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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여자, 무너져가는 삶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 5

조회수 2020. 10. 14.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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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문선우 기자

하루아침에 가까운 누군가가 사라진다면, 그 실종에 내가 자의로든 타의로든 휘말리게 된다면? 실종된 여성, 그를 둘러싼 거짓된 사실들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다섯 편을 선정해봤다.


<디바> Diva

감독 조슬예 / 스릴러, 미스터리 / 15세 관람가 / 84분
출연 신민아, 이유영, 이규형

세계가 주목하는 다이빙 선수 이영(신민아)과 그에 비해 주목받지 못한 오랜 동료 수진(이유영).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은퇴를 고려 중이라는 수진의 말에 이영은 싱크로나이즈드 더블로 함께 나갈 것을 제안한다. 김코치(이규형)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수진의 손을 잡은 이영.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던 수진은 어느 날부터인가 실력이 성장하고 동료들은 수진을 의심한다. 이상함을 감지한 이영은 수진과 함께 드라이브를 갔다 교통사고를 당하는데… 눈을 떠보니 수진이 실종됐다.


아름답게 추락할수록 높은 곳에 오를 수 있는 ‘다이빙’을 소재로 한 스릴러 영화 <디바>. 진정으로 서로를 위한 줄 알았던 두 사람의 관계가 한 사람의 실종으로 뒤틀려 있었다는 것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렸다. 같은 자리를 두고 겨뤄야 하는 타인에 대한 열등감, 깊게 내재되어 있던 두려움이 광기로 번져가며 긴장감을 부여한다. 스릴러에 도전한 신민아의 연기 변신이 가장 두드러지는 작품으로, <가려진 시간> 각본과 <택시운전사> 각색을 담당한 조슬예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주목해볼 만하다. 


<화차> Helpless

감독 변영주 / 미스터리 / 15세 관람가 / 117분
출연 이선균, 김민희, 조성하

김민희의 최고작을 논의할 때 대다수가 <아가씨>를 선정하지만, 그 흐름에 완전히 동의하기는 어렵다. 변영주 감독의 <화차>가 있기 때문이다. 결혼을 앞둔 문호(이선균)과 선영(김민희). 문호의 부모님 댁에 내려가던 도중 잠시 들른 휴게소에서 선영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전직 강력계 형사인 사촌 형 종근(조성하)에게 사건을 의뢰하지만 돌아오는 건 선영의 존재가 거짓이라는 것뿐. 거기에 계획되어 있던 실종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문호는 선영이 감추고자 했던 진실을 파고들기 시작한다.


<화차>를 얘기할 때 김민희를 제외하고 작품을 논하기란 어렵다. 앞서 언급한 <아가씨> 히데코와 <화차> 선영이 자신의 욕망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할 수 있겠으나, 후자는 그 욕망이 처절한 생존에 가깝다. 끈덕지게 자신의 발목을 잡고 늘어지는 비극들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처절함. <화차>가 김민희의 커리어에서 중요한 변환점이 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단순해 보였던 실종 아래, 넋을 놓은 채 피로 범벅이 된 선영의 얼굴이 드러나는 순간 여타 스릴러 작품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게 될 것. 글의 주제와 가장 걸맞은 추천작이다. 


<미씽: 사라진 여자> MISSING

감독 이언희 / 미스터리, 가족, 서스펜스 / 15세 관람가 / 100분
출연 엄지원, 공효진

일밖에 모르는 의사 남편과 이혼 후, 육아와 생계를 홀로 책임지기 벅찼던 워킹맘 지선(엄지원)은 보모 한매(공효진)을 고용한다. 딸 다은이를 제 아이처럼 헌신적으로 돌봐주는 한매에게 고마움을 느끼던 지선은 평소처럼 퇴근 후 돌아온 집에 한매와 다은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이혼 후 양육권으로 남편과 분쟁 중인 지선은 다은이의 실종이 고의성이 다분한 자작극이라는 의심을 산다. 경찰을 피해 홀로 한매와 다은을 찾아 나선 지선은 한매의 이름과 국적, 모든 게 거짓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미씽: 사라진 여자>는 <화차>의 플롯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갑자기 사라져버린 여자와 그를 추적하는 한 사람. 그리고 밝혀지는 여자의 지난한 과거. 그러나 <미씽: 사라진 여자>엔 <화차>에 없는 한 가지가 있다. 한매를 살아가게 함과 동시에 좀먹어가게 하고, 지선을 버티게 하지만 한순간에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하는 그것. 바로 ‘모성애’다. 중매사업으로 국제결혼을 한 여성이민자가 사회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잔혹한 현실을 고발하는 작품으로, 여성 스릴러로서 의미를 지니는 작품.


<비밀은 없다> The Truth Beneath

감독 이경미 / 스릴러 / 청소년 관람불가 / 102분
출연 손예진, 김주혁

선거를 앞둔 신예 정치인 종찬(김주혁)과 그의 아내 연홍(손예진). 남편을 내조하며 선거 유세에 힘을 보태던 연홍은 어느 날, 숙제를 하느라 늦는다는 딸 민진(신지훈)이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민진의 부재를 실종으로 생각하는 연홍은 종찬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선거에만 신경을 쓰는 종찬에게 분노를 느낀다. 경찰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연홍은 홀로 민진의 행방을 쫓아가고, 민진의 친구 미옥(김소희)과 담임선생님 소라(최유화)를 의심하다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된다.


<미쓰 홍당무>(2008)로 충무로의 주목을 받았던 이경미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차기작 <비밀은 없다>. 첫사랑의 아이콘, 청순의 대명사 손예진이 딸을 잃고 절박함에 미쳐가는 엄마 연홍을 연기하며 파격적인 면모를 보여주었다. 개봉 당시 불친절함에 가까운 전개와 이경미 감독 특유의 연출이 더해지면서 호불호가 크게 나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호연과 인상적인 사운드, 끊어진 듯한 상황이 주는 묘한 긴장감이 탁월하게 어우러지는 작품이다. 영화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에 집중하며 다시 되짚어보며 보기 좋은 스릴러.


<나를 찾아줘> Gone Girl

감독 데이빗 핀처 / 스릴러 / 청소년 관람불가 / 149분
출연 벤 애플렉, 로자먼드 파이크

모두가 부러워하는 삶을 영위하고 있는 닉(벤 애플렉)과 에이미(로자먼드 파이크) 부부. 흠잡을 것 없이 완벽해 보이는 커플이지만 결혼 5주년 아침, 에이미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유년시절 동화시리즈 ‘어메이징 에이미’의 실제 주인공이었던 유명인사 에이미가 실종되자 미디어는 닉과 에이미의 관계를 보도하기 시작하고, 닉의 일거수일투족이 매스컴을 통해 퍼지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에이미가 숨겨두었던 편지로 인해 닉과의 불화가 공개되면서 미디어와 여론은 닉을 살인 용의자로 몰아가기 시작하는데… 에이미를 죽인 건 닉일까?


<세븐>, <조디악> 등 스릴러 장르의 귀재로 불리는 데이빗 핀처 감독의 <나를 찾아줘>. 부부 사이 서로에 대한 신뢰의 부재, 그사이 끼어든 미디어의 여론몰이가 어떤 파멸의 길로 두 사람을 몰고 가는지를 그린 정통 스릴러다. 지나치게 잔인하거나 자극적인 장면 없이도 섬뜩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데에는 에이미 역의 로자먼드 파이크의 공이 가장 컸다. 150분의 긴 러닝타임과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도 불구하고 입소문을 타고 176만 관객을 돌파하며 데이빗 핀처의 국내 최대 흥행작으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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