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승리, 월드컵 속 브랜드의 승리는?
이변의 연속, 러시아 월드컵
화제의 2018 러시아 월드컵 폐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비록 우리 국가대표팀의 경기는 일찍 끝났지만
지난 월드컵 우승국 독일이 조별 탈락하고
FIFA 랭킹 70위 러시아가
10위 스페인을 이기고 8강에 진출한 데다가
크로아티아가 최종 결승까지 오르는 등,
연일 이변이 발생한 덕에 매일 밤 늦게까지
월드컵을 즐기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월드컵의 경제적 가치
월드컵이 이렇게 화제가 될수록
커지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월드컵의 경제적 가치입니다.
국제 스포츠 행사의
경제적 가치에 대해선 갑론을박이 많지만,
FIFA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FIFA가 벌어들인 돈만 약 48억 달러
즉, 한화로 5조 원이 넘습니다.
그러니 FIFA 외의 다른 경제 주체들이
월드컵 특수로 누리는 부가적인 경제 가치도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역대 월드컵 개최국인 우리나라만 해도
2002 한일월드컵 개최로
4조 원 가량의 부가가치가 창출돼
0.74%포인트의 GDP 상승 효과를
얻은 바 있었죠.(삼성경제연구소)
그렇기에 전 세계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월드컵이 열릴 때마다 거액을 들여
월드컵에 참여하는 국가대표팀과
국제축구연맹(FIFA)을 후원하는 것인데요,
오늘은 월드컵 후원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 중 하나인
패션업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패션업계의 마케팅 전쟁
패션업계에서 제일 중요한 월드컵 이슈는
각 국가대표팀 유니폼과
단복을 누가 맡느냐는 것입니다.
유니폼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테지만
국가대표 선수들이 경기장 밖에서 입는
'단복' 후원도 업계에선 큰 화두입니다.
우리나라 대표팀의 단복은
2010년, 2014년에 이어 올해까지 3회 연속
삼성물산 패션 부문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가 맡고 있습니다.
갤럭시는
"대표의 자부심으로 승리하라"란 뜻을 담아
'프라이드 일레븐(Pride 11)' 정장을 제작해
대표님 단복으로 후원했습니다.
이렇게 단복을 후원하면 월드컵에서 활약한
축구선수들을 모델로 기용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해외에선
각 국가를 대표하는 명품 브랜드들도
단복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데요,
우리 대표팀에 패해 16강 진출에 실패한
독일 국가대표팀의 단복은
독일을 대표하는 남성 패션 브랜드
휴고보스(HugoBoss)가 제작을 맡았습니다.
잉글랜드의 경우엔
125년 전통을 사랑하는 영국의 국민 브랜드
막스앤스펜서(M&S)가 단복을 제작했고,
프랑스 대표팀 단복도 자국 남성복 브랜드
스말토(Smalto)가 맡았습니다.
그리고 이탈리아 국가대표팀 단복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돌체앤가바나(Dolce & Gabbana)가 맡고 있지만
아쉽게도 이탈리아가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단복을 자랑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나이키 vs 아디다스
유니폼 전쟁의 승자는?
그러나 역시 월드컵에서
제일 이슈가 되는 것은
선수들이 경기 중에 착용하는
유니폼과 축구화입니다.
유니폼과 축구화를 제조하는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의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에게
월드컵은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가장 큰 전쟁터입니다.
어느 나라 축구 대표팀의
유니폼에 로고가 노출되느냐와
어떤 선수들이
자사 축구화를 신느냐의 문제가
매출로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32개국의 유니폼의 후원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가장 많은 유니폼을 맡은 브랜드는
바로 아디다스입니다.
개최국 러시아와 지난 우승국 독일을 포함한
12개국이 아디다스의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죠.
나이키는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을 비롯해
브라질과 포르투갈 등 10개국 대표팀과 함께
월드컵 경기에 나섰습니다.
사실 나이키도 12개국의 유니폼을 맡았지만
네덜란드와 미국이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아디다스에 밀리게 된 것인데요,
이에 나이키는
비록 유니폼 전쟁에서는 밀렸지만
"출전 선수의 60%가
나이키 축구화를 신는다"며
자존심을 세웠습니다.
실제로 러시아 월드컵 예비 명단에 오른
선수들이 착용한 축구화 브랜드 비중을 보면
나이키가 64%, 아디다스가 27%로
확실히 축구화 전쟁에서는
나이키가 승리를 거뒀습니다.
스포츠 브랜드는
월드컵에 도대체 얼마를 쓸까?
이런 스포츠 브랜드들은 선수들의
오른쪽 가슴에 자사 로고를 새기는 대가로
연간 수십억~수백억 원을
각 국가대표팀(축구협회)에 지급합니다.
게다가 후원 계약이 거의 단발성이 아니라
다년 계약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스포츠 브랜들이 지급하는 총액 규모는
1,000억 원을 훌쩍 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디다스가 자사 간판 역할을 하는
독일 국가대표팀에 지급하는 후원 금액은
4,250만 파운드(약 600억 원)이 넘습니다.
1년 계약으로는 전 세계 최고 규모입니다.
이런 금액도 금액이지만
아디다스는 독일 회사라는 이점도 있어서
무려 60년 이상 독일 축구대표팀 가슴에
로고가 새겨질 수 있었습니다.
반면 나이키는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와
2016년 역대 최대 규모의
후원 계약을 맺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12년간 총액 4억 파운드(약 6,000억 원)라는
천문학적 금액에 후원 계약을 맺었습니다.
우리나라도 나이키와 2012년에
8년 계약을 성사했는데요,
이전 계약까지 합쳐 총 24년간
대한민국 대표팀을 후원해오고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많은 금액을 투자하는 만큼
거둬들이는 수익도 큽니다.
2014년 우승국 독일을 후원한
아디다스의 경우 경기 공식구 1,400만 개,
독일팀 유니폼 300만 벌을 포함한
800만 벌의 유니폼을 판매해,
그해 축구 부문에서만
2,100만 유로(263억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참고로 월드컵 공식구는
1970년 쓰인 최초의 공식구부터 지금까지
아디다스가 독점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월드컵 후원으로 쌓은 브랜드 이미지는
비단 축구 부문뿐만 아니라
전체 브랜드 매출을 올리기 때문에
스포츠 브랜드들의 월드컵 마케팅 전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브랜드가 승률이 높을까?
그렇다면 월드컵 유니폼을 만든
브랜드 중에서 승률이 높은 곳은 어디일까요?
최근 20년간 열린 5회의 월드컵 대회를 보면
아디다스가 3회나 우승국을 배출(?)하며
가장 높은 승률을 보여줬습니다.
그 다음으로 승률이 높은 브랜드는
푸마와 나이키로 각각 1회씩
우승국과 함께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결승에 진출한 프랑스와 크로아티아가
모두 나이키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기 때문에
누가 우승하더라도 나이키가
승점을 1점 더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내일 자정에 이뤄지는 월드컵 결승전에서
최종적으로 웃는 것은 어쩌면
나이키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경기를 보시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