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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일본의 ‘국민 여동생’이던 나가사와 마사미의 필모그래피 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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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국민 여동생’이라는 호칭을 언제부터 쓰기 시작했을까. 국내 관객들은 가깝지만 먼 일본의 배우들에게도 ‘국민 여동생’이라는 말을 붙이곤 했다. 그 가운데 한 명 나가사와 마사미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려 한다. 나가사와를 ‘국민 여동생’으로 만들어준 영화는 2004년, 그가 만 16세일 때 개봉한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이다. 그로부터 16년이 흘렀다. 나가사와 마사미의 필모그래피에서 주목할 만한 영화들을 소개한다.

<첫키스만 50번째>

나가사와 마사미가 출연한 <첫키스만 50번째>는 코로나 19 사태와 악화된 일본과의 관계라는 악조건 속에서 3월 26일 개봉했다. 이 영화는 2018년 개봉작으로 뒤늦게 국내에 도착했다. 아담 샌들러와 드류 베리모어가 출연한 같은 제목의 할리우드 영화의 리메이크작이다.


<터치>(2005)

<터치>

<터치>는 아다치 미츠루의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만든 영화다. 영화 자체에 대해서 자세하게 언급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원작의 무게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 <메종 드 히미코>로 유명한 이누도 잇신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터치>는 살짝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그는 감독 제안을 받았을 때 나가사와가 출연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당장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고 전한다. 당시 나가사와의 인기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그때 그 시절, <터치>의 첫사랑 그녀 미나미를 연기할 배우로 나가사와가 딱이었다. ‘국민 여동생’의 전성기가 이어지던 시기였다.


<모테키: 모태솔로 탈출기>(2011)

<모테키: 모태솔로 탈출기>

<모테키: 모태솔로 탈출기>(이하 <모테키>)라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제목의 영화는 나가사와 마사미의 매력이 돋보이는 영화다. 주인공은 모태솔로인 후지모토 유키오(모리야마 미라이)라는 31세의 남자다. 평생 여자와 멀리 지내던 그는 어느 날 갑자기 4명의 여자와 가까이 지내게 된다. 일본에서 이런 시기를 ‘모테키’(モテ期)라는 말로 부른다고 한다. ‘인기있다’(モテる)와 ‘시기’(時期)라는 한자어가 결합된 말이다. 나가사와 마사미는 이 영화에 출연한 4명의 여자 가운데 가장 돋보인다. 실질적인 주인공이라고 봐도 좋다. 그해 일본 아카데미상에서 우수 여자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모테키>에서 나가사와를 돋보이고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카메라가 자주 주인공의 시점에서 나가사와의 얼굴을 클로즈업한다. 매우 의도가 분명한 앵글이다. 그렇게 <모테키>는 나가사와의 매력으로 기억이 되는 영화다. 함께 출연한 아소 쿠미코, 나카 리이사, 마키 요코 등 다른 배우들의 팬들이 인정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당시 나가사와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 ‘모테키’였을지도 모르겠다. 유독 반짝반짝 빛이 났다. 나가사와는 <모테키>를 통해 ‘국민 여동생’의 이미지를 지워버렸다. 소녀에서 여성이 된 것이다.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바닷마을 다이어리>

<바닷마을 다이어리>에도 4명의 여자가 등장한다. 솔직히 말해 아야세 하루카, 나가사와 마사미, 카호보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차세대 ‘국민 여동생’이라고 불리는 히로세 스즈의 영화라고 말해야 옳다. 그럼에도 나가사와의 팬이라면 관전 포인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나가사와는 네 자매 가운데 둘째 요시노를 연기했다. 이들 자매는 15년 전 가족을 버린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만난 배다른 동생 스즈(히로세 스즈)와 함께 살아가기로 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나가사와 마사미의 필모그래피에서 중요한 게 본 이유는 이 영화가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다르게 말하면 나가사와가 단지 청춘 스타가 아니라 배우가 됐다는 뜻이다. 칸영화제라는 상징성을 생각해보면 그렇다. 속내를 감추고 애써 밝은 표정을 지어보이며 술잔을 기울이는 요시노는 청춘스타 나가사와였다면 결코 만들어낼 수 없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나가사와의 이런 변화는 자연스러워 보인다. 어느새 ‘국민 여동생’이 ‘국민 언니’가 됐다.


<산책하는 침략자>(2017)

<산책하는 침략자>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산책하는 침략자>는 기묘한 SF영화다. 이 영화에는 3명의 외계인이 등장한다. 이들은 침략을 위해 지구에 왔다. 전략은 인간의 몸에 들어가 ‘개념’을 빼앗는 것이다. 개념을 수집당한 인간은 공백 상태가 된다. 나가사와는 남편 신지(마츠다 류헤이)의 몸에 깃든 외계인을 ‘가이드’해주는 나루미를 연기했다. 그렇다. 나가사와는 이제 아내 역을 맡는다. (이게 뭐 대단한 거라고 호들갑이긴 하지만) 나가사와는 끊임없이 자신의 나이에 맞는 연기를 통해 배우로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에서 신지의 몸에 들어간 외계인은 사랑이라는 개념을 궁금해 한다. 사랑은 아내에 대한 애정이 식어버린 신지가 잃어버린 개념이다. 그렇게 텅 비어버린 신지를 바라보는 나가사와의 눈빛은 절절하고 아련하다. 나가사와의 연기는 흔치 않은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러브 스토리를 단단히 지탱하는 동력 가운데 하나였다.


<킹덤>

<산책하는 침략자> 이후에도 나가사와는 <첫키스만 50번째>를 비롯해 많은 영화에 출연했다. 특히 지난해 2019년의 활동이 눈에 띈다. 일본에서 흥행한 <킹덤>과 <매스커레이드 호텔>이라는 영화에 출연했다. 나가사와가 출연한 <컨피던스 맨 JP>라는 드라마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제2의 전성기라는 반응도 나왔다.

나가사와는 일본의 메이저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도호(東宝)에 소속돼 있다. 도호에서 주최한 ‘신데렐라 오디션’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하면서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그때 나가사와는 12살의 소녀였다. 그로부터 20년. 나가사와는 지금까지 도호의 대표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도호에서 제작하는 달력의 표지 모델을 2005년부터 2020년까지 장식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나가사와는 거대 기획사의 만들어진 스타 배우일지도 모른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나 구로사와 기요시 같은 작가주의 감독의 영화에 출연한 것도 경력 관리 차원이었을까. 그렇게 말하는 건 섣부른 판단이다. 나가사와의 연기는 더욱 더 견고해지고 있고 더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 여동생’이라고 불리던 배우들이 꾸준히 활동하지 못하는 경우를 간혹 접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사와지리 에리카를 떠올려 볼 수 있다. 나가사와는 다르다. 지금의 그는 ‘국민 아내’도 해낼 것 같다. 어쩌면 ‘국민 엄마’, ‘국민 할머니’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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