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스타벅스라 불리던 '루이싱커피'의 대범함

조회수 2020. 11. 25. 17: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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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Letter #7] '루이싱커피'에게 배우는 분식회계
[CFO Letter] 다양한 규모의 Start-up 업무 경험을 통해 축적된 유용한 정보들을 저만의 방식으로 공유하려 합니다.

CEO를 포함한 기업의 다양한 의사결정권자들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는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회계, 세무 및 재무관리 등 전문 영역의 지식과 경험을 정리하는 시간이 될 것이고, 이런 정보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회계장부에 '화장'을 하다

분식(粉飾)회계.

잘 알지도 못하는 한자까지 써가며

분식회계를 소개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한자의 뜻풀이에

명쾌한 의미가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화장을 할 때

'분을 칠하다, 분을 바르다'라고 표현하는데,


이때의 '분'자와 꾸밀 '식'이 합쳐진 단어가

바로 분식입니다.


장부에

화장을 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누군가는

주식 가치를 높이기 위해 화장을 하고,

다른 누군가는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화장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특정 요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화장을 하죠.


(상장을 유지하기 위해, 대출을 받기 위해,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지원사업에

통과하기 위해 등등.

화장을 하는 이유는 굉장히 다양합니다.)


오늘은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분식회계 이슈를 다뤄보고자 합니다.

대륙의 스타벅스
'분식회계'로 추락하다

무려 스타벅스를 위협한다며

'핫'하게 등장해 1년 만에

2천여 개의 매장을 열며 승승장구하다,


분식회계로 하루아침에

나스닥에서 상장폐지되는 등

몰락의 길을 걷게 된

루이싱커피(Luckin Coffee)가 주인공입니다.


분식회계도 분식회계지만

대륙 분식회계의 대범함

세상이 놀랐다고 하는데요,


대체 뭘 어떻게 했길래

3,800억 원어치의

화장을 할 수 있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출처: (ⓒ루이싱커피)

1. 루이싱커피 분식회계,
대체 뭘 어떻게 한 것일까?

루이싱커피가 분식회계를 했다고

최초로 주장한 곳은 '머디워터스리서치'라는

미국 리서치회사입니다.


이 리서치 회사는 미국에 상장된

부실기업을 찾아내고 공매도를 통해

큰 이익을 창출하는 회사입니다.


머디워터스는 루이싱커피라는

먹잇감을 발견하고

꽤 오랜 기간 치밀하게 분석하기 시작합니다.


머디워터스의 분식회계 보고서에서는

크게 5가지 분식회계 정황이 나타나있습니다.

1) 매장당 하루 커피 판매량,
그 자체가 과대포장

머디워터스는

루이싱커피 주요 매장 약 980개,

매니저와 아르바이트생 약 1,500명,

매장의 CCTV와 매니저 단체채팅방,

영수증 번호 등을 치밀하게 모아갑니다.


그렇게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판단한 결과

루이싱커피가 사업실적 발표한

매장당 하루 커피 판매량이

과대포장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근거도 다양합니다.

CCTV로 매장에서 판매되는

커피의 수량을 체크하고,


온/오프라인

주문번호가 차례대로 생성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번호가

누락되어 생성되는 것도 발견합니다.


(예. 271,272,273번 순서대로

주문번호가 생성되는 게 아니라

271, 274, 278 등으로 번호 생성하여

하루 판매 수량을 조정)

출처: (ⓒ루이싱커피)
2) 주문 한 건당
커피 판매량도 과대포장

주문 한 건당 커피 수량이 많다면

당연히 주문 건수에 비례해서

매출도 늘어나게 됩니다.


그런데 머디워터스 조사에 따하면

루이싱커피가 점점 부담스럽게 느낀

프로모션 비용을 줄인 이후,


소비자들의 주문도 대량 주문이 줄고

소량 주문 방식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머디워터스가 조사한

주문 한 건당 커피 수량은

1.14잔이었습니다.


즉, 대부분의 고객이

혼자 와서 한 잔만 주문한다는 의미이고

이 한 건당 커피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주문 건당 커피 판매량이 감소함에도

루이싱커피의 주장처럼

매출이 증가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었죠.


출처: (ⓒ루이싱커피)
3) 실제 커피 판매 가격도 과대포장

루이싱커피가 5,000원 정가의 커피

각종 쿠폰과 할인 정책을 통해

실제로는 2,000원(실제 판매 가격)에

판매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머디워터스가

25,843명의 고객 영수증을 통해

실제 판매 가격을 정리해보니,


루이싱커피가 주장하는

실제 판매 가격보다 더 낮았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루이싱커피는

아무리 할인과 무료커피를 많이 제공해도

정가의 55% 수준은 된다고 주장했으나,


머디워터스가 조사한 자료로는

정가의 46%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4) 매장의 거짓 흑자를 숨기기 위한
광고비 과대인식

루이싱커피는

2019년 3,4분기 시점부터 각 매장이

흑자 전환했다고 주장하기 시작합니다.


(실제로도 이후 루이싱의

주가는 큰폭으로 상승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루이싱커피는

자가당착에 빠지게 됩니다.


하반기 이후부터

매장별 흑자를 달성했다고 하나

이게 거짓이고, 거짓말이 발각되지 않으려면

본사 차원의 추가 비용 지원이 필요합니다.


즉, 거짓으로 작성된 매장별 재무제표

('우리 매장별로 흑자야!'라고 주장한

사업보고서)의 이익과 실제 매장의 손실

상쇄할 만한 어떤 비용이 필요했고

이를 광고비로 표기했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3,800억 원 만큼의

매출이 과대하게 포장되었다면,


이익이나 현금도

3,800억 원이 증가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니 이에 대한

나름의 꼼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만약 이게 정말 사실이라면

과다하게 회계처리된 광고비가

누구에게 어떻게 흘러갔을지도

굉장히 궁금하네요.)

머디워터스 보고서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쿠폰, 포인트 등을 통해

비용을 인식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할인, 쿠폰, 1+1 등의 회계처리는

그 케이스별로 매출과 비용을

적절히 인식해야 하는데 워낙 이슈가 많아

분식이 발생할 여지도 많은 부분입니다.


실제로 루이싱커피는

과도한 쿠폰을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5) 부가세 신고서 검토해보니
커피 외 다른 상품 매출도 거짓이었다

중국의 경우 현장에서 제조되는 커피

포장되어 판매되는 기타 제품

부가세가 다르다고 합니다.


그런데 머디워터스가 검토한

루이싱커피 부가세 신고서 결과와

그들이 주장한 기타 상품의

매출금액이 차이가 상당하다는 것입니다.


커피 이외의 다른 상품이나

하위 브랜드 상품들 매출도

거짓이라는 뜻이죠.

출처: (ⓒ루이싱커피)

2. 매출 관련 분식회계
유형 4가지

분식회계의 흔적

재무제표 이곳저곳에서

다양하게 등장합니다.


회사의 상황이나 여건에 따라

매출, 비용, 자산, 부채 등에서

여러 방식으로 나타나죠.


그럼 루이싱커피처럼

매출을 건드리는 분식회계

어떤 종류가 있을까요?

1) 매출 시기를 앞뒤로 조절하는 방식

내년에 발생하는 매출

올해 미리 인식하기도 하고,


올해 발생한 매출을

내년으로 미뤄서 인식하기도 합니다.


각자의 상황과 여건이 다르기에

누군가는 미리, 누군가는 나중으로

매출의 시기를 조정하는 것이죠.


어차피 매출은 매출이니

큰 문제가 없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한 해 한 해의 재무 숫자로

회사 이해관계자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

생길 수도 있습니다.

2) 가공매출/수량조절/단가조절

루이싱커피가 활용한 방식입니다.

위에서 설명한 사례는

그나마 있는 매출의 시기를 조정했을 뿐인데

루이싱 커피는 상당히 대담합니다.


그냥 없는 매출 주문번호 조작하고

판매 수량을 조작하고

판매 가격을 조작하여 만들어 냅니다.


본래 이런 류의 분식회계는

혼자 하기 어렵기 때문에 친밀한 관계의

특수관계자와 진행하는 경우가 많으나

루이싱커피는 조금 더 대범(?)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거짓 매출들이

현금으로 돌아오지 않아

어차피 들킬 수밖에 없는 거짓말인데도

뻔뻔하게 진행했고,


머더워터스가

이를 재빠르게 잡아낸 거죠.

3) 회계 수익인식 기준

조금 어려운 이야기지만

기업의 고유한 성격에 따라

매출 회계처리 방식은 다양합니다.


누군가는 커피를 팔면서

매출을 즉시 인식할 수 있지만,


또 다른 회사는

판매 확정계약이 있더라도

실제 물건을 납품하는 데에

2, 3년이 소요되기도 합니다.


(대우조선해양처럼 배를 판매하는 회사도

분식회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죠.)


이 과정에서 어떤 회계처리를 하느냐가

매출 분식회계 여부를 결정짓기도 합니다.

4) 재매입 약정,
"지금만 팔았다고 치고 내가 다시 사올게"

지금 당장의 매출이 급한 회사라면

특정 거래처에게,


지금 매출을 낸 것으로 처리하고

나중에 다시 사오겠다는

재매입 약정을 하기도 합니다.


순간 매출을 올릴 수 있고

추후 이를 다시 취소하는 거래가 생기면서

차후 연도 매출이 감소하거나

비용이 증가하는 일시적인 분식입니다.


다만,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일시적인 차이도 기업 이해관계자에게는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3. 우리는 어떻게
매출 관련 분식회계를 알 수 있죠?

누군가를 마음먹고 속이면

그것이 당장 거짓임을 알아차리는 것

쉽지 않습니다.


분식회계도 머디워터스처럼

작정하고 분석하지 않는 한

쉽게 찾아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거짓말은 시간이 지날수록

걸릴 확률이 높아집니다.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아야 하고

앞뒤가 안 맞는 상황도 발생하기 때문이죠.


사람 사는 거나 기업 사는 거나

크게 차이가 없는 듯합니다.


매출 분식회계를

빠른 타이밍에 찾아내는 것이 쉽지는 않으나

나름의 방향은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매출 분식회계 잡아내는 TIP

거짓 매출은 결국

1) 현금 2) 매출채권 3) 재고자산

4) 포인트(쿠폰)에서 들통납니다.


1) 거짓매출만큼 현금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아

영업현금흐름이 나빠지게 되고,


2) 못 받는 돈이 많아지면서

(처음부터 거짓 매출이니)

매출채권과 대손충당금이 증가하기도 합니다.


3) 당연히 매출과 밀접하게 연결된

재고자산 수량과 금액도 이상하겠죠.


잘 팔린다는데 재고자산은

왜 이리 증가하는건지...


4) 매출은 매출인데 돈 받고 판 매출이 아니라

포인트(쿠폰)로 만든 매출이라면

회계처리가 명확해야 되는데.. 이게 쉽지 않죠.


우리가 머디워터스처럼

수백 개 매장을 관찰하고

수천 명 임직원과 영수증을 볼수는 없어도,


회사가 제시하는 재무제표의 항목이

매출 분식회계와 관련되지 않았나

한번 정도는 생각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매출에 관련된 부정을

어떻게 적발하는지 진지하게 쓰기 시작하면

회계감사 책이 될 것 같아...


이 부분은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제대로 다뤄 보겠습니다.

아무튼 대륙의 배포는 상당합니다.


감사합니다. 김규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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