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에 사는 중고차, 클래식카 이야기

조회수 2021. 1. 22. 16: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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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클래식카 이야기

1886년, 최초로 내연기관차가 등장한 이후 자동차의 역사는 2020년이 된 지금까지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무인 차량, 친환경차 같은 미래의 자동차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오랜 시간성을 지닌 과거의 올드카들 역시 세월이 흐를수록 그에 따른 무한한 가치를 갖죠.

 

2020년을 강타한 코로나의 충격으로 경제가 어려워지고, 국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습니다. 덩달아 저렴한 가격에 자차를 마련할 수 있는 중고차에 대한 관심도 부쩍 상승했는데요. 한편으로 가성비 대신 가심비 제대로 챙기는 중고차, 그것도 아주 억소리 나는 가격의 중고차들도 더러 있죠. 바로 클래식카입니다. 오늘 첫차연구소에서는 국내외 클래식카 이야기와 작년 가장 높은 가격으로 팔린 클래식카도 알려 드릴게요.


클래식카 = 오래된 차?

출처: 현대자동차
현대 포니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기술과 환경에 오히려 피로감을 느끼고 예전의 향수를 찾는 사람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요. 커머스 사이트에서는 아날로그 제품이 히트를 치거나 센스 있는 레트로 디자인의 유행이 끊이지 않고 있죠.

 

클래식카는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국내외로 그 부피를 더욱이 키워 가고 있습니다. 이미 해외에서는 클래식카 관련 업종과 행사, 모임이 숱한 만큼 상당히 보편화된 문화예요.

출처: 사이버자동차산업관
쌍용 코란도

하지만 무조건 오래된 차량이라고 해서 클래식카라고 정의할 수는 없겠죠. 가장 중요한 점은 차량 고유의 상태를 얼마나 보존하고 있냐예요. 차체와 맞지 않는 다른 부품들로 교체 혹은 개조한 경우에는 아쉽게도 클래식카 기준에 맞지 않아요. 마치 미술품의 난이도 높은 기준처럼 당시를 대표할 수 있을 만큼 뚜렷한 이미지를 갖고 있거나, ‘명차’라고 불리기 적합한 가치 또는 예술성을 지닌 차들이 클래식카의 범주에 속하며 많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죠.

 

클래식카는 보통 경매를 통해 거래돼요. 작게는 인터넷 경매부터 자산가들만이 초대되는 비공개 경매까지 그 종류 역시 다양합니다. 이미 단종된 지 오래인 차량이라 희귀성에 따른 경매 가격이 상당히 높게 형성되고, 꾸준한 관리와 복원이 필요하다 보니 충분한 자금을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요구되어 클래식카 수집은 귀족 취미라고 불리기도 해요.

출처: RM 소더비
RM 소더비의 클래식카 경매

1744년 영국에서 설립된 소더비는 기존에는 고가의 미술품, 부동산 등을 취급하는 경매 회사였어요. 높은 낙찰가와 참여율로 인해 세간의 관심이 쏟아졌고, 심지어는 더 고가의 견적을 받기 위해 일부러 경매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늘어났죠.

 

그러한 소더비가 미래 투자 상품으로써 클래식카의 잠재성을 일찍이 알아보고 그에 특화된 경매 유치를 위해 클래식카 전문 경매 업체인 RM 옥션과 제휴를 맺었어요. 그 결과 지금의 저명한 RM 소더비 경매가 탄생한 것이죠.

출처: 공식 홈페이지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

외에도 클래식카 경매가 진행되는 글로벌 옥션사는 다양합니다. 본햄즈, 구딩 앤 컴퍼니, H&H 등을 비롯해 크고 작은 경매 업체들의 존재는 클래식카가 세계적으로 매니아층을 굳건히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요.

 

경매는 클래식카 페스티벌 같은 특별한 자동차 행사와도 늘 함께해 왔습니다. 이는 통칭 ‘콩쿠르 델레강스’라고 불리며 해마다 전세계에서 크고 작게 열려요. 개중 캘리포니아의 ‘페블 비치 콩쿠르 델레강스’는 가장 권위 있는 클래식 모터쇼예요. 일반인에게도 한화로 41만 원을 상회하는 높은 입장료를 요구하죠. 그럼에도 현재는 수만 명의 관객들과 말 그대로 ‘억’ 소리 나오는 억대 클래식카들이 매년 이백 대 가량 동원된다고 해요.

출처: 구딩앤컴퍼니
1958 페라리 250 GT LWB 캘리포니아 스파이더의 경매 현장

이처럼 우아한 페블비치의 한편에서도 클래식카 경매가 열려요. 긴 역사만큼이나 경매의 역사 또한 깊습니다. 코로나 여파로 작년에는 아쉽게 취소되었지만, 재작년에 열렸을 당시 1958년 페라리 250 GT LWB 캘리포니아 스파이더가 약 109억 원으로 마감되며 가장 높은 낙찰가에 판매되었어요.


작년, 지구에서 가장 비쌌다는
한 폭의 클래식카

출처: RM 소더비
알파 로메오의 B.A.T 콘셉트카 시리즈

그렇다면 2020년에 가장 고가로 낙찰된 클래식카는 무엇일까요? 여기 자동차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시리즈, B.A.T 콘셉트카가 있습니다. 1952년부터 소형차 개발에 매진했던 알파 로메오는 당시 베르리네타 에어로다이나미카 테크니카, 속칭 B.A.T 5-7-9d 콘셉트카 시리즈를 차례로 세상에 내놓았어요.

 

그러나 상용화되어 양산하려는 목적이 아닌 공기 역학에 대한 알파 로메오만의 심층적 연구를 위해 태어났죠. 따라서 차체는 부드러운 곡선형이면서도 공기 저항에 최적화된 날개를 갖고 있어요. 한눈에 봐도 미래를 염두에 두고 디자인 된 차량임을 알 수 있죠. 시리즈의 이름처럼 날개로 몸을 감싸고 있는 박쥐를 연상하게 하는 듯한 신비로운 외관이 특징이에요.

출처: RM 소더비
알파 로메오의 B.A.T 콘셉트카 시리즈

연구를 위한 콘셉트카로 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 디자이너와 이탈리아의 저명한 자동차 제조사 베르토네와 합작해 만든 B.A.T 시리즈는 마치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작년 10월, 알파 로메오 창고에서 벗어나 RM 소더비 온라인 경매에 현대 미술 작품들과 함께 오르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죠.

 

지구상 단 한 대씩만 존재하면서도 원활한 주행이 가능할 정도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한 B.A.T 시리즈는 해당 경매에서 한화로 약 167억 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낙찰되었어요. 이는 알파 로메오의 판매된 차량들 중에서도 가장 높은 가격이라고 해요.

출처: 구딩앤컴퍼니
1934 BUGATTI TYPE 59 SPORTS

단일 모델로 가장 고가에 낙찰된 차량은 1934년에 출시된 부가티의 타입 59 스포츠예요. 구딩 앤 컴퍼니 런던이 가을에 진행한 경매에서 무려 한화로 139억 원이 책정되며 최종 판매가 이루어졌죠.

 

공식적으로 열린 경매에서 천만 달러 이상이 매겨진 두 번째 부가티라고 하니 그 가치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어요. 당시 벨기에의 국왕이었던 레오폴드 3세가 해당 차량을 보유하고 있었고, 수많은 그랑프리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부가티의 명성을 함께 드높였어요.

출처: 구딩앤컴퍼니
1937 BUGATTI TYPE 57S ATALANTE

외에도 총 네 개의 부가티 차량이 순서대로 순위권에 이름을 올린 상태예요. “지나치게 아름답거나 너무 비싸다는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라는 부가티의 철학처럼, 오랜 역사와 최고의 기술력으로 온갖 그랑프리를 휩쓸었던 영광이 천문학적 가치로 환산되며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가격이 매겨진 것이죠. 자동차의 기술을 예술과 접목시키며 늘 새로운 도전을 했던 에토레 부가티가 생전 제작했던 차량들은 이같이 대부분 고가를 웃돌아요.


국내는 법적으로 클래식카 금지?

출처: google
페블비치 속 페라리 전시

앞서 페블비치 경매에서 등장했던 대부분의 페라리 차량 모두 페라리 클래시케가 입찰에 참여하며 제시한 매물인데요. 이렇듯 해외에서는 자체적으로 브랜드에서 과거 모델을 매입하여 관리하는 케이스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어요. 페라리 클래시케, 메르세데스-벤츠 클래식 센터(MBCC), 재규어 랜드로버의 클래식 부서 등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유명 제조사들 대부분이 자사 차량을 복원하고 관리하는 데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죠.

출처: 페라리
페라리의 카발케이드 클래시케

페라리 클래시케는 2006년 설립됐어요. ’페라리 아카이브’에 1947년 이후 생산된 모든 자동차 설계도가 보관되어 있어서, 차량 부속품은 모서리까지 완벽하게 복원이 가능해요. 이후 복원 집행이 확정된다면 차량의 진위를 증명하는 페라리 정품 인증서가 발행됩니다.

출처: 재규어 랜드로버
재규어 랜드로버의 SVO

헤리티지를 중시하는 문화와 자동차 산업이 결합하면서, 영국에서는 값비싼 슈퍼카뿐만 아니라 역사와 전통이 있는 대중적 모델들 역시도 클래식카의 반열에 오를 수 있어요. 따라서 일반 대중들도 거리감 없이 클래식카 문화를 즐길 수 있죠.

 

영국에서 시작한 자동차 브랜드인 재규어 랜드로버는 이러한 정신을 계승해, 클래식카 복원 전문 부서인 SVO를 신설하고30,000 종이 넘는 보증 부품을 사용하여 숙달된 장인들로 하여금 고객들의 클래식카 복원을 진행해 왔어요.

출처: 현대자동차
현대 코티나

그렇다면 현재 한국의 클래식카 문화는 어떨까요. 클래식카 관련 동호회나 클럽이 간혹 있으나 공인된 단체, 해외 제조사의 복원 서비스 같은 것은 당장 기대해 보기 힘든 상황입니다, 더욱이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을 법적으로 제한하는 미세먼지 정책이 시행되며 이제 클래식카 보유자들은 운행조차 할 수 없게 되었어요.

 

그러나 배기가스를 내뿜는 오래된 차와 자동차의 역사가 담겨 있는 클래식카를 같은 범주로 볼 수는 없겠죠. 특별한 구분을 만들어 제한적인 허용이 필요하다는 것이 클래식카 차주들의 입장이에요. 실제 주행은 미미할뿐더러 100년이 넘어가는 국내 자동차 역사를 보존하고 이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죠.

 

이와 유사한 문제는 타 국가에서도 발생했었습니다. 이 논란은 클래식카 등록제로 하여금 보존 가치가 높은 클래식카를 정부가 일부 허용해 주면서 차량 복원, 관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심도 깊은 자동차 문화의 영위가 가능해졌어요.


과거는 현재와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하죠. 우리는 오래된 클래식카를 통해 최첨단 기술 이전의 빛나는 도전 정신과 그 시절만이 자아낼 수 있는 독특한 상상력을 확인할 수 있어요. 예전의 향수를 떠올리며 추억에 잠길 수도, 놀랍도록 발전한 현실에 감사를 느낄 수도 있죠. 갈수록 커지는 국내 자동차 시장만큼, 더욱 풍부하고 깊은 모빌리티 문화가 뿌리 내리기를 바랍니다.

100억으로 사는 중고차, 클래식카 이야기

국내외 클래식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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