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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즈 오브 프레이' 촬영장에서 직접 만난 할리 퀸

조회수 2020. 1. 18.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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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조부용 기자

2020년을 맞이해 할리우드 기대작들의 개봉일이 공개되고 있다. 2월 개봉을 확정한 <버즈 오브 프레이>도 올 상반기 기대작 중 하나다. 점점 영화가 완성돼 공개되는 걸 지켜보며, 1년 전이었던 작년 3월 21일 미국 LA,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의 <버즈 오브 프레이> 촬영 현장을 찾았던 때가 떠올랐다. 이미 1년 전, 예고편을 통해서 살짝 공개됐던 할리 퀸 마고 로비의 액션 연기 장면도 보았다는 살짝의 힌트를 공개하면서, 누구보다 빨리 공개된 촬영 현장을 엿봤던 그날의 일을 정리해보려 한다.


현장 촬영 금지로 그나마 건진 인증샷. 왼쪽은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 입구, 오른쪽은 방문증이다.

10:00

365일 해가 쨍쨍할 것 같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지만 이 날은 비가 올듯 말듯 한 흐린 날이었다. 세계 각국에서 온 열다섯 남짓 되는 기자들과 함께 호텔 로비에서 만나 셔틀을 타고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로 향했다. 영화에 종종 등장하던 할리우드 스튜디오 특유의 복작거리고 화려한 풍경을 기대했으나 예상보다 한산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할리우드의 영화 촬영 현장을 실제로 볼 수 있고, 곧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사실에 두근거렸다. 세트 및 촬영 현장을 구경하는 틈틈이 제작진과 배우들의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마고 로비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이야기

출처: IMDb

<버즈 오브 프레이>는 ‘걸 갱’(Girl gang)영화다. 최초의 아이디어는 <수어사이드 스쿼드> 작업을 하고 있던 때 마고 로비가 냈다. 아이디어의 시작은 꽤 오래된 셈. <아이, 토냐>에 이어 두 번째 함께 작업 중인 브라이언 언크리스는 “처음부터 (<버즈 오브 프레이>는) 마고의 아이디어였으며, 그녀는 시나리오에 아이디어를 모으고 워너 브러더스를 설득, 한 명 한 명 크루들을 고용하고 캐스팅하는 데도 참여했다”며, 배우로서도 “할리 퀸이 되기 위해 쉽지 않은 액션 연기를 소화하며 열심히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마고 로비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범블비> 등의 각본을 썼던 크리스티나 허드슨이 시나리오를 맡았다. 수 크롤은 “(<버즈 오브 프레이>는) 여성들의 멋진 순간들, 여성이 연대해 서로에게 힘을 실어주는 멋진 내용”을 담고 있으며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시퀄이 아니라 <버즈 오브 프레이>의 오리지널 스토리”임을 강조했다.

코믹스와 영화, 무엇이 같고 다를까

출처: IMDb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할리 퀸은 조커의 애인, 기이한 행동을 펼치는 악당 정도로 그려졌다. 비범한 캐릭터성을 위해 할리의 사연을 배제한 측면이 있었다. <버즈 오브 프레이>는 할리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수 클롤은 “<버즈 오브 프레이>는 할리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영화”로, 할리를 “광적이고 독특하기도 하지만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로서 똑똑하고 직관적인 모습도 갖고 있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익히 알고 있는 할리 퀸 캐릭터를 유지하면서 그녀에 대해 몰랐던 면을 많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녀를 중심으로 주변 환경과 동료들을 통해 할리의 풍부한 이야기가 담길 것”이라고.

출처: IMDb

DC 코믹스의 스토리를 아는 입장에서는 의아할 것이다. 코믹스에서 할리 퀸은 ‘버즈 오브 프레이’ 멤버로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2002년 제작된 TV 시리즈 <버즈 오브 프레이>에서 할리 퀸은 버즈 오브 프레이와 대적하는 빌런으로 등장했다. 이 점이 코믹스와 영화의 가장 다른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코믹스에서 ‘버즈 오브 프레이’ 팀 활동은 로테이션 형태를 띤다. 배트걸, 블랙 카나리, 헌트리스로 구성됐으며 이후 몇몇 여성 히어로들이 합류해 활동했다. 영화 버전은 할리 퀸이 조커와 이별 후 블랙 카나리, 헌트리스, 르네 몬토야와 팀을 이루는 내용이다. 공개된 스틸컷만 봐도 저마다 개성이 뚜렷한 것을 느낄 수 있다. 할리는 자신만의 독특한 가치관을 갖고 있고, 삐딱한 면이 있다. 반면 경찰인 르네 몬토야(로지 페레즈)는 규칙을 중요시한다. 헌트리스(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는 어두운 사연을 갖고 있고, 어딘가 독고다이 같은 느낌이 있다. 그에 비해 카산드라 케인(엘라 제이 바스코)은 약간 산만한 성미를 가졌다. 영화 ‘버즈 오브 프레이’ 팀 구성원 캐릭터를 어떤 의도로 골랐는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브라이언 언크리스는 이렇게 답했다. “저다마 다른 캐릭터와 도덕 관점을 가진 이들이 서로를 보완할 수 있는 조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익히 알고 있던 고담시보다 어두운 현실을 그리는데 네 캐릭터 모두 적대적인 면모를 갖고 있어 잘 들어 맞는다”고 덧붙였다.


빌런 블랙 마스크(이완 맥그리거)의 원작 스토리와의 차이를 묻자 코믹스를 기반으로 하지만 영화적 경험을 위해 몇몇 새로운 설정들을 추가했다고 한다. 제작진은 이에 대해 “가장 긴장감이 넘치는 부분이잖아요?”라며 말을 아꼈다.

출처: IMDb

과거 히어로 영화들이 남성 히어로들의 활약에 주목한 것과 달리 최근 할리우드는 그동안 덜 조명 받던 여성 히어로 발굴에 몰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마블의 <캡틴 마블> DC의 <원더우먼>이 있다. <버즈 오브 프레이>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제작된 영화임이 분명하다. 최근 여성 히어로 영화들이 개봉될 때마다 크고 작은 부정적인 백래시 현상이 있었다. 이에 대한 질문도 역시 있었다. 제작진은 “여성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영화라고 해서 여성 관객만 타깃으로 하는 것은 아니라며, 이 세상이 그렇게 편협하진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야기가 흥미롭다면 그러한 반발들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자들은 할리 퀸 방망이를 들고 인증샷을 찍었다.

제작진의 설명이 끝나고, 프로덕션 디자이너 K.K 베렛과 코스튬 디자이너 에린 베나치의 설명과 함께 컨셉 아트와 소품, 코스튬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제일 눈에 띄는 것은 빌런 블랙 마스크의 휘황찬란한 방과 그가 운영하는 클럽의 비주얼이었다. 동양풍의 동상들이 놓여있었으며 사람의 눈동자와 손을 형상화한 아트와 장식물들이 눈에 띄었다. 다른 한쪽엔 할리 퀸의 방 내부 소품들이 전시돼 있었다. 단연 눈에 띄는 소품은 할리 퀸의 상징, 방망이였다. 

출처: <버즈 오브 프레이> 2차 예고편
출처: <버즈 오브 프레이> 2차 예고편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유독 기억에 남은 소품은 핑크색의 귀여운 하트 파자마. 이미 파자마를 입은 할리 퀸은 공개된 상태. 모니터에 그려져 있던 벽지의 검은색 두 개의 원 그림도 공개된 예고편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버즈 오브 프레이’ 멤버들의 의상 구경하기

출처: IMDb
마고 로비

다른 한편에는 ‘버즈 오브 프레이’ 멤버들의 코스튬 샘플이 전시돼 있었다. 으레 생각하던 쫄쫄이 히어로 코스튬이 아닌 일상복에 가까운 디자인이 눈에 띄었다. 코스튬 디자이너 에린 베나치와 프로덕션 디자이너 K.K. 베렛은 각각의 캐릭터와 의상들에 대해 기자들에게 설명해 주었다. 할리  퀸의 의상은 화려하면서도 편안해 보였다. “할리가 언제든 자유롭게 움직이며 발차기 하고 달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뾰족구두나 치마보다는 실용성이 뛰어난 의상들을 준비했”다고. ‘접근 금지 테이프’로 만든 반짝반짝한 할리의 재킷은 재미있기도 하지만 “‘나를 가지고 놀지마’(Don't fuck with me)라는 아이디어”를 담고 있다. 오른쪽의 점프 슈트는 “할리 퀸의 어린아이 같은 면”을 보여주고자 고안했다.

출처: IMDb
(왼쪽부터)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 저니 스몰렛

헌트리스의 의상도 실용성을 최우선으로 했다. 코믹스에서 그녀의 주요한 컬러는 보라색, 은색, 검은색이며 후드를 자주 쓰고 등장한다. 영화에서도 보라색의 어두운 계열의 의상을 입을 것이라 했다. 소품 담당 앤드류 M 시에겔은 헌트리스의 무기인 석궁을 보여주기도 했다. 블랙 카나리는 밤에는 섹시한 가수 스타일, 낮에는 완벽한 비즈니스룩으로 변신한다. 에린 베나치는 블랙 카나리를 “빈티지 숍에서 7달러만으로도 완전하게 멋진 모습을 하고 나타나”는 패셔니스타로 표현했다. 

출처: IMDb
(왼쪽부터) 로지 페레즈, 엘라 제이 바스코

전시돼 있던 르네 몬토야(로지 페레즈)의 의상은 어떤 사연 때문이었는지 입을 옷이 하나도 없어서 경찰서 분실함에서 찾은 티셔츠를 입게 되는 때의 의상이었다. 카산드라 케인(엘라 제이 바스코)은 쿨하면서도 교활한 톰보이 캐릭터로 빨간색 재킷 주머니에 이것저것 채워 넣길 좋아한다.


12:00 - 17:00

컨퍼런스룸에서 인터뷰를 마친 후 기자들은 감독과 배우들을 만나러 세트장으로 향했다. 겉보기엔 커 보이지 않았던 건물이었는데 들어가 보니 굉장히 넓었다. 이날 공개된 촬영 장면은 컨셉 아트로도 봤던 블랙 마스크의 펀 하우스(Fun House)에서 펼쳐진 할리 퀸의 액션 장면이었다. 그림으로만 봤던 화려한 원색 비주얼과 괴기스러운 손 모양 동상도 그대로 형상화돼 있었다.

출처: <버즈 오브 프레이> 2차 예고편

이 날 기자들에게 공개된 촬영 장면도 할리 퀸의 액션신이었다. 영화 예고편에서도 자주 등장한 중요한 장면이었던 것. 할리 퀸이 고담 시티의 깡패들과 싸우는 장면이다. 트램폴린 위에서 배우들과 액션 합을 맞춰야 하는 고난도 장면으로 촬영장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처음엔 마고 로비와 똑같은 복장을 한 스턴트맨 때문에 누가 마고 로비인지 헷갈리기도 했다. 점심시간임에도 촬영 현장은 쉴 줄 모르고 돌아갔다. 이 무렵부터 세트장엔 시간차로 음식 냄새가 풍겼는데 촬영장 안 보이는 구석구석 스태프들이 짬을 내 간단한 스낵류를 먹고 있었다. 점심시간 없이 바쁜 건 할리우드 촬영장도 마찬가진가 보다.


같은 장면 촬영만 수십 회 반복됐다. 이때부터 시작된 무한 대기. 기자들은 세트 한쪽에 마련된 간이 천막에서 촬영 현장이 연결된 모니터를 보며 기다렸다. 배우들과 제작진이 촬영 사이사이 짬을 내 이곳을 찾아 인터뷰를 진행했다. 배우 마고 로비, 크리스 메시나와 캐시 얀 감독과의 인터뷰는 다음 편에 이어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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