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키를 캐스팅한 감독? <테넷> 악당 연기한 케네스 브래너

조회수 2020. 9. 17.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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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
<테넷>에서 사토르를 연기한 케네스 브래너.
<테넷>에 출연한 엘리자베스 데비키(왼쪽)와 케네스 브래너.

<테넷>에는 안드레이 사토르라는 이름을 가진 러시아인이 등장한다. 그는 무기밀매업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악당이다. 케네스 브래너가 사토르를 연기했다. 그는 <덩케르크>의 볼튼 사령관 역에 이어 <테넷>에도 출연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연이은 선택을 받은 이 배우에 대해 알아보자. 감독으로도 유명하니 배우 겸 감독이라고 써야 더 정확한 표현이 될 것이다.


<잭 라이언: 코드네임 쉐도우>
1. 러시안 악센트를 쓰는 북아일랜드인
<테넷>을 보면서 가장 어색한 것 가운데 하나. 케네스 브래너가 러시안 악센트가 섞인 영어로 연기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케네스 브래너를 모르는 관객이라면 특별히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브래너의 연기는 나무랄 데가 없다. 브래너는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태어났다. 놀란 감독이 엘리자베스 데베키가 미국인인줄 알고 캐스팅 하지 않을 뻔한 일화가 유명하다. 참고로 호주 출신의 데베키는 스티브 맥퀸 감독의 근사한 범죄 스릴러 <위도우즈>에서 미국인을 연기했다. 데비키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브래너에게 사토르 역을 맡긴 건 그만큼 놀란 감독이 그를 믿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참고로 브래너의 러시아인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본인이 연출까지 한 영화 <잭 라이언 : 코드네임 쉐도우>(2014)에서 러시안 악당 빅터 체레빈을 연기한 적이 있다.

2. 십자말풀이 같은 대본
<테넷> 촬영 당시, 인버전 상황을 연기하기 위해 브래너는 거꾸로 말하는 연기를 해야 했다. 그것도 러시아식 억양으로 말이다. 배우로서 쉽게 경험하기 힘든 연기임에 분명하다. 그만큼 <테넷>은 도전적인 작품이다. 그래서일까. 브래너는 “자신이 출연한 그 어떤 영화보다 <테넷>의 각본을 많이 읽었다”고 한다. “매일 ‘타임즈’에 실린 십자말풀이를 푸는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참고로 그의 캐릭터 이름인 사토르(Sator)는 ‘사토르 마방진’(Sator Square)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토르 마방진은 가로쓰기로 읽을 때와 세로쓰기로 읽을 때가 똑같은 단어 집합들을 이르는 말을 뜻한다.

<헛소동>에 출연한 케네스 브래너(맨 오른쪽)과 덴젤 워싱턴(오른쪽에서 두번째).
3. 주도자 아버지와 관계

브래너는 주도자를 연기한 존 데이비드 워싱턴의 아버지, 덴젤 워싱턴과 함께 영화 작업을 한 적이 있다. 꽤 예전 영화인 <헛소동>(1993)에서 두 사람은 감독과 배우, 주연과 조연으로 만났다. 감독과 주연은 브래너였다. 브래너는 셰익스피어 작품의 전문가다. 영국 왕립연극학교를 졸업했으며 로열셰익스피어컴퍼니에서 제작한 연극 <헨리 5세>를 통해 뛰어난 배우로 인정받았다. 영화로 진출하면서도 <헨리 5세>, <헛소동> 등으로 감독 및 배우로 이름을 알렸다. 참고로 <헛소동>에 함께 출연한 엠마 톰슨과 브래너는 당시 부부였다. 이후 두 사람은 이혼했다. 또 참고로 브래너는 (놀란 감독의 영화에 또 출연한) 마이클 케인과 주드 로 주연의 <추적>(Sleuth, 2007)이라는 영화의 감독이기도 하다.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4. <해리 포터> 시리즈의 선후배

<테넷>에서 닐을 연기한 로버트 패틴슨과 인버전을 설명해주다가 “이해하지 말고 그냥 느끼라고 말하는” 무책임한(!) 과학자 캐릭터인 바바라를 연기한 클레멘스 포시를 보며 시리즈의 4번째 영화 <해리 포터와 불의 잔>(2005)을 떠올린 관객이 있지 않을까. 패틴슨은 케드릭 디고리, 포시는 플뢰르 델라쿠르를 각각 연기했다. 여기에 브래너가 선배(?)로서 숟가락을 얹어야 한다. 브래너는 시리즈의 2번째 영화인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2002)에 출연했다. 록허트 교수를 연기했다.

<토르: 천둥의 신> 촬영현장의 (왼쪽부터) 크리스 헴스워스, 스텔란 스카스가드, 케네스 브래너.
<오리엔트 특급 살인>
<나일 강의 죽음>
5. 톰 히들스턴을 발탁한 업적

<테넷>과 관련해서 브래너에 대한 사소한 사실들을 알아봤다. 그는 분명 뛰어난 배우다. 영화사의 전설로 남은 배우 로렌스 올리비에와 비견될 정도니 말 다했다.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2011)에서는 로렌스 올리비에 역을 맡기도 했다. 배우 뿐만이 아니라 그는 감독으로도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토르: 천둥의 신>의 감독으로 톰 히들스턴을 캐스팅한 사실은 많이 알려진 이야기다. 최근에 브래너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을 영화로 만드는 프로젝트의 핵심 인물로 활약하고 있다. 2017년에 개봉한 <오리엔트 특급 살인>에서 멋진 콧수염을 자랑하는 에르큘 포와로 탐정을 연기하면서 연출도 맡았다. 10월(미국 기준) 개봉 준비 중인 <나일 강의 죽음>도 브래너의 주연 및 연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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