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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의사생활' 신현빈, 캐릭터로 기억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조회수 2020. 6. 15.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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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씨네플레이 심규한 편집장 | 사진 씨네21 박종덕 객원기자

배우 신현빈이 연기한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장겨울은 최종화까지 시청자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고단한 시간을 아무렇지 않게 견디는 모습에 마음 아팠고, 안정원 교수(유연석)를 사랑하는 마음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을까 안타까워했다. ‘윈터가든 주식을 샀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많은 이들의 바람이 장겨울에 닿았다. 수수한 모습에 안경까지 낀 장겨울에서 신현빈의 얼굴을 금세 알아채지 못한 이도 많았다. 늘 캐릭터에 완벽하게 동화하는 그의 노력 때문이다. “나보다 앞서 캐릭터로 기억되고 싶다”는 말에 진심이 느껴졌다. 배우의 이름 이전에 캐릭터의 이름이 먼저 떠오른다는 것. 온전히 나를 지우고 캐릭터를 입었기에 들을 수 있는 상찬일지 모른다.


2010년 영화 <방가? 방가!>로 데뷔해 최근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과 <슬기로운 의사생활>까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10년을 쉼 없이 달려온 그의 이야기를 전한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1이 끝났다. 소감을 듣고 싶다.


좋은 일들이 많이 남아서 따뜻한 작품으로 기억되는 것 같다. 촬영 끝났는데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던 적이 처음이라 끝났다는 실감이 잘 안 나더라. 지난주에 종영하고 인터뷰를 하니 진짜 끝나긴 한 것 같다.

​ 

주변 반응은 어떤가.


주변에서 엄청 재미있게 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연락도 많이 오고 본방 사수하고 있다는 인증샷 같은 것도 많이 받았다. 그동안은 내 작품이라고 다들 그렇게 열심히 보지 않던데. (일동 웃음)


김고은, 한효주 배우가 SNS에 댓글을 많이 남기더라.


브이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며. 빨리 촬영 다시 시작하라고. (웃음)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미팅, 오디션 그런 단계를 당연히 거쳤다. 처음부터 어떤 역할인지 드라마가 어떤 내용인지 알고 간 것은 아니었지만 3번째 만났을 때 ‘장겨울’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들었고 드라마에 대해서도 들었다. 그때 정식으로 함께하자 얘기해 주셔서 합류하게 됐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극을 주도하는 큰 갈등과 사건이 없는데도 에피소드마다 벌어지는 소소한 이야기가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이런 와중에 가장 긴 호흡을 가지고 펼친 이야기가 안정원(유연석)과 장겨울의 러브 라인이 아닐까 싶다.


말씀하신 것처럼 어떤 하나의 목적과 이야기를 위해서 인물들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 그냥 각각의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라 더 재미있었다. 그래서 더욱 그 이야기 속으로 깊게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겨울이나 정원이 가진 감정의 서사는 두 사람의 성격이나 상황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속도와 감정 표현의 한계 때문에 긴 호흡으로 그려진 것 같다. 오히려 이런 설정을 많이 좋아해 주신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한다.


릴레이 캠을 보니 안정원 선생과 마지막까지 어떻게 될지 몰랐다고 하더라.


언젠가는 잘 되리라는 짐작은 있었다. 플래시백에서 장겨울이 누워있던 응급실에 정원이 다녀가는 장면을 마지막화 장면과 함께 찍었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될지 확실하게는 몰랐지만 11화 대본 나왔을 때쯤 다음화에서 고백하고 뭔가 이야기가 정리되지 않을까 하는 얘기가 있었다. 그런데 배우들도 최종 대본을 받아 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부분이어서 우리들끼리도 궁금해하면서 한편으로는 또 알고 싶지 않은, 딱 그때가 되어서 알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우리들이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참여한 배우와 시청자의 마음을 동시에 가져서 그랬던 것 같다.

출처: <슬기로운 의사생활>

안정원과의 마지막 신이 인상 깊었다. 장겨울이 손으로 가운을 살짝 쥐는 장면이 특히 뭉클했다.


대본에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 상황이 무척 당혹스럽고, 또 첫 키스니까 어쩔 줄 모르는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손이 어디로 갈지 모르니까. (웃음) 가운을 잡고 있던 장면도 있었고, 그냥 몸이 굳어 멍하게 서 있던 장면도 있었는데 가운을 잡은 장면이 방송에 나온 것 같다. 두 사람의 애틋함 같은 것이 잘 표현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했었다.


마지막 장면 대사 “하느님 말고 제 옆에 있어 주세요” 이게 두 가지로 해석되더라. 장겨울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한 것일 수도 있고, 정원이 병원에 남아 계속 의사가 되어줬으면 좋겠다는 것도 있고.


두 가지 의미를 다 가진 대사라고 생각을 했다. 잘 될 거란 확신을 가지고 하는 고백이 아니다 보니 어떻게 보면 자포자기하는 상태에서 나온 고백에 가깝다. 내 마음을 받아달라는 표현이기도 하지만, 그냥 이 사람이 멀리 가지 않고 여기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컸을 것 같더라. 그냥 바라만 볼 수 있어도 좋다는 생각 말이다.


<어떤 살인> <7년의 밤> <공조> <클로젯> 같이 선 굵은 장르물에 많이 출연했다. 이번에 맡은 장겨울은 기존 역할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배역이었다.


장겨울이란 캐릭터 자체가 현실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인데 극에서는 많이 다뤄지지 않은 사람 같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현실에서는 겉모습이나 첫인상 때문에 오해를 살 수 있지만 알고 보면 괜찮은 사람 많지 않나. (웃음) 장겨울이 바로 그런 사람이라 여겼고 내가 잘 표현해서 장겨울의 진짜 모습을 사람들이 많이 알아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캐릭터 분석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는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장겨울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점은 무엇인가.


우선 작가님이 만들어 놓은 캐릭터의 기본적인 설정이 잘 갖춰져 있었다. 여기에 외적인 모습도 캐릭터를 완성하는 데 적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안경을 쓴다던가 단벌에 가까운 옷차림이라던가 이런 디테일에 신경 썼다. 안경테가 어떤 것이냐에 따라 인상이 달라지기도 하니까 이것저것 써보면서 준비했다. 단벌 티셔츠도 나름 여러 개 중에서 신경 써서 고른 거다. 안 믿기시겠지만. (일동 웃음) 머리도 내가 직접 묶었다. 아무래도 헤어 스타일링을 담당해주시는 분이 묶어 주면 뭔가 달라 보일 것 같아서 그랬다. 전공의 3년 차라면 늘 바쁘고 수수했을 것 같다. 화장기는 당연히 없지 않았을까. 


스타일링을 어떻게 하는가, 연기하는 상황이 어떤가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이 된다. 이것은 장점이면서도 단점일 수 있다. 다양한 배역을 무난하게 소화한다는 것과 배우보다 캐릭터가 먼저 떠오르는 것이 그것이다.


나는 그런 평가가 좋다. 나보다 앞서 캐릭터로 기억되는 게 더 좋고 앞으로도 계속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캐릭터에 최대한 가깝게 나를 만들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장겨울은 신현빈이라는 배우에 극 중 캐릭터가 편안하게 앉혀진 느낌이다. 육상효 감독님도 일상적인 감수성을 편하게 연기하고 있어 좋았다고 하시더라.


대본에서 현실감 같은 게 많이 느껴졌다. 대사를 가만히 들어보면 배역의 이름을 가리고 봐도 누가, 언제 하는 대사인지 금방 알 수 있었다. 장겨울이라는 캐릭터가 무던하고 우직한 사람이어서인지 나에게도 분명 좋은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주 1회 방송되는 드라마다. 주 2회 방송되는 기존 드라마 현장과는 달랐을 것 같은데 어떤 차이가 있었나.


물리적인 상황이 여유로운 부분도 있었지만 그보다 분위기 자체가 즐겁고 편안했다. 그 안에서 나올 수 있는 장점이 방송을 통해서도 드러난 것 같다. 일주일에 한 번 방송 한다는 것이 촬영에 임하는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반면 시청자 입장에서는 조금 애타는 마음이 있을 수 있겠더라. (웃음) 우리는 뒷 내용을 알고 있는데도 방송 보면 다음 화가 궁금해지는데 시청자분들은 얼마나 궁금해 하셨을까. 일정의 여유가 있었고 그러다 보니 촬영할 때 좀 더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다. 매일매일 촬영이 이어지고 몰아치다 보면 어떤 때는 최선을 다하지 못할 때도 있었는데 그런 부담이 타 현장보다는 적었던 것 같다.


안치홍 선생을 연기한 김준한 배우와는 영화 <변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까지 유독 인연이 깊은 것 같다.


그러게 말이다. 신기하게. (웃음) 이번 드라마에서는 겹치는 장면이 많진 않았다. ‘봉쌤 살롱’에서 몇 번 있었나? 처음에는 아예 못 만날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다들 바쁘고 각자 과도 다르고.  

전작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 코로나 때문에 덜 주목받아 아쉬움이 크다.


스코어를 생각하면 아쉬움이 없을 수는 없다. 여러 가지 상황들이 극장에 갈 수 없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일이었다. 하지만 영화 자체에 대한 좋은 평가와 반응이 많았기 때문에 아쉬움을 다소 덜 수 있었다.


미술 이론을 전공했다. 텍스트와 이미지를 동시에 공부한 셈인데 연기에 어떤 도움이 됐나. 


처음에는 그런 생각을 안 했었는데 아무래도 대본을 보고 생각을 한다거나 장면을 그려간다거나 아니면 어떤 연기를 하기 위해서 준비를 할 때 도움 되는 면들이 분명히 있더라.


영화 <방가? 방가!>로 데뷔했다. 육상효 감독님께 어떻게 캐스팅을 하셨는지 여쭤봤더니 우아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그리고 신현빈 배우가 똑똑해서 연기의 경험이 없더라도 금방 적응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믿음이 있었다고 말씀하시더라.


처음 알았다. 캐스팅 이유를. (일동 웃음) 그냥 아무것도 모르고 했었던 것 같다. 아무것도 아는 게 없고 모든 게 처음이고 하루하루도 아니고 한 컷 한 컷 눈치껏 해가면서 감독님과 함께 한 선배들의 도움과 사랑 속에서 그렇게 연기했던 것 같다. 물론 열심히 하겠다고 여러 가지 준비하고 했지만. (웃음)


그렇게 했는데 그 작품으로 백상예술대상 신인연기상을 받았다.


(웃음) 그랬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에 대한 기대가 많다. 시즌2에서의 장겨울은 어떤 모습일 것 같나.


글쎄. 별로 바라는 것은 없다. 장겨울에 대한 애정이 커서 겨울이 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상관없을 것 같다. 시즌2가 궁금하지만 동시에 알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다. 한번에 짠하고 알고 싶은 마음이랄까. 사실 시즌2에 장겨울이 나올지 어떨지도 아직 모르는 거니까. (웃음)


준비 중인 차기작이 있나. 

여러 대본들을 받았지만 아직 정하거나 계획한 바는 없다. 다만 계속 새로운 배역으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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