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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 우먼 1984> 패티 젠킨스 감독, 크리스 파인 다시 데려온 이유는?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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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티 젠킨스 감독(왼쪽)과 갤 가돗

출처<원더 우먼 1984>

촬영이 마무리될 때야, 패티 젠킨스 감독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알이 큰 선글라스를 끼고 커피를 든 채 큰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며 자리에 앉았다. 촬영을 한창 했는데도 전혀 지친 기색이 없었고, 오히려 몇 차례 크게 웃을 정도로 여유가 넘쳤다. 세상에, 감독이 아니라 배우라고 해도 믿을 만큼 호방한 그의 기운에 기다림에 지쳐가던 기자단도 대화에 빠져들었다. 할리우드 감독의 카리스마, 이 수식어야말로 패티 젠킨스 감독을 제대로 표현하는 단어 같다.  

2편은 어떻게 제작하게 됐나.

전작을 만들 때부터 속편은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생각해왔다. 실제로 속편이 확정되기 전, 제프 존스와 함께 스토리를 구상했다. 우린 이미 새로운 것을 함께 하는 것에 흥분됐고, 만족했다. 모두가 이 아이디어에 푹 빠진 것에 신났다. 내가 이전에 해본 적 없는 것을 하니까 흥미로웠다. 1편은 누군가의 기원을 말한다, 그 사람의 세계를 구축한다는 압박이 오랫동안 있었다. 이번 영화는 좀 다르다. 우리가 정말 사랑하는 캐릭터로 이야기를 하는 건 아름다운 일이다. 누가 중심인물이 되고, 어떤 이야기가 되는지, 어떻게 전개되는지는 1편과 연속적인 듯 다르다. 

좀 전에 크리스 파인(스티브 트레버 역), 갤 가돗(원더 우먼/다이애나 프린스 역)과 함께 대화하는 모습이 보였다. 가족 같은 분위기였다. 

두 배우와 얘기할 때 계속 농담하게 된다. 두 사람이 정말 좋다. 항상 친구로 있었으면 좋겠다 싶을 만큼. 오글거리게 들릴 수 있지만, 원더 우먼이나 그가 세상을 지키고 있는 걸 말하려면 스스로 그런 이유를 찾아야 한다. (원더 우먼의 이야기는) 아름다운 것에 대한 이야기고 여러분은 자신의 삶에서 그런 아름다운 것을 떠올릴 것이다. 쉬는 시간에도 얘기할 수 있는 진정한 친구와 함께 일하면 우리 전체의 능력을 더욱 끌어올리는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스티브 트레버(크리스 파인)

출처<원더 우먼 1984>

스티브 트레버를 다시 데려온 이유는?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스티브 트레버를 데려오고 싶어서 데려온 게 아니다. 그가 돌아온 건 내가 하고 싶은 이 이야기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원더 우먼>에서 오랜 시간이 지난 1980년대를 배경으로 삼았다. 방에도 들어가지 못했던 1900년대에 비하면 많은 게 달라졌지만 여전히 현대에서도 그런 문제점들이 남아있다.

그런 부분들이 다 들어있다. 다이애나가 원래 전혀 다른 세계에 있던, 그래서 이런 것들에 의도치 않게 대항한다는 점이 가장 재밌는 포인트였다. 그가 그런 차별을 알지 못하고, 그래서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란 게 그 당시의 그런 이슈를 보는 유머러스한 시선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80년대를 보는 것도 유사하다. 우리가 진짜로 80년대에 살았다면 생각하지 않았을 것들이 지금 돌이켜보면 현재와 확연하게 다르다. 우리가 무심코 하는 것들이 그 당시엔 얼마나 우스웠는지를 생각하면 되겠다. 

1편에 대한 팬들의 반응에 영향을 받았는지.

무례한 말을 하고 싶지 않다. 나야말로 1편의 팬이라서 영향을 많이 받지 않았다(웃음). 팬들에게 화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작품의 인기를 축하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최악은 "이런 걸 어떻게 또 만들지?" 하는 것이다. 내겐 "더 이상 더 만들고 싶지 않다"는 것 같은 의미니까. 난 "좋아, 훌륭한 영화였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였어" 하고 잊은 후 "역사상 가장 훌륭한 영화를 만들어야지" 하면서 신작을 어떻게 만들까 고민하고 싶었다. 1편과 함께, 혹은 별개로 살아남을 수 있는 신작을. 

1편의 성공 포인트는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나? 

전 세계 공통적인 스토리텔링. 우리는 인간의 딜레마를 바꾸고 싶은 욕망이 있다. 그래서 우린 투쟁하는 캐릭터를 매일같이 마주한다. 종교적, 신화적, 판타지 등을 통해. 슈퍼히어로 영화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이야기다. 내겐 이게 <원더 우먼>의 성공 요인이다. 마법적이고 훌륭하며 아름다운 원더 우먼이란 인물. 나도 우리가 훌륭한 영화를 만들었고, 그게 이런 성공을 줬다고 생각하고 싶다. 하지만 이건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 믿는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다. 자신의 강력한 힘을 더 좋은 세상을 위해 쓰는, 그러면서 우리처럼 때로는 성공하고 때로는 실패하는. 이게 전 세계 관객들의 욕망을 끌어냈다고 생각한다. 

바바라 미네르바/치타(크리스틴 위그)

출처<원더 우먼 1984>

다이애나와 치타(크리스틴 위그)에 대해서 말하자면?

치타는 '원더 우먼' 코믹스에서 여러 번 등장할 정도로 원더 우먼의 강력한 숙적 중 하나이다. 왜 이렇게 좋은 캐릭터인가 이유를 고민했는데, 그저 강한 적이라서가 아니다. 물론 치타는 다이애나의 힘을 원하고 신뢰할 수 없는 캐릭터다. 하지만 코믹스 역사에서 치타는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는 스스로와 다투는 슈퍼히어로 같은 존재다. 허영적이고 질투심 많으며 공격적이지만, 그렇다고 1차원적이지 않다. 그게 내가 치타를 좋아하는 이유다.  

여성 히어로와 여성 빌런의 구도를 의도했나?

이렇게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성 빌런이든 남성 빌런이든 타당하고 비슷한 방법으로 접근하길 바란다. 이건 그저 '젠더'(성별)다. 다이애나가 이번 작품에 흔들리는 건 친구로 있었던 사람이 점차 변하기 때문이다. 물론 다이애나는 인류('man'kind)에게 실망했었다(웃음). 그러나 그는 낙관적인 인물이다. 인류가 잘못된 선택을 할 때마다 조금 슬퍼하겠지만.

<원더 우먼 1984> 빌런으로 치타와 맥스웰 로드(페드로 파스칼)가 등장한다.

출처<원더 우먼 1984>

80년대 의상은 굉장히 판타스틱하지만 동시에 조금 우스꽝스럽다. 그 중심을 어떻게 잡았는지.

80년대의 많은 영화들을 봤다. 그 안의 패션들은 조금 우스꽝스럽지만 항상 아름다웠다. 다이애나의 정장 패션도 <애니홀> 같은 영화에서 볼 수 있다. 수많은 80년대 패션들이 정말 훌륭하다. 언제라도 우리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걸 가지고 노는 게 재밌다고 생각한다. 당시엔 너무 진지했거나 좋거나 나빴던 것들도 이런 입장에서 보면 즐거울 것이다.

1편 이후의 다이애나는 어떻게 지냈을까?

1편 엔딩에서 말했듯 그는 인류의 그림자에서 인류를 돕기로 결심했다. 인류가 더 좋은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아마 다이애나 스스로는 그런 길을 가지 못했을 것이다. 세계를 구하도록 마음먹게 한 한 사람, 스티브 트레버가 있었으니까 가능했다. 하지만 인류의 대사건을 막을 만큼 표면에 드러나는 일은 삼갔을 테다.


​이번 영화에서 다이애나가 겪을 감정적 변화나 대립을 말해달라. 

싫다(웃음). 여러분이 빨리 영화를 보길 바랄 뿐이다.

출처<원더 우먼 1984>

패티 젠킨스 감독의 자신만만한 발언을 마지막으로 기자단의 세트 방문 일정이 모두 끝났다. 화려한 세트와 제작진의 자신감을 엿본 기자는 얼른 <원더 우먼 1984>를 보고 싶은 마음에 들떴다. 아쉽게도 <원더 우먼 1984>는 얼마 지나지 않아 2020년으로 개봉 일자를 조정했다. 희소식이라면, 영화의 완성도를 더 높이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것. 긴긴 기다림 끝에 <원더 우먼 1984> 개봉이 많이 가까워졌다. <원더 우먼 1984>이 완성도를, 재미를 꾹꾹 눌러담아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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