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차연구소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활동이 멈춘 지 반년이 지나고 있어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은 가장 친근했던 극장, 공연 등 대규모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기피하게 되었죠. 그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은 영화계는 우선 OTT 서비스로 급히 방향을 틀었지만, 넓은 상영 공간과 거대 스크린, 생생한 사운드가 주는 감동은 차마 작은 스마트폰 화면으로 대체할 수 없었어요.

이때 멀티플렉스 상영관과 달리 때아닌 ‘코로나19 특수’를 누리고 있는 극장이 있는데요. 바로 ‘자동차 극장’입니다. 차내에 머무르며 거리 두기를 유지하면서도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영화 상영뿐만 아니라 연극, 콘서트 개최 등 최근 다양한 문화예술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답니다. 지난 8월 방영을 종료한 ‘비긴어게인 코리아’의 한 회차에서는 관객들이 박수와 환호를 대신해 와이퍼와 전조등을 켰던 진귀한 장면도 전파를 탔었죠.

이처럼 뉴노멀 시대의 달라진 카라이프 속에서 현재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자동차 극장. 오늘은 첫차 연구소와 함께 자동차 극장 이용 방법과 이벤트 소식을 알아볼까요?

※ 첫차연구소는 중고차 플랫폼 '첫차'에서 운영하는 자동차 정보 콘텐츠 채널입니다. 저희는 즐거운 자동차 이야기를 공유하기 위해, 본 채널에서 신차 콘텐츠를 다루고 있지만, 제조사로부터 광고 의뢰를 받아 업로드되는 홍보성/광고성 콘텐츠는 일절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자동차를 타고 영화를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자동차 극장은 미국 필라델피아 교외에서 대대로 화학공장을 운영하던 리처드 M. 홀링쉐드가 1932년 처음 고안했어요.

홀링쉐드는 직접 자동차 안에서 이것저것 만지면서 운영 노하우를 실험했고 스프링클러를 틀어서 비가 오면 어떻게 될지 실험하기도 했답니다. 1933년 6월 6일, 홀링쉐드는 마침내 뉴저지 캠던 카운티 펜소켄의 애드미럴 윌슨 거리에서 첫 번째 자동차 극장을 개업했어요.

이후 미국 각지로 자동차 극장이 퍼져나가 1960년 전후에는 미국 전국에 4,000개 이상의 자동차 극장이 영업했고, 유럽에도 자동차 극장이 도입되었어요. 지금도 미국에만 300여 곳의 자동차 극장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1980년대 마이카(My car) 시대와 맞물려 1994년 4월 23일 경기도 포천의 베어스타운에서 최초의 자동차 극장이 문을 열었어요. 가로 12m, 세로 5m의 대형 스크린이 설치됐고 자동차 오디오와 FM 주파수를 활용한 특수 음향 시스템이 장착되었습니다. 당시 홍콩 영화 ‘천장지구 2’가 상영됐는데, 300여 대의 차량에 1,000여 명의 관람객이 참석해 자동차 안에서 영화를 보는 신기한 체험을 했죠.

1990년대 후반에는 남산 자동차 극장을 비롯해 경기 용인과 안산, 경북 경주 등 전국에서 자동차 극장이 우후죽순 들어서 2000년대 중반에는 전국에 60곳이 생겨날 만큼 인기를 끌었어요. 1995년 경주 보문 자동차 극장은 당시 아시아 최대규모인 2만3,140㎡, 약 7,000평 부지에 문을 열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쇼핑몰과 레스토랑, 초대형 영화상영관을 갖춘 멀티플렉스 등장과 땅값 상승, 개발 열풍 등에 치여 지금은 전국에 26곳 정도 남아 있어요.

아직 자동차 극장이 낯선 분들이 많을 텐데요. 자동차 극장 이용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 티켓팅 하기

대부분의 자동차 극장에서 티켓팅은 영화관 입구에 설치된 현장 매표소에서만 살 수 있어요. 티켓 가격은 요일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차량 한 대당 20,000원에서 24,000원 정도입니다. 영화 티켓을 살 때 영화 사운드를 들을 수 있는 라디오 주파수를 알려주기 때문에 잘 기억해두세요.

▶ 원하는 곳에 주차하기

자동차 극장의 티켓에는 별도의 좌석이 적혀 있지 않습니다. 주차장 안에 들어와 안내 요원의 지시에 따라 원하는 자리에 주차하면 되는데요. 차체가 높은 SUV 차량의 경우 지정된 구역에만 주차할 수 있고, 나머지 차종은 임의로 배정됩니다. 만약 원하지 않는 자리에 주차했을 경우에는 안내 요원에게 말해서 조정할 수도 있답니다.

▶ 라디오 주파수 설정하기

주차를 했다면 이제 FM 라디오를 켜고 영화 주파수를 설정하면 돼요. 많은 관람객이 영화 사운드를 듣는 방법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요. 창문을 열고 듣는 것이 아니라 라디오 스피커를 통해 들을 수 있답니다. 라디오 주파수는 티켓팅 할 때 받는 영수증에 적혀 있어요.

▶ 영화 관람 후 퇴장하기

영화가 끝나면 안내 요원의 지시에 따라 퇴장하면 됩니다. 이때 퇴장에도 순서가 있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맨 앞에 주차한 자동차부터 순서대로 꼬리를 물고 출구로 빠져나가는 것이 예절입니다. 간혹 뒤에 있는 차들이 서둘러 빠져나가는 경우가 있는데요. 앞 열에 있는 차부터 퇴장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꼭 에티켓을 지켜 주세요.

해외의 유명 자동차 극장들은 대부분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어서 예전부터 이어온 레트로 감성을 느낄 수 있어요. 최근에는 팬데믹 시대에 맞춰 운영 정책도 변하고 있죠.

아이다호 주에 있는 Parma Motor-Vu는 67년째 운영 중인 곳이예요. 주말에는 2개의 영화를 상영하고 반려동물과도 함께 영화를 볼 수 있어요. 이곳은 맛있는 팝콘과 피클로도 알려져 있어 영화를 볼 때 입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답니다.

West Wind Drive-in는 자동차 극장을 전문적으로 운영을 하고 있는 회사에요. 애리조나 주를 중심으로 미국 서부에 여러 개의 지점을 가지고 있죠.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곳에서는 다른 차들과 10피트의 거리를 두고 주차하도록 안내하고 있어요. 또한 마스크를 착용하고 화장실과 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은 필수랍니다.

콜로라도 주에 있는 Star Drive-In theatre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안전 수칙을 지켜야 해요. 간식을 사기 위해서는 가족 중 한 사람을 제외한 다른 사람과는 6피트 거리를 지켜야 하고,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전화를 걸어 이용하기 때문에 확인해 두세요!

일리노이 주의 Harvest Moon Twin Drive-In Movie Theatre는 코로나로 인해서 사회적 거리를 지키기 위해 관객수를 줄이고 공동 지역을 폐쇄해 온라인으로만 예매를 할 수 있도록 했어요. 이곳에서는 다른 곳과 다르게 슈퍼히어로 의상 경연대회나 공포 영화 특징과 같은 여러 가지 이벤트가 함께 열려서 일정표를 보고 가면 훨씬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답니다.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자유로 극장은 15년이 훌쩍 넘도록 오랜 기간 꾸준하게 운영해 온 자동차 극장이에요. 근처에 관광지로 유명한 파주 헤이리 마을, 프로방스 마을이 있어서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많은 관람객들이 방문하던 곳이죠.

자유로 자동차 극장은 최근까지도 홈페이지를 활발히 이용해 매주 현재 상영작과 상영 시간표를 미리 공지해 두고 있어요. 자동차 극장이 성행인 만큼 이용객들도 훨씬 증가했기 때문에 출발하기 전 가격과 시간표를 알아보고 간다면 한결 편안한 관람이 될 수 있을 거예요. 

잠실 자동차 극장은 하루 2~3편의 영화를 상영해서 보다 다양한 영화를 선택할 수 있어요. 게다가 주말에는 차량 1대당 22,000원으로 저렴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답니다.

또 잠실동 주변에는 롯데월드타워, 롯데월드 등 여러 부대시설이 몰려 있기 때문에 이동거리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하지만 이곳 역시 사전 예매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여유롭게 미리 도착하는 것이 좋아요.

한편 서울랜드는 국내 테마파크 최초로 CJ CGV와 협력해 지난 7월 서울랜드 내 피크닉존에 자동차 극장 ‘CGV X CAR CINEMA’를 개장했어요. 언택트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죠.

CGV X CAR CINEMA는 관람객이 차에 탄 채로 이용할 수 있도록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운영하고, 기존 자동차 극장들이 현장에서만 티켓을 판매하는 것과 달리 CGV 모바일 앱과 홈페이지에서도 편리하게 예매할 수 있어요. 이때 카드사, 통신사 할인과 CJ ONE 포인트 사용과 같은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죠.

자동차 극장이 있는 ‘피크닉존’은 서울랜드 원내가 아닌 따로 마련된 별도 공간으로, 울창한 나무로 둘러싸여 관람객들은 기존 자동차 극장들과는 달리 자연 속에서 비대면으로 힐링을 느낄 수 있답니다 차량 1대당 22,000원이며, 회당 100여 대의 차량이 동시 관람할 수 있어요.

영화관에서 원하는 영화를 아무 걱정 없이 우리 가족끼리만 편하게 볼 수는 없을까? 이런 사람들의 니즈에 맞춰, 자동차 제조사들도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혼영(혼자 영화 보기)’족들을 위한 프로모션을 선보이고 있어요.

먼저 현대자동차는 지난 5월 3일간 고양 킨텍스 제2전시장 주차장에서 자동차 극장 형식의 ‘현대 모터스튜디오 Stage X 드라이브 인 콘서트’를 개최했어요. 응모 고객을 대상으로 일별로 차량 300대씩 총 900대를 초청해, K-pop 공연,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갈라쇼, 뉴월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클래식 음악회를 열었어요.

제네시스 브랜드도 지난 6월 별도로 제네시스 차량 보유 고객과 GV80, G80 3개월 이상 출고 대기 고객 중 응모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약 3000명을 초청해 자동차 극장 관람 행사를 열었어요.

폭스바겐도 같은 달 잠실 자동차 극장에서 폭스바겐 차량 보유 고객 100여 팀을 대상으로 ‘드라이브스루’ 형태로 영화와 함께 떠나는 미식 여행 ‘폭스바겐 드라이브 인 씨네마’를 진행답니다. 또 폭스바겐은 일반 신청 고객에게도 폭스바겐 차량 시승 서비스를 제공해 참여의 폭을 넓혔어요.

르노삼성차 역시 10월 한 달간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XM3 차량 보유 고객 1500명을 서울랜드 CGV 자동차 극장으로 초청해 시네마 이벤트를 열 예정이에요.

한편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들도 코로나 블루로 우울해하는 시민들을 위해 프로모션 형태의 극장을 앞다퉈 오픈하고 있어요. 서울시는 지난 5월, 3일간 문화비축기지에서 안전하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비축기지 산속영화관: 자동차극장’을 무료로 오픈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어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넷플릭스 등 새로운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한 비대면 여가 활동도 인기를 얻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수 있고 사람에 대한 소중함이 더해지면서 자동차 극장에 사람들의 차량이 몰려들고 있어요. 이번 주말에는 낭만과 안전을 동시에 담보하는 자동차 극장에서 가족, 연인과 영화를 보며 깊어가는 가을을 느껴보면 어떨까요?

집콕 말고 차콕으로 즐기자! 급부상하는 자동차 극장

자동차 극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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