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부딪힐 거 같으면 운전대 꺾지 말고 그냥 정면으로 박아라?

조회수 2020. 2. 23. 13:21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편리하고 효율적인 자동차는 인간에게 매우 유용한 도구이기도 하지만,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생명은 물론 심각한 장애를 낳는 두 얼굴을 가졌어요. 게다가 교통사고는 점차 대형화되는 추세에 있기도 해요. 이 때문에 운전자가 자동차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되새기는 것은 언제나 지나치지 않답니다. 알아두면 유용한 자동차 사고 관련 상식을 정리했어요.


한 눈 파는 순간, 이생망? 아니, 이생끝!

경찰청과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2018년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217,148건으로 2017년 216,335건과 비교해 813건 0.4% 증가했어요. 다행히 2018년 교통사고 사망자는 3,781명으로 2017년 4,185명에 비해 9.7% 감소한 3,781명으로 6년 연속 감소세를 유지했어요. 특히, 2018년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자는 346명으로 2017년 439명과 비교해 93명 줄어 21.2% 대폭 감소했어요. 

 

교통사고 사망자는 1976년 3,860명 이후 처음으로 3,000명대로 감소한 것인데, 1977년 4,097명 진입 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1991년에는 13,429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어요.

 

주목할 부분은 음주운전 사고로 발생한 사망자는 100건당 2.4명인데 반해, 졸음운전 사망자는 100건당 4명 가량으로 음주운전보다 사고 사망률이 66.7%나 높다는 점이에요. 졸음운전은 음주운전보다 사고 빈도는 낮지만 사고 건당 사망률이 크게 높은 것이죠. 교통전문가들이 졸음운전을 음주운전에 버금가는 범죄로 판단하는 이유예요.

더 큰 문제는 졸음운전 사고 건수와 사망자 수가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에요. 실제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졸음운전 사고 건수는 2014년 473건에서 2015년 380건으로 줄었지만 2016년 386건, 2017년 392건으로 다시 증가세를 보였어요. 2018년엔 367건으로 소폭 줄었지만 사망자는 되레 전년 75명 보다 늘어난 76명을 기록했답니다.

 

음주운전은 비교적 사고가 자주 일어나지만 주차 중 차량 접촉, 저속 주행 중 충돌 등 경미한 사고가 많은 데 반해, 졸음운전은 출발이나 도착할 때보다 한창 주행 중에 일어나는 사고가 대부분이라서 치사율이 높다는 분석이에요. 일반 도로보다 운전 환경이 단조로운 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이 주로 일어나는 것도 사망사고를 늘리는 이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위험상황에서 뒤늦게 브레이크를 밟는 등 대처 속도가 더딘 음주운전과 달리 졸음운전은 아예 대처를 못하기 때문에 사망사고 비율이 높다는 분석도 있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요.

그렇다면 교통사고를 가장 많이 일으킨 원인은 무엇일까요?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18년 가장 잦았던 교통사고 원인은 43만 5,403건으로 집계된 안전운전 불이행으로 나타났어요. 이는 두 번째로 많은 신호 위반 4만 450건 보다 대략 10배 가까운 많은 수치예요. 

 

지난 5년간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를 살펴봐도 운전자의 부주의가 원인이 된 사고 건수가 3,353건으로 가장 많았고 졸음운전 사고 1,998건과 비교했을 때 1,400건 가까이 많이 일어났어요.

 

안전운전 불이행은 운전 중 휴대폰 사용, 라디오 조작, 흡연 등으로 인한 전방 주시 태만을 뜻하는데요. 우리는 교통상황 정보의 90% 이상을 시각으로 받아들이는데, 움직이면서 물체를 볼 때 시력은 정지 시력에 비해 약 30%가 떨어지게 돼요. 특히 속도가 빨라질수록 시력은 더 떨어진답니다. 여기서 시선이 휴대폰이나 주변으로 분산되면 교통상황 파악은 더 어려워지겠죠. 

 

실제로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의 조사에 따르면 운전 중 휴대폰 사용 등으로 인한 전반 주시 태만은 혈중알코올 농도 0.08% 수준과 동일한 위험이 있다고 하니, 운전 중 휴대폰 사용은 금물이에요.

지속적인 교통사고 감소를 위해서는 교통안전시설 개선 등 물리적인 대책이 꾸준히 수립되고 시행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운전자의 교통안전의식을 높이기 위한 교통안전교육 또한 시설 개선의 중요성 못지않게 중요해요.

 

교육을 통해 자신의 행동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갖게 하고,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성숙한 인격체의 운전자가 되도록 교육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사고 감소로 이어지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겠죠.

 

그러나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교육열에 비해 생명과 직결되는 교통안전교육에 대해는 너무 무관심한 것이 현실이에요.

특히 도로 위에서는 언제 어떻게 문제가 일어날지, 그 누구도 알 수 없죠. 급작스럽게 뛰어드는 보행자, 사각지대에 있다가 갑자기 끼어든 차량 혹은 앞 차의 급제동, 심지어 앞 차량 적재물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어요. 눈이나 비가 오는 악천후에는 물론이고 주행 중 어떤 상황이 일어나든 사전에 대처할 수 있는 운전 교육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입니다. 

 

다른 운전자나 보행자가 교통 법규를 지키기 않거나 예기치 못한 위험한 행동을 했을 때, 혹은 주행 중 갑작스러운 사고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빠르고 적절하게 대처하는 운전법을 바로 방어운전이라고 해요.

 

사고가 날 만한 상황을 미리 인지하고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방어운전은 운전자는 물론 탑승자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가장 적극적인 최선의 운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충분한 훈련이 필요하지만 사고는 경험하기도 쉽지 않고 이에 대한 교육도 부족한 상황이에요. 사고 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평소 방어운전 요령을 잘 숙지해 두는 것이 필요해요.


운전대 꺾지 말고
그냥 정면으로 박으라고?!

자동차의 전복(rollover) 사고는 탑승자는 물론 주위 차량에도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여 더 큰 대형사고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조금 더 꼼꼼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자동차 전복사고의 95%는 차량이 도로를 벗어나서 옆길로 미끄러져 타이어가 연약지반에 박히거나 연석과 가드레일 같은 장애물에 부딪쳐서 발생되는 걸림 전복사고이고, 5%는 차량의 고속충돌 회피 상황에서 주로 발생되는 비걸림 전복사고로 나타나고 있어요.

 

고속 주행 중에 발생한 돌발 상황에서 운전자가 충돌을 피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스티어링휠을 꺾어서 차량이 넘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스티어링휠 꺾으면 고속 급회전이 일어나 바퀴가 들리고 전복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요.

외국의 경우 자동차의 전복으로 인한 사망자가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25%를 차지하고 있어요. 전복사고로 인한 사망자 중 60% 이상이 차체가 높은 SUV의 전복에서 일어났어요.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차량의 무게중심 높이가 높아 전복사고 위험성이 큰 SUV 차량의 판매 비율이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전복사고 건수 또한 늘고 있는 추세예요. 사망률도 다른 유형의 교통사고 보다 비교적 높게 나타나고 있답니다.

한편, 자동차 안전에 관한 연구가 계속되면서 충돌사고가 발생할 때 탑승자를 보다 안전하게 지켜주는 기술과 운전법도 알려져 왔어요.

 

1950년대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자동차는 튼튼해야 안전하다고 믿었어요. 그러나 메르세데스 벤츠의 엔지니어였던 벨라 바레니가 충돌에 따른 충격은 흡수할수록 탑승자가 안전해진다고 주장하면서 '크럼플 존(Crumple zone)' 이론이 등장했어요.

 

크럼플이란 ‘구겨지다’는 뜻의 단어로, 외부에서 일정한 충격이 가해졌을 때 탑승자에게 전해지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충돌 시간을 늘려주는 역할을 하는 구역을 크럼플 존이라고 불러요.

 

세단형 자동차를 예로 들면 보닛과 앞 타이어 부분, 트렁크와 뒷 타이어 부분은 크럼플 존에 해당하고, 앞 좌석과 뒷좌석이 위치한 가운데 부분은 '세이프티 존(Safety Zone)'이라고 할 수 있어요. 세이프티 존은 어떤 경우에도 구겨지거나 찌그러져서는 안 되는 구역이죠.

자동차 제조사들은 크럼플 존과 세이프티 존에는 서로 다른 소재를 사용해요. 어느 부분에 알루미늄을 사용했고, 어느 부분에는 초고장력 강판을 사용했다는 등의 광고를 하는 것도 이 때문이죠.

 

크럼플 존과 세이프티 존 사이에는 '필러(pillar)'가 기둥 역할을 해요. 필러는 세단을 기준으로 A, B, C 세 종류가 있는데 보통 앞 크럼플 존과 세이프티 존 사이의 기둥을 A필러, 중간을 B필러, 뒤 크럼플 존과 세이프티 존 사이의 C필러로 구분합니다.

 

차체 전면의 양 유리 옆에 있는 기둥인 A필러는 전방 충돌 때 크럼플 존이 영역 이상으로 찌그러지는 것을 막아 줘요. B필러는 측면에서 오는 충격과 전복사고 때 탑승자를 보호합니다. C필러는 차 뒷부분에서 트렁크와 천정을 이어주는 기둥으로 후방 충격을 탑승자들에게 최소화시켜주는 기능을 한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충돌했을 때 안전한 차는 어떤 차일까요? 크럼플 존이 충격을 잘 흡수하고, 세이프티 존에서 충격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잘 막아주는 차가 안전한 차라고 할 수 있어요.

안전을 위해 자동차 앞, 뒷부분을 오히려 더 찌그러지게 만든다는 것인데, 무조건 ‘더’ 찌그러지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아요. 자동차가 충돌할 때 탑승자에게 가해지는 충격의 정도를 고려하면 `잘` 찌그러지는 것이 사람에게 안전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여기서 '잘'은 '쉽게(easily)'가 아니라 '옳고 바르게(well)'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예를 들어 만약 앞 차가 급제동을 해 부득이하게 충돌사고를 피할 수 없다면, 브레이크만 세게 밟으면서 앞 차를 정면으로 부딪히는 것이 오히려 안전할 수 있답니다. 물론 안전벨트는 기본적으로 꼭 매고 있어야겠죠.

 

충돌을 피하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스티어링휠을 함께 꺾으면, 앞서 살펴본 것처럼 전복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안전을 위해 적용된 크럼플 존도 옳고 바르게 찌그러지지 않아 탑승자에게 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모든 사고는 잠깐 한 눈 파는 사이에 일어나요. 운전 중에 휴대폰을 본다거나 무엇을 줍는다던가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는 행동은 지양해야 해요. 부득이 사고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전복사고의 원인을 기억해 방어운전을 하고, 탑승자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자동차 구조와 안전 원리를 평소 잘 숙지하고 있어야겠습니다. 여러분이 운전 중에 잠깐 한 눈 파는 순간, 누군가를 생사의 갈림길에 놓이게 할 수도 있답니다. 운전할 때에는 집중! 또 집중! 하는 것 잊지 마세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