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으로' 가장 무서운 영화 10편이 있다?

조회수 2020. 11. 12.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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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사람마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다를 텐데,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영화를 어떻게 정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나름의 해법을 찾은 곳이 있다. 영국의 브로드밴드초이스(broadbandchoices)는 심박수 측정기를 단 관객들에게 공포 영화 25편을 보여주고 평균 심박수로 순위를 매겼다. 25편 중 1위는 어떤 영화일까. 이른바 '과학적으로 무서운 공포 영화' 순위 35편 중 상위 10편만 간단하게 소개해본다.


[ 10 ]
더 비지트

<애프터 어스>로 작품 활동 끊기나 싶었던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기사회생 영화. <더 비지트>는 방학에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만나러 놀러 간 남매가 촬영한 홈 비디오 형식의 공포 영화. 저예산으로 찍기 좋은 장르 공포영화에 모큐멘터리를 더했으니 '가성비' 하나는 제대로 챙긴 작품. 시종일관 진지하지 않고, 남매의 유쾌함 덕분에 웃음도 종종 터진다. 그렇게 관객의 긴장을 풀고 불현듯 다시 공포감을 조성하는 게 <더 비지트>의 핵심.


[ 9 ]
디센트

<디센트>야 이런 순위를 정하지 않아도 유명한 영화다. 관객들의 '입소문'으로 인기를 얻었으니까. 할리우드도 아니고 영국에서 저예산으로 만든 <디센트>는 관객들과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공포 영화 장르의 획을 그었다. 동굴 탐사를 떠난 여성들이 미지의 존재와 마주친다는 설정은 공포 영화의 핵심을, 주인공 사라의 과거와 심리 상태는 스릴러적인 중심을 잡아준다. 극장이란 공간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며 폐소공포증을 유발하므로, 반드시 불 끄고 이불을 뒤집어쓴 채 관람하길 바란다.


[ 8 ]
바바둑

국내 개봉은 못 하고 영화제에서만 상영한 <바바둑>은 공포 영화 팬들 사이에선 숨겨진 명작 중 하나로 꼽힌다. <엑소시스트>를 연출한 윌리엄 프리드킨도 "내가 본 가장 무서운 영화"라고 극찬했단다. <바바둑>이 특히 극찬을 받은 부분은 우리와 유리된 존재로부터의 공포가 아닌, 부모이기에 느끼는 불안한 상상을 극대화한 점이었다. 제니퍼 켄트는 여성이, 그것도 아이를 둔 어머니가 느끼는 두려운 상상들을 <바바둑>에 녹였다. 그 결과 그는 단순한 '공포 영화감독'이 아닌 작가적 색채를 가진 감독으로 인정받았다.


[ 7 ]
컨저링 2

'컨저링 유니버스'의 직계 자손 <컨저링 2>는 1편에 이어 제임스 완이 연출을 맡았다. <컨저링> 이후 나온 스핀오프 <애나벨>이 혹평을 받았는데, 다행히 <컨저링 2>가 시리즈의 명성을 다시 찾아줬다. <컨저링>이 애나벨이란 캐릭터를 등장시켰듯, <컨저링 2>는 '수녀 귀신'을 등장 시켜 <더 넌>이란 스핀오프로 이어졌다. 그렇게 세계관 확장을 도모하면서 동시에 <컨저링> 시리즈만의 으스스한 공포를 다져 작품 자체의 평가도 좋다. 제임스 완은 이 작품을 기점으로 제작, 연출 모두 인정받으며 워너의 대형 프로젝트 <아쿠아맨>의 수장으로 임명받았다.


[ 6 ]
팔로우

이 리스트에서 가장 호불호가 극명할 영화. 평단에선 그해 최고의 공포영화로 칭송받는 반면, 관객들 사이에선 참신하단 측과 밍밍하단 측이 대립했다. 데이빗 로버트 밋첼 감독은 물리적인 접촉을 통해서 전이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저주에 빗대 삶을 옥죄어오는 죽음의 공포를 묘사했다. 일반 상업영화 기준으로도 느긋한 전개는 오직 한 대상만을 추적하는 저주의 집요함과 기묘한 시너지를 낸다. 자극적이진 않지만 영화 전반에 깔린 스산한 풍경이 관객들의 심장을 쥐락펴락한 듯.


[ 5 ]
파라노말 액티비티

나왔다. 전설의 가성비 영화. 기네스에도 기록된 '제작비 대비 최고 흥행작' <파라노말 액티비티>. 흥행만 잘한 게 아니라 <블레어 윗치>가 성립한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의 호러 영화를 다시 부흥시킨 장본인이다. 사실 한국 관객에겐 생각만큼 무서운 영화가 아닌데, 한국의 주거 양식과 이 영화 속의 주거 양식이 다르기 때문. 북미 관객 기준에선 2층 주택, 위자 보드, 홈 비디오 문화 등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요소들 사이에서 점점 다가오는 악령이 좀 더 실감 났을 것이다.


[ 4 ]
유전

<팔로우>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만의 오리지널리티는 확실하고, 다만 관객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 공포 영화의 전형성을 이탈한 이야기의 흐름으로 관객을 제압하는 아리 에스터의 스토리텔링이 빛난다. 물론 '미니어처'란 소재를 활용한 미장센이나 명배우임을 입증하는 토니 콜렛의 연기력도 빼놓을 수 없다. 다만 신화와 컬트 종교에 빗댄 이야기라고 큰 그림을 기대하거나, 감각을 자극하는 순간적인 효과를 사랑한다면 <유전>도 다소 지지부진하게 보일 것이다. 친숙한 가족과 집을 파고드는 생경한 공포, 삐걱거린 관계가 서서히 무너질 때의 절망감을 정확하게 조준하는 영화.


[ 3 ]
컨저링

축, 제임스 완 2관왕.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서운 영화'라는 패기 넘치는 카피를 실제로 실현한 <컨저링>은 국내에서도 (공포영화로는 드물게)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쏘우>의 창시자 정도로 그쳤던 제임스 완을 '임수완'이란 애칭까지 안겨준 시점이 <컨저링>이다. 과거 유행했던 '귀신들린 집' 컨셉을 실제 이야기에서 착안해 재활용한 기획이나 10대가 아닌 가족을 주인공으로 삼아 관객을 더 몰입시킨 설정 등은 영리했다. 거기에 유니버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떡밥을 뿌려놓는 센스까지. 알면서도 무서운 숨바꼭질 장면이나 애나벨의 등장 등 제임스 완의 연출력이 만개한 순간이었다.


[ 2 ]
인시디어스

2관왕을 축하하기 무섭게 축, 제임스 완 3관왕 달성. <인시디어스>는 <컨저링> 유니버스에 가려졌지만 제임스 완이 낳은 또 다른 공포 영화 명시리즈다. 시리즈 평가는 <컨저링>에 비하면 다소 오락가락하지만, 스핀오프 개념 없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스토리 통일감은 <인시디어스>쪽이 한 수 위다. 또한 악령을 형상화한 장면이 많기 때문에 시각적인 공포는 <인시디어스>가 제임스 완표 공포 영화 중 제일이라는 평. 특히 <인시디어스>는 점프 스케어, 흔히 말하는 '깜놀' 효과를 가장 잘 활용한 영화로 언급된다. 지금까지 내려오면서 다소 심드렁했다면 이 영화에 도전해보면 좋을 듯하다.


[ 1 ]
살인 소설

생각도 못 한 의문의 1위. 그 주인공은 <살인 소설>이다. '소설'이란 제목과 에단 호크가 주연인 탓에 공포 영화인 줄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일 터. 실제 사건을 토대로 소설을 쓰는 엘리슨(에단 호크)이 살인 사건의 현장을 포착한 필름을 발견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미스터리로 시작해 호러로 선회하기 때문에 아쉽다는 평도 있지만, 수준급 공포영화란 평가에 대부분 동의한다. 특히 음향 효과 부문은 거의 극찬 일색. 정적으로 시작하지만 공포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것도 보는 사람의 심장을 드럼질한다. 이 리스트를 보고 도전한다면,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관람하길 추천해본다.


아래는 브로드밴드초이스이 게재한 해당 실험의 인포그래픽이다. 위의 10편 못지 않게 꽤 무서운 영화로 선정된 10편의 리스트도 첨부한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나이트메어
할로윈
텍사스 전기톱 학살
28일 후
엑소시스트
허쉬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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