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BITDA : 원금 회수까지 걸리는 시간은?
주식 초보 사이다 씨가
발견한 낯선 지표
지난주 사이다 씨는 CES 2019를 다룬
사이다경제 콘텐츠를 읽었습니다.
(참조-CES 2019에서 본 'LG'와 '삼성'의 미래)
지난달 열린 CES 2019에서
최고의 TV 제품으로 꼽힌
LG의 롤러블TV가
사이다 씨의 눈에 띄었는데요,
그래서 사이다 씨는
LG디스플레이의 지난 분기 실적이
어땠는지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주식 초보인 사이다 씨는
LG디스플레이의 실적 발표 자료를 보다가
'EBITDA'라는 지표를 발견했습니다.
생뚱맞기도 하고 이름도 생소한 이 지표는
어디서 튀어나온 것인지 궁금해졌죠.
EBITDA의 개념은 'EV/EBITDA'를 통해
이해하면 더 쉽습니다.
기업의 펀더멘털을 살펴보는
주요 지표로는 EV/EBITDA가
주로 사용되기 때문이죠.
EV/EBITDA는 기업 가치(EV)를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 이익(EBITDA)으로 나눈 값입니다.
*EV : Enterprise Value의 약자.
*EBITDA : Earnings Before Interest, Tax,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의 약자.
일단 기업 가치(EV)와 EBITDA가 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EV
먼저 기업 가치(EV)의 개념을 살펴볼 때는
기업을 인수하는 입장을 이해해야 합니다.
기업 인수자는 한 기업을 인수할 때
기업의 자기자본은 물론
순차입금을 떠안아야 합니다.
순차입금이란 회사가 빌린 돈 중에서
현금과 예금으로 갚을 수 있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를 의미합니다.
*순차입금 = 총차입금 - 현금성 자산
*기업 가치 = 자기자본(시가총액) + 순차입금
그래서 기업 가치(EV)를 구할 때는
자기자본을 나타내는 시가 총액에
순차입금을 더해서 계산합니다.
2. EBITDA
이제 EBITDA에 대해 살펴볼까요?
EBITA라는 단어를 자세히 보면
세금(Tax), 이자(Interest),
감가상각비(Depreciation),
무형자산 상각비(Amortization)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EBITDA는 영업이익에
감가상각비와 무형자산 상각비를
더해 구하는데요,
편의상, 영업이익과 감가상각비만
더해서 구하기도 합니다.
* 감가상각비: 공장이나 기계설비 같은 고정자산은 시간이 지날수록 연령이 높아지므로, 가치 감소분을 고정자산 금액에서 조금씩 차감하면서 비용 처리하는 것. 단, 감가상각비는 회계적으로 반영되는 비용일 뿐, 현금의 변동은 없음.
* 무형자산 상각비: 산업재산권, 영업권, 저작권, 개발권 등의 무형 자산을 일정 사용기간 동안 회계적으로 비용 처리함. 감가상각비와 마찬가지로 회계상 반영되는 비용이기에, 현금 변동은 없음.
즉, 회계상 반영되는 감가상각비와
무형자산 상각비를 빼기 전에
순수하게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래의 표와 같이
영업이익과 EBITDA에서
큰 차이가 나타나는 것이죠.
기업을 매수할 때
원금 회수까지 걸리는 시간
즉, EV/EBITDA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현금 흐름보다,
기업 가치가 몇 배만큼 평가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주당순이익(EPS) 대비 주가가
몇 배만큼 평가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주가수익배율(PER)과 약간 차이가 있죠?
(참조-PER, 이 주식이 비싼걸까? 싼걸까?)
PER은 산정 기준이 당기 순이익입니다.
그러나 일회성 이익이 당기 순이익에
포함되는 경우가 무척 많기 때문에
왜곡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반면, EV/EBITDA는
실제 유출되지 않은 회계상의 현금 흐름인
감가상각비를 고려하기 때문에,
기업의 수익성은 물론
현금 창출 능력을 동시에
파악할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또한, 적자기업은 PER을 산출할 수 없지만,
EV/EBITDA는 적자기업의 가치를
산정할 수 있습니다.
사이다처럼 속 시원하게 이해하는
EV/EBITDA!
주식 초보 사이다 씨는 이제서야
왜 LG디스플레이가 EV/EBITDA를
핵심 지표로서 선호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2017년 기준 LG디스플레이의
기업 가치(EV)는 12.9조 원에 달했습니다.
한편, 이자, 세금, 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EBITDA)은 5.57조 원입니다.
즉, LG디스플레이의 EV/EBITDA는
2.32배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이다 씨가 LG디스플레이를
시장 가격만큼 지불한 후 인수한다면,
투자 원금을 회수하기까지
2.32년이 걸린다는 의미입니다.
2017년 PER은 5.93배이지만,
EV/EBITDA는 2.32배로 나타나는 이유는,
EBITDA에 더해진 감가상각비 때문에,
분모(EBITDA)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이익을 계산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비슷한 것 같아도 다른 수치가 나오는 것이죠.
디스플레이 산업을 영위하는
LG디스플레이는 항상 공장과 같은
시설 투자를 늘려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감가상각비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설비에 큰 비용을
투자하는 LG디스플레이에
가장 적절한 지표는,
주가수익배율(PER)가 아니라
EV/EBITDA입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를 포함한
한국의 주요 대기업은
시설 투자 규모가 막대한 제조업을
대부분 영위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LG디스플레이와 같이
장치 산업을 영위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 판단을 내릴 때는,
수익성만을 고려하는 PER은 물론
수익성과 현금흐름을 동시에 살펴보는
EV/EBITDA를 함께 보는 것이
더 현명한 투자판단에 도움이 될 겁니다.
다양한 지표로 살펴보는 기업의 가치,
오늘은 EV/EBITDA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