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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1천억 써가며 '클린 모빌리티'에 집착하는 이유?

조회수 2019. 7. 19. 15:4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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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LPG(액화석유가스) 연료와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로 친환경차 경쟁에 뛰어든 현대자동차.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현대차는 여러 차종을 선보이며 글로벌 판매 연간 20만대로 친환경차 경쟁 선두그룹에 자리매김했어요. 풀 라인업 구축과 고공 성장은 물론, 친환경차 패러다임을 바꿀 수소 전기차의 절대강자로도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돌파구가 된 ‘클린 모빌리티(친환경 이동성)’ 시장. 일본보다 10년 늦었지만, 출시 10년 만에 친환경차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현대차에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리막과 손잡은 현대 전기차

현대차는 양산형 전기차 모델에 최적화된 전기차용 파워트레인 시스템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요. 지난해 전년대비 123% 증가한 총 6만 2천여 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죠. 2020년에는 상품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답니다.


현대차는 여기에 고성능 전기차 개발에 대한 밑그림을 더하고 있는데요. 지난 5월 13일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하이퍼 전기차 업체 리막 오토모빌리(Rimac Automobili)에 1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고성능 전기차 개발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한 것이에요.


이번 협업은 2020년 고성능 전기차와 수소 전기차 프로토타입 모델을 선보이는 등 글로벌 고성능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역량을 확보하고, 전 세계적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고성능 전기차 시장의 핵심 사업자로 거듭난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할 수 있어요.

고성능 전기차 기술의 핵심은 고전압, 고전류, 고출력 등 고부하 상황에서 안정적이면서도 유연하게 차량 성능과 차체를 제어하고 관리하는 것인데, 리막의 기술력은 고성능 전기차에 특화돼 있어요. 모터와 감속기, 인버터 등으로 구성된 고성능 전기차용 파워트레인과 차량 제어 및 응답성 향상을 위한 각종 제어기술, 배터리 시스템 등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현대차도 자체적으로 고성능 전기차 분야에 대한 선행 단계의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번 리막과의 협업으로 보다 신속하게 고성능 전기차 기술을 전동형 차량에 이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전 세계 일반 순수 전기차 시장이 2014년 13만 4천여 대에서 2018년 94만 2천여 대로 성장한 가운데, 같은 기간 고성능 전기차도 4만 5천여 대에서 25만 4천여 대로 연평균 57%의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어요.

 

고성능 전기차는 기술 경쟁 차원뿐만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효과가 커 주요 자동차 업체들 역시 이 시장에 본격 뛰어들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진행하고 있답니다.


현대차는 리막과 협력해 2020년까지 N브랜드의 미드십 스포츠 콘셉트카의 전기차 버전과 별도의 수소 전기차 모델 등 2개 차종에 대한 고성능 프로토타입을 제작해 선보일 계획인데요. 이후 고성능 전기차 양산도 적극 검토할 것으로 보여요.


최초의 타이틀, 현대 수소차

수소차는 현대차가 야심 차게 내세운 미래차 시장 화두라고 할 수 있어요. 2030년까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FCEV)에 7조 6000억 원을 투자해 생산 능력을 연 50만대로 늘릴 계획이랍니다. 세계 최초로 수소차를 양산해 선구자적 이미지를 보유한 데다 장기적으로는 수소차 확산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수소경제’에 통 큰 베팅을 하고 있는 것이죠.


현대차가 수소차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사실상 유일무이한 ‘최초’ 타이틀을 보유한 것과 무관하지 않아요. 2013년 1월, 현대차는 양산형 수소차인 투싼 FCEV를 세계 최초로 생산했어요. 2018년 초에는 세계 최장 주행거리를 기록한 넥쏘를 내놔 이목을 끌었답니다. 넥쏘는 미국 EPA 인증에서는 1회 충전 주행거리 595㎞를, 한국에서는 609㎞를 기록했어요.

현대차가 전기차보다 수소차에 더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어요. 전기차는 내연기관이 아닌 배터리로 구동되기 때문에 기술적 측면에서 난도가 높지 않아 진입장벽이 낮아요. 또 전기차 성능은 자동차 업체 기술력이 아닌 2차 전지 업체가 공급하는 배터리가 좌우하는데, 배터리만 안정적으로 공급받는다면 전기차 생산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죠. 자동차를 한 번도 생산한 적 없는 테슬라·구글·바이두는 물론 심지어 청소기를 만드는 다이슨이 전기차에 진입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배경에서랍니다.


반면 수소차는 전기차에 비해 기술장벽이 월등히 높아요. 물론 수소차도 수소를 사용해 만든 전기에너지를 동력원으로 쓰는 전기차의 일종입니다. 현재 양산 중인 수소차는 고압 수소탱크에 충전된 수소에 산소를 넣어 화학반응을 내는 방식이에요. 수소와 산소는 백금 촉매를 거치면서 전기를 일으키죠. 전기차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전기를 저장해 두었다가 조금씩 사용하고, 수소연료전지는 화학반응을 통해 지속적으로 전기를 만들어내 모터를 구동한다는 차이가 있어요. 즉, 단순히 만들어진 전기를 ‘저장’하는 것(전기차)과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를 만들어내는 것(수소차) 사이에 상당한 기술적 격차가 존재하는 것이죠.

수소차는 자동차 산업 생태계가 유지된다는 것도 전기차 대비 장점으로 평가된답니다. 엔진이 사라진다는 것은 전기차와 같지만 수소차는 수소공급장치와 흡배기 계열 부품이 필요해 부품 생태계 유지, 발전이 필수예요.


한 예로 넥쏘의 수소연료전지는 국내 협력사 300여 개(1차 150개)와 협업해 만든 것으로, 부품 국산화율이 99%에 이르고 있죠. 한국의 수소차와 수소연료전지가 전 세계에 팔리면 국내 부품사에는 새로운 수출 시장이 열리는 거예요.


결정적으로 핵심 부품인 연료전지 기술은 완성차 업체가 쥐락펴락하는데, 향후 자동차 산업 패권을 놓치고 싶지 않은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전기차보다 수소차가 미래차 주력 차종이 되는 것이 현재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는 데 훨씬 유리하겠죠?

현대차는 2018년 12월 중장기 수소 및 수소 전기차 로드맵인 ‘FCEV 비전 2030’을 공개했는데, 오는 2030년 국내에서 연 50만 대 규모의 수소차 생산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수소차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간다는 구상이에요.


이를 위해 현대차는 협력사와 오는 2030년까지 연구·개발(R&D)과 설비 확대 등에 총 7조 6000억 원을 투자하고, 5만 1천 명을 새롭게 고용할 방침이에요.


당장 현대차는 협력사와 함께 연간 3000대 규모인 현재 수소차 생산 능력을 2020년 약 4배 수준인 1만 1천대로 확대하기 위해 올해부터 2년 동안 3000억 원을 투입하고 총 1300명을 고용할 계획이랍니다.


전기와 수소,
모두 놓치기 싫은 현대차

현대차는 지난 7월 1일 2018년 한 해 동안 현대차가 국내·외에서 펼친 지속가능경영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 및 비전을 담은 '2019년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간했어요. 


이번 보고서에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의 성공적인 전환을 위한 현대차의 노력과 성과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2018년 하이라이트에는 ▲수소차, 태양광 에너지 차량 등을 소개하는 ‘친환경(GREEN)’ ▲홈투카, 카투홈 등 연결의 기술로 일상을 바꾸는 ‘연결(CONNECT)’ ▲미국, 동남아, 유럽, 호주 등 글로벌 지역에서의 공유경제 실현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소개하는 ‘공유(SHARE) ’▲미래모빌리티의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하는 ‘변화(CHANGE)’ 등 미래 모빌리티를 향한 4가지 키워드가 담겨 있답니다.


현대차가 수소차에 전폭적인 투자를 공언하자 ‘왜 전기차가 아니고 수소차를 골랐을까’라는 의문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어요. 글로벌 완성차 제조업체 가운데 수소차를 양산 중인 브랜드는 현대차 외에 일본 도요타와 혼다 정도에 불과해요. 벤츠, 아우디 등 독일 제조업체들은 이제서야 수소차 양산을 시작했거나 검토 중인 단계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현대차가 시장 트렌드를 오판하고 전기차 시장을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뒤따랐어요.

사실 현대차는 수소차뿐 아니라 전기차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어요. ‘코나 EV’ 등 다양한 차급의 전기차를 내놨고 삼성전자 자회사 삼성벤처투자와 함께 미국 콜로라도에 있는 차세대 배터리 제조업체 솔리드 파워에도 총 2000만 달러(약 225억 원)의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미래차 개발의 ‘무게중심’이 수소차에 쏠려 있어 유독 관심을 더 받은 것일 뿐, 전기차에 대한 개발도 지속적으로 진행해왔죠.

 

지금까지 현대차는 대부분 자동차 분야에서 후발 주자였고, 선두업체 전략을 추종하는 ‘패스트 팔로어’ 전략으로 숨 가쁘게 달려왔어요.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죠. ‘퍼스트 무버’가 되지 않고서는 과거의 지위를 결코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 됐어요.


현대차는 올해 초 2025년까지 친환경차 모델을 총 44개로 확장해 연간 167만 대 판매규모를 갖춘 '클린 모빌리티'로의 전환을 선언한 바 있죠.

실제 세계 자동차 업체를 통틀어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전기차(EV), 수소 전기차(FCEV) 등 모든 타입의 친환경차 라인을 갖춘 메이커는 현대차와 일본 혼다뿐이에요.


지난해까지 15개 차종으로 늘린 현대차의 친환경차 라인업은 올해에도 대폭 강화되어 연내에 코나 HEV가 새롭게 합류할 예정이랍니다. 기존 친환경차의 경쟁력도 향상되어 소나타 HEV의 경우 8년 만에 2세대가 출시될 예정이에요. 지난 2014년 선보인 1세대 쏘울 EV도 올해 신형으로 세대교체될 예정이랍니다. 기아차도 아이오닉 HEV·EV·PHEV의 상품성 개선 모델을 잇달아 출시하는 등 라인업 보강이 빠르게 진행 중이에요.


현대차는 앞으로 10년을 숙적 도요타와 친환경차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시기로 보고 있어요. 도요타는 2017년 세계시장에서 친환경차 152만 대를 판매한 시장의 맹주죠. 하지만, 현대차의 공격적인 친환경차 사업 강화 행보는 머지않아 도요타의 자리를 위협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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