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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얼굴? 최민식의 상대역도 한 이 배우

조회수 2020. 6. 8.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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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투박해 보이는 얼굴에 피어나는 해맑은 미소. <나는보리> 아빠를 연기한 곽진석 배우의 얼굴이 낯선 관객도 많은 것이다. 2008년부터 배우로 활동한 지 12년 차, 조·단역으로 출연한 영화만 35편. 한 영화에서는 최민석과 직접 호흡을 맞추기도 했는데, 왜 이 배우의 얼굴이 아직은 낯선 걸까. 활동 이력을 들으면 들을수록 더 궁금해지는 배우 곽진석을 만나보자.

케미스트리 만점 부부 연기,
사실은 실제 부부

<나는보리>에서 부부로 출연한 허지나(가운데), 곽진석 부부
출처: <나는보리>
<나는보리>에서 곽진석은 허지나와 부부로 출연했다. 둘이 참 잘 어울린다 싶었더니, 사실은 실제 부부 사이인 두 배우. 영화를 연출한 김진유 감독은 곽진석과 정동진 영화제에서 안면을 텄는데, <나는보리> 출연 예정인 배우들이 하차하게 되자 곽진석에게 두 사람이 부부로 출연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출처: <나는보리>
<나는보리>는 농인 가족 사이에서 홀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보리의 이야기. 곽진석, 허지나가 맡은 아빠, 엄마 역 또한 소리를 들을 수 없는 농인이다. 출연을 결정한 곽진석과 허지나는 일상생활에서 세세한 디테일을 잡아가며 연기를 준비했다. 부부가 함께 출연하면서 영화 속 가족 구성원 한 명이 늘었는데, 바로 반려견 코코. 코코는 곽진석과 허지나 부부의 실제 반려견이다.
<나는보리>의 코코는 곽진석, 허지나의 반려견

"나는 액션배우다"에서 "나는 배우다"

2008년 다큐멘터리 <우린 액션배우다>는 서울액션스쿨 8기생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합격자 36명 중 최종 수료자는 15명. 이 악바리 15명 중에 곽진석도 있었다. 수줍은 표정으로 "위노나 라이더가 좋아서 미용사 일을 했다"는 다소 엉뚱한 발언과, 아크로바틱을 능수능란하게 선보이는 탁월한 신체 능력은 곽진석의 열정과 유쾌한 성격을 읽을 수 있다. 그는 사실 이 다큐멘터리가 개봉하기 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마지막으로 스턴트 배우를 그만두고 연극 무대에서 '배우'로 데뷔했다. 여러 차례 부상을 입으면서 장애 6급 판정을 받은 데다 스스로 연기에 집중하고자 내린 선택이었다. 그에게는 <우린 액션배우다>가 '나는 액션배우였다'인 셈.


얼굴이 보이는 단역 대신
얼굴 없는 연기를 선택한 영화

출처: <대호> 범
<나는보리>가 곽진석의 첫 주연작이라고 하나, 이전에 적지 않은 비중으로 등장한 영화가 있다. 그것도 최민식과 대척점에 있는 캐릭터로. 그런데도 우리는 왜 아직 그의 얼굴이 낯선 걸까. 바로 그가 연기한 캐릭터가 <대호>의 범이기 때문이다. <대호>에서 범은 CG로 만든 CGI 캐릭터다. 하지만 현장에서 호랑이가 어떤 동선으로 움직일지, 그리고 다른 캐릭터와 어떤 식으로 호흡할지는 CG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 그 역할을 곽진석이 했다. 그가 호랑이의 모든 움직임, 관절에 센서를 붙여 디지털로 전환하는 '모션 캡처' 연기를 한 건 아니다. 곽진석은 호랑이가 어디로 움직일 것이며 어디에 있을 것인지 표기하는 일종의 마커로서 현장에 투입했다.

그럼에도 그는 현장에 먼저 가서 지형을 파악하고 어떤 식으로 움직일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연기했다. 호랑이의 눈높이를 재현하기 위해 엎드리지도, 똑바로 서지 않은 자세로 걷는 방법도 터득했다. 원래 포수 중 한 명으로 등장할 예정이었으나 대신 범을 선택한 곽진석. 관객들은 한겨울에 파란색 패딩을 입고 연기한 그를 만나지 못했으나 그가 연기한 범은 '한국형 CGI 캐릭터의 진일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민식 또한 "호랑이가 포효하는 연기까지 다 해주고. 누가 시켜서 한다기보다 본인 스스로 의식을 가지고 해주는 게 너무 고마웠다"(씨네21 1032호)고 곽진석의 노력과 열정을 치하했다.


잘해서 민폐될 뻔한 프로 복서 출신

출처: <열여덟, 열아홉>에서 복서를 연기한 곽진석(왼쪽)
미용사와 액션배우 사이, 곽진석에겐 직업 하나가 더 있었다. 복싱 선수. 미용사로 일하다가 우연히 복싱을 배우게 됐고, 그길로 프로 라이선스까지 땄던 것. 그래서 서울액션스쿨에서 스턴트 배우로 활약할 때도 복싱 관련 액션은 곽진석에게 돌아가는 일이 많았다. 이 주특기는 배우로 전향한 후에도 쓸모가 있었는데, 영화 <열여덟, 열아홉>과 드라마 <배드파파>에서 복싱을 하는 캐릭터를 맡았기 때문. <열여덟, 열아홉> 때는 패배하는 캐릭터인데도 너무 열심히 했다가 '결승 아니고 예선인데 너무 잘해 보인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숨겨진 또 다른 직업은 소설가?

출처: 소설집 <아무도 몰라>
신선한 도전을 즐기는 곽진석의 결과물은 또 있다. 바로 소설 출판. 2011년 곽진석은 소이, 압띿, 윤성호, 조원희, Q-han 등과 함께 <아무도 몰라>라는 옴니버스 소설집을 집필했다. 인세를 소아암 환자들에게 기부하는 의미 있는 행사였기에 곽진석은 자신이 가장 관심을 가진 돌고래와 텔레포트를 소재로 삼아 <옥탑방 독거청년 강철완〉을 썼다. 제목은 사회파 소설 같지만 텔레포터의 사랑과 청춘을 다루는 소설. 가수(소이, Q-Han) , 영화감독(윤성호, 조원희), 콘텐츠PD(압띿)이 ‘세상에서 가장 황당한 이야기’를 써보겠다고 뭉친 결과물답게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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