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업무에 '회식, 워크숍' 포함이라고?

조회수 2019. 7. 18. 17:1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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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적용 한 달째, 현장은 괜찮았을까?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한

(법정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

주 52시간 근로제도

올해 하반기부터 전격 시행됐습니다.


관련 법규인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2018년 2월 국회를 통과했고

지난 7월 1일부터

종업원 300인 이상의 사업장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시작된 것입니다.


오늘은 시행 한 달이 된

주 52시간 근무 제도가 잘 적용되고 있는지

현실적으로 발생한 문제들은 없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출처: pexels
7월부터 시작된 '주 52시간 근무'

근로기준법 개정 내용을 다시 한번 짚어보면

핵심은 주당 근로시간 52시간의 기준이 되는

1주일을 5일 아닌 '7일'로 명시한 것입니다.


이전에는 주 단위를 평일 5일로 해석해서

주말은 법정근로시간 제외됐기 때문에

휴일 근로를 각 8시간씩 더해

총 68시간 근로가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1주를 7일로 보면

주말(휴일)근무까지 합쳐서

7일 동안 52시간만 일해야 하므로,


주 최대 근로시간이 기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총 '16시간' 줄어들게 됩니다.


(참조-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왜 나는 바뀐 게 없을까?)

출처: 고용노동부
(노동시간 단축 가이드)
공휴일에 쉬어도 '급여'가 생긴다

이번 개정안은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줄어드는 것 외에도

몇 가지 변화를 더 담고 있습니다.


우선 법정공휴일 유급 휴무가

민간 부문까지 확대됩니다.


이전까지 공무원이 아닌

민간 근로자의 유급 휴일은

주휴일(일요일)과 노동절로만

규정하고 있었는데요,


이번 개정을 통해 민간 기업 근로자들도

삼일절·광복절·명절연휴 등

15일 안팎의 공휴일을 유급으로 쉬게 됩니다.

미성년 아르바이트생 노동시간도 단축

18세 미만 연소근로자 노동시간도 단축되어

1일 7시간, 1주에 35시간을

초과해서 근무할 수 없습니다.


기존에는 1주일에

최대 46시간까지 근무가 가능했다면,


이번 개정으로 1주 최대 근로가능 시간이

40시간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출처: 고용노동부
(노동시간 단축 가이드)
근로자가 원해도
52시간 이상 일 못한다?

개정된 근로기준법은 근로자 보호를 위한

강행 규정이기 때문에 노사가 합의한다 해도

특별 인가를 얻지 않으면

52시간 이상 일할 수 없습니다.


만약 이를 어기면 사업주는

징역 2년 이하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집니다.


그러나 경제계는 해당 개정안이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법정 근로시간이 우리나라보다 적은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선진국들도

실제로는 탄력적인 추가 제도를 두고 있다며

이번 개정안 역시

현실에 맞게 고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출처: pexels
선진국들의 탄력적인 근로시간 운영

미국은 1938년부터 법정 근로시간을

주 40시간으로 정했습니다.

주 40시간을 넘기면 초과 근로에 대해

시간당 임금의 50%를 가산해 지급합니다.


하지만 주당 임금이

913달러(연봉 4만7,476달러) 이상인

고소득 사무직에는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하지 않습니다.


이른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WhiteCollar Exemption·근로시간 적용제외)'

라고 불리는 제도 때문입니다.


일본의 경우,

월 45시간, 연 360시간 이상의

추가근로를 못하게 규정하고 있는데요,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엔

월 80시간, 연 720시간까지 유동성 있게

추가근로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처럼 고액 연봉을 받는 전문직은

근로시간 제한에서 제외됩니다.


출처: pexels

유럽연합(EU)도 노동자가 원하면

초과근무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고,


독일, 영국에선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할 경우

자율적으로 근로시간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

근로시간 저축계좌제가 운영됩니다.

특정 기간에 연장근무를 많이 했다면

휴가를 몰아서 갈 수 있는 제도입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비슷한 취지의

연가저축제가 2015년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활성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프랑스, 핀란드, 미국, 일본 등은

탄력적 근로시간제 즉, 1년 단위로

근무시간의 총량만 규제하고

기간별 근무량은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출처: pexels
고용노동부의 가이드는 혼란만 가중?

이렇게 선진국과 비교되는 부분도 문제지만

실제로 운영해보니 현실에 적용할 때

혼란스런 부분도 많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① '회식'도 52시간에 포함될까?

고용노동부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내놓은

노동시간 단축 가이드에 따르면,


부서장이 소집한 회식이나

부서 야유회, 회사 체육대회

근로시간이 아닙니다.


회사 구성원 간 친목을 도모하는 자리를

근로시간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죠.

출처: 고용노동부
(노동시간 단축 가이드)

그런데 법조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내용이 상황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법조인들은

상사가 "회식에 불참하면 인사평가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라고 참석을 강요하면

회식도 근로시간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출처: pixabay
② 거래처와의 저녁 및 워크숍은?

고용노동부 가이드는 거래처 직원과의

저녁 식사골프 약속

상사의 지시나 승인이 있을 경우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지침을 세웠습니다.


또한 업무 논의를 위한 워크숍도

근로시간에 포함되는 것으로 판단합니다.

출처: 고용노동부
(노동시간 단축 가이드)

하지만 거래처와의 저녁 식사

골프 약속과 같은 접대는

실제 사례에 적용할 때 혼선이 생깁니다.


상사의 지시로 동행한 거래처에서

자연스럽게 저녁식사를 할 경우

회사의 분명한 승인 및 지시가 없었기에

근로시간이 아니라는 의견과,


상사가 함께 가자고

지시한 자리에서 발생한 일이니

근로시간에 포함된다는 의견이 맞섭니다.


워크숍도 직원 간 친목도모 시간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 이 시간까지

근로시간을 인정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는데요,


어디까지가 친목도모이고

어디까지가 업무 논의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출처: pixabay
③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면?

근무 중에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시간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용노동부는 이런 시간을

관리자가 호출하면 바로 복귀할 수 있으므로

근로시간(대기시간)으로 판단합니다.


반면 법조계는

1시간 넘게 커피를 마시거나 자리를 비우면

근로시간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출처: pixabay
④ 국내 및 해외 출장,
정확한 근무시간은?

국내 출장과 해외 출장의 경우에도

갈등 요소가 많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출장에 필요한

이동시간이나 대기시간

모두 근로시간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게다가 노사가 합의하면

실제 소요된 시간과 무관하게

사전에 정한 시간만큼 근무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도 했지만,


이 때문에 노사 갈등

증폭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출처: pixabay
⑤ 자발적 출근은
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고용노동부 또한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평일 새벽이나 주말에 출근하면

근로시간이 아니라고 했지만,


근로자들은 '자발적'이라는 개념이

불투명하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근로시간의 실제 적용에 대해

상반된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기업 인사팀에서는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판단을 대부분 기업에 떠넘겼다면서,


"아직도 모호한 부분이 많다"

지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출처: pexels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연간 근로시간이 2위라는 것은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장시간 노동은 생산성을 낮추고

산업 재해 및 높은 자살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도 많습니다.


상황이 이렇기에 근로기준법이

지금이라도 개정된 것은 다행이지만,


일괄적인 적용보다는

사업장의 자율성과 근로자 개인의 선택권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현실에 맞게 조정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아직 적용한 지 1개월이 됐을 뿐이니

많은 의견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개선해나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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