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심'으로 상상해봤다, <원스 어폰 타임 인 할리우드>를 만든 쿠엔틴 타란티노에게 추천하고 싶은 충격적인 실화들

조회수 2019. 10. 10.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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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 힘든 일을 “영화 같다”고 말할 때가 있다. 할리우드를 비롯한 전 세계의 영화 제작자들이 이런 실화를 영화로 만들곤 한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도 맨슨 패밀리가 저지른 충격적인 살인 사건 실화가 바탕이다. 그에게 또 다른 충격 실화를 소개해주면 어떨까 싶었다. 물론 이 포스트를 타란티노 감독이 볼 일은 없을 테니 재미로 보면 좋겠다.

지존파 사건

출처: 지존파 사건은 김기환 등 지존파 일당 7명이 1993년 7월부터 1994년 9월까지 5명을 연쇄 살인한 사건이다.
출처: <저수지의 개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맨슨 일당의 범죄는 1990년대 초반 국내에서 벌어진 이른바 지존파 사건과 유사한 지점이 있다. 대개의 살인이 금전이나 치정 관계에서 비롯되는 것과는 달랐다. 두 집단은 말하자면 사회에 대한 불만으로 살인을 저질렀다. 또 자신들의 범죄를 정당화하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타란티노 감독은 한정된 공간의 활용에 능하다. 데뷔작 <저수지 개들>이나 <헤이트풀 8>이 이런 유형의 영화라고 볼 수 있다. 지존파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라면 전남 영광의 시골 마을에 있던 그들의 집이 주된 공간이 될 수 있다. 당연하게도 이 공간이 미국의 시골 어딘가가 될 수도 있겠다. 타란티노 감독이라면 이 공간에서 벌어진 끔찍한 비극을 그만의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오로라 총기 난사 사건

출처: 오로라 총기 난사 사건 당시 뉴스 화면.

호아킨 피닉스의 ‘미친’ 연기가 담긴 <조커>를 보며 2012년 미국 콜로라도 오로라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을 떠올리게 됐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가 상영하고 있던 센추리 16 극장에서 범행이 일어났다. 범인은 자신을 조커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총기 난사 사건을 다룬 영화는 그간 몇 편이 제작된 바 있다. 대표적인 영화가 컬럼바인 고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을 다룬 마이클 무어 감독의 <볼링 포 콜럼바인>과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엘리펀트>가 있다. 타란티노 감독이 만약 오로라 총기 난사 사건을 영화로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 그는 <조커>에서 우리가 본 것처럼 한 인간의 내면을 파고드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렇다면 자신을 조커라고 주장한 인물을 중심에 두고 그를 둘러싼 주변 캐릭터를 가상으로 만들어낸 수 있겠다. 현실적으로 이 사건을 다루는 영화는 현재 미국 내에서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쉽게 나오기는 힘들 듯하다.


아키하바라 살인 사건

출처: 아키하바라 살인 사건 당시 뉴스 화면
출처: <킬 빌 - 1부>

타란티노 감독은 일본 문화에 관심이 많다. <킬 빌> 시리즈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런 그라면 일본 내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에 관심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2008년 일본 도쿄의 아키하바라에서 무차별 살인 산건이 일어났다. 7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을 당했다. 범인은 트럭을 몰고 사람들을 쳤다. 차에서 내린 뒤에는 등산용 칼을 휘둘렀다. 타란티노 감독이라면 <킬 빌> 시리즈처럼 좀더 장르적으로 이야기를 꾸밀 수도 있을 것이다. 범인을 주인공으로 설정하지 않고 당시 아키하바라에 있었을 법한 가상의 피해자들을 메인 캐릭터로 삼을 수 있겠다. 물론 미국인이 등장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

출처: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1963년 11월 22일 텍사스 댈러스에서 암살됐다.

너무 식상한 거 아니냐 싶을 수도 있다. 이미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는 여러 차례 나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기 소개하는 이유는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 사건은 여전히 미스터리한 일이기 때문이다. 또 여러 가지 가설이 존재한다. 타란티노 감독이 만약 이 사건을 관심을 가지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추측하건데 그건 아마도 그의 가장 큰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우선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와 유사한 스타일을 이어간다면 이 영화는 1960년대 말 미국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담아낼 수 있을 것이다. 타란티노 감독은 <재키 브라운>에서도 그랬지만 동시대보다는 과거를 동경하는 경향이 있다. 그가 어떤 가설을 채택하는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영화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쿠바음모설, FBI 개입설 등이 아닌 완전히 다른 그림을 그려도 괜찮겠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 샤론 테이트(마고 로비)이 등장한 것처럼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 영화에 마릴린 먼로부터 등장하는 것도 상상해볼 만하다. 만약 타란티노 감독이 이 엄청난 사건을 다룬다면 <킬 빌> 시리즈처럼 1, 2편에 나눠서 나와도 좋겠다.


운디드니 학살

출처: 운디드니 학살 사건
출처: <장고: 분노의 추적자>

운디드니 학살은 미국 내에서 운디드 니 전투(Battle of Wounded Knee)라고 불린다. 1890년에 미군들이 라코타 족 인디언(아메리카 원주민)을 학살했다. 만약 타란티노 감독이 운디드니 학살을 영화 소재로 삼는다면 <장고: 분노의 추적자>의 연장선을 생각해볼 수 있겠다. 백인 주연의 서부극을 전복하면서 흑인 총잡이를 주인공으로 만든 바 있는 그라면 인디언 총잡이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타란티노 감독이라면 역사적 반전을 그릴 수도 있겠다. 순수하게 학살의 비극을 정직하게 그리는 건 타란티노 감독과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출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타란티노 감독은 “10편의 영화를 만들고 은퇴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가 그의 9번째 영화다. 10번째 영화는 R등급 <스타트렉>, <장고: 분노의 추적자>의 속편 격인 <장고/조로>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최근 인터뷰에서 타란티노 감독은 “공포영화를 차기작으로 삼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직까지 그의 ‘은퇴작’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나오지 않고 있다. 10번째 영화가 언제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게 있다. 그의 팬들은 11번째 영화도 보고 싶을 거라는 점이다. 그런 마음으로 이 포스트가 나오게 됐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이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든다면 어떨까’라는 상상력은 순수한 ‘팬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봐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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