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편만 봐도 벅차다면? '테넷' 알고 보면 더 재밌을 정보들

조회수 2020. 8. 22.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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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신작 <테넷>으로 돌아왔다. 놀란 감독의 신작이 늘 그러했듯 이번 역시 예사롭지 않다. 예고편에 따르면 “시간의 흐름을 뒤집어” “총알을 발사하는 게 아니라 잡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테넷>은 제작진이 직접 “놀란의 이전 연출작의 10배에 다다르는 스케일을 자랑한다”고 밝혀 기대를 모았다.


놀란 감독의 연출작 중 가장 높은 제작비, 영국, 미국, 이탈리아, 인도, 덴마크, 노르웨이 등 7개국을 담아낸 로케이션의 규모와 한 번 봐선 이해하지 못할 첩첩산중+꽈배기 세계관까지. 영화 속 캐릭터가 직접 “이해하려 들지 마. 느껴”라고 이야기하는 <테넷>은 아무것도 모른 채 관람했다간 머리 위로 물음표만 띄우고 극장을 나올 확률이 다분할 영화다. 예고편만 봐도 머릿속이 포화 상태인 관객을 위해 상영관에 들어가기 전 알고 보면 좋을 <테넷>에 대한 핵심 정보들을 요약해봤다. 이 간단한 가이드가 여러분의 <테넷> 관람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미래의 공격에 맞서
제3차 세계대전을 막아라

누군가의 꿈속에서(<인셉션>), 지구와 차원이 다른 우주에서(<인터스텔라>) 고군분투하던 놀란 세계의 인물들은 이제 누군가가 뒤집어놓은 시간의 흐름에 맞서야 한다. <테넷>의 세계관 속에서 현재와 미래를 오가며 시간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자는 러시아인 사토르(케네스 브래너). 그는 시간을 거스를 수 있는 미래 기술 ‘인버전’을 사용하여 미래의 무기를 현재로 보내 세상을 파괴하려 한다. 이로 인한 제3차 세계대전을 막으려는 작전에 투입된 자가 바로 이름도 공개되지 않은 이 작품의 주인공(존 데이비드 워싱턴). 인버전에 대한 정보를 지닌 닐(로버트 패틴슨), 미술품 감정사이자 사토르에 대한 복수심이 가득한 그의 아내 캣(엘리자베스 데비키)이 그의 조력자가 되어 미래의 공격에 맞선다.

캐릭터 +
NEW 놀란 사단 심층 탐구

놀란 감독 영화의 특징 중 하나라면 평면적인 캐릭터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것. 개성 강한 캐릭터와 그를 연기한 쟁쟁한 배우들의 이름은 <테넷>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간단한 시놉시스로 만족할 수 없는 예비 관객을 위해 <테넷> 측이 공개한 캐릭터, 그리고 배우들의 캐스팅 비화를 소개한다.

주도자 - 존 데이비드 워싱턴

예고편에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동료를 버리기보단 죽음을 택해” “모두가 통과하지 못하”는 시험을 통과하고 일명 ‘사후세계’에 오게 된 주도자. 그는 제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투입되는 요원이다. <테넷>의 프롤로그로 알려진 오페라 극장 테러 사건에서 처음 인버전을 목격하는 인물. 동료의 목숨 대신 자신을 희생하길 택하는 정의감을 인정받아 사건의 중심에 놓인다. 배우 덴젤 워싱턴의 아들로 유명한 존 데이비드 워싱턴이 주도자를 연기했다. 놀란 감독은 2018년 칸영화제에서 상영된 <블랙클랜스맨>에서 존 데이비드 워싱턴의 연기를 인상 깊게 봤다고 밝힌 바 있다.

닐 - 로버트 패틴슨

<테넷>의 주요 배경 중 한 곳, 인도의 뭄바이다. 로버트 패틴슨이 연기할 닐은 뭄바이 최고의 현지 요원. 인버전에 대한 정보를 지닌 인물이기도 하다. 닐은 놀란 감독이 펼쳐놓은 <테넷>의 시간 흐름에 따라 과거 혹은 미래에서 만났을 주도자의 조력자로 활약해 세상을 구할 중요한 임무를 맡는다. 놀란 감독은 <굿 타임> <잃어버린 도시 Z> 속 로버트 패틴슨의 연기를 인상 깊게 보고 그를 캐스팅했다.

사토르 - 케네스 브래너

이들의 맞은편에 제3차 세계대전을 일으키려 하는 위험인물 사토르가 있다. 영국 국적을 지닌 러시아인으로 구소련의 비밀 도시에서 무기 밀매업을 하면서 현재와 미래 사이를 오가는 브로커. <덩케르크>에서 사람 좋은 얼굴의 볼튼 사령관 역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 케네스 브래너가 사토르를 연기한다.

캣 - 엘리자베스 데비키

영국 귀족 출신인 캣은 미술품 감정사이자 사토르의 아내다. 고야의 위작 그림을 약점 잡혀 사토르에게 협박, 조종을 당하는 캐릭터. 아들과 자신을 떼어놓으려는 사토르에 대한 복수심을 품고 주도자와 닐을 돕는다. 190cm의 키가 인상적인 배우 엘리자베스 데비키는 <맨 프롬 UNCLE> <위대한 개츠비>를 거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의 아이샤 역을 통해 할리우드에 눈도장을 찍은 호주 출신 배우다. <테넷>의 캐스팅과 관련해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면, 놀란 감독이 데비키에게 캣 역을 제안했음에도 불구하고, 데비키가 그 역할의 오디션을 보겠다 고집했다는 것. 데비키는 “놀란 감독이 원하는 역량이 자신에게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놀란 감독은 엘리자베스 데비키의 연기가 “모두를 날려버렸다”는 과격한 표현으로 그녀의 존재감에 대한 찬사를 전했다.

출처: <테넷>에 출연한 히메쉬 파탈
출처: <테넷>에 출연한 클레멘스 포시

그밖에도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퀵 실버 역으로 출연한 애런 존슨, <해리 포터> 시리즈의 플레르 델라쿠르 역으로 인지도를 높인 클레멘스 포시, <예스터데이>에 출연한 히메쉬 파텔, 놀란 감독의 영화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마이클 케인 등 할리우드의 대형 배우들이 비중 있는 조연으로 등장해 무게를 더할 예정이다.

앞에서부터 읽어도 TENET,
뒤에서부터 읽어도 TENET

<테넷>의 예고편이 공개될 때마다 전 세계 놀란 팬들은 공개된 장면 장면을 짜깁기해 영화의 내용을 추측해냈다. 그중 가장 많은 호응을 얻은 키워드는 제목 ‘테넷’(TENET). 영화의 영어 제목인 ‘TENET’은 주의, 교리를 뜻하는 영어 단어다. 동시에 숫자 ‘10’을 뜻하는 영어 단어 ‘TEN’을 이용한 회문(回文)이기도 하다. 이 사실에 집중하면 <테넷>은 숫자 10을 기준으로 펼쳐질 비선형적인 시간과 상황 속에서 벌어질 고군분투를 담아낸 영화라는 추측이 가능해진다. 10분. 혹은 10시간? 10 단위로 거스를 수 있는 시간과 상황을 활용해 과거와 현재, 미래의 이익이 충돌하는 이야기일까?

<테넷> 측은 영화의 내용과 관련된 힌트로 ‘테넷’으로 만든 사토르 마방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사토르 마방진은 정중앙에 놓인 ‘TENET’을 중심으로 사토르(SATOR), 아레포(AREPO), 로타스(ROTAS), 오페라(OPERA)라는 단어로 이뤄져 있다. 이 모든 요소가 영화 속에 등장한다는 점에 주목해보자. 먼저 사토르는 케네스 브래너가 연기하는 빌런 캐릭터의 이름. 아레포 역시 극 중 캐릭터의 이름이지만, 이름의 주인공이 아직 공개되진 않은 상태다. 사토르 마방진이 맥거핀이 아니라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주도자, 존 데이비드 워싱턴 캐릭터의 이름일 가능성도 있다. 로타스(ROTAS)는 영화에 등장하는 특정 회사의 이름. <테넷>의 오프닝은 거대 오페라(OPERA) 극장에서의 액션 신이 장식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테넷(TENET)의 뜻은 뭘까? 예고편에 따르면 주인공을 “바른 길로도 잘못된 길로도 안내할” 조직, ‘테넷’은 과거를 말살하려는 미래 세력으로부터 세상을 구하겠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이 미래에 설립한 비밀 조직이다. 동시에 그들이 시간을 거스를 수 있는 방법을 뜻하기도 하다. <테넷>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 단어들이 시간을 이용하는 작전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힌트를 남겼다.

배우들도 내용을 모른다?

제목에 대한 설명을 보고 나니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다고?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출연한 배우들 역시 <테넷>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존 데이비드 워싱턴은 “앞뒤 페이지를 계속 오가느라” “<테넷>의 시나리오를 읽는 데만 4시간 이상이 걸렸다”고 털어놓았다.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의 문이 잠긴 방에서 <테넷>의 시나리오를 딱 한 번 읽었다”는 로버트 패틴슨은 <테넷>의 시나리오가 “비현실적(unreal)”이라고 설명했다. 놀란 감독의 영화에 가장 많이 출연한 배우 마이클 케인은 자신 출연 분량의 쪽 대본만 받아볼 수 있었다고. 어쩐지 그의 역할이 핵심 키포인트일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드는 부분이다. 케네스 브래너는 이제껏 작업 중 “<테넷>의 대본을 가장 많이 반복해 읽었다”며 “크로스 퍼즐을 푸는 기분이었다”는 소감을 남겼다. 도무지 어떤 영화인지 감이 오지 않는 관객이라면 케네스 브래너가 남긴 또 다른 말에서 위로를 얻어보자. “이 영화를 보기 위해 관객이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어요!”


CG NO!
VFX(시각특수효과) 촬영 신은 약 280 컷

보잉 747 비행기를 충동구매해 건물과 비행기를 동시에 폭파시킨 남다른 스케일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테넷>. SF 블록버스터임에도 불구하고 그린 스크린을 이용한 CG가 단 한 장면도 사용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시금 놀란 감독의 현실주의 촬영에 대한 뚝심을 확인하게 된다. 놀란 감독은 해외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영화의 스케일은 커졌으나, VFX 촬영은 280컷에 불과하다”며 “대부분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보다도 시각특수효과 장면 분량이 적을 것”이라고 밝혔다. <테넷>은 역대 놀란 감독의 연출작 중에서도 시각특수효과를 가장 적게 사용한 영화다. <다크나이트>는 650컷,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450컷, <인셉션>은 약 500컷, <덩케르크>는 429 컷에 VFX가 반영됐다.

<테넷>에 합류한 스탭들

<테넷>의 촬영, 음악, 편집 등을 담당한 할리우드 대형 스탭들의 이름을 살펴보는 것도 <테넷>이 어떤 영화가 될지 짐장하는 데 도움을 줄 것. <테넷>의 촬영은 <덩케르크> <인터스텔라>의 카메라를 잡은 호이트 반 호이테마가 맡았다. 호이트 반 호이테마는 해외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전 작품들에서보다 <테넷>에서 더 많은 장면을 IMAX 카메라로 촬영했다”고 밝힌 바 있다.

놀란 감독의 이전 연출작과 <테넷>의 분명한 차이점 중 하나. 음악 감독이 바뀌었다는 거다. <덩케르크> <인터스텔라> <인셉션> <다크나이트>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놀란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한스 짐머 감독 대신 루드비히 고란손 감독이 <테넷>의 음악을 총괄했다. <듄>의 음악 감독으로 합류해 스케줄을 비울 수 없었던 한스 짐머 감독이 놀란 감독에게 직접 루드비히 고란손 감독을 소개해 주었다고. 루드비히 고란손 감독은 <블랙 팬서>를 통해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음악상을 수상한 바 있다.


<테넷>에서 트래비스 스캇의 첫 영화 음악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놀란 감독은 <GQ>와의 인터뷰를 통해 “스캇의 목소리는 오래도록 찾아 헤맸던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 되었다” “루드비히 고란손과 내가 구축하고 있던 음악적, 서술적 메커니즘에 대한 스캇의 통찰력이 대단하더라”는 작업 후기를 밝혔다.

편집 역시 새로운 얼굴과 함께했다. 놀란 감독의 오랜 파트너 리 스미스가 <1917>의 편집을 맡아 시간을 뺄 수 없었던 것. <테넷>의 편집은 제니퍼 레임이 총괄했다. <맨체스터 바이 더 씨> <유전> <결혼 이야기> 등을 통해 인물의 세밀한 감정의 결을 살리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왔던 편집자. 놀란 감독은 후에 인터뷰를 통해 제니퍼 레임에게 <테넷>의 편집 작업이 역대 작품 편집 중 가장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라는 농담(같은 진담)을 건네기도 했다고 밝히며 그녀와의 호흡이 즐거웠다는 소감을 전했다.

토론토/유럽에서 나온
<테넷> 간단 리뷰

15일(현지시각), <월드 오브 릴>이란 해외 매체에서 <테넷>을 본 기자들의 반응을 공개했다. 스포일러는 없는 후기이니 안심해도 좋다. 짧게 게시된 이들의 평을 보며 <테넷>이 어떤 톤의 영화가 될지 유추해보는 것도 좋겠다. <테넷>은 8월 26일 개봉 예정이다.

<테넷>은 확실히 놀란 팬들을 위해 만든 영화다. 놀란의 팬이라면 이 영화의 모든 순간을 사랑하게 될 것. <인셉션> 이후 최고의 영화다.

(...)

<덩케르크> 이후 놀란이 '기본으로 돌아가' 만든 영화. 반전이 많고, 스토리는 퍼즐 같은 구조를 지녔으며 액션 신들은 어마어마하다. 150분이 쏜살같이 지나간다.

(...)

<인셉션>이 꿈을 꾸는 것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테넷>은 시간을 되돌리고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는 이야기다. <테넷>은 놀란 팬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전달하는 영화고, 마지막 신은 여러 해석의 여지를 낳는다. 아마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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