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수술이 아니라 시술이야~", 자동차 페이스리프트

조회수 2019. 11. 19. 17: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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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모델 체인지. 페이스리프트. 연식 변경. 자동차 뉴스를 보다 보면 자주 접하는 단어들이죠. 무언가 업그레이드된 모델이 출시되었다는 것은 알겠는데, 이들 사이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제조사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큰 의미에서는 같은 자동차 출시의 뜻과 특징을 페이스리프트를 중심으로 알아볼게요.


“언니, 너무 많이 변했다~"라면?
풀 체인지!

# 풀 모델 체인지


풀 모델 체인지(Full Model Change)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모델이 완전히 바뀌거나 제조사에서 새로이 개발한 신차예요. 아예 새롭게 개발되어 신규로 출시되는 차량이거나, 이전 세대의 자동차와는 다르게 자동차의 뼈대를 구성하는 플랫폼, 엔진, 파워트레인을 비롯한 디자인, 인테리어 등 자동차의 모든 것이 변경된 자동차를 말해요.

 

YF 쏘나타(6세대)가 LF 쏘나타(7세대)를 거쳐 DN8(8세대)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것과 동일한 개념인데요. 전통성을 강조하는 일부 모델은 부분 변경에 그치기도 해요.


아무도 못 알아볼 정도로
바꿨다면? 연식 변경!

# 연식 변경


연식 변경(Model Year)은 해가 바뀌면서 이루어지는 부분적인 상품성 개선을 뜻해요. 일부 제조사에서는 상품성 개선(Product Enhancement)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부분적으로 라디에이터 그릴이나 램프 모양에 간단한 변경을 주거나, 탑재되는 편의 사항에 큰 변화를 주는 것이 일반적이에요.

 

일례로 최근 출시되었던 그랜저 IG 2019년형 연식 변경 모델은 ADAS 안전기술을 기본으로 적용하고, 스마트 자세 제어 시스템 등의 새로운 옵션을 추가하기도 했어요.

 

한편, 연식 변경 모델에서는 풀 체인지 이후 발생한 문제들을 개선하여 출시하기도 하는데요. 매년 변경 여지가 있는 충돌, 배기가스 규제 등의 법규를 만족하기 위해서라도 연식 변경을 진행하기도 한답니다.


“야, 너 이번에 어디서 했어”라면?
페이스리프트!

# 페이스리프트


페이스리프트는 풀 모델 체인지와 연식 변경의 중간 정도 변화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워요. 페이스리프트(Face Lift)는 원래 성형 수술에서 주름살 제거 수술을 말하는데요. 자동차를 변경할 때 플랫폼, 엔진 등의 변경 없이 디자인과 사양을 큰 폭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해요.

 

부분 변경이라고도 부르는데, 전면부와 후면부를 거의 신차에 가깝게 바꾸는 것이 일반적이에요. 이때 전면부의 라디에이터 그릴, 전조등 디자인이나 후면부의 콤비네이션 램프 등과 기능을 개선하죠.

 

아반떼 AD 출시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더 뉴 아반떼 AD 페이스리프트의 경우도 새롭게 변경한 헤드 램프가 기존의 디자인과는 다른 날카로운 헤드램프로 바뀌어 화제가 되기도 했죠.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도 변경되었을 뿐 아니라 신규 스티어링 휠과 안전·편의 기능도 추가되었어요.

이와 같이 페이스리프트는 자동차가 완전히 바뀌지 않는 범위 안에서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어요. 일반적으로 모델 체인지 이후 3년 전후의 시점에 이뤄지는데, 그렇다면 자동차 제조사가 페이스리프트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모델 체인지가 이뤄진 후 새로운 풀 모델 체인지까지는 약 5~7년이 걸려요. 수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소비자들의 관심도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신차 효과도 없을뿐더러 경쟁 모델의 신차 출시로 경쟁력도 뒤처지는 상태가 되죠. 이러한 전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 페이스리프트라고 할 수 있어요.

 

페이스리프트가 진행되면 외관 디자인이 변경되는데, 작게는 범퍼부터 크게는 외관이 몰라볼 정도로 탈바꿈하기도 해요. 실내 디자인도 부분적으로 변경돼 보다 세련되게 변하죠. 새로운 엔진이나 변속기가 있을 경우에도 이 시기에 적용되기도 해요.


페이스 리프트,
의버지를 잘 만나야 성공?

국내 소비자와 자동차 업계에서 성공적인 페이스리프트란 평가를 받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기아 K5 페이스리프트를 들 수 있어요. 기아차가 내놓은 완성도 높고 아주 멋진 디자인의 K5는 출시와 동시에 센세이션을 일으켰죠.

 

덕분에 같은 현대기아차그룹 내에서 경쟁하던 쏘나타보다 판매량에서 앞서는 결과를 이끌어내기까지 했어요. 재미를 좀 더 보고 싶었던 기아차는 K5 페이스리프트 모델에서 테일 램프의 굴곡만 살짝 바꾸며 큰 변화 없는, 성공적인 디자인을 이어갑니다.

사실 K5는 좋은 피를 물려받은 모델이에요. K5의 전작인 로체의 페이스리프트 모델 ‘로체 이노베이션’은 현재까지 기아차 패밀리룩의 상징으로 쓰이고 있는 호랑이 코 그릴을 처음 적용한 기념비적인 모델이죠.

 

2005년 말 옵티마의 후속으로 출시된 기아차의 중형 세단 로체는 경쟁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뛰어난 핸들링으로 택시 시장에서 환영을 받았아요. 대신 밋밋한 외관 디자인으로 일반 자가용으로는 호응을 얻지 못해 판매량은 저조했어요. 택시가 급증하자 오히려 제품 이미지가 하락하기까지 했죠.

 

2005년 기아차는 신의 한 수로 꼽히는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했고, 2008년 그의 손길이 닿은 로체 이노베이션이 출시됐어요. 직선이 강조된 외관이 경쾌한 주행성능을 품은 로체와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스타일이 힘이다’라는 카피를 내걸었고, 카피대로 달라진 디자인이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자가용 판매량도 크게 늘었답니다.

 

후에 한차례 마이너 체인지를 통해 블랙 베젤 헤드램프와 2.0L 가솔린 모델에도 듀얼 머플러를 장착하는 등 외관을 세련되게 다듬어 2010년, 후속인 K5가 출시되기 전까지 괜찮은 판매 성적을 유지했어요. 기아차가 여기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패밀리룩을 이어올 수 있었다는 것을 보면, 페이스리프트도 결코 만만히 볼 게 아닌 것 같아요.

반대의 경우도 있어요. 현대차가 2018년 공개한 아반떼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삼각떼’라는 비운의 별명을 얻었어요. 이전 아반떼 디자인을 떠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큰 변화를 주었는데, 브랜드 입장에서는 ‘풀 체인지 급 부분변경’이라며 홍보에 나섰답니다.

 

기아차의 신형 K3 역시 K5와 마찬가지로 여러모로 칭찬을 듣는 분위기에서 현대차의 조급한 마음도 반영된 것 같아요. 이전 아반떼가 꽤 잘 생긴 얼굴이었다는 사실을 돌아볼 때, 페이스리프트가 기존 디자인을 보완하는 수준으로 이뤄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에요.


"나 다시 젊어질래~!"

한편, 디자인이 특출해 상당한 마니아층을 확보한 기아차 스팅어는 출시 3년 만에 단종설이 나돌았지만, 대신 페이스리프트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요.

 

국내 첫 그란 투리스모(GT) 콘셉트로 2017년 출시한 기아차의 야심작 스팅어는 국내에서 스포티한 디자인에다 후륜 구동 기반의 스포츠 세단으로 자리매김했어요. 출시 당시 3.3L 터보 모델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데 4.9초가 걸리며 국산 모델 중 처음으로 5초 벽을 깬 가장 빠른 모델로 손꼽히기도 했죠.

 

스팅어의 단종설을 보도한 호주의 자동차 전문매체 카어드바이스는 전 세계적으로 테슬라 모델 3와 같은 스팅어와 비슷한 가격대에 고성능을 발휘하는 전기차가 출시되면서 스팅어의 주력 시장인 미국, 호주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가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어요. 실제로 스팅어는 북미 시장에 진출한 2017년 하반기 843대를 판매했고 2018년 한 해 동안에는 1만 6,806대를 판매했어요. 하지만 올해 1~8월까지 9,435대를 팔며 전년 대비 10% 이상 판매량이 하락한 상태예요.

스팅어는 현재 출시 3년 차로 페이스리프트 시점을 고려해야 할 시기예요. 스팅어는 기아차 모델 중에서 여전히 훌륭한 외모를 자랑하고 있지만, 나이는 속일 수 없듯이 내부 인테리어나 첨단 편의. 안전장비에 있어서는 최근 출시된 모델에 뒤처진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계기반과 센터 디스플레이 부분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데요, 최근 페이스리프트로 선보인 기아차 모델 K7이나 모하비는 계기반과 센터 디스플레이에 12.3인치 혹은 10.25인치 크기에 풀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달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반면, 스팅어에는 7인치 컬러 TFT LCD 계기반과 8인치 센터 디스플레이가 적용되어 있어요. 페이스리프트 때 충분히 바꿀 수 있는 요소라고 할 수 있죠.

 

최근에는 단종 이야기가 쑥 들어가고 스팅어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2020년 7월께 출시된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다양한 최신 안전장비 탑재는 물론 현대기아차가 새롭게 개발하고 있는 2.5L 가솔린 터보 엔진 장착 가능성도 나오고 있어요. 스팅어가 페이스리프트를 무사히 넘기고 2세대 모델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요?


사람의 일생처럼 자동차도 탄생부터 단종까지의 단계가 있어요. 사람은 태어나 유아기, 유년기를 거쳐 청소년기, 성인이 되듯, 자동차도 풀 모델 체인지와 페이스리프트, 연식 변경과 같이 각각 구분되는 시기들이 있답니다.

 

풀 모델 체인지의 주기는 통상 7년 정도이지만 최근에는 컴퓨터와 기술의 발달에 따라 서로 다른 차량들이 플랫폼을 공유하기 시작하고 시스템의 모듈화, 부품의 표준화 등 개발 단계의 단축으로 풀 체인지의 개발 기간도 단축되는 추세에요. 

 

페이스리프트의 선택도 점점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는데요. 신차 기분을 오래도록 내고 싶은 기존 오너들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도,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멋진 페이스리프트의 등장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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