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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을 위해 삭발까지? 취업사기 수준인 특수 분장한 배우들

조회수 2020. 9. 17.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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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문선우 기자
(왼쪽부터) <매혹당한 사람들>, <더 배트맨> 콜린 파렐

DC가 선보일 새로운 배트맨의 시작, 맷 리브스 감독의 <더 배트맨>이 티저 예고편을 공개했다. 배트맨을 연기한 로버트 패틴슨의 색다른 연기 변신이 돋보이는데 이어, 빌런 펭귄맨으로 출연하는 콜린 파렐의 모습이 공개돼 충격을 안겨줬다. 슈퍼히어로 영화에서 배우들의 특수 분장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그들의 파격적인 외모 변신은 종종 화제성을 일으키는 대상이 되기도 했다. 슈퍼히어로 영화 속, 분장으로 기존 얼굴 알아보기 힘들었던 배우들과 비하인드를 소개한다.


꽃미남에서 짐승으로,

(왼쪽부터)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행크 맥코이, <엑스맨: 다크 피닉스> 비스트

행크 맥코이 / 비스트 역 │니콜라스 홀트


초능력자 뮤턴트들이 등장하는 <엑스맨> 시리즈. 울버린(휴 잭맨)과 레이븐(제니퍼 로렌스) 등 주요 캐릭터들을 연기하기 위해선 적게는 3시간에서 많게는 5시간까지 특수 분장을 해야만 캐릭터의 옷을 입을 수 있다. 적어도 그들은 배우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지만, 비스트는 다르다. 평소엔 연구원인 행크 맥코이로 평범한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뮤턴트로서 충동적인 능력이 발현되면 짐승(Beast)의 모습으로 변한다. 배역을 맡은 배우는 영국 꽃미남 배우 니콜라스 홀트로 비스트와는 연령대도, 비주얼도 거리가 있는 배우여서 캐스팅 당시 반대하는 목소리들이 꽤 있었다고. 190cm의 장신인 그는 비스트가 되기 위해 보조 근육이나 인조털을 부착해야 했다. 영화가 계속될수록 비스트의 디자인 역시 조금씩 바뀌었으며, 메이크업의 크기나 슈트의 온도도 시원하게 변화했다고 한다.

비스트 메이크업 테스트

이쯤되면 취업 사기(?)

출처: (왼쪽부터) <모스트 바이어런트>, <엑스맨: 아포칼립스>

아포칼립스 역 │ 오스카 아이삭


<엑스맨: 아포칼립스>의 메인 빌런에 오스카 아이삭이 출연을 확정 지으면서 <엑스맨> 팬들에게 기대감은 하늘을 찌르기 시작했다. 전작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성공을 이어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팬들의 불안감을 배우의 존재감으로 어느 정도 해소한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대감은 곧장 불안감으로 뒤집혔다. 취업 사기(?) 급이라는 오스카 아이삭의 특수 분장 때문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은 것은 팬들뿐만이 아니었다. 오스카 아이삭 본인은 ‘GQ’와의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 캐스팅됐을 때 이런 일을 겪게 될 줄 몰랐다”라며 “18kg 짜리 라텍스와 접착제로 이루어진 의상을 입고 있었으며 항상 냉각장치를 착용하고 있어야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제니퍼 로렌스, 제임스 맥어보이, 마이클 패스밴더와 같이 ‘위대한 배우들’과 함께 작업하기를 고대했지만 머리를 움직일 수 없어 그들을 볼 수 없었다. 거기에 움직일 때마다 끽끽거리는 소리가 나서 나중에 대사를 모두 더빙해야 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오스카 아이삭에서 아포칼립스가 되는 과정

비전(폴 베타니) 등 특수분장을 거쳐야 하는 MCU 영화 속 캐릭터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특수 분장을 요하는 팀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이하 <가오갤>)다. 우주를 배경으로 다양한 외계 종족이 등장하기 때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특수효과 메이크업 아티스트만 해도 50명이나 된다. 스타 로드/피터 퀼을 연기한 크리스 프랫을 제외하고 핵심 멤버 모두 특수 분장 또는 CG를 거쳐 제작된 캐릭터다. 가모라 역의 조 샐다나와 드랙스 역의 데이브 바티스타는 얼굴을 알아볼 수 있으니 양호한 편으로 두고, 그 외에 <가오갤> 시리즈 분장 베스트 3명의 멤버를 뽑아봤다.

역할을 위해 삭발까지!

출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삭발한 카렌 길런

네뷸라 역 │카렌 길런


핏줄이 다른 가모라의 동생 네뷸라는 영국 드라마 <닥터 후> 카렌 길런이 연기했다. 카렌 길런은 네뷸라로 완벽히 분하기 위해 삭발을 감행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네뷸라로 변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보통 5시간이 소요된다고. 네뷸라를 담당한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머리 부분이 가장 복잡하고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머리에 붙이기 위해 퍼즐과 같은 다섯 개의 보철물이 필요했고, 각각 다른 밀도를 지니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후 손과 팔, 목뒤를 파란색으로 칠하고 특수 면봉으로 섬세한 터치를 거쳐야 한다. 까만 눈동자도 CG가 아니다. 카렌은 매일 22mm의 콘텍트 렌즈를 껴야만 했다. 끝이 아니다. 촬영이 끝난 후 퇴근을 위해 분장을 지우는 데만 30분이 걸린다. 이와 같은 과정을 카렌은 매일 겪어야 했다. 다행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를 촬영할 땐 소요 시간이 절반으로 단축됐다고 한다.


크리스 프랫의 얼굴을 똑바로 보는 게
가장 어려웠다?

출처: (왼쪽부터) <파이브 갤럭시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맨티스 역 │폼 클레멘티에프


사람의 감정을 읽고 공감할 수 있는 가오갤 크루의 새 멤버 맨티스 역의 폼 클리멘티에프. 한 쌍의 더듬이로 곤충이 연상되는 그의 비주얼이 완성되기 위해 걸린 시간은 약 2시간 반에서 3시간 사이다. 다른 배우들에 비하면 짧은 편에 속했는데-조 샐다나의 분장의 절반 정도 걸리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이유인즉슨 일부가 CG였기 때문이다. 폼은 “더듬이는 분장이 아니다. 이마에 작은 보철물을 붙여야 했고 나머지는 CG여서 메이크업 시간이 길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다만, 폼이 가장 어려워했던 것은 바로 정색을 유지하는 것이었다고. 그는 “크리스 프랫의 얼굴을 똑바로 보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하도 웃어서 눈물이 났는데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화를 좀 냈다”라며 소소한 이야기를 전했다.

촬영장에서 조 샐다나(왼쪽)와 폼 클레멘티에프

온몸에 금칠 하기

출처: (왼쪽부터) <맨 프롬 엉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아이샤 역 │엘리자베스 데비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빌런 중 하나였던 소버린의 사제 아이샤를 연기한 엘리자베스 데비키. 최근 <테넷>을 관람했다면 엘리자베스 데비키의 모습이 충격적으로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그는 온몸을 금색으로 뒤덮는 분장을 통해 아이샤로 거듭나야 했다. 엘리자베스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대해 “초현실적이고 흥분되는 작업이었다”라며 소감을 남겼다. 그는 “조 샐다나는 새벽 3시부터 분장을 받고 있었고 나는 6~7시쯤 합리적인 시간대에 분장을 시작했기 때문에 크게 불평하지 않았다. 조는 (분장을 받는 것에) 인내심을 갖고 침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 시간을 잠을 자거나, 라디오를 듣거나, 차를 마실 수 있는 기회로 삼았다”라 말했다.


가발은 사실 3달러짜리 대걸레

출처: <수어사이드 스쿼드>
카라 델레바인

인챈트리스 역│카라 델레바인


DC도 빠질 수 없다. 화려한 캐스팅과 기대감에 비해 아쉬운 평가를 남겼던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꺼내보자. 할리퀸과 조커를 연기한 마고 로비, 자레드 레토의 분장은 캐릭터를 연기함에 있어 과하지도, 이질적이지도 않았다. 그보다 더 눈을 의심하게 했던 것은 빌런인 인챈트리스(카라 델레바인)였다. 인챈트리스가 인상에 뚜렷하게 남은 건 어쩌면 해괴망측한 춤사위일지도 모르겠으나 어정쩡한 분장의 탓도 컸다. 담당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이 피부와 유기적인 질감, 실제처럼 보이는 것에 집착하는 편이었다. 우리는 인챈트리스의 가발로 3달러짜리 대걸레를 사용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것이 사실처럼 보이도록 걸레에 깃털, 진흙, 먼지를 붙였다. 카라 델레바인은 피부에 흰색, 진흙, 숯을 발랐고 피부에 금박을 추가하는 등 3시간 동안 메이크업을 받았다. 그때부터 진짜처럼 보이기 시작했다”라 비하인드를 전했다. 


너만 행복했으면 됐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같은 배우 데인 드한 (너무나) 다른 느낌

해리 오스본/그린 고블린 역│데인 드한


한때 퇴폐적인 분위기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닮은 꼴로 불리며 국내에서 인기를 얻었던 배우 데인 드한. 오리지널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제임스 프랭코에 이어 해리 오스본을 연기한 그는 등장과 퇴장 사이 어마어마한 갭으로 극장 안의 관객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멀끔하고도 유약한 모습의 부잣집 아들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어지고 헛웃음이 나올 정도였던 저퀄리티 그린 고블린의 모습은 관객들의 집중력을 깨트리기에도 충분했다. 다행스럽게도(?) 데인 드한은 “3시간 동안 메이크업을 받고 1시간가량 의상을 착용하고 나면 그린 고블린이 됐다. 그건 내 꿈이 실현되는 것이었다.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라며 역할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분장의 모범 사례

출처: (왼쪽부터) <아이 엠 히스 레저>, <다크 나이트>

조커 역 │히스 레저


<다크 나이트>에서 히스 레저의 연기력과 영화 전반에 끼친 그의 영향이 얼마나 위대했던 것인지는 굳이 이 글에서 언급하지 않겠다. 배트맨에 대항하는 절대 악 조커로 분한 그의 얼굴을 주목해보자. 이전 필모그래피에서 종종 보여줬던 개구쟁이처럼 천진난만한 히스 레저의 모습이라곤 1g도 찾아볼 수 없다. 화장이 지워져 부각되어 보이는 깊은 주름, 입가의 흉터, 엉망으로 번져 오싹한 눈두덩까지, 그는 도시의 무법자 조커 그 자체였다. 


참고로 히스 레저가 조커를 위해 값싼 화장품을 사서 직접 분장을 했다는 비하인드는 와전된 것이다. 메이크업을 담당한 존 카글리오네는 “광대의 분장을 생각하면 대부분 날카로운 선과 전문가적인 세밀함이 특징이지만 (조커는) 그 반대일 수밖에 없었다”면서 “며칠 동안 화장을 더 하지도, 지우지도 않은 얼굴을 만들기 위해 히스는 메이크업을 받으며 눈을 크게 뜨거나 입을 크게 벌리고 얼굴을 긁곤 했다. 얼굴의 자연스러운 주름 때문에 화장품이 고르게 발리지 않아 자연스러웠다”라고 말했다. 또한 극 중에서 조커는 혀를 자주 날름거리는데, 히스 레저는 얼굴의 흉터 분장이 한 번 떨어지면 다시 하는데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입 주변에 침을 묻히며 연기할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조커의 또 다른 디테일함이 탄생한 것이다.

<다크 나이트> 속 조커의 맨 얼굴
<다크 나이트> 촬영 현장

마무리는 후련하게 히어로 분장을 떼는(?) 폴 베타니의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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