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방지 위해 이것까지 해봤다!

조회수 2020. 7. 30.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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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인턴기자 이지연

<반도>가 누적관객수 300만 명에 다가섰다(7월 27일 기준). <반도>는 영화 개봉에 앞서 NO스포일러 예고편과 포스터를 공개했었다. 전작 <부산행>의 NO스포일러 포스터가 떠오르기도 한다. 스포 전쟁이라는 숙명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영화·TV 시리즈가 스포 방지를 위해 어떤 것까지 해봤는지 정리했다.


원작 소설을 전부 사들이다

<싸이코> 스포일러 자제 요청 광고

알프레드 히치콕이 스포 방지를 위해 한 일들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히치콕은 그가 야심차게 배치해 둔 반전을 <싸이코>의 관객 모두가 온전히 경험하기를 바랐다. 그는 개봉 전 배우들의 인터뷰를 금했다. 당시 극장은 영화가 상영 중인 것과 관계없이 출입이 자유로웠는데, 상영 중 극장 출입도 금지했다. 광고를 통해서 "영화의 결말을 누설하지 말라"는 견고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싸이코>는 로버트 블로흐가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히치콕은 소설의 판권을 산 후에, 반전 결말 유출을 막기 위해 서점에 남아있는 모든 원작 소설을 사들였다.


빨강 종이의 저주

마크 해밀

루크 스카이워커 역의 마크 해밀은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개봉을 앞두고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와의 인터뷰에서 영화의 스포일러 방지 방책 때문에 머리가 지끈지끈하다고 밝힌 바 있다. 제작사 루카스필름은 영화 대본을 빨강 종이에 인쇄했다. 빨강 종이에 인쇄하면 설령 대본을 누군가 복사한다 하더라도 배경이 검정색으로 인쇄되어 내용을 읽을 수 없기 때문이다. 1977년부터 스타워즈와 함께해 온 그는 "처음 스타워즈 영화를 찍을 때만 해도 대본을 친구들에게 보여주든 말든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지만, 지금은 대본 카피도 받을 수 없다"고 했다. "요즘은 무슨 CIA 같은 국가정보기구에서 일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


'드론 킬러' 등판

드론 킬러

장장 8년의 세월 동안 스포일러와 싸운 TV 시리즈가 있으니, <왕좌의 게임>이다. 스포 방지를 위해 페이크 장면을 촬영했다는 사실은 이제 놀랍지도 않다. 시즌 8 촬영 때에는 대본과 촬영계획표에 적힌 출연 배우들의 이름을 모두 바꾸어 기재했다고. 하지만 HBO는 이 조치만으로 촬영장을 염탐하는 파파라치를 퇴치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파파라치의 드론이 스포 떡밥 샷을 실어 나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 HBO는 '드론 킬러'를 이용했다. 드론 킬러는 주변에 있는 드론을 무력화하는 장비이다. 사실 이것은 적군의 드론을 공격해 무력화시키는 군용 장비로, 생사가 걸린 위급 상황에서 군인이나 경찰이 주로 이용한다. 그런 장치가 TV 시리즈 촬영 현장에서 사용됐으니, 스포일러를 막고자 하는 제작사의 마음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알 만도 하다.


스포일러 대신 벤츠 광고

'Spoiler Preventer' 설치 시, <기묘한 이야기> 구글 이미지 검색 결과

<기묘한 이야기>의 숀 레비 감독은 작년 시즌 3 공개에 앞서 스포 방지 장인 <왕좌의 게임> 제작진에 자문을 구했다. 시리즈를 시작할 때만 해도 스포일러를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었지만, 시즌을 거칠수록 큰 인기를 끌게 됨에 따라 스포 위험도 커지자 대책을 세워야만 했기 때문이다. 감독은 자문을 구했다는 사실만을 말했을 뿐 그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사전에 어떤 방법으로 스포 피해를 최소화해왔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 수는 없었지만, 시즌 공개 이후의 조치는 익히 알려졌다. <기묘한 이야기> 제작진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싱가폴 중개 회사로 알려진 Cycle & Carriage와 BBDO Singapore과 손잡고 '스포일러 프리벤터(Spoiler Preventer)'라는 확장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스포일러 프리벤터는 벤츠 운전자에게 충돌을 방지하도록 경고하는 켐페인에서 착안된 프로그램으로 인터넷에 있는 <기묘한 이야기> 관련 글은 모두 막아주고, 관련된 이미지도 모두 벤츠 광고 이미지로 대체하는 기능을 가졌다.


장면마다 다른 CG 업체 고용

스포일러 관련 이슈에 대해 말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영화는 단연 MCU 영화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개봉 당시 루소 형제가 직접 나서 '#DontSpoilTheEndgame' 캠페인을 시작했던 것과, 악명 높은 스포 빌런 톰 홀랜드 등 출연 배우들에게 본인 출연 분량의 쪽대본만 주었다는 것은 이미 유명하다. 이외에도 마블은 영화 후반 시각 효과 작업을 진행할 때 각 장면마다 다른 VFX 업체에 편집을 위탁하여, 거래처를 통해 내용이 새 나가는 것도 막았다. 보다 많은 업체와 거래할 때 커뮤니케이션에 시간과 비용이 더 많이 들기 마련인데 마블은 그 노고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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