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디바> 신민아, 스릴러도 다이빙도 처음이라 더 열심히

조회수 2020. 9. 11. 08: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씨네플레이 심규한 기자
출처: <디바>
신민아

두 개의 다른 추락이 있다. 수면을 향해 펼치는 아름다운 추락은 다이빙 선수 이영(신민아)에게 전 세계가 주목하는 최고의 영광을 주었지만, 동료 선수이자 오랜 친구인 수진(이유영)이 물속으로 사라져버린 교통사고는 이영에게 불안과 두려움을 안긴 추락이다. 함께 사고를 당했지만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과 내가 모르는 수진의 모습을 발견하며 혼란스럽다가도, 최고의 자리를 지키겠다는 강렬한 욕망이 함께 부딪치는 이영의 모습이 신민아의 서늘한 표정과 미묘한 눈빛으로 하나하나 완성된다.


올해로 데뷔 20년이 된 신민아에게도 처음인 것이 있다. <디바>는 그의 필모에 처음 채워 넣은 미스터리 스릴러다. 하지만 이런 선택이 그리 낯설지는 않다.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그가 쌓은 작품들을 돌이켜 보면 때로는 사랑스러운 연인이기도, 씩씩하고 단단한 인물이기도, 또 상업영화와 예술영화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다양한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13일, <디바> 제작보고회가 끝난 자리에서 신민아를 만나 그가 만들어 낸 이영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배우로서 보여줄 수 있는 극한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그의 말에서 복잡한 이영의 감정에 집중하면서도 현실감 있는 다이빙 선수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때로는 고단했을 법한 시도들이 오히려 새로운 활력이 되었다는 신민아의 힘 있는 말들을 옮긴다.​


출처: 영화사 올
신민아

오랜만에 영화로 관객과 만난다. 기분이 어떤가.


많은 애착을 갖고 찍은 작품이다. 개봉 소식이 들려오니 떨리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는데 궁금하고 또 기대도 된다. 


<디바>를 선택한 이유가 듣고 싶다.


시나리오가 강렬했다. 이영은 최고의 다이빙 선수이면서 복잡한 감정을 가진 인물이다. 내가 이영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하고 또 이영의 모습을 어떻게 현실적으로 묘사할지 걱정이 컸지만, 한편으로는 이영의 복잡한 감정을 연기로 표현하는 일이 흥미롭게 다가왔고 내가 만들 이영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다. 힘든 일이 될 것 같았지만 그냥 뭔가 열심히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다이빙도 배웠지 않나. (웃음)


드라마 <보좌관>과 <디바>까지 최근 출연작들이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또는 여성이 주요한 서사를 이끄는 작품이다. <결백> <프랑스 여자> <야구 소녀> 등 한국 상업 영화의 여성 캐릭터의 존재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관객과 만난다.


반가운 일이다. 20년 가까이 연기 활동을 하면서 지켜봤는데 여성이 주체적으로 극을 이끌어 가는 영화는 그리 많지 않았다. 베우 입장에서 이미 어느 정도 보여진 이미지를 계속 소비할 수 없어 늘 새로운 것을 찾기 마련인데 그런 바람을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았다는 말이다. 다행스럽게 최근 몇 년간 다양한 여성 캐릭터가 영화에 비중 있게 등장하면서 배우들도 새로운 활력을 찾은 것 같다. 이전과는 다른 시선을 가진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지면서 관객들도 이점을 신선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나도 <디바>로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 (웃음)

출처: <디바>

다이빙계의 ‘디바’ 이영 캐릭터를 어떻게 이해하고 준비했나.


이영은 영화가 진행될수록 비밀이 드러나며 점점 감정의 변화를 겪는다. 감정선이 복잡한 인물이다. 최대한 이영의 감정에 이입하려 했다. 내가 이영이라면 나도 이랬을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이런 행동을 했을까? 오직 이런 마음으로 연기에 집중했다. 사실 감정적인 부분보다 고민이 더 많았던 것은 따로 있었다. 영화 속 이영은 최고의 다이빙 실력을 갖춘 선수다. 그런데 이 역을 수행하는 배우가 실제 다이빙 선수의 모습과 비교해 크게 벗어난다면 관객들은 캐릭터에 집중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최고는 아니더라도 실제 다이빙 선수처럼 나를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영화 촬영 전부터 4개월간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 내 몸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노력했다. 이영이 너무 뛰어난 선수여서 여러 가지 다이빙 종목을 다 잘한다. (웃음) 그래서 앞으로 뛰기, 뒤로 뛰기는 물론이고 싱글과 싱크로나이즈드 다이빙(두 선수가 동시에 다이빙을 구사하는 종목.-편집자)까지 다 보여줘야 했다.

출처: <화산고>
유채이
출처: <무림여대생>
소휘

몸 쓰는 연기가 처음은 아니다. <화산고>의 유채이, <무림여대생> 소휘, <10억>의 조유진도 많이 뛰어다녔고, <때려>의 장유빈은 무려 복싱 선수였다, 오랜만에 몸 쓰는 연기 어땠나.


좀 몸이 근질근질했다고 해야 하나? 몸으로 하는 어떤 것을 해보고 싶긴 했다. 근데 다이빙은 내가 앞으로 살면서 한 번도 접해볼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종목인데 이걸 해냈다. 달리기나 하물며 공을 가지고 하는 운동 이런 것은 살면서 한 번쯤은 해봤을 텐데 다이빙은 정말 쉽지 않았다. (웃음) 그래도 캐릭터에 집중하려는 자세가 내게 좋은 영향을 끼친 것 같아 현장에서 늘 에너지가 넘쳤다. 기술적인 부분들은 어쩔 수 없이 많은 도움을 받았고, 나는 배우로서 보여줄 수 있는 극한까지 최선을 다했다.

출처: <디바>

실제 수영을 잘하나.


물을 워낙 좋아한다. (웃음) 사실 제대로 수영을 배운 것은 아니고 어렸을 때부터 놀이로 배운 수영밖에 못 한다. 폼 나고 멋있는 수영이 아니라 그냥 놀려고 하는 수영 말이다. (웃음) 물에서 노는 것을 좋아해서인지 수중 촬영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대신 고소 공포증이 있다고 들었다. 높은 다이빙대 위에서의 연기 어렵지 않았나. 


그건 정말 무서웠다. 다이빙대 높이만 생각하면 안 된다. 수영장 수심까지 더하면 약 15m 정도의 높이가 된다. 다이빙대 위에 올라서서 내려다보면 수면이 잘 보이지 않는다. 수면이 구분되지 않으니 실감하는 높이는 수영장 바닥까지가 되는 거다. 입수 면을 확인 할 수 있게 촬영을 도와주는 선수들이 수면에 물방울을 튕겨줬다. 처음에는 다이빙대로 올라가는 계단만으로도 다리가 후들거릴 지경이었는데 조금씩 나아지더라. 아주 기초 단계부터 다이빙 훈련을 했다. 처음은 수면과 같은 높이에서 뛰어내렸다. 점점 높이가 높아질 때마다 ‘그래 물이니까’ 이렇게 생각하며 나에게 최면을 걸었던 것 같다. 솔직히 아주 편하지는 않았지만 (웃음) 나중에는 10m 다이빙대 위에서 수다도 떨고 그랬다. 실제로 물로 뛰어내리기도 했다. 선수처럼 정말 깨끗하게. (웃음) 


훈련하며 촬영하며 힘든 일이 많았던 것 같다. 


이영은 모든 것을 완벽하게 잘하는 선수였으니 힘들 수밖에 없었다. 영화에서 보여드려야 할 다이빙 장면들이 너무 많았다. 전부 다 뛰어내릴 수는 없었는데 욕심은 자꾸 늘고. 그래서 다이빙 시작 동작과 뛰어내리는 장면, 입수, 이 정도는 완벽하게 보여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다이빙 회전 동작은 와이어를 통해서 완성했다. 정말 모든 것이 쉽지 않았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자꾸 나 자신을 괴롭히게 되고 주어진 시간은 정해져 있어 나를 힘들게 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바로 이영의 마음이니까 이걸 온전히 느끼자고 다짐하며 훈련했던 것 같다. (웃음) 


좀 더 대중적이고 평범한 역할에 욕심이 있다는 말을 했었는데. 


평범한 일상에서 느껴지는 매력이 있다. 생활 연기 같은 것에 갈증이 있던 시기가 있었다.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정말 진짜 같은 정말 다큐멘터리 같은, 상황도 연출도 없을 것 같은 자연스러운 역할을 한번 해보고 싶다. 물론 <디바>처럼 예민하고 특별한 감정선이 주어진 작품들은 배우가 어떻게 표현해서 캐릭터를 만드냐에 따라 작품이 완전히 달라지니까 그런 것도 여전히 매력을 느낀다. 

SNS에 올라와 있는 신민아 배우가 직접 연출한 영상을 봤다. 감독 데뷔 축하한다. (웃음) 어떤 계기가 있었나.


순전히 코로나 때문이다. (웃음) 패션 쪽과 협업으로 영상을 찍을 계획이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만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그냥 내가 한번 찍어볼까?” 이러다가 일이 커지게 됐다. (웃음)


결과물엔 만족하나.


2분 정도의 짧은 영상이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었디. 태도라고 하면 거창할지 모르겠지만 장면이 채집된 영상을 바라보면서 생각의 무게가 조금 달라지더라. 많이 배웠고 느낀 점도 많다.


연기할 때와 다른 점은 무엇이었나. 


내가 배우다 보니 내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컨디션을 먼저 생각하게 되더라. 모든 영상 현장이 시간과의 싸움이고, 나중에 내가 출연하는 장면도 찍어야 하는 바쁜 상황이었는데도 출연 배우들이 너무 힘들지는 않을까 어려운 점은 없을까 생각했다. 감독으로서 작품에 대한 욕심도, 현장의 모두를 살펴야 하는 책임감도 있었는데 말이다.

출처: 영화사 올
신민아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극영화 연출도 도전할 생각인가.


그렇다. 나중에 정말 기회가 된다면 그러고 싶다. 그렇다고 거창한 건 아니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생긴다면 그걸 내 나름대로 표현해보고 싶다는 거다. 배우로 지내며 항상 피사체로서 무언가를 표현을 해왔는데, 조금 다른 시선을 가지고 창의적인 것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바람이다.


차기작은 뭔가.


최근 김해숙 배우와 함께한 육상효 감독의 <휴가> 촬영을 마쳤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며칠의 휴가를 얻어서 딸을 만나러 오는 마음 따뜻한 영화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