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믿어봐요, 누구라도 재밌게 볼 수 있는 고전 영화 5

조회수 2020. 6. 23. 08: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고전. 듣기만 해도 잠이 오거나 하품이 나올 법한 그말. 고전이란 단어가 주는, 혹은 고전을 직접 접했을 때 경험이 다소 무거웠을 수 있으니까. 특히 영화 분야는 시각적인 부분이 빠른 속도로 발전했기에 고전 영화라면 촌스럽거나 볼거리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고전 영화라고 걸렀다가 직접 봤을 때 예상외로 재밌는 작품도 적지 않다. 그래서 골라봤다. 정말 재밌게 볼 수 있는 고전 영화 5편이다.


슈퍼맨 (1978)

출처: <슈퍼맨>

가장 무난한 고전, 리차드 도너 감독의 <슈퍼맨>부터 시작하자. 히어로 영화의 실패를 예측하는 담론, 실제로 제작됐지만 흥행과 비평 모두 참패한 히어로 영화는 꾸준히 있었다. 하나 히어로 영화는 지금까지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건 물론이고, 전 세계적인 콘텐츠로 발돋움했다. 히어로 영화의 부흥에서 <슈퍼맨>은 뺄 수 없다. 일단 '슈퍼맨' 자체가 슈퍼히어로 캐릭터의 시초이고, 영화 <슈퍼맨>은 슈퍼히어로 장르가 줄 수 있는 재미와 사유를 훌륭하게 담아냈기 때문. 사실상 <슈퍼맨>의 성공이 할리우드라는 영화 산업의 슈퍼히어로 장르 투자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 

사실 지금의 히어로 영화는 소비하기 어려운 구석이 있다. DC 영화는 각 영화마다 평가가 심하게 갈리고, 마블 영화는 빼곡하게 연계한 탓에 한 편만 보기 부담된다. 그런 점에서 <슈퍼맨>은 단일 작품으로 소화하기 딱 좋다. 슈퍼맨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어떻게 인류의 영웅이길 자처했는지 담백하게 설명하고 각 캐릭터의 개성을 확실하게 묘사한다. 소심한 클라크 켄트와 경건하기까지 한 슈퍼맨 모두 연기한 크리스토퍼 리브는 물론이고, 진 핵크만과 마곳 키더, 말론 브란도 등 배우들의 연기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슈퍼히어로란 말에 어울리게 그 어떤 유혹에도 오직 선한 행동을 수행하는, 우리가 꿈꾸는 이상적인 '신'을 꼭 닮은 슈퍼맨을 보고 있자면 위기에 빠진 주인공을 열렬히 응원하던 어린 시절의 기분이 들 것이다. 


로슈포르의 숙녀들 (1967)

출처: <로슈포르의 숙녀들>

'흥의 민족'인 우리나라에서 많은 뮤지컬 영화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중 1년동안 장기상영한 <라라랜드> 같은 작품도 있다. 자신이 뮤지컬 영화를 좋아하고, 특히 <라라랜드> 팬이라고 자처한다면 이 영화를 꼭 챙겨보라. 자크 데미 감독의 <로슈포르의 숙녀들>은 쌍둥이 자매 델핀(까뜨린느 드뇌브)과 솔랑쥬(프랑소와 돌리악)-두 배우는 실제 자매이기도 하다-가 사는 도시 로슈포르를 그린다. 자매가 주인공이긴 하나 앙상블 영화라서, 스토리는 다소 정신이 없다. 두 자매가 찾는 이상형이 불쑥 등장했다가 갑자기 자매의 엄마가 옛사랑을 털어놓는 등 좋게 말하면 다양한, 나쁘게 말하면 난잡한 구성을 띤다.

그러나 <로슈포르의 숙녀들>은 그만한 앙상블을 빚어내는 데 성공한다. 도시의 곳곳에서 춤과 음악으로 활기가 넘쳐나고, 인물들은 각자의 이상과 사랑을 노래와 춤으로 표현하며 형형색색 아름다운 색감으로 채워진 자크 데미식 미술이 사위를 채운다. 무엇보다 프랑스어 특유의 부드러운 발음이 뮤지컬 넘버의 유려한 사운드를 더욱 아름답게 한다. 자크 데미의 작품 중 <쉘부르의 우산>이 이 작품보다 더 뛰어나긴 하지만, (모든 대사가 노래로 구성된) 송스루 뮤지컬이라 조금 부담스러운 면도 있다. 좀 더 보는 재미로 채워진 <로슈포르의 숙녀들>이 충분히 좋았다면, <쉘부르의 우산>도 챙겨보길 권한다. 아참, 정말 유명한 배우가 <로슈포르 숙녀들>의 중요한 조역으로 등장하니 그것도 놓치지 말자.


7인의 사무라이 (1954 )

출처: <7인의 사무라이>

옛날 영화, 흑백, 3시간 20분, 구로사와 아키라라는 거장의 이름. 이 단어들이 <7인의 사무라이>을 가볍게 보기에 괜한 부담감을 안겨준다. 그러나 이 장벽을 넘고 <7인의 사무라이>를 본 사람들의 평가는 한결같다. "(예상외로) 재밌다". 사무라이 7명이 도적들의 약탈 대상이 된 마을을 도와준다는 스토리를 1, 2부로 나누었는데(중간에 인터미션이 있다) 전반부는 캐릭터 한 명 한 명을 알아가는 케이퍼 무비의 재미가 있고 후반부는 비장하면서도 치열한 누아르적인 재미가 있다. 사무라이와 도적의 격돌이란 큰 줄기 외에도 농민 캐릭터의 사연이나 관계를 통해 관객들이 작품 전체에 당시의 시대상을 읽을 수 있게 구성했다. 7명 모두 독특하기 짝이 없는 사무라이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한 인상하는 미후네 토시로의 키쿠치요는 쉽게 잊지 못할 것이다. 지금까지도 영화계에서 수많은 오마주를 바치는 작품이기에 '고전'이란 말에 장벽을 느낀다면 이 작품으로 벽을 타파해보길 추천한다.


제너럴 (1926 )

출처: <제너럴>

버스터 키튼을 칭송하기에 무슨 말이 어울릴까. "사상 최고의 영화인"이라기엔 이견이 많고, "무성영화 최고의 영화인"이라기엔 찰리 채플린이 있고… 이건 어떨까. "영화사상 최고의 스턴트 배우". 버스터 키튼은 모든 걸 직접 연기했다. 뭐, 그런 사람이 그뿐이겠느냐만은 버스터 키튼만큼 난이도 높은 스턴트까지 직접하는 배우는 지금도 드물다. 그에겐 옥상에서 옆 건물로 뛰는 건 기본이고, 달리는 차에 매달리거나 강풍에 데굴데굴 구르는 스턴트도 예삿일이었다. 그의 움직임은 수많은 영화인들에게 영감을 줬고, 특히 주변 지형지물을 이용한 코믹 액션을 지향한 성룡에게 많은 영향을 줬다.

제대로 된 특수효과가 없던 1926년에 제작한 <제너럴> 또한 놀라운 작품이다. 이 영화는 자신의 여자친구를 납치하고 기관차를 훔쳐간 북군을 좇는 기관사를 주인공으로 한다. 영화 전반에 걸쳐 기차를 이용한 추격적이 이어지는 데, 실제로 기차를 주행하면서 촬영했을 걸 생각하면 그 스케일이 요즘 블록버스터 못지않다. 달리는 기차 앞에 매달리거나 앞서간 기차를 따라잡기 위해 절벽을 타고 내려오는 버스터 키튼의 진짜 액션도 감탄할 수밖에 없다. 78분짜리 짧은 장편이지만 이조차도 부담스럽다면, <보트>나 <캅>, 혹은 (필자가 정말 꼭 추천하는) <셜록 주니어>를 보는 것도 좋다. 


쥴 앤 짐 (1961 )

출처: <쥴 앤 짐>

<쥴 앤 짐>은 앞선 네 영화에 비하면 조금 보기 힘들 영화일 수 있다. 감독이 '누벨바그' 계보의 프랑수아 트뤼포니까. 갑자기 다큐멘터리 푸티지가 나오는가 하면, 줄거리와 상관없는 예술론 대화가 이어지는 등 예술영화의 대명사다운 문법이 종종 등장한다. 하나 <쥴 앤 짐>은 그 난해함을 이기고 볼만한 소재를 다룬다. 한 여자, 두 남자. 쥴은 카트린과 사랑에 빠지고 세 사람은 한동안 우정을 이어가지만, 짐 또한 카트린에게 사랑을 느끼며 세 사람의 관계는 묘해진다. 물론 이런 자극적인 스토리를 극한으로 밀어붙이는 영화는 아니다. 세 사람의 미묘한 긴장감과 관계의 전복 등을 통해 관객들이 사랑을 다시금 생각하게 넌지시 제안한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