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만원' 광고 속 배우들, 어디서 봤더라?

조회수 2020. 7. 24.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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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객원기자 문동명

최대 14만원을 준다는 혜택을 강조하는 모 금융사 광고가 인기몰이 중이다. '약빨았다', '중독성이 강하다'는 평이 쏟아지며 현재(7월 중순)까지 2500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광고에 출연한 배우들의 면면을 살펴보자.


며느리 -
김영아

꽤나 호화로워 보이는 단독 병실. 새하얗게 차려입은 여자가 누워 있는 남자에게 말한다. "아버님, 식사하셔야죠. 식사요, 아버님. 식사." 이미 많이 당했는지 부러 식.사. 똑 부러지게 말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드잡이를 하며 싸우는 형제를 빤히 보고서 "아버님, 저도 입사시켜 주세요"라고 말할 때도 그 반듯함은 흐트러지지 않는다. 김영아는 1994년 연기를 시작해 뮤지컬/연극 무대에서 주로 활동하던 중 2010년 <아저씨>와 <초능력자>에 단역으로 참여했고, 여러 단편영화들을 거쳤다. 2017년 <수상한 파트너>로 TV 드라마 작업을 시작한 이후 <미스 마: 복수의 여신>, <멜로가 체질>, <시크릿 부티크> 등에 출연했다. <하이에나>에서 워커홀릭처럼 열심히 일하지만 장자 계승만을 고집하는 후계자 자리에서 밀려나는 하혜원 역으로 얼굴을 알린 올해는 7개월 사이 다섯 개 드라마를 작업하는 열띤 행보를 펼치고 있다.

출처: SBS <하이에나>

회장 -
권태원

몸져 누워 있는 회장은 이 광고가 '약빤' 광고임을 알리는 첫 타자다. '식사'를 하래도, '입사'를 시켜달래도 한결같은 표정으로 "십사..."라 일관한다. 그래도 가장 어린 아들은 꽤나 아끼는지, 그가 건들건들 병실로 걸어들어오자 "그래, 막내 왔니" 기어가듯 대답하기도 한다. 권태원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캐릭터. 두말할 것 없이 <타짜>(2006)의 호구다. 정마담 아니 예림이(김혜수)에게 미쳐서 돈과 마음을 다 주는 사장은 고니와 아귀 사이의 긴장이 극에 달해 있을 때 "예림이! 그 패 봐봐. 혹시 장이야?"라는 명대사를 날린다. 1990년 <우묵배미의 사랑>으로 영화계에 입성한 권태원은 <초록물고기>, <공공의 적>, <취화선>, <태극기 휘날리며>, <그때 그사람들> 등 굵직굵직한 한국영화에 작은 역할로 참여해 현재까지 60편이 넘는 필모그래피를 구축하고 있다. <신세계> 속 이중구가 "살려는 드"린 골드문의 이사진 중 하나도 권태원이었다.

출처: <타짜>

아빠 -
현봉식

말쑥한 차림새를 하고 제육볶음을 뒤집고 있는 남자. 딸한테 전화를 걸어 "오늘 수학시험이제? 잘 봤나?" 묻고 기대하던 대답이 돌아왔는지 만면에 미소를 짓고는 점수를 묻는다. 이미 우리는 딸이 대답하기 전에 그 답을 알고 있다. 역시 점수가 영 맘에 들지 않았던 탓일까, 언제나 14만원을 달라고 손을 벌렸던 걸까, 대낮에도 딸 시험 성적을 신경 쓰는 아빠는 불쑥 나타나 참고서 좀 사달라는 딸에게 한숨부터 쉬며 그러지 말라고 대답한다. "십사" 하고 짖는 개랑 눈도 마주치는 아빠를 연기한 배우는 현봉식이다. 2014년 <해적: 바다로 간 산적>로 영화를 시작해 <국제시장>, <아수라>, <강철비> 등을 거쳐 <1987>에서 박처장(김윤석)의 수하 박계장 역을 맡아 널리 얼굴을 알려 드라마 영화 모두 작품 편수도, 캐릭터의 밀도도 부쩍 두터워지고 있다.

출처: <1987>

딸 -
김환희

수학시험에서 14점을 맞은 딸은 점수를 말하곤 그저 웃는다. 저번 시험보다는 점수가 좀 오른 건지, 초탈의 경지에 오른 자포자기인지, 씩씩하게 걸으며 통쾌히 웃을 뿐이다. <곡성>을 본 이들이라면, 딸이 웃다가 말고 "시험 점수 따위가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발악을 쓰는 것 아닐까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6살 때부터 연기를 시작한 김환희는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 아역으로 참여하고 <곡성>에서 악령이 들린 소녀 효진 역으로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며 단숨에 이목을 사로잡았다. 영화는 680만이 넘는 관객을 만났고, 김환희는 그 시즌 수많은 영화상의 신인배우상 후보에 올라 대종상 트로피를 받았다. 인기 웹툰 <여중생 A> 영화 버전 주인공에 캐스팅됐고, <우리가 만난 기적>과 <아름다운 세상> 등 드라마에서 평범한(?) 중학생 역을 소화했다.

출처: <곡성>

작은아들 -
홍인

한쪽 손은 주머니에 꽂아넣고 병실에 등장하는 막내아들은 "아버지 저 왔어요" 라고 인사하자마자 "저 회사 들어가겠습니다" 덧붙인다. 껄렁껄렁한 본새가 아버지 돈으로 흥청망청 살다가 마음잡고 가업을 이어받고자 찾아온 것 같은 태도. 형에게 멱살을 잡히자 다급하게 "아빠 나 입사시켜줘"라 말하는 게 철딱서니 없는 막내다. 2000년 초반부터 연기를 시작한 홍인은 주로 깡패 역할을 많이 맡았다. 양아치 3, 깍두기 4, 악당대장, 똘마니 등이 그가 거쳐온 캐릭터의 이름이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에서 현수(임시완)의 어머니 살해 현장에 나타나는 병철(이경영)의 조직원 방개가 가장 비중이 큰 역할이었다. <신과 함께> 시리즈 두 편엔 각기 다른 역할로 출연했는데, 자홍(차태현)의 동료소방관과 천 년 전 해원맥(주지훈)의 수하 중 하나가 바로 그였다.

출처: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큰아들 -
권혁

어두운 수트를 입고 말없이 서 있는 게 꼭 회장의 수행원 같았던 큰아들은 회사 들어가겠다는 동생의 말이 끝나자마자 멱살을 잡아채 "이 자식이 어디서 놀고..." 말을 잇지 못한다. 권혁이 큰아들을 연기했다. 2000년대 초중반 여러 영화에 단역으로 참여한 권혁은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다가 2014년 <제보자>로 다시 영화 작업을 재개했다. <타짜-신의 손>, <검사외전>, <더 킹>, <아가씨>, <공작>, <악인전> 등 흥행작에서 그의 얼굴을 발견할 수 있다. 2017년 말 <돈꽃>으로 드라마에도 출연하기 시작한 그는 <부부의 세계> 속 선우(김희애)의 이혼상담변호사로 더 익숙할 것이다.

출처: JTBC <부부의 세계>

쇼호스트 -
김해은

쇼호스트는 광고 속 그 누구보다 십사라는 키워드를 열렬히 외치는 캐릭터다. 엄마의 경쟁심을 유발하고, 판넬을 휙휙 집어던지고, ID 1414141414를 목청껏 부른다. 가히 메소드 연기를 방불케 하는 쇼호스트를 연기한 이는 실제 쇼호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김해은이다. 현대홈쇼핑에서 데뷔해 경력을 쌓고 신세계TV쇼핑으로 적을 옮겨 푸드/패션/뷰티를 두루 담당하고 있다. 하나금융, SKT캡스, S오일, 오로나민C 등 CF에서도 맹활약한 바 있다. 사실 김해은은 배우로 처음 커리어를 시작했다. 인스타그램 프로필 역시 배우가 첫머리에 놓여 있다. 인터넷 영화 데이터베이스에서 알 수 있는 김해은의 유일한 장편영화는 <늑대소년>이다. 두 주인공을 악랄하게 괴롭히는 지태(유연석)의 애인 역을 맡았다.

출처: <늑대소년>

사장 -
승의열

광고 속 광고 콘셉트였던 앞선 4개 파트와 달리, 광고 제작 보고 현장을 그린 후반부는 교차 없이 진행된다.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14만원을 지급한다는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는 광고를 본 사장은 만족을 드러내면서도 멤버십 혜택을 더 넣는 건 어렵겠냐고 한다. 사장은 출연 분량도 단연 긴데, 마지막 46초는 화면을 깨알같이 채운 약정 안내문에 가려진 채로 뻘쭘한 상황을 마주해야 한다. 연극계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 승의열은 신부나 법의학자처럼 딱딱하거나, 고물상주인이나 경비아저씨 같은 친숙한 역할 등을 맡아 필모그래피를 채워왔다. 올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사냥의 시간>에선 기훈(최우식)을 가정으로 돌아오게 하는 아버지를 연기했다.

출처: <사냥의 시간>

직원 -
임철수

사장이 요구사항을 덧붙이자 옆에 앉은 직원은 11초 만에 광고주가 하고 싶었던 말을 121음절로 쏟아낸다. 46초를 견디다가 괜히 한숨만 쉬는 사장에게 5초 남았다고 말해주는 부하다. 이번 기획에서 소개하는 배우들처럼, 임철수 역시 무대에서 연기 경험을 탄탄히 했다. 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 <무한동력>에서 주연을 맡은 그는 <응답하라 1988>, <미스터 션샤인>, <사랑의 불시착> 같은 인기 드라마를 통해 안방관객에게도 얼굴을 알렸다. 위에서 언급한 배우 홍인과 마찬가지로 <신과 함께> 시리즈 두 편 모두 출연해 자홍의 동료소방관과 해원맥(주지훈)의 수하를 연기했다. 연극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호흡을 맞춘 박해수가 주연을 맡은 <양자물리학>에선 주인공 찬우의 절친 상수 역을 맡았다.


출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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