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칸은 왜 자꾸 모델 3에 비교되는 거죠?

조회수 2021. 4. 23. 17: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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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만의 고유한 전기차, 타이칸 이야기

자동차 시장에서 요즘 화두가 전기차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전기차가 가장 핫한 시점에 기름을 끼얹은 모델이 포르쉐에서 출시됐어요. 바로 타이칸이죠. 타이칸은 세계 최초 전기 스포츠카라는 타이틀을 얻은 모델로 정말로 많은 이목을 끌고 있는 중이에요. 특히나 포르쉐에서 출시했기 때문에 ‘포르쉐가 만든 전기 스포츠카는 어떤 차일까?’에 관심이 많았죠. 그런데 타이칸은 출시 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테슬라와 비교되고 있어요. 과연 무슨 이유 때문일까요? 오늘 첫차연구소에서 타이칸을 둘러싼 이슈에 대해 한번 이야기해 볼게요.


포르쉐만의 고유함
최초의 타이칸

출처: google
2019년, 타이칸을 국내에 출시하겠다고 밝힌 포르쉐 코리아

지난 2019년 11월 포르쉐 코리아에서는 포르쉐의 전기 스포츠카 모델인 ‘타이칸’을 2020년에 국내에 출시하겠다고 발표했어요. 타이칸의 라인업은 일반 타이칸부터, 타이칸 4S, 타이칸 터보, 타이칸 터보 S까지 라인업을 갖췄어요. 최상위 모델인 터보S를 기준으로 마력으로 환산하여 최대 761마력, 제로백 2.8초, 최고 속도 260km/h 등의 성능을 탑재했어요. 특히 전기차에서는 충전성능이 중요한데, 흔히 많이 사용하는 400 볼트 대신 800볼트 전압 시스템을 탑재해 충전 속도를 대폭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었어요. 타이칸은 이런 괴물 스펙을 가지고 지난 2020년 11월, 국내에 출시됐어요. 라인업 중 첫 번째 타자는 타이칸 4S 모델이었죠.

출처: motor1
LA 오토쇼에서 공개된 타이칸 4S

타이칸 4S는 출시 직후부터 엄청난 관심을 받았어요. ‘포르쉐가 말하는 전기 스포츠카’는 어떤 것일까?에 대한 궁금증으로 가득 차있었기 때문이죠. 우선 외관. 디자인은 사실 호불호의 영역이지만 과연 타이칸의 디자인을 보고 ‘아쉽다’라고 하실 분은 거의 없으실 거예요. 누구나 예산만 있다면 갖고 싶은 디자인이에요. 일반 내연기관을 만드는 제조사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이나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면 너무 지나치게 ‘전기차스러운’ 디자인을 만들어서 뭔가 이질감이 드는 것이 많았어요. 하지만 타이칸은 달랐어요.

 

타이칸은 기존 ‘포르쉐’하면 떠올릴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전기차스러운 요소를 가미하여 ‘타이칸 스러움’을 만들어 냈어요. 유선형의 바디 라인을 가지고 있고, PDLS(Porsche Dynamic Light System: 포르쉐의 라이트 시스템을 의미함)를 장착하여 기존의 포르쉐스러움을 나타냈죠. 여기에다가 전기차스러운 요소인 라디에이터 그릴을 없애고 배기구가 없는 후면 디자인을 통해 이 차가 기존 내연기관 차가 아닌, 전기차임을 디자인에서부터 느낄 수 있도록 차별점을 만들었어요.

출처: motor1
LA 오토쇼에서 공개된 타이칸 4S 실내

타이칸의 실내를 보면 ‘포르쉐스러움’을 유지하기 위하여 얼마나 고민을 했을지 그 흔적을 만날 수 있어요. 우선 스티어링 휠을 보면 가운데 위치한 포르쉐 로고부터, 스포츠카라면 절대 빠질 수 없는 알칸타라로 마감을 했어요. 스티어링 휠의 전반적인 형상, 촉감, 그리고 드라이빙 모드 다이얼까지. 기존의 포르쉐의 헤리티지를 이어가기 위한 노력의 흔적을 볼 수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기존 감성만 유지하려고 했다면, ‘응? 이게 기존 포르쉐와 차이점이 뭐지?’라고 의문을 가졌을 거예요. 전기차스러움을 전달하기 위해 100% 전자 계기반을 탑재했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전부 터치 시스템으로 만들었죠. 게다가 조수석에도 스크린을 탑재해서 일렉트로닉 머신을 타는 듯한 느낌을 전달하고 있어요. (조수석 스크린은 옵션이에요.)

 

디자인뿐만이 아니라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부분들 또한 전기차스럽게 많이 바뀌었어요. 차량 내부 각종 기능을 작동할 버튼의 촉감이 기존의 자동차 옵션 버튼을 누를 때 느낄 수 있는 소프트하면서도 고급러운 쿠션감이 느껴지는 버튼이 아니라, 전자장비의 버튼을 누르는 듯한 느낌을 전달해요. 사람들이 스마트 전자 기기 등의 단어를 연상하면 떠올리는 감촉이 스마트폰, 태블릿PC와 같은 것임을 포르쉐는 정확하게 파악한 것이죠.


그들이 전기차를 해석하는 법

출처: motor1
타이칸 4S

포르쉐 타이칸은 실내외 디자인부터 주행 질감까지 전기차이지만 ‘포르쉐스러움’을 담기 위한 노력 또한 멈추지 않았어요. 그것은 바로 타이칸을 주행했을 때 느낄 수 있어요.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를 비교할 때 절대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주행질감인데요, 전기차는 출발부터 최대 토크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정지상태에서 풀악셀을 밟으면 폭발적인 스피드로 나아가요. 그리고 미션이 없는 전기모터 구조이기 때문에 미션 충격없이 최대 능력을 발휘하게 되죠. 바로 이 부분 때문에 전기차를 처음 타게 되면 굉장히 어색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타이칸은 바로 이 부분에서 발생하는 어색함을 줄이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굉장히 고민한 것 같아요. 타이칸 4S의 제로백은 4초대로 풀악셀을 밟으면 폭발적인 속도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 정지 상태에서 풀악셀을 밟으면 기존의 내연기관 차가 선보이는 가속력처럼 선형적인(Linear) 가속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전기 모터는 시작부터 높은 토크를 내지만 고속으로 갈수록 토크가 떨어지는 본질적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리어 액슬에 2단 변속기를 장착했어요. 이 변속기를 통해 고속 영역에 들어가면 떨어질 수 있는 모터 효율을 보완했어요.


자꾸 비교할 수밖에 없는
그 전기차 브랜드

출처: Topgear
테슬라와 타이칸을 비교하는 일은 줄곧 이어져 왔다

바라만 봐도 흐뭇하고 살짝만 밟아도 입가의 미소가 사라지지 않을 타이칸에게 유일한 문제는 타이칸의 옆집에 사는 아이였어요. 그 친구의 이름은 모델 3인데요, 테슬라 가문의 막내랍니다. 전기차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가장 유명하고 일반 유저들에게는 표준이 되는 전기차 브랜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기차라고 한다면 모델 3와 비교를 당할 수밖에 없어요. 테슬라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은 모델 3는 신형 전기차가 출시되면 언제나 옆에 서 있는 표준 척도 같은 모델이어서 타이칸 또한 비교를 피할 순 없었어요.

출처: 테슬라
모델 3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에서 굉장한 위치에 서 있는 브랜드이지만, 항상 비판받는 부분이 몇 가지가 있어요. 첫째는 단차와 같은 마감 품질이고, 둘째는 딱딱한 서스펜션과 조율되지 못한 댐퍼 등에서 기인한 승차감이에요. 아무래도 소프트웨어 기술이 우수한 테슬라에서 처음 자동차를 만들다 보니 하드웨어가 상대적으로 부족해서 생길 수밖에 없는 아쉬움들이죠.

 

타이칸은 적어도 이 두 가지 부분에서는 월등히 앞서가는 모델인 것은 확실해요. 포르쉐의 마감 품질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훌륭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죠. 게다가 타이칸의 고속 안정성은 물론이고,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에도 에어 서스펜션을 통해 굉장히 고급진 승차감을 전달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델 3는 타이칸에게 굉장히 불편한 엄마 친구 아들이에요. 그 이유는 바로 ‘전기차’이기 때문이에요. 전기차에게 가장 크게 요구되는 것은 바로 주행거리와 퍼포먼스예요. 모델 3 퍼포먼스 모델의 경우 주행거리가 약 500km에 달하는 반면, 타이칸 4S 모델은 400km가 되지 않기 때문이죠. 게다가 제로백의 경우 오히려 모델 3 퍼포먼스 모델이 앞서기 때문에 비교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죠.
 
물론 차량마다 퍼포먼스가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직접 비교를 할 수 있냐라고 말씀하실 수 있지만, 여기서 더 큰 문제는 바로 가격이에요. 모델 3 퍼포먼스 모델의 경우 8천만 원이 되지 않는 가격을 지니고 있지만, 타이칸 4s의 경우 시작 가격이 1억 5천에 달하고, 쓸 만한 옵션을 붙인다면 대략 1억 8천에서 2억 정도까지 써야 하죠. 배터리, 전기모터 퍼포먼스가 비슷하거나 오히려 앞서는데, 가격은 2배 정도 차이가 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비교를 당하는 것이죠.

전기차의 척도가 된 모델 3

출처: 포르쉐
타이칸 4S

타이칸과 모델 3는 서로 목적 자체가 완전히 다르게 탄생한 모델로, 같은 영역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절대로 비교대상이 아니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델 3와 비교되는 이유는 바로 모델 3가 전기차의 표준을 제시했기 때문이에요. 이 정도 세그먼트에,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차가 과연 훌륭한 전기차인가?라는 질문에 대답하려면 결국 모델 3와 비교를 해야 한다는 것이죠.

 

어찌 보면 타이칸이 모델 3와의 불편한 비교(?)를 당하는 것은, 그만큼 타이칸이 전기 스포츠카로서 가치가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포르쉐의 첫 번째 전기차로서의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해요. 모델 3와 비교도 되지 않는 전기차들이 수없이 많이 있고, 그런 전기차들은 일반 대중의 기억에 없기 때문이죠.

출처: 테슬라
모델 3

포르쉐를 포함하여 전 세계 모든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를 만들어 발표하고 있는 요즘, 모델 3를 뛰어넘는 주행거리와 퍼포먼스를 보이는 차량이 잘 보이지 않아요. 그만큼 아직까지는 테슬라가 전기차의 표준을 제시하고 있고, 테슬라와의 기술 격차가 꽤나 현저하다는 것을 의미해요. 어찌 보면 모든 전기차들이 모델 3와의 비교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엄청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각 제조사에서 전기차 전용 모델들이 등장하여 모델 3와 어느 정도 비슷한 퍼포먼스를 선보이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비교가 될 것으로 보여요.


세계 최초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은 사실 소수의 구매자들을 타깃으로 설정해 개발된 모델이다 보니 대중적인 소비로 이어질 차량은 아니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제의 중심에 위치한다는 것은, 결국 포르쉐스러운 전기차란 과연 어떤 것일까?에 대한 관심이 컸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어요. 테슬라 모델 3가 전기차의 표준이 되어가는 이 시점에 타이칸의 등장은, 전기차를 해석하는 방식이 모델 3가 전부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어요.

 

앞으로 각 제조사들이 출시할 전기차 전용 모델은 과연 모델 3과 같은 방식으로 접근할 것인지, 아니면 타이칸이 제시한 방식으로 접근할 것인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지점일 거예요. 그리고 각 제조사들이 제시한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택을 다시 잘 살펴보면, 미래의 전기차 표준을 알 수 있을 거예요.

타이칸은 왜 자꾸 모델 3에 비교되는 거죠?

포르쉐만의 고유한 전기차, 타이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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