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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정말 추울 땐 주행거리 반토막인가요?

조회수 2021. 1. 21. 16: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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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전기차 이야기

자동차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변화의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어요. 일반 자동차의 판매는 37.7% 감소하였지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전기차 판매는 33.3% 성장했고, 사람들의 이동을 제한한 이후 개선된 대기질을 보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친환경차 구입을 고려하게 됐어요. 오늘 첫차연구소에서는 빠르게 커지고 있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를 살펴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울철마다 반복되고 있는 전기차의 성능 저하 문제도 짚어봤습니다.


무르익기 시작하는 전기차 시대

출처: Tesla
테슬라 모델3

친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의식이 커지고,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각국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도 해마다 엄격해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앞다퉈 전기차 개발에 나서 전기차 비중을 높여가고 있어요.

 

테슬라는 3년 내 에너지밀도를 50% 개선해 주행거리를 16% 늘린 새로운 배터리를 바탕으로 2만 5,000달러 수준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에요. 이는 지금 전기차 가격의 절반 정도인데 가장 대중적인 ‘모델3’의 3만 5,000 달러 보다도 1만 달러 정도 낮은 가격이에요.

출처: Volkswagen
폭스바겐 ID.3

디젤 게이트로 한차례 곤욕을 치른 폭스바겐은 2026년부터 아예 새로운 내연기관 엔진 개발을 중단하고 2040년부터 내연기관차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어요. 최근 첫 순수 전기차 ‘ID.3’를 출시하면서 2028년까지 2,800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어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가장 공격적인 목표인데, 폭스바겐은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총 80종의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출처: 현대자동차
현대의 아이오닉 콘셉트카

현대차그룹은 2021년을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차세대 순수 전기차들을 차례로 출시할 계획이에요. 이를 기반으로 2025년까지 전기차 모델을 29종으로 늘릴 예정입니다. 2025년에는 총 100만 대 이상의 전기차를 글로벌 시장에 판매해 시장 점유율이 10%를 넘는 글로벌 리더 기업으로 올라서겠다는 목표예요.

출처: GMC
GM 허머 EV

제너럴모터스(GM)는 전기차와 자율 주행 기술에 200억 달러를 투자해 2023년까지 전기차 20종을 내놓을 계획이에요. 당장 2021년에 GMC ‘허머 EV’와 캐딜락 SUV ‘리릭’을 출시합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친환경차 정책인 ‘엠비션(Ambition) 2039’를 공개하고 향후 20년 내에 모든 차량을 친환경차로 바꾸겠다고 공언했어요. 벤츠는 2039년까지 생산 차량의 절반 이상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수소차 등 친환경차로 생산할 계획입니다.

출처: 현대자동차
현대 코나 EV

이 같은 자동차 기업들의 행보에 세계 전기차 판매량도 꾸준히 늘고 있는데요. 전기 차용 2차 전지 시장조사업체 SNC 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3분기까지 전 세계 전기차 판매 대수는 1,800만 대를 넘어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이 중에서 테슬라는 2020년 3분기까지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도 31만 6000여 대를 판매하며 1위를 지켰어요. 2019년부터 생산에 들어간 중국산 모델3가 2020년 3분기까지만 8만 대 이상 추가로 판매되면서 전체 판매량은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19.6% 증가했습니다.

 

폭스바겐 그룹은 아우디 ‘e-트론 EV’와 폭스바겐 ‘파사트 GTE’, ‘e-Up!’ 등의 판매 급증에 힘입어 185%의 성장률을 보이며 2019년 같은 기간 보다 6계단 상승한 2위에 안착했어요.

 

반면 르노-닛산-미쓰비시는 르노 ‘조에’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주력 모델인 닛산 ‘리프’와 미쓰비시 ‘아웃랜더 PHEV’ 판매가 감소하며 전체 판매량도 4.6% 줄었어요. 순위만 3위를 유지했답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코나 EV’와 기아차 ‘니로 EV’ 등 주력 모델의 판매 증가를 기반으로 13만 대를 판매해 4위로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어요. 2019년 같은 기간 보다 성장률은 40.7%, 순위는 3계단 상승한 성적표입니다. 점유율도 2019년 3분기 5.7%에서 2020년 3분기 7.2%로 1.5% 포인트 늘었어요.

출처: 현대자동차
현대 2020 아반떼

전기차 시장이 이렇게 빠르게 성장하는 데에는 가솔린차 대비 절반 이하인 연료비과 보조금 지원 정책 등으로 전기차의 경제성이 좋아 소비자 부담이 줄어드는 것이 주요 배경으로 꼽힙니다.

 

현대차그룹이 연간 1만 3,000km 주행을 기준으로 연비가 15.2km/ℓ인 아반떼와 전비가 6.3km/kWh인 아이오닉을 비교한 전기차 충전요금 분석 자료를 보면, 가솔린차는 총 주유 비용이 1585원/ℓ 기준으로 136만 원인 데 비해 전기차는 충전요금이 173.8원/kWh 기준으로 36만 원, 할인 없는 313원/kWh을 적용했을 때 65만 원 가량 나왔습니다. 가솔린차 대비 충전요금이 27%에서 48% 수준에 불과했어요.

출처: BMW
BMW i3

각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원도 전기차 확산에 한몫했는데요. 독일은 2030년까지 전기차 1,000만 대와 전기 충전소 100만 개를 확보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코로나19 이후 1,300억 유로, 한화 약 182조 7,202억원를 투입해 인프라 개발과 세금 감면 등 전기차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2021년까지 순수 전기차에 차량 가격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하고, 2011~2030년 사이 등록된 전기차에는 자동차 세금을 10년간 면제해 전기차 구입을 유도하고 있어요.

 

중국은 가격으로 보조금 제한을 주는 것과는 다르게 주행거리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고 있어요. 400km가 넘는 주행거리를 보이는 전기차의 경우에는 3,300 유로, 한화 약 463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250~400km의 주행거리를 보이는 전기차는 2,400 유로, 한화 약 337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어요.


춥다.. 조금만 움직일래..
이렇게나 인간적인 전기차라니

출처: AUDI
아우디 E-트론

전기차의 여러 이점으로 소비자들도 점차 전기차를 선호하는 추세이지만, 겨울이 되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전기차 배터리가 추위에 취약해 겨울철마다 성능이 저하되는 고질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에요.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차종마다 상이하지만,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전기차 배터리 성능은 평소 보다 20~30%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현재 전기차 대부분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어요.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Li)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오가며 충전과 방전을 하는 방식의 이차전지입니다. 리튬이온이 다니는 길은 액체 상태의 전해질로 이뤄져 있어요.

 

문제는 한겨울에 기온이 떨어지면 전해질이 굳어진다는 점이에요. 리튬이온의 이동이 둔해지면 배터리 내부 저항이 증가해 성능도 떨어지게 됩니다. 겨울철 전기차 주행거리가 대폭 짧아지고 충전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예요.

출처: 벤츠
벤츠 EQC

만약 한겨울 히터까지 사용한다면 최대 주행거리는 확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내연기관차는 엔진을 가동하면서 발생하는 열로 실내 히터를 돌리지만, 전기차의 히터는 배터리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이 때문에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전기차 차주들은 비상이 걸리기 일쑤랍니다. 차주들이 전기차 겨울 필수품으로 ‘두꺼운 파카’를 꼽을 정도예요. 겨울만 되면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는데 히터까지 사용하면 배터리 방전 속도가 더 빨라지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전기차 주행거리도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온라인에서는 전기차 차주들이 한겨울에 히터를 켠 채 운전하면 체감상 주행거리가 평소 보다 절반까지 떨어지는 것 같다는 하소연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요. 결국 두꺼운 파카를 입고 핸들과 시트 열선만 켠 채 추위를 버틸 수밖에 없다는 거예요.


주요 전기차들의 저온 주행거리 비교

출처: 르노삼성
SM3 Z.E

그렇다면 실제로 저온에서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얼마나 줄어들까요. 영하 7도를 기준으로 측정하는 저온 주행거리는 상온 주행거리 보다 최소 10%에서 최대 40%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환경부 측정 결과를 살펴보면,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의 경우, 상온에서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446㎞지만, 저온 주행거리는 273㎞로 크게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어요. 평소에는 1회 충전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동할 수 있지만 겨울에는 대구도 가지 못하는 셈입니다.

 

다른 전기차들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BMW i3는 208㎞이던 상온 주행거리가 저온에서는 123㎞로 줄었어요 GM의 볼트 EV도 상온 주행거리는 414㎞였지만 저온 주행거리는 273㎞에 그쳤고, 르노삼성의 SM3 Z.E의 경우 상온 주행거리 대비 저온 주행거리가 58%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어요.

출처: 기아자동차
기아 소울 EV

해외의 경우 2020년 3월 ‘노르웨이 자동차 연맹’(NAF)이 겨울철 전기차 성능에 대한 실험을 진행한 바 있는데, 실험을 한 20종 전기차들은 상온 23도에서 측정한 WLTP 대비 평균 18.5%의 주행거리 오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어요.

 

영하 2도 날씨의 도심, 산길 등 다양한 코스에서 진행된 실험은 완충 상태의 전기차가 완전히 멈추기 전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어요.

 

테슬라 모델S의 경우 이 실험에서 470km를 주행해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WLTP 기준인 610km의 77%에 불과했어요. 국산차만 살펴보면, WLTP 대비 기아차 쏘울 78%, 기아차 니로 79%, 현대차 아이오닉이 89%를 주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현대차 코나는 가장 오차 범위가 적은 전기차로 꼽혔는데, 영하 2도의 날씨에서 405km를 주행해 WLTP 기준 최대 주행 거리인 449km의 약 90%까지 주행했어요.

출처: 현대자동차
현대 코나 EV

NAF가 주행거리 시험에 이어 저온 급속 충전 실험도 진행한 결과, 겨울철에는 배터리 충전 시간도 더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테슬라 모델S는 10% 미만으로 떨어진 배터리를 80%까지 충전하는 데 56분이 걸려 44분인 제원상 수치보다 12분(27.27%)이 더 걸렸어요.

 

반면 기아차 쏘울은 4분(7.84%), 기아차 니로는 10분(20%), 현대차 아이오닉은 12분(22.64%) 더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현대차 코나의 경우 55분이 걸려, 제원상 수치인 54분과 가장 유사한 실험 결과를 보여줬어요.


준수한 저온 주행거리의 아이오닉
중고로 사볼까?

오늘 첫차 데이터 센터에서는 꼼꼼한 검증을 거쳐 실매물로만 판매되고 있는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시세를 비교 정리해 봤어요. 코나 다음으로 준수한 저온 주행거리를 자랑하는 아이오닉인데요. 외에도 지금 첫차에서 마음에 드는 전기차가 있는지, 한번 찾아보세요!


테슬라가 독주하던 전기차 시장은 2021년에 들어서면서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의 각축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전기차가 보급될수록 겨울철 저온 주행거리 문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배터리 제조사들은 리튬이온의 특성을 극복하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주력하고 있어요. 하지만 상용화될 때까지는 저온 주행거리 차이는 불가피하겠죠? 따라서 전기차 구매를 결정하기 전에는 1회 충전 시 저온 주행거리를 확인하고 비교하는 것이 꼭 필요하답니다.

전기차, 정말 추울 땐 주행거리 반토막인가요?

겨울철 전기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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