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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 타고 오신 분? 시대극 속 '옥에 티'를 모았다

조회수 2020. 4. 16.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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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

시대극을 보는 가장 큰 재미 가운데 하나는 시대 고증이다. 지금은 볼 수 없는 클래식한 풍경을 완벽히 재현한 시대극은 관객의 마음을 홀리고, 한 해 최고의 작품을 총괄하는 각종 시상식의 미술상, 의상상의 유력 수상 후보가 된다. 이렇게 완벽한 세트를 구현한 미술팀과 스탭들도 어쩌다 한 번씩 실수를 하기 마련. 시대를 거스른 소품들이 앵글 안에 잡혀 갑자기 장르가 판타지로 변경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여러 번 영화를 돌려본 이들만 확인할 수 있는 시대극 속 옥에 티를 한자리에 모았다. 

작은 아씨들

로리의 저택에 있는 신문물의 정체?

<작은 아씨들>은 2020년의 관객을 원작 소설 작가 루이자 메이 올컷이 살던 그 시대, 1860년대로 데려가는 데 성공한다. 고풍스러운 세트와 클래식한 연출, 그에 우아함을 더한 의상은 올해 오스카 시상식의 선택을 받기도 했다. 완벽한 시대극으로 남았던 <작은 아씨들>의 ‘작은 실수’는 이 영화를 7번이나 돌려 본 ‘찐 팬’의 눈에 포착됐다. 선생님에게 혼난 에이미(플로렌스 퓨)가 곧바로 집에 가지 못하고 로리(티모시 샬라메)의 저택에서 시간을 보내다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가는 장면. 로리를 연기한 티모시 샬라메의 뒤로 익숙한 물건이 보인다. 환경을 사랑하는 <작은 아씨들> 스탭 중 누군가의 것으로 추측되는 검은색 텀블러다. 

진정한 고수는 남들이 발견하지 못하는 것을 보는 법. 알고 보면 이 장면엔 무려 두 개의 신문물(!)이 담겼다. 화면의 밝기를 밝게 조정하면, 그늘 뒤에 가려졌던 플라스틱 생수병도 발견할 수 있다. 티모시 샬라메의 분량을 1분 1초라도 놓칠 수 없는 일반 관객의 눈엔 쉽게 포착되지 않는 고난도 옥에 티다.

왕좌의 게임

대너리스에게 테이크아웃 음료 사다 주신 분?

<작은 아씨들> 이전에 <왕좌의 게임>이 있었다.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한, 게다가 각종 신비의 생명체가 등장하는 판타지극에 현실과 너무 밀접한 소품이 등장한 것. 대너리스의 앞에 놓인 테이크아웃 커피 컵이 그 주인공이다. 이 장면은 <왕좌의 게임> 시즌 8 속 최고 화제를 모았고, 스타벅스와 관련한 각종 밈을 탄생시켰다. 정작 스타벅스가 그 컵과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는 건 함정. 후에 에밀리아 클라크는 방송에 출연해 “컵의 주인은 바리스 경을 연기한 콘레스 힐”이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마지막 회에도 옥에 티가 등장했다. 플라스틱 생수병이 무려 2개나 포착됐다. 하나는 샘웰 탈리(존 브래들리웨스트)의 왼쪽 발 옆에 놓여있고, 또 다른 하나는 의자 뒤에 놓여있다.

다운튼 애비

만인이 애용하는 플라스틱 생수병

많은 이들의 인생 드라마로 꼽히는 <다운튼 애비>는 1912년에서 1925년까지의 이야기를 담는다. <다운튼 애비>에도 시대에 맞지 않는 소품이 등장했으니, 촬영 세트의 기본 아이템 플라스틱 생수병이다. 문제가 있다면 생수병이 너무 잘 나온 위 사진이 프로모션용으로 공개되었다는 것. 실수를 인지한 <다운튼 애비> 측은 곧바로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각종 채널의 사진을 삭제했으나, 플라스틱 생수병 사진은 팬들의 계정에 영원히 박제되고 말았다. <다운튼 애비> 측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출연진이 생수병을 들고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사진을 업로드하며 ‘생수병 게이트’(Water bottle-gate)라는 캡션을 남겼다. 

출처: 다운튼 애비 공식 인스타그램

글래디에이터

신문물 개발했던 로마인들

<글래디에이터>는 당시 놀라운 CG 기술로 관객을 놀래켰다. 크랭크업 3주 전 심장마비로 사망한 배우 올리버 리드의 미 촬영 분량을 CG로 살려낸 것을 비롯해 다양한 곳에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사용됐다. 너무 완벽하면 매력이 없는 법. 꼼꼼하기로 소문난 리들리 스콧 감독이 놓친 장면이 있었으니 마차 전투 신이다. 뒤집어진 마차 뒤에 달려있던 가스 통이 영화에 그대로 노출됐다.  

레이더스

미래에서 온 엑스트라

할리우드 최고의 탐험가 인디아나 존스(해리슨 포드)의 첫 여정을 담은 <레이더스>. 위 사진에서 이상한 부분을 찾아보자. 눈썰미가 좋은 이들이라면 단박에 미래에서 온 사람을 발견했을 것.

<레이더스>는 1936년 이집트 카이로를 배경으로 한다. 흰색 예복을 입고 있는 사람들 사이 유난히 눈에 띄는 이가 있으니, 하늘색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엑스트라의 모습이다. 이 사람 역시 인디아나 존스 같은 탐험가인 걸까? 그렇다기엔 의상이 너무 현대적이다. <레이더스>엔 세트를 배회하는 한 스탭의 모습이 담겼다. 자연스럽게 프레임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저주

해적 vs 카우보이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저주> 역시 두 눈을 크게 뜨고 봐야 하는 영화다. 상황에 맞지 않는 의상이 등장하기 때문. 누더기 같은 옷을 걸치고 있는 잭 스패로우(조니 뎁)의 선원들 사이 하얀색 티셔츠를 입고 아이보리색 카우보이모자를 쓴 사람이 배 밖 풍경을 응시하고 있다. 잭 스패로우의 명령에 미동도 하지 않는 걸 보니 이 배의 일원은 아니고, 해적들에게 자신의 모습이 가려질 것이라 생각한 스탭인 모양.

영광의 깃발

100년을 앞서간 영화?

덴젤 워싱턴에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조연상을 안긴 <영광의 깃발>은 미국 남북 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극 중 군인들이 대거 이동하는 장면을 자세히 보면 순간 스쳐 지나가는 신식 물건을 발견할 수 있다. 카메라에 꽤 크게 잡힌 디지털 손목시계다. 남북 전쟁은 1861년에 시작되었고, 디지털 손목시계는 그로부터 약 100년 후에 발명됐다.

브레이브 하트

말과 자동차 그 사이

비장함이 묻어나는 <브레이브 하트>의 전투 신. 분위기에 짓눌린 제작진이 편집 과정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자동차다. 말을 타고 달려오는 잉글랜드 전사들의 뒤로 주차되어 있는 하얀색 자동차가 잡힌 것. <브레이브 하트>의 배경이 된 13세기는 마차도 없었을 시기다. 말들과 자동차가 한 장면에 포착돼 이질감이 배로 늘어난 옥에 티다.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

생고생 덜어줬을 교통수단 등장?

21세기 최고의 판타지극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에도 <브레이브 하트>와 비슷한 실수가 삽입됐다. 허수아비 들판에 서 있는 프로도(일라이저 우드)와 샘(숀 애스틴)을 촬영한 장면에 현대 문물이 등장한 것. 이 장면의 오른쪽 상단을 보면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지나가는 자동차를 볼 수 있다. 뒤늦게 실수를 알아챈 피터 잭슨 감독은 자동차를 삭제한 편집본으로 DVD를 발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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