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영화로 배웠어요, 지금 보면 딱 좋을 금융 소재 영화 5

조회수 2020. 4. 15.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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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유행으로 <컨테이전> <감기> 등 바이러스 관련 소재 영화들이 주목을 받았다. 다음 타자는? 경제 영화다. 무시무시한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지자 경제가 마비되기 시작했다.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요동치는 그래프들을 보며 함께 요동치는 마음을 부여잡는 게 필자만은 아닐 터. 지금 보면 더 와닿을 금융 소재 영화 다섯 편을 소개한다. 


빅쇼트

감독 아담 맥케이
출연 크리스찬 베일, 스티브 카렐, 라이언 고슬링, 브래드 피트
출처: <빅쇼트>

“어디서 무슨 냄새 안 나요?” 한국 사람들이라면 ‘타는 냄새’가 자동 연상되겠지만, 이들이 말하는 건 ‘돈 냄새’다. 2008년 미국에서부터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가 닥쳤다. <빅쇼트>는 2005년부터 이를 미리 알아채고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해 거액을 챙긴 네 명의 금융인을 조명한다. 제목 ‘빅쇼트’의 의미처럼, 가치가 하락하는 쪽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을 밀어붙인 괴짜 천재들의 성공담을 담은 영화. 서브프라임 모기지, CDO, 공매도… 낯선 경제 용어가 나열된다고 주눅 들지 말자. 10초 뒤로 가기를 눌러 내용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는 게 VOD 관람의 장점이니까. 사실 이런 거추장스러운 방법도 필요 없는 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을 수상한 아담 맥케이가 특급 카메오들을 초청해 요리, 카지노 게임 등에 비유해 쉬운 방법으로 경제 현상을 설명한다. 카메오로 출연한 마고 로비, 셀레나 고메즈 등은 물론, 빠른 템포로 편집된 장면들과 제4의 벽을 뚫고 관객에게 말을 거는 화자 자레드 베넷(라이언 고슬링)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지루할 틈이 없다. 크리스찬 베일, 스티브 카렐, 라이언 고슬링, 브래드 피트까지 특급 출연진의 이름은 믿음을 더한다. 세상에 환멸을 느끼는 전직 트레이더 벤 리커트를 연기한 브래드 피트의 변신은 허를 찌르는 웃음을 선사한다.

감독 박누리
출연 류준열, 유지태, 조우진
출처: <돈>

평범한 집안에서 자란 20대 청년이 취업 1년 만에 부자가 될 수 있을까? <돈>의 일현(류준열)은 그 어려운 일을 해내고야 만다. 물론 이 비현실적인 시나리오에 범죄가 빠질 순 없다. 부자가 되고 싶어서 여의도 증권가에 입성한 신입 주식 브로커 일현. 빽도 없고 줄도 없는 그는 실적 0원의 늪에서 빠져나오질 못한다. 그런 그에게 손을 내민 이가 있었으니, 신화적인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 일현은 그의 위험한 제안을 받아들인 후 순식간에 큰돈을 벌지만, 한 번 물면 놓칠 않는다는 금융감독원의 사냥개 한지철(조우진)의 표적이 되고 만다. 클릭 몇 번에 억 단위의 돈이 형성되는 증권가 이야기는 급변하는 모니터 속 숫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관객에게 쫀쫀한 긴장과 카타르시스를 전한다. 여의도의 생생한 공기가 스크린 안에 그대로 담길 수 있었던 건, 자료조사를 위해 1년간 여의도로 출퇴근한 박누리 감독의 경험이 녹아들었기 때문. 무엇보다 증권가 그래프처럼 격동적으로 오르락내리락하는 일현의 감정선을 입체적으로 담아낸 류준열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유지태와 조우진은 존재만으로도 극에 묵직함을 더한다.


국가부도의 날

감독 최국희
출연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 뱅상 카셀
출처: <국가부도의 날>

경제를 소재로 한 이야기에 성공담만 있을 순 없다. 1997년 12월, 한국은 IMF에게 긴급자금을 지원받았다. IMF 외환위기로 인해 수많은 기업이 무너져내렸고, 실업자가 대거 발생했으며 비정규직 노동자가 늘어났다. 이 사태를 미리 예견한 자들이 있었고, 이들의 의견은 묵살됐다. <국가부도의 날>은 ‘IMF 협상에 앞서 비공개로 움직인 협상팀이 있었다’는 뉴스에서 개발된 시나리오다.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김혜수)는 한국에 엄청난 경제 위기가 닥칠 것을 예견하고 국가부도까지의 일주일이 남았음을 선언한다. 한시현의 의견을 무시하는 재정국 차관(조우진)은 국가에 닥친 위기를 자신의 기회로 이용할 궁리에만 빠져있다. 한국 경제의 심상치 않은 조짐을 느낀 금융맨 윤정학(유아인)은 역베팅을 결심하고 국가부도의 위기에 투자하는 이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경제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뉴스만 믿고 안심한 평범한 가장 갑수(허준호)는 대형 백화점과 어음 거래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소박한 행복을 꿈꾼다. 다른 목적을 가지고 고군분투하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빈틈없이 얽혀있다는 점이 인상 깊다. 일주일이란 시간이 전하는 긴박감은 영화에 몰입감을 더한다. IMF 협상 테이블에서 오간 말 몇 마디에 수많은 이들의 삶이 송두리째 뒤흔들렸을 때의 참담함이란. 23년 전의 현실이었던 영화 속 사건과 관객 개인의 기억이 맞물리면 감상은 배로 짙어질 수밖에 없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감독 마틴 스콜세지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조나 힐, 마고 로비
출처: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경제 용어는 모르겠고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금융 영화를 원한다면? 경제 관련 영화지만 범죄 장르에 조금 더 기울어져있는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를 추천한다. 화려한 언변, 수려한 외모, 명석한 두뇌를 지닌 조단 벨포트(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부자가 되고 싶어 뉴욕 월스트리트에 발을 들인다. 블랙먼데이를 마주하고도 쓰러지지 않고, 사기에 탁월한 재능이 있음을 깨달은 그는 주가 조작으로 월스트리트 최고의 억만장자가 된다. 술, 파티, 여자, 마약이 무한정 제공되는 떠들썩한 삶을 사니 FBI의 표적이 되는 것도 당연한 일. 하지만 조단 벨포트의 인생에 브레이크란 없다. 빈털터리에서 억만장자가 되었다가 마약 중독자, 범죄자로 추락하기까지,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는 조단 벨포트 인생의 절정-절정-절정 곡선을 보여주며 관객에게 빈틈없는 재미를 선사한다. 거장 마틴 스콜세지 연출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이니 재미없기도 힘든 조합. 마약 중독자로 변신한 디카프리오의 엄청난 연기를 만날 수 있다. 조나 힐, 매튜 맥커너히, 마고 로비 등 할리우드의 믿고 보는 배우들이 만들어낸 개성 강한 캐릭터 역시 재미를 더한다.

머니 몬스터

감독 조디 포스터
출연 조지 클루니, 줄리안 무어
출처: <머니 몬스터>

큰물들의 경제 놀음에 별다른 공감의 재미가 없다면 개미 투자자들의 억울함을 밝히는 이야기에 주목해보자. 세계 금융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최고의 경제 쇼 ‘머니 몬스터’. 여느 날처럼 생방송을 진행하던 리(조지 클루니)는 총성과 함께 스튜디오에 난입한 카일(잭 오코넬)에게 인질로 잡히고 만다. 카일은 “‘머니 몬스터’에서 리가 추천한 회사에 투자했다가 큰돈을 잃었다”고 밝히며 “살고 싶다면 하룻밤에 8억 달러를 날린 IBIS의 주가 폭락의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한다. 카메라를 끄면 누군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 프로듀서 패티 펜(줄리아 로버츠)은 최대한 시간을 끌어보려 하고, 리는 폭발물 조끼를 입은 채 카일의 요구를 들어주다 주가 조작에 대한 진심 어린 의구심을 품게 된다. 결국 리는 자신을 구하러 온 경찰을 등진 채 카일을 앞세워 주가 폭락의 진실을 파헤치기로 결심한다. 한핏줄 영화는 하정우 주연의 <더 테러 라이브>. 한정된 공간에서 한정된 시간을 다투는 쫀쫀한 스릴러다. 영화 속 시간이 현실의 시간과 거의 동일하게 흘러가는 구성은 극에 생생함과 몰입감을 더한다. 최근엔 배우보다 연출자로서 더 활발한 행보를 보였던 조디 포스터의 연출작. 주연을 맡은 조지 클루니가 제작자로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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