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영화 캐스팅 거절한 배우들의 가지각색 사연

조회수 2019. 10. 5.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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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유은진 기자
(왼쪽부터) 조 샐다나, 아만다 사이프리드

우리는 어쩌면 다른 버전의 가모라를 만날 수도 있었다. 2019년 8월 8일,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MTV>와의 인터뷰를 통해 “슈퍼히어로 캐스팅 제안을 거절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녀가 거절한 역할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의 가모라. 그녀는 “1년 중 6개월을 녹색으로 지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가모라 역할을 거절했으며, “굉장히 큰 역할이었지만 후회는 남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 영화 산업에 가장 많은 영향력을 떨치고 있는 마블 스튜디오, 그들의 러브콜을 거절한 스타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왼쪽부터) 톰 크루즈,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톰 크루즈, 아이언맨


현재로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아닌 아이언맨을 상상할 수 없지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이전 아이언맨 역할에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었던 배우는 톰 크루즈였다. 아이언맨의 판권이 20세기 폭스에게 있을 시절 <아이언맨> 영화 제작이 진행됐고, 제작진은 톰 크루즈가 토니 스타크 역을 맡아주길 원했다. 톰 크루즈 역시 이 프로젝트에 많은 애착을 지니고 있었으나 영화의 제작은 계속 지연됐고, 기다림을 견디지 못한 톰 크루즈는 끝내 <아이언맨> 출연을 고사했다. 그는 이후 인터뷰를 통해 “(<아이언맨>은) 나와 잘 통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레이첼 맥아담스, 기네스 팰트로

레이첼 맥아담스, 페퍼 포츠/프라이데이

마블이 삼고초려 끝에 캐스팅에 성공한 배우, 바로 레이첼 맥아담스다. 레이첼 맥아담스는 <아이언맨>의 연출을 맡은 존 파브로 감독이 일찍이 페퍼 포츠 역으로 점찍어놓은 배우였다. 마블은 그녀에게 아이언맨의 연인 페퍼 포츠와 아이언맨의 비서 프라이데이의 목소리 역할을 제안했으나, 스케줄 문제가 엉켜 레이첼 맥아담스는 마블에 합류할 수 없었다. 그녀가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이하 MCU)와 함께한 건 그로부터 8년 후.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연인이자 동료 의사, 크리스틴 팔머를 연기했다.

(왼쪽부터) 스칼렛 요한슨, 에밀리 블런트, 헤일리 앳웰

에밀리 블런트, 블랙 위도우/페기 카터


마블 영화에 새로운 여성 히어로 합류 소식이 들릴 때마다 팬들 마음속 캐스팅 1위 배우로 손꼽히곤 하는 에밀리 블런트.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엣지 오브 투모로우> 등에서 놀라운 액션 연기를 선보인 에밀리 블런트를 마블이 그냥 지나쳤을 리 없다. 에밀리 블런트는 마블로부터 두 번이나 출연 제안을 받았다. <아이언맨 2>에서 첫 등장한 블랙 위도우, 나타샤 로마노프와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의 영원한 사랑(!) 페기 카터가 그녀에게 캐스팅 제의가 들어온 캐릭터. 그러나 당시 그녀는 <걸리버 여행기>에 출연하기로 계약되어있던 상태였고, 안타깝게도 굴러들어온 MCU 캐릭터를 걷어찰 수밖에 없었다. 

(왼쪽부터) 멜 깁슨, 안소니 홉킨스

멜 깁슨, 오딘


절친이 직장 동료의 아버지가 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돈독한 사이를 자랑하는 배우, 멜 깁슨은 2016년 칸영화제에서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케네스 브래너 감독으로부터 <토르> 시리즈 속 토르의 아버지, 오딘 역할을 제안받았으나 거절했다”고 밝혔다. 멜 깁슨이 연기했다면 더 호쾌한 오딘이 탄생했을까? MCU 속 대부분의 캐릭터가 그렇듯, 지금으로선 안소니 홉킨스가 아닌 오딘은 상상하기 어렵다.

(왼쪽부터) 젠슨 에클스, 제레미 레너

젠슨 에클스, 호크 아이


존 크라신스키를 비롯한 많은 배우들이 드나들었던 캡틴 아메리카 오디션 룸. 그 안엔 젠슨 에클스도 있었다. 드라마 <슈퍼 내추럴>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던 젠슨 에클스를 놓치기 아까웠던 마블 스튜디오 측은 그에게 호크아이 역에 도전할 것을 제안했다. 젠슨 에클스는 “<슈퍼 내추럴> 촬영과 스케줄이 겹친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솔로 영화도 없고 다른 슈퍼히어로보다 적은 분량을 지닌 호크아이 역은 탐탁지 않았던 걸까? 캡틴 아메리카 역에 캐스팅되었다면 <슈퍼 내추럴> 출연을 포기했을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왼쪽부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토비 맥과이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스파이더맨


MCU 이전에도 마블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화는 제작되고 있었다. 대표적인 영화가 <스파이더맨> 3부작이다. 샘 레이미 감독이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연출하기 전, <스파이더맨>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던 이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아놀드 슈왈제네거에게 닥터 옥토퍼스 역을, 드류 베리모어에게 그웬 스테이시 역을 맡기고 에드워드 펄롱을 피터 파커로 캐스팅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소니픽쳐스는 스파이더맨 역에 <타이타닉>의 스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함께하길 원했다. 당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슈퍼히어로를 연기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캐스팅 제안을 거절했다. 이후 샘 레이미 감독이 <스파이더맨> 시리즈 제작에 박차를 가하자, 디카프리오는 어린 시절부터 친구였던 배우 토비 맥과이어를 스파이더맨 역에 추천했다.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은 현재까지도 팬들에게 최고의 스파이더맨으로 손꼽히고 있다.

(왼쪽부터) 매튜 맥커너히, 커트 러셀

매튜 맥커너히, 에고


어쩌면 스타로드(크리스 프랫)의 아버지가 더 젊은 모습으로 등장했을지도 모르겠다. 마블 스튜디오가 스타로드의 아버지, 에고 역에 점찍어둔 배우는 오스카 위너 매튜 맥커너히였다. 그러나 매튜 맥커너히는 마블 스튜디오의 러브콜을 거절하고 스티븐 킹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다크 타워>에 출연했다. 매튜 맥커너히는 인터뷰를 통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를 좋아한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흥행에 성공했고, 작품에 또 다른 대형 배우를 출연시키기 위해 화려한 배역을 만드는 것 같다”고 털어놓으며 <다크 타워>를 선택한 이유로 “프랜차이즈 시리즈의 시작을 여는 출연자가 되길 원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마크 러팔로, 호아킨 피닉스, 베네딕트 컴버배치

호아킨 피닉스, 헐크/닥터 스트레인지


할리우드의 명배우, 호아킨 피닉스는 마블 스튜디오의 러브콜을 두 번이나 받은 배우다. 먼저 그가 제안받은 역할은 에드워드 노튼이 떠나고 새로운 적임자를 찾고 있던 헐크. 브루스 배너의 양면성과 고뇌를 누구보다 잘 표현해냈을 것 같은 배우지만, 호아킨 피닉스는 캐스팅 제안을 거절했고 최종적으론 마크 러팔로가 새로운 헐크로 캐스팅됐다. 호아킨 피닉스의 단호박 거절에도 불구하고 그를 향한 마블 스튜디오의 사랑은 계속됐다. 마블 스튜디오는 몇 년 후, <닥터 스트레인지>의 시나리오를 들고 호아킨 피닉스를 찾았다. 닥터 스트레인지 역할 역시 단번에 거절한 호아킨 피닉스는 프랜차이즈, 유니버스 등에 속한 대형 영화들을 통해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매즈 미켈슨 버전 말레키스 컨셉 아트, 매즈 미켈슨

매즈 미켈슨, 말레키스


<닥터 스트레인지>의 빌런, 케실리우스 역으로 MCU에 합류한 매즈 미켈슨. 스케줄만 더 잘 맞았다면 우리는 그를 더 빨리 MCU 영화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매즈 미켈슨은 <토르: 다크 월드>의 메인 빌런, 말레키스 역으로 출연 제안을 받았으나 드라마 <한니발> 시리즈의 촬영 일정과 겹쳐 그 역할을 포기했다. 한편으로 다행인 건, <토르: 다크 월드>의 말레키스가 MCU 영화 통틀어 가장 허무한 최후를 맞은 빌런으로 손꼽히기 때문. 올해 5월, 마블 스튜디오 시각 효과 담당 찰리 웬이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매즈 미켈슨 버전 말레키스의 컨셉 아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왼쪽부터) 올리비아 와일드, 조 샐다나

올리비아 와일드, 가모라


가모라는 꽤 많은 할리우드 배우가 거쳐갔던 캐릭터다. 뚜렷한 이목구비로 강인한 인상을 전하는 올리비아 와일드 역시 가모라 역으로 출연 제의를 받았다. 그로부터 몇 년 후 올리비아 와일드는 <시네마 블렌드>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모라 역할을 거절한 이유를 밝혔다. 그녀는 “슈퍼히어로 영화의 열렬한 팬이며, MCU 영화를 존경한다”라고 운을 뗀 후, “여성 슈퍼히어로의 문제는 너무 완벽하다는 것이다. 뻔하지 않고 복잡한 여성 슈퍼히어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제이슨 모모아, 데이브 바티스타

제이슨 모모아, 드랙스


제이슨 모모아가 DC가 아니라 마블의 슈퍼히어로를 연기했다면 어땠을까? 제이슨 모모아는 데이브 바티스타보다 먼저 드랙스 역할을 제안받았다. 오디션도 보고, 스크린 테스트에도 참여했지만 결국 거절. 제이슨 모모아는 “이전에 연기해왔던 캐릭터들과 드랙스의 이미지가 겹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출연을 고사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조셉 고든 레빗, 크리스 프랫

조셉 고든 레빗, 스타로드


우리들의 조토끼, 조셉 고든 레빗 역시 마블의 여러 캐릭터를 떠나보냈다. 앤트맨, 닥터 스트레인지 역할을 제안받기도 했지만 가장 강력한 출연 후보로 떠올랐던 역할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스타로드. 당시 조셉 고든 레빗은 피터 퀼을 연기하기 위해 스크린 테스트까지 받았지만, <씬 시티: 다크히어로의 부활>에 출연하기 위해 마블 스튜디오의 제안을 거절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흥행과 비평,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성공을 거둔 반면, 조셉 고든 레빗이 선택한 <씬 시티: 다크히어로의 부활>은 흥행 참패의 쓴맛을 봤다.

(왼쪽부터) 레베카 홀, 제시카 차스테인, 에반젤린 릴리

제시카 차스테인, 마야 한센/와스프


제시카 차스테인 역시 마블 스튜디오의 러브콜을 두 번 거절했다. 가장 먼저 제안받은 역할은 <아이언맨 3> 속 반전의 키를 쥐고 있었던 과학자 마야 한센 역. 당시 제시카 차스테인은 빡빡한 스케줄 문제로 마야 한센 역을 거절했고, “내 미래에 또 다른 마블 영화가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후 마블 스튜디오는 와스프 역을 들고 다시 한번 제스카 차스테인을 찾았으나 캐스팅엔 실패했다. 당시 다수의 해외 매체가 제시카 차스테인이 호프 반 다인 역을 거절한 데 대한 다양한 이유를 보도했으나, 관계자들 사이에선 “슈퍼히어로로서 와스프의 활약이 부족해 제시카 차스테인이 실망한 것”이라는 루머가 돌았다. 결국 에반젤린 릴리가 와스프 역에 캐스팅되었고 후속편 <앤트맨과 와스프>에서부터 와스프의 활약이 본격화되면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왼쪽부터) 시얼샤 로넌, 엘리자베스 올슨

시얼샤 로넌, 스칼렛 위치


오스카 시상식 레드 카펫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탄탄한 캐스팅 라인업을 자랑하는 마블 페이즈 4. 알고 보면 마블 스튜디오는 일찍부터 할리우드의 정상에 선 배우들에게 러브콜을 보내왔다. 10대 시절부터 이미 오스카 후보에 여러 번 호명된 시얼샤 로넌도 그중 하나. 마블 스튜디오는 그녀가 스칼렛 위치를 연기하길 원했다. 시얼샤 로넌은 대형 프랜차이즈 영화에 합류하며 스타성을 얻기보단,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브루클린> 등에 출연하며 성인 배우로서 입지를 다지고 더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 길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시얼샤 로넌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 단골 배우가 됐었고, 엘리자베스 올슨은 스칼렛 위치를 통해 배우로서 재평가 받는 데 성공했으니, 시얼샤 로넌의 거절이 서로에게 윈윈의 결과를 부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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