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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VS'반도' 정반대 매력 빛나는 관전 포인트

조회수 2020. 7. 1.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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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

코로나19로 장기간 침체되어 있던 극장가, 말 그대로 ‘살아있다’. 2020년 국내 여름 개봉작으로 첫발을 뗀 <#살아있다>가 개봉 첫 주말 약 100만 관객을 동원하며 국내 영화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면 <#살아있다>와 같은 소재를 앞세운 좀비 영화 <반도>도 곧 개봉을 앞두고 있다는 것. 좀비에 쫓겨 생사를 다투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뤘지만, 조목조목 뜯어보면 정반대의 매력을 지녀 관객의 즐거움을 배로 늘려줄 두 영화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2020년의 현실 VS 포스트 아포칼립스

<#살아있다>
지극히 현실적인 2020년의 풍경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디지털 기기로 삶의 모든 것을 해결하는 청년 오준우(유아인). 어느 날처럼 느지막이 일어난 그의 앞에 게임 속에서나 보던 풍경이 펼쳐진다. 아파트 베란다 밖으로 사람들이 서로를 물고 뜯는 아비규환이 벌어진 것. 현관문 밖으로 한 발자국만 나서도 목숨이 위험한 상황이지만, 수도, 데이터 등 모든 게 끊긴 데다 음식까지 부족한 집안에서 홀로 버티는 것 역시 보통 일이 아니다. <#살아있다>는 우리에게 가장 평온한 공간으로 여겨졌던 집, 친숙한 거주공간인 아파트가 가장 위협적인 장소가 된 상황을 담으며 기시감 어린 공포를 전한다. SNS를 통해 구조 요청을 전하는 생존자들의 모습은 전 세계인의 SNS 피드에서 ‘집콕 챌린지’를 이끌어냈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과 겹쳐 보이기도 한다. <#살아있다>는 결국 우리의 생존을 가장 쉽게 알릴 수 있는 수단마저 차단해버리며 디지털적 고립이라는 상황을 녹여낸다. 기존의 좀비 영화, 생존 스릴러와 신선한 차별점을 둔 지점이다. 

<반도>
<부산행> 이후 4년, 포스트 아포칼립스 버전의 한국

<반도>는 2016년 개봉한 <부산행>의 후속편이다. 전대미문의 재난에서 가까스로 탈출했으나 가족을 잃은 아픔을 지닌 정석(강동원). 그가 고액의 거래를 제안받고, 주어진 미션을 행하기 위해 철저히 고립된 반도에 다시 발을 디디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반도>의 배경은 좀비 바이러스 창궐 이후 4년, 완전히 폐허가 되어버린 한반도다. 종말 이후의 한국을 배경으로 한 최초의 영화. 이제껏 본 적 없던 낯선 한국의 풍경에서 오는 생경함이 영화의 몰입도를 배로 늘려줄 것으로 예상된다. 연상호 감독을 비롯한 <반도>의 제작진은 다른 세계로부터 철저히 고립된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한국을 리얼하게 표현하기 위해 프리 프로덕션에만 1년에 가까운 시간을 쏟아부었다. 주차장이 된 도로, 멋대로 자라난 풀, 폐허가 된 오목교, 세빛둥둥섬 등을 담기 위해 <부산행>의 2배 이상에 다다르는 1300컷의 CG가 쓰였다.

한정된 공간 VS 확장된 공간

<#살아있다>
한정된 공간에서 살아남기

아파트 거주자라면 <#살아있다> 관람 후 귀갓길에 괜히 주변을 두리번거리게 될 것. <#살아있다>의 주 공간인 아파트는 우리에게 너무 친숙한 공간이고, 덕분에 관객은 이 한정된 공간에서의 고립과 탈출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창문, 현관문 하나만 거치면 침범할 수 있는 공간. 이 익숙함으로부터 비롯된 공포와 긴장은 영화를 지탱하는 또 하나의 축으로 작용한다. 제작진은 한정적이지만 다양한 이야기를 생산해낼 수 있는 공간을 창조하기 위해 세트 제작에 공을 들였다. 그중 가장 영리한 선택은 개방형 구조인 복도식 아파트를 배경으로 삼았다는 것. 실내, 실외의 경계에 걸쳐진 아파트 복도는 집안에 고립된 캐릭터들을 위협하는 좀비들이 돌아다니는 공포의 공간임과 동시에, 주인공들의 탈출구로 활용되며 극에 쾌감을 더한다.  

<반도>
달리는 기차에서 광활한 도심으로

밀폐된 공간에서 비롯된 공포로 먼저 호평을 받은 건 연상호 감독이었다. <부산행>은 기차라는 좁고 폐쇄된 공간이 전하는 밀도 높은 긴박감을 동력으로 삼아 달렸던 영화다. 기차 안에서 모든 상황을 해결해야 했던 <부산행>과 달리, <반도>는 더 넓은 공간을 활용한다. <반도>의 배경은 미지의 폐허로 변한 광활한 도심. 정석 일행이 반도에서 미션을 수행하는 동안 마주할 수많은 공간, 이곳에 머무는 다양한 인간과 좀비들이 제각각의 섬뜩함을 지니고 이들에게 달려들 예정이다. 넓어진 배경만큼 확장된 세계관이 구축되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케이지 안에 생존자들을 가둬놓고 그들 사이에 좀비 무리를 풀어두는 ‘숨바꼭질’을 즐기는 631 부대의 모습 등,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풍경이 관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생존형 액션 VS 블록버스터형 액션

<#살아있다>
재난에 대처할 수 있는 생존템

<#살아있다>와 겹쳐 보이는 영화가 있다. 지난해 여름 개봉한 <엑시트>다. 현실의 무게에 짓눌린 청춘들이 그로부터 탈출을 꾀한다는 점, 그리고 실제 재난 상황에서 쓸 수 있을 법한 방법들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두 영화는 맥을 함께 한다. 셀카봉, 식칼, 포크, 의자 등 어느 집에서나 볼 수 있을 소품에서부터 드론, 손도끼, 무전기, 산악 캠핑용품에 이르기까지, 손에 닿는 모든 물건이 생존템으로서 제 역할을 해낸다. 당장 내일 재난이 닥친다 해도 활용할 수 있을 법한 이들의 생존법은 짙은 공감과 몰입감을 선사하며 영화의 재미를 배로 늘린다.  


<반도>
사격은 기본! 속도감X타격감 넘치는 액션

<#살아있다>의 주인공들은 좀비를 피해 다닌다. <부산행>의 주인공들도 좀비를 피해 다녔다. <반도>의 주인공들에게 좀비는 맞서야 할 상대다. 때문에 <반도>의 주인공들은 손에서 총을 놓지 않는다. 좀비 아포칼립스 4년 차를 맞이한 생존자들은 좀비들의 특성을 이미 파악한 상태. 빛을 싫어하는 좀비의 특성을 이용해 조명탄을 쏘아 올린다거나, RC카로 그들을 유인하고, 총을 비롯한 온갖 무기로 좀비 떼에게 맞서는 다채로운 액션이 펼쳐질 예정이다. 그중에서도 <반도>가 가장 자신 있게 내세우는 부분은 카 체이싱 액션. 텅 빈 폐허를 누비는 속도감, 타격감 넘치는 액션 신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달리는 차로 좀비 떼들을 깔아뭉갤 인물은 연상호 감독이 “리틀 마동석”이라 소개한 캐릭터 준이다. 아역의 이미지를 한 꺼풀 벗겨낸 색다른 캐릭터, 준이를 연기할 배우 이레의 활약을 주목해보자.

두 배우의 힘 VS 앙상블의 힘

<#살아있다>
유아인의 원맨쇼, 박신혜의 넘사벽 액션

<#살아있다>에서 살아있는 사람은 오준우와 김유빈뿐이다. 그 말인즉슨 유아인과 박신혜가 오롯이 둘만의 힘으로 러닝타임 98분을 빈틈없이 메워야 한다는 것. 아역 시절부터 다양한 캐릭터로 두둑한 연기 내공을 쌓아온 두 배우는 <#살아있다>를 통해 자신의 묵직한 존재감을 입증해낸다. 무엇보다 영화 초반부를 혼자만의 힘으로 이끈 유아인의 공이 돋보이는 작품. 좀비와의 사투는 둘째치고, 고립된 상황에서 스스로와의 싸움을 이어가며 점점 지쳐가는 준우의 고단한 내면을 짚어낸 유아인의 섬세한 연기는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로맨스 장르에서 주로 활약해왔던 박신혜는 이번 작품을 통해 액션에 도전하며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 산악용 도구를 들고 펄펄 날아다니는 그녀를 보고 있자면 박신혜의 다음 액션 작품이 벌써부터 기다려질 정도다.  

<반도>
되돌아온 자, 살아남은 자, 미쳐버린 자의 앙상블

<반도>는 캐스팅 라인업에서부터 관객을 압도한다. 반도로 다시 발을 디딘 정석을 연기하는 강동원을 중심으로 이정현과 이레, 권해효, 김민재, 구교환, 김도윤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이들이 각자 되돌아온 자, 살아남은 자, 미쳐버린 자로 분류되어 극의 균형감을 이뤄낸다는 점도 흥미롭다. 장르 영화에서 유독 빛을 발해 왔던 강동원, 생애 첫 액션에 역대급 액션 캐릭터를 탄생시킬 것 같은 이정현과 이레의 역동적인 연기가 기대되는 건 물론, 631 부대의 일원으로 광기를 내뿜을 구교환, 김민재의 연기 변신도 <반도>의 기대 포인트 중 하나다. 두 사람 중 누가 ‘제2의 김의성’이 될지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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