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찌질하고 하찮은데 귀여워! 찌질미 넘치는 배우&캐릭터들

조회수 2019. 12. 10. 08: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씨네플레이 문선우 기자

얄미움을 유발하는 허세, 쭈구리같은 하찮음으로 무장했음에도 귀엽게 느껴지는 캐릭터와 배우들이 있다. 자꾸 웃음이 나오는 그 모습에 한 번 빠지면 답도 없이 앓게 된다는 취향 파괴범들! 카리스마 있는 모습보다 찌질했을 때 더 매력적인 배우들과 그들의 영화 속 캐릭터들을 간단히 모았다.


출처: <불량남녀>
출처: <사랑이 무서워>

임창정

찌질한 캐릭터의 계보를 살펴봤을 때 임창정은 그야말로 살아있는 전설급이다. 2000년대 초 <색즉시공>, <불량남녀>, <청담 보살>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코믹 찌질 연기의 대가로 자리 잡은 그는 찰진 입담과 능글맞은 연기로 어떤 캐릭터든 ‘하찮은 양아치’ 느낌이 나도록 소화하며 큰 웃음을 선사했다. 2000년대 코믹 영화 명대사를 뽑아보라면 그의 작품이 꼭 하나쯤은 들어가 있을 정도. “아, X바! 존X 카리스마 있어” 허세를 부리는 <불량남녀> 극현이나, 방에서 은밀한 짓을 하다 엄마에게 걸려 찍소리 못한 채 혼나는 <사랑이 무서워> 상열은 네티즌 사이에서 현재까지도 회자되며 임창정의 인생 캐릭터가 됐다.


출처: <남자사용설명서>
출처: KBS2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오정세

그깟 자존심이 뭐라고.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노규태는 자존심에 사과조차 “암 쏘립니다요” 뱉어버리는 허세로 똘똘 뭉친 남자다. 온갖 곳을 휘젓고 다니며 특별 대접받아야 직성이 풀리고, 위기 상황에 구원자처럼 나타난 전부인인 홍자영에게 “누나 왜 드리프트 타떠” 말하는 노규태는 오랜만에 TV 드라마에 등장한 찌질미 넘치는 캐릭터였다. 찌질함과 허세로 똘똘 뭉친 캐릭터를 연기할 때 빛을 발하는 노규태 역의 오정세는 영화 <남자 사용 설명서>로 한차례 이를 증명한 바 있다. 허세 가득한 톱스타지만 어딘지 억울해 보이는 눈빛(?)으로 무장한 이승재는 좋아하는 여자의 집 앞까지 쫓아가 “(다른 남자와) 잤지? 잤냐고!” 구질구질 매달리는 등 여러 하이라이트 장면을 남겼다.


출처: <엑시트>
출처: <건축학개론>

조정석

<엑시트>에서 할 줄 아는 거라곤 암벽 등반뿐인 장기 취준생 용남 역으로 올여름 극장가를 사로잡았던 배우 조정석. 동네 바보로 불리고 누나에게 머리를 쥐어뜯기며 ‘하찮음’을 누구보다 매력적으로 소화한 그는 이미 여러 작품을 통해 허세와 하찮음의 정석을 보여준 바 있다. 스크린 데뷔작 <건축학개론>에서 과거 승민(이제훈)에게 나름의 연애코치를 해주는 재수생 납뜩이 역으로 이제훈과는 다른 류의 찌질함을 연기했으며,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선 입만 열었다 하면 허세지만 실제론 여기저기 치이고 다니는 ‘아가리 마초’ 이화신 역으로 분해 시청자들로부터 짠한 연민을 받으며 인기를 끌었다.

출처: (왼쪽부터) <엑시트>,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
머리 뜯기기 전문 배우인가요
출처: <러브 픽션>
출처: <러브 픽션>

하정우

<추격자>, <황해>,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를 거쳐 <PMC: 더 벙커>까지, 조폭‧정보요원 등 스크린 속 ‘배우 하정우’는 대체로 투박하거나 거친 면모를 지닌 ‘상남자’ 캐릭터가 대다수였다. 그러나 ‘인간 하정우’는 꽤 다르다. 능글맞으며 자신만의 개그로 주변을 유쾌하게 만든다. 그런 하정우의 매력이 담뿍 들어있는 영화가 바로 <러브 픽션>이다. 하정우는 제대로 연애 한 번 해본 적 없는 31살 소설가 구주월을 연기, 차마 귀 열고 들어줄 수 없는 찌질한 대사들을 감칠나는 연기로 살리며 인생 로맨틱 코미디 연기를 펼쳤다. 침대 위, 겨털 때문에 삐진 희진(공효진)의 마음을 돌리고자 “(겨)털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싶어. 털들아~ 털들아~” 말하는 장면에서 그 하찮음과 귀여움에 매료되지 않을 이가 있을까.


출처: <최악의 하루>

이희준

헤어졌던 구 남친이 내 SNS를 염탐해 현재 있는 곳을 찾아왔다면? 심지어 미련에 젖은 눈빛으로 “뭐 만나는 사람 생겼어요?” 묻고, 자기희생하는 듯한 말투로 “(그래서) 전 행복해지지 않기로 했어요. 와이프와 재결합하려고요” 말하는 구 남친이라면 말이다. 두 문장 가운데 하나만 해당해도 최악인데 <최악의 하루> 속 운철은 그 어려운 걸 둘 다 해내는 남자다. 배우 이희준은 특유의 느릿한 리듬감과 화법이 더해진 연기로 운철의 찌질함을 완성, 특별 출연임에도 신 스틸러에 가까운 존재감을 남기고 퇴장했다.


출처: <옥희의 영화>
출처: <내 아내의 모든 것>

이선균

다혈질의 버럭과 찌질함을 오가는 극과 극 연기의 달인 이선균. 부드러운 저음과 무게감 있는 캐릭터를 통해 눈도장을 찍었지만 사실 이선균은 찌질함과 억울한 연기의 장인이다. 임수정과 호흡을 맞춘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선 아내에게 이혼을 말하고 싶지만 겁이 나 옆집 남자에게 ‘아내를 유혹해달라’ 부탁하는 남자 두현 역으로 하찮았으며, <끝까지 간다> 형사 고건수는 까칠하지만 박창민(조진웅)을 상대로 억울(?) 하고 끈질기게 맞기만 하며 관객들로 하여금 불쌍함을 자아냈다.

더 나아가 홍상수 월드 속 이선균이 연기한 인물들은 말 그대로 혀를 찰 정도. 자신에게 마음이 없는 옥희(정유미)의 집 앞 계단에 술에 취한 채로 잠들고, 눈 뜨자마자 “이런 느낌 처음이야, 널 사랑해” 올드한 멘트로 고백하는 거 하며(<옥희의 영화>), 술에 취해 늘어진 채 같은 말만 반복하는 처량한 문수의 모습이 말이다(<우리 선희>) .



출처: <스물>
출처: <청년경찰>

강하늘

KBS2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순박하고 정의로운 시골 경찰 황용식 역으로 ‘촌므파탈’(촌스러움+옴므파탈) 신드롬을 이끈 강하늘. 힘만큼이나 굳센 순정으로 노규태와 함께 시청자들의 귀여움을 차지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황용식 이전 강하늘은 두 편의 청춘 영화로 주목을 받은 바 있는데, <스물>과 <청년 경찰>이 그것이다. 두 영화는 사회에 갓 입성한 20대 남성들의 어설픈 청춘 적응기를 그린 바, ‘찌질하니까 청춘이다’라는 평을 남기며 흥행에 성공했다. 강하늘은 <스물>에서 그는 숫기 없지만 낭만적인 ‘캠퍼스 로맨스’를 꿈꾸는 스무살 김경재 역을 연기했으며, 이어 <청년경찰>에서는 결벽증 있는 경찰대생 강희열로 분해 소심하고도 능청스러운 연기를 펼쳤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