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너였어? 단역-주연으로 먼저 만났던 배우들

조회수 2020. 8. 21. 08: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

처음부터 스타인 배우는 없습니다. 단역으로 시작해 조금씩 제 영역을 넓혀가죠. 단역 시절 출연한 작품의 주연이었던 배우를, 주연 배우가 되어 다시 만난 배우들이 있습니다. 반가운 인연으로 재회한 충무로 배우들을 한자리에 모아봤습니다.


곽도원-정우성

출처: <강철비2: 정상회담>

2020년에 만난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2017년 겨울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강철비>로 스크린을 찾았던 정우성과 곽도원. 각각 북한의 최정예 요원 엄철우(정우성), 대한민국의 외교 안보수석 곽철우(곽도원)를 연기하며 끈끈한 브로맨스를 선보였는데요. 올해 여름 이들의 믿고 보는 케미를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 스크린을 찾았습니다. 바로 <강철비>의 후속작 <강철비2: 정상회담>이죠. 이번엔 두 배우가 전작과 180도 다른 포지션의 역할을 맡아 화제를 모았습니다. 정우성이 대한민국 대통령을, 곽도원이 북한의 호위 총국장을 연기, 서로 뜨거운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극의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했죠.

출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2008년에 만난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정우성과 곽도원은 총 네 편의 작품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습니다. <강철비2: 정상회담>과 <강철비>, 그 이전의 <아수라>, 그로부터 한참 시간을 앞당긴 지점에 서 있는 영화가 바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입니다. 정우성이 좋은 놈 박도원을 연기한 이 영화에서 곽도원은 귀시장 패거리라는 역할명의 단역으로 출연했습니다. 당시 영화를 촬영한 후 뿌듯한 마음에 가족과 친구들에게 꼭 보라고 자랑했지만, 출연 장면이 순식간에 지나가 본인조차 본인의 출연 장면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슬픈 비하인드가 있죠. 분량은 적어도 의상은 강렬하니 관람할 예정이신 분들은 곽도원을 찾아봐도 좋겠습니다. 시장 장면에서 주황색 조끼를 걸친 건장한 사내가 바로 곽도원입니다.

서예지-김수현

출처: <사이코지만 괜찮아>

2020년에 만난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2020년의 히트작 중 하나,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버거운 삶의 무게로 사랑을 거부하는 정신 병동 보호사 강태(김수현)와 태생적 결함으로 사랑을 모르는 동화 작가 문영(서예지)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가는 과정을 담은 로맨스. 그림체마저 같은 두 배우, 김수현과 서예지의 케미가 빛나는 작품이었습니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의 사랑을 받기도 했죠. 동남아 국가 대부분과 일본 등에서 시청 부문 TOP 1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출처: ‘쁘띠첼 스윗푸딩’ CF

2014년에 만난 CF ‘쁘띠첼 스윗푸딩’

김수현과 서예지는 6년 전, CF를 통해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습니다. “푸딩이 키스 맛일까, 키스가 푸딩 맛일까”라는 내레이션에 맞춰 입술이 닿을 듯 말 듯 한 장면을 연출해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했죠. 당시 신인 배우였던 서예지는 ‘김수현의 그녀’라는 타이틀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연기력만으로 모두를 압도한 현재의 서예지와 나란히 두고 봤을 때 인상 깊은 과거임이 틀림없죠.

박성웅-이정재

2010년에 만난 영화 <신세계>

<신세계>는 박성웅의 존재감을 충무로에 또렷이 새긴 영화입니다. 박성웅은 조직 골드문의 서열 4위, 이중구를 연기했습니다. “살려는 드릴게” “거 죽기 딱 좋은 날씨네” 등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러 곳에서 패러디되는 명대사를 남겼죠. 이중구는 조직 내 자신을 눈 밖에 나게 만든 정청(황정민)을 대놓고 압박하는 인물이었습니다. 때문에 러닝타임 내내 황정민과 “브라더!”를 외치던 이정재, 아니 그가 연기한 이자성과 늘 날을 세우던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출처: <태양은 없다>

1999년에 만난 영화 <태양은 없다>

박성웅과 이정재가 영화 속에서 대립 관계로 나온 건 <신세계>에서 뿐만이 아닙니다. <신세계>로부터 11년 전, 이정재를 충무로의 대스타로 만든 영화 <태양은 없다>에서도 두 사람의 사이는 썩 좋지 않았죠. 박성웅은 홍기(이정재)를 압박하는 사채업자 병국(이범수)의 수하로 등장했습니다. 대사 한 마디 없는 단역이었지만, 스크린 중앙에 앉아있는 모습만으로도 관객을 압도하던 포스 떡잎 시절의 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엄태구-성동일

출처: <바퀴 달린 집>

2020년에 만난 예능 <바퀴 달린 집>

최근 예능 프로그램 <바퀴 달린 집>에 출연해 그간 연기해왔던 ‘센 캐’들과 180도 다른 매력으로 많은 팬을 영입한 엄태구. 바퀴 달린 집에 머무는 내내 엄태구의 역대급 낯가림을 귀여워하던 멤버가 있었으니, 그와 정반대 성격을 지닌 성동일이었습니다. 내내 성동일의 장난에 안절부절못하던 엄태구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신인 시절 성동일과 같은 작품에 출연한 적 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출처: <특수본>

2011년에 만난 영화 <특수본>

2007년 <기담>에 출연하며 카메라 앞에 서기 시작한 엄태구는 오랜 시간 상업 영화의 여러 단역을 거치며 커리어를 쌓았습니다. 2011년에 개봉한 영화 <특수본>도 그중 하나죠. 강력계 형사가 살해당한 동료 경찰의 사건을 접수하며 특수본을 구성하고, FBI 출신 범죄 분석관과 함께 범인을 추적해나가는 액션 활극. 극 중 성동일은 뚝심 있는 매력이 돋보이는 형사 박인무를 연기했습니다. 엄태구는 그의 팀에게 취조당하는 태국인 용의자, ‘마른 옹박’을 연기했죠. 엄태구는 당시 “성동일에게 많은 조언을 얻었다”며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김희원-하지원

출처: <담보>

2020년에 만난 영화 <담보>

올해 9월 스크린을 찾을 예정인 <담보>는 까칠한 사채업자 두석(성동일)과 종배(김희원)이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승이(박소이)를 담보로 맡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습니다. 빚 때문에 맡겨진 담보 승이는 어느덧 두석과 종배에게 특별한 존재가 됩니다. 극 중 하지원은 어른이 된 승이를, 김희원은 9살 때부터 승이를 보살펴 온 사채업자 종배를 연기합니다. 두 배우가 펼쳐낼 다정한 부녀 케미는 <담보>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죠.

출처: <1번가의 기적>

2007년에 만난 영화 <1번가의 기적>

이들의 작품 속 첫 만남은 악연에 가까웠습니다. 하지원과 김희원은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에 개봉한 윤제균 감독의 감동 드라마, <1번가의 기적>에 함께 출연했죠. 하지원은 재개발을 막으려는 여성 복서 명란을, 김희원은 재개발을 진행하려는 건달 김 부장으로 등장해 서로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과격한 액션 신을 촬영했습니다. <아저씨> 이전 역대급 악역이라고 봐도 좋을, 단역이지만 신스틸러급의 존재감을 자랑하는 김희원의 스크린 떡잎 시절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