는 영화산업이 다시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인가. 여러 외신 가운데 ‘포브스’가 여기에 대한 대답을 내놓았다. “바이든-해리스 행정부가 할리우드의 자유낙하를 막을 것인가?”(Will A Biden-Harris Administration Prevent Hollywood's Free-Fall?)라는 제목의 기사가 바로 그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별로 달라지는 게 없다고 한다. 할리우드의 정치 성향은 자신들의 이익보다는 후보자의 진보적인 성향이 더 중요하다고 여긴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에서 무려 1948년에 시행된 영화사의 극장 체인 소유 금지법을 철폐했음에도 그들은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았다. ‘포브스’는 할리우드의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극장 체인이 힘든 시기를 겪는 와중에 뒷짐을 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들에게는 스트리밍이라는 새로운 통로가 있었다고 봤다. 바이든 행정부가 극장 산업의 부활을 위한 정책을 선거 중에 발표한 적은 없다. 만약 극장에 지원하기로 결정하더라도 하원은 민주당,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이기 때문에 쉽게 경기부양책이 실행되기도 힘든 실정이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바이든의 영향은 별로 없지만 사회적으로는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앞서 본 것처럼 트럼프의 규제 완화에도 할리우드 종사자들은 바이든을 지지했다. 할리우드는 사회, 문화적인 진보를 표방하는 곳이기 때문에 그렇다. 여성, 흑인, 동성애, 환경 문제 등에 대해 할리우드는 진보적인 입장을 취한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변화만 봐도 할리우드의 정치적 지향이 어딘지 알 수 있다. 특히 바이든 당선자는 기후 변화와 친화경 정책, 의료 개혁 등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이런 부분에서 할리우드와 바이든 당선자는 같은 곳에 있다. 참고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 집권 2기를 맞이했다면 할리우드의 스튜디오들은 기업의 인수 합병 등에 관해서 더 많은 규제 완화가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랬다면 더 큰 이익을 얻었을 것이다.

바이든의 미 대통령 당선과 할리우드와의 관계를 간략하게 알아봤다. ‘포브스’의 의견에 따르자면 허무한 결론을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바이든 후보의 당선에 따라 할리우드가 크게 달라지는 일은 없어 보인다. 한 가지, 기대되는 측면은 있다. 바이든 당선자가 트럼프 대통령보다 코로나19 확산을 더 심각하게 여기고 방역에 힘을 쓴다.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백신 혹은 치료제 개발과 함께 유래 없는 바이러스의 시대가 종식되길 기대해본다. 그것이야말로 할리우드를 비롯한 전 세계 영화산업을 위한 최고의 지원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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