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배우 바네사 커비에 대해

조회수 2020. 10. 8.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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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문선우 기자
출처: <피시즈 오브 어 우먼>

9월에 개최된 제77회 베니스영화제에서 두 편의 출연작이 경쟁부문에 초청받으며 주목받은 배우가 있다. 영국 배우 바네사 커비다.


마른 얼굴에 큰 눈, 매력적인 영국 발음이 인상적인 바네사 커비는 <피시즈 오브 어 우먼>과 <더 월드 투 컴> 두 편의 영화를 통해 베니스의 레드 카펫을 밟았다. 스포트라이트를 가져다준 작품은 헝가리 출신 감독 코르넬 문드럭초가 연출한 <피시즈 오브 어 우먼>이다. 극 중에서 자연분만 출산 중 아이를 잃은 ‘마사’를 연기했다. 아이의 죽음으로 남편 션(샤이아 라보프)의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무너져가는 삶 속에서 엄마로서, 여성으로서 위태로운 자신의 정체성을 회복해가는 여정을 소화했다. 바네사 커비는 타 배우들도 쉽게 해낼 수 없었던 강도 높은 출산 장면을 연기해내며 해외 비평가들로부터 ‘(바네사 커비의) 가장 인상적인 스크린 연기’라는 평을 받았다. 출산과 아이의 죽음에 대해 심리적으로 복잡한 내면을 섬세히 연기해낸 그녀의 여우주연상 수상은 유력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당연하게도 올해 볼피컵 여우주연상 트로피는 바네사 커비에게 돌아갔다.

제77회 베니스영화제 볼피컵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네사 커비
출처: <더 월드 투 컴>

또 다른 경쟁작 <더 월드 투 컴>도 기대해볼 만하다. <피시즈 오브 어 우먼>이 바네사 커비 개인에 조명된 작품이라면 <더 월드 투 컴>은 두 배우의 호연과 동시에 작품성에 좀 더 집중된 케이스다.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노마드랜드>와 더불어 평단의 호평을 받았던 <더 월드 투 컴>은 19세기 여성의 욕망을 보다 서정적으로 탐구한 퀴어물로, 베니스영화제 퀴어사자상을 수상했다. 줄거리는 이렇다. 뉴욕의 한 시골마을에서 농부의 아내로 살고 있는 내성적인 아내 아비가일(캐서린 워터스턴)은 딸의 죽음 이후 좌절의 시간을 겪는다. 그러던 어느 날 피니(크리스토퍼 애봇)-탈리(바네사 커비) 이웃 부부를 만나게 되고, 탈리와 아비가일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며 가까워지게 된다. 따뜻한 성정의 탈리에게 위로를 받으며 아비가일은 호감 그 이상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두 사람은 천천히 서로를 욕망하게 된다.


출처: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출처: <분노의 질주: 홉스&쇼>

정반대의 얼굴과 분위기를 지닌 캐릭터를 연기한 바네사 커비. 그녀의 연기 변신이 낯설지만 익숙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최근 일련의 영화들에서 보여주었던 모습들에 있다. 가장 가까이에서 대중들을 만난 두 작품을 거론해보자. 바네사 커비는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시리즈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과 <분노의 질주: 홉스&쇼>를 통해 본격적으로 전 세계 영화팬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출처: <분노의 질주: 홉스&쇼>

두 작품 모두 액션 영화로, 바네사 커비는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에서 블랙마켓 무기 브로커 ‘화이트 위도우’를, <분노의 질주: 홉스&쇼>에선 데카드 쇼(제이슨 스타뎀)의 트러블메이커 동생 ‘해티 쇼’를 연기했다. 영화 내에서 그간 보여준 적 없던 수준급의 액션 실력은 <아토믹 블론드> 샤를리즈 테론의 액션 트레이너들로부터 고강도 훈련을 받아 탄생한 것이라고. 단발성의 출연이 아쉬웠던 것은 관객뿐만이 아니었는지 <미션 임파서블> 7, 8편에 화이트 위도우 역으로 다시 한번 출연을 확정 지으며 팬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출처: <러브/로스>
출처: <찰리 컨트리맨>

바네사 커비가 할리우드 대형 프랜차이즈 영화로 하루아침에 반짝 뜬 스타라 생각하면 곤란하다. 영화 <러브/로스>(2010)로 데뷔해 약 30편에 달하는 작품을 거쳐 주연 자리에 앉은 내공이 탄탄한 배우이기 때문이다. 타임슬립 로맨스물의 대표주자 <어바웃 타임>(2013)에선 주인공 메리(레이첼 맥아담스)의 재기발랄하고 유머러스한 친구 조애나로, <찰리 컨트리맨>(2013)에선 승무원 펠리시티로 분했으며, 사고로 전신 마비가 된 남자를 떠난 전여자친구 앨리시아 역으로 출연한 <미 비포 유>(2016)와 정신을 놔버린 F.스콧 피츠제럴드의 아내 젤다를 연기한 <지니어스>(2016)도 있다.

출처: <어바웃 타임>
출처: <미 비포 유>

출처: 넷플릭스 <더 크라운>

무엇보다 대중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 된 건 엘리자베스 2세의 생애를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크라운>이다. 바네사 커비는 <더 크라운> 시즌 1~2에서 로얄 패밀리의 스캔들 메이커였던 마거릿 윈저로 출연해 실제 인물과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는 등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그 결과 2018년 에미상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영국아카데미텔레비전 시상식(BAFTA TV Award)에선 여우조연상을 수상해 첫 번째 전성기를 맞이했다.


바네사 커비와 마거릿 공주

매년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이어 온 그녀의 행보는 내년에도 계속될 듯하다. 해외 개봉을 앞둔 <더 월드 투 컴>과 <피시즈 오브 어 우먼>에 이어 총 4편의 작품이 촬영 대기 중에 있다. 앞서 언급한 <미션 임파서블> 7, 8편과 더불어 줄거리가 알려지지 않은 <이탈리안 스터디즈>, 1947년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된 한 건축가의 이야기를 그린 <더 브루탈리스트>가 있다. 베니스영화제 볼피컵 여우주연상 수상으로 두 번째 전성기를 열어젖힌 바네사 커비. TV와 영화, 연극 무대까지-바네사 커비는 저명한 연극 배우이기도 하다- 종횡무진 활약 중인 그녀의 행보를 앞으로도 눈여겨봐야 할 이유다.

출처: 연극 <줄리>(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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