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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통편집 굴욕 딛고 '엠마 스톤'급으로 성장한 그녀

조회수 2019. 11. 22.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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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
출처: <좀비랜드>의 매디슨 (조이 도이치)

<좀비랜드: 더블 탭>은 원년 멤버의 컴백으로 기대를 모은 영화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 원년 멤버보다 더 빛나는 배우는 따로 있었으니. 칙칙한 좀비랜드를 핑크빛으로 화사하게 물들이는 존재이자, 콜럼버스(제시 아이젠버그)와 탤러해시(우디 해럴슨)의 여정에 합류한 생존자, 매디슨이다. 매디슨은 루이비통 가방으로 좀비를 때려잡고, 긍정의 힘 하나로 10년간 좀비랜드에서 생명줄을 붙잡아 온 캐릭터다.

원년 멤버가 등장하든, 좀비들이 등장하든, 매디슨이 입을 여는 순간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그녀에게로 향하는 마법. <좀비랜드: 더블 탭>을 본 이들이라면 쉽게 잊지 못할 역대급 캐릭터를 탄생시킨 조이 도이치, 그녀가 걸어온 연기 인생을 되짚어봤다. 

조이 도이치

<빽 투 더 퓨처> 마티 엄마 닮은 꼴,
알고 보면 모녀 지간

(왼쪽부터) 리 톰슨, 조이 도이치

조이 도이치와 유독 닮은 배우가 있다. <빽 투 더 퓨쳐> 시리즈에서 마티 맥플라이(마이클 J. 폭스)의 엄마, 로레인 맥플라이를 연기한 리 톰슨이다. 닮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조이 도이치가 그녀의 딸이기 때문. 조이 도이치는 배우 리 톰슨과 감독 하워드 도이치의 차녀로 태어났다. 알고 보면 부모님 외 다른 가족도 영화업에 종사 중인 예술가 집안 출신. 조이 도이치의 할아버지 머레이 도이치는 90년대 <닌자 터틀> 시리즈 외 여러 작품의 음악을 담당한 영화 음악 감독으로 활동했고, 에미상을 세 번이나 수상한 배우 로버트 월든이 그녀의 증조부다. 외할머니 바바라 핸든도 배우 겸 무대 연출가 출신. 조이 도이치의 언니 메들린 도이치는 작가이자 감독, 배우 겸 음악가로 다재다능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미국의 인재다. 


데뷔작은 디즈니, 가족과 함께

어린 시절부터 엔터테인먼트 업계 환경과 가까이 자란 조이 도이치는 5살 때부터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동시에 발레, 재즈 댄스, 탭 댄스, 힙합 댄스 등을 배우며 무용에 소질을 보였다. 조이 도이치가 연기자로 데뷔한 건 2010년이다. 디즈니 채널에서 방영된 <잭과 코디, 우리 학교는 호화 유람선>에서 잭 마틴(딜런 스프로즈)의 사랑을 받던 캐릭터 마야를 연기했다. 두 캐릭터는 팬 픽션을 다수 생성할 정도로 시청자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출처: <잭과 코디, 우리 학교는 호화 유람선>, (왼쪽부터) 딜런 스프로즈, 조이 도이치

스크린 데뷔작은 2011년 개봉한 <메이어 컵케이크>. 컵케이크를 만드는 매리(리 톰슨)가 우연히 작은 마을의 대표자로 선출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다. 주연을 맡은 리 톰슨과 실제 모녀지간인 메들린 도이치와 조이 도이치가 극 중 매리의 딸 아니타와 라나를 연기했다. 이 작품은 조이 도이치의 언니, 메들린 도이치의 연기 데뷔작이기도 하다. 

출처: <메이어 컵케이크>

통편집, 흥행 실패 겪었던 신인 시절

출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삭제 장면

엄마 리 톰슨과 함께 작은 영화로 스크린에 입성한 조이 도이치는 곧 가족의 품을 떠나 다양한 작품의 오디션을 보기 시작한다. 그녀의 두 번째 영화 출연작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악당 리저드(리스 이판)가 학교에 출몰하는 장면에서 그를 처음으로 마주하는 학생을 연기했으나, 아쉽게도 통편집 당했다. <좀비랜드: 더블 탭>에 함께 출연한 엠마 스톤이 주연, 그웬 스테이시를 연기했던 영화였다는 연결점이 흥미롭다. 마크 웹 감독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DVD를 통해 조이 도이치의 출연 분량을 공개했다. 

출처: <뷰티풀 크리처스>

자연스레 <뷰티풀 크리처스>가 조이 도이치의 첫 상업 영화가 됐다. 동명의 영어덜트 소설이 원작인 영화로 그녀는 조연 캐릭터 에밀리 애셔를 연기했다. <뷰티풀 크리처스>는 할리우드의 파릇파릇한 신인배우들을 비롯해 엠마 톰슨, 제레미 아이언스, 에미 로섬 등 쟁쟁한 배우들을 내세웠지만 제작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방대한 세계관을 마무리 짓지도 못한 채 1편에서 막을 내렸지만, 할리우드 관계자들에게 탄탄한 연기력을 지닌 신인 조이 도이치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작품으로 남았다. 


2016년부터 할리우드 열일몬 등극,
‘블랙 리스트’ 시나리오
작품 전문 배우

출처: <에브리바디 원츠 썸!!>

국내 영화팬들에게 조이 도이치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건 2016년부터다. 로버트 드 니로, 잭 에프론 주연 <오 마이 그랜파>에서 제이슨(잭 에프론)의 여자친구 샤디아를 연기했고,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80년대 추억 소환 19금 하이틴 코미디 <에브리바디 원츠 썸!!>에서 유일한 여성 주인공 베벌리를 연기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국내에 소개된 작품은 아니지만, 졸업 후 정체성 고민에 빠진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굿 키즈> 역시 북미에서 꼽는 그녀의 대표작. <오 마이 그랜파>나 <굿 키즈>의 경우, 할리우드 블랙 리스트(할리우드 관계자들의 인정을 받았으나 영화화되지 못한 시나리오들을 일컫는 말)에 오른 시나리오였다는 점도 눈에 띈다.

출처: <7번째 내가 죽던 날>
출처: <플라워>

국내에서도 좋은 평을 받으며 역주행 돌풍을 일으켰던 <7번째 내가 죽던 날>은 죽기 전 마지막 하루가 반복되는 삶에 갇힌 소녀 샘의 성장담이다. 샘을 연기하며 단독 주연으로서 극을 이끌어가는 조이 도이치의 묵직한 연기를 확인할 수 있다. 국내 미공개작 <플라워> 역시 조이 도이치의 연기에 극찬이 쏟아진 작품이다. 그녀의 연기를 두고 <콜라이더>는 “찌릿찌릿한 전기가 오를만한 연기”라는 표현을 썼고, <인디와이어>는 “조이 도이치가 진정한 스타임을 증명한다”는 코멘트를 남겼다. 두 작품의 시나리오 모두 블랙 리스트에 올랐다. 

출처: <호밀밭의 반항아>
출처: <상사에 대처하는 로맨틱한 자세>

그 외 그녀는 작가 제리 샐린저(니콜라스 홀트)의 전기 영화 <호밀밭의 반항아>에서 제리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실존 인물 우나 오닐을 연기했다. <와이 힘?>에서 호흡을 맞췄던 제임스 프랭코가 감독, 제작, 주연을 도맡은 영화 <디재스터 아티스트>에 출연하기도 했다. 넷플릭스의 인기작, <상사에 대처하는 로맨틱한 자세> 역시 그녀의 주연작이다. 일 중독 상사들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두 비서가 각자의 상사를 연애시키기 위해 작전을 펼치는 내용을 담은 영화로, 그녀는 루시 리우를 상사로 모시는 비서 하퍼를 연기했다. 


감독이 ‘솔로 영화’ 만들고 싶다 밝힌
<좀비랜드: 더블 탭>의 매력 덩어리

출처: <좀비랜드: 더블 탭>

그간 거침없고 당당하며 똑부러진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왔던 조이 도이치. <좀비랜드: 더블 탭>에서 그녀는 나사 빠진(!) 캐릭터 매디슨을 연기하며 180도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다. 쇼핑몰의 아이스크림 가게 냉장고에서 살고 있던 매디슨은 손톱, 그리고 호신용 스프레이로 홀로 10년간 살아남은 인물이다. 온몸을 핑크색으로 무장하고, 거침없고 솔직한 입담(이라 쓰고 뇌가 텅텅 빈 듯한 입담이라 읽는)을 자랑하는 매디슨은 무한 긍정 에너지로 관객의 실없는 웃음을 자아낸다.

출처: <좀비랜드: 더블 탭>
매디슨이 망원경을 보는 방법...

해외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매디슨 캐릭터에 대해 설명한 루벤 플레셔 감독은 “<좀비랜드>의 원년 멤버들이 지닌 케미스트리가 매우 강력했기 때문에, 매디슨 역의 캐스팅 기준이 매우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디슨을 실제 존재하는 인물로 만들어낸 조이 도이치의 연기를 보고 한 방 먹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매디슨의 솔로 영화를 만들고 싶었을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좀비랜드: 더블 탭>은 자신이 출연한 모든 장면에서 엄청난 장악력을 자랑하는 조이 도이치의 존재감이 돋보이는 영화다. 10년 전이나 먹혔을 법한 전형적인 금발 푼수 캐릭터, 케케묵은 컨셉의 캐릭터도 독창적으로 재탄생시키고야 마는 조이 도이치의 내공을 확인할 수 있다. 


연기를 넘어 제작까지! 차기작은?

출처: <버팔로드>

조이 도이치는 연기뿐만 아니라 제작에도 손을 뻗으며 할리우드에서 제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그녀가 제작에 처음으로 참여한 작품은 어머니 리 톰슨의 영화 연출 데뷔작 <더 이어 오브 스펙타큘라 맨>. 그녀의 언니와 함께 주연으로 활약한 가족 영화다. 두 번째로 제작에 참여한 영화는 올해 트라이베카 필름페스티벌에서 공개되어 호평을 받았던 코미디 <버팔로드>. 빚 관련 문제로 뉴욕 버팔로를 탈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기꾼 페그 달의 이야기로, 조이 도이치가 페그 달을 연기한다. 2020년 개봉 예정인 <모스트 데인저러스 게임>(Most Dangerous Game) 역시 그녀가 주연 겸 제작자로 이름을 올린 영화다. 조이 도이치와 <에브리바디 원츠 썸!!> <상사에 대처하는 로맨틱한 자세>에 함께 출연했던 글린 파웰이 주연 겸 제작자로 함께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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