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로스터 N, 국내 해치백 무덤의 꽃이 될 것인가

조회수 2018. 6. 1. 20: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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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뒤쪽에 트렁크 도어가 있는 차량을 '해치백'이라고 부르죠. 이 해치백은 세계시장에서 실용적인 자동차의 대명사로 불리며 높은 판매율을 보이는 것과는 달리, 국내 시장에서는 전혀 사정이 다른데요. 되려 한국은 해치백의 무덤으로 불리기까지 합니다. 오랫동안 세단이 유독 강세를 보이며 시장을 석권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차체 뒤쪽에 트렁크 도어가 있는 차량을 ‘해치백’이라고 부르죠. 이 해치백은 세계시장에서 실용적인 자동차의 대명사로 불리며 높은 판매율을 보이는 것과는 달리, 국내 시장에서는 전혀 사정이 다른데요. 되려 한국은 해치백의 무덤으로 불리기까지 합니다. 오랫동안 세단이 유독 강세를 보이며 시장을 석권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런 와중에 얼어붙은 국내 해치백 시장에 새로운 도전자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현대자동차의 벨로스터 N. 아이러니하게도 한 번 외면을 받았던 모델이죠. 과거 스포티한 디자인에 애매한 성능으로 타깃층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채 사라진 이 벨로스터가 이번에 새로운 단장을 하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한국은 왜 해치백 무덤이 되었을까?

우선, 우리나라가 왜 해치백의 무덤이 된 것인지부터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부담스럽지 않은 차체 크기에, 실용성을 앞세우는 해치백이 국내에서는 왜 그렇게 외면받은 걸까요?

· 너무 실용적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는 탈것을 넘어서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비싸지만 멋스러운 차, 효율성은 다소 떨어질지라도 안전성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구현하는 차가 구매자 입장에서 반가울 수 있습니다. 반면에 해치백은 트렁크가 캐빈 룸과 분리되어있지 않은 디자인으로, 트렁크나 후륜 장치에서의 소음이 실내로 더 많이 유입되기 때문에 고급스러움과 멀어질 수밖에 없었고, 뒷좌석을 폴딩 하여 짐을 실을 수 있다는 장점은 짐차나 영업용 차량 같은 이미지를 얻게 만들었습니다.

·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동급 세단과 비교할 경우, 해치백의 가격이 조금씩 높은 것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세단에 비해 짧은 전장을 가졌지만 차체의 크기는 더 크기 때문에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말한 실용적인 이미지라는 이유로 해치백을 고르려 했던 사람이라도, 가격 때문에 포기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죠.

· 국내 실정과 맞지 않아서

본고장인 유럽에서 해치백이 이용되고 있는 모습을 살펴볼까요? 그들에게 해치백은 주말에 뒷자리 가득 짐을 싣고, 친구나 연인을 태우고 국경을 넘어 여행을 떠나는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기 위한 동반자 이거나, 집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이케아나 코스트코 같은 창고형 매장에서 한가득 장을 보고 나왔을 때도 그 많은 짐을 쉽게 싣고 돌아올 수 있는 전천후 자동차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삼면은 바다, 머리 위로는 북한에 막혀있어, 짐을 한가득 실어야 할 만큼 차를 타고 멀리 떠날 수 없고, 창고형 마트도 대부분 시내 한복판이나 머지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으며, 국토가 좁은 만큼 여느 나라보다 훨씬 압도적인 물류배송 시스템을 갖고 있어 무거운 짐을 스스로 들고 움직여야 할 필요도 없죠.


국내에 이름을 알린 대표적인 해치백 모델

· 폭스바겐 골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이 팔린 차, 해치백의 교과서, 유럽 베스트셀러 등 폭스바겐의 골프는 다양한 수식어를 갖고 있습니다. 폭스바겐 엔지니어들이 '직접 타고 싶은 차'를 모토로 만들어, 각종 옵션과 기술이 아낌없이 적용된 모델에 폭스바겐의 번듯한 브랜드 이미지까지 더해져, 국내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공을 거뒀죠.

· 현대 i30

기획부터 유럽시장을 노리고 태어난 현대의 대표 해치백입니다. 2011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였는데, 이때 폭스바겐 그룹의 회장이 이 i30를 세밀하게 관찰하는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죠. '달라, 달라, 달라 난 달라'라는 친숙한 CM송의 주인공이 바로 이 i30로, 출시 직후 월 2천 대 정도의 판매량을 유지하며 국내 해치백 시장의 부흥에 한몫을 하기도 했습니다.

· 토요타 프리우스 C

전 세계적으로 약 150만 대 이상의 누적 판매 기록을 가지고 있는 베스트셀링 모델인 프리우스 C도 올 3월 국내 시장에 등장했습니다. 하이브리드의 교과서로 불리는 프리우스에서 뻗어 나온 모델로, 기존 프리우스에서 차체를 더 작게 만들어 연비를 높였죠. 타본 사람들 사이에서 호평 일색의 평가를 받을 정도로 훌륭한 성능을 자랑합니다.

· 르노삼성 클리오

지난 2017년 서울 모터쇼에서 국내에 처음 소개된 뒤 오랜 시간이 흘러, 드디어 올해 출시된 클리오입니다. 해외에서 조립, 생산된 모델이면서 유럽보다도 1,000만 원 정도 저렴하게 출시되어 화제가 되었죠. 곡선 위주의 세련된 디자인에 유럽차 특유의 운동성까지 더해진 모델로 르노삼성의 기대를 한 몸에 안고 있습니다.

· 쉐보레 크루즈 5

쉐보레의 스테디셀러 크루즈의 해치백 라인입니다. 트렁크를 잘라낸 형태의 다른 해치백 모델들과는 달리, 테라스 형태 디자인으로 트렁크의 공간이 훨씬 넉넉하죠. 단단함으로 유명한 쉐보레답게 안정성 역시 여느 차에 견주어도 밀리지 않을 정도에 질리지 않는 디자인으로 마니아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모델입니다.


새로이 도전장을 내민 벨로스터 N의 특장점

· 기존 벨로스터 모델 제원 및 가격

2011년에 출시된 벨로스터는 스포티한 디자인과 투도어 쿠페의 펀 카로 디자인되어 세상에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부실한 하체에 불안정한 핸들링 등 날렵한 외형과는 어울리지 않는 운동성 때문에 펀 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도, 그리고 무난한 차량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도 외면받아 2015년, 폭망에 가까운 성적을 안고 소리 소문 없이 국내 시장에서 사라졌죠.

 

하지만 해외에서는 나쁘지 않은 판매율을 보였는데요. 실제로 유럽 등지에서는 도로 위에서도 벨로스터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달에 한두 대 보면 많이 볼 정도인데 말이죠. 그 때문인지 해외에서는 2016년까지 판매가 이어졌습니다. 


· 새로운 벨로스터 N 모델 제원 및 가격

그리고 올해, 현대가 절치부심하여 다시 만들어 낸 벨로스터는 어떨까요? 직접 운전해 보지는 않았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번 벨로스터의 운동성과 밸런스에 후한 평을 주고 있습니다.

2~30대의 싱글 운전자에게 어울릴 완벽한 펀 카로써 돌아왔다는 평가인데요. 2도어 쿠페라는 기본 스타일은 유지되었지만, 납득하기 어려웠던 과한 장식성 디자인들이 현대 패밀리 룩인 캐스케이딩 그릴 등으로 다듬어졌고, 루프탑 쪽의 투톤 컬러는 경쾌한 느낌을 줍니다. 쏘나타 뉴라이즈에도 적용되었던 테일램프는 역동적인 디자인의 벨로스터에게 더 어울려, 찰떡궁합을 자랑하죠.

실내 디자인 역시 운전석과 보조석의 컬러와 디자인을 사뭇 다르게 하여 색다른 느낌을 주었습니다. 심지어 적재적소에 과하지 않은 포인트 컬러를 사용하여 더 독특한 느낌인데요. 이 모델의 타깃이 명확히 보일 정도입니다.


지금까지 현대자동차는 대체로 무난하고 '잘 팔릴만한' 모델만 만든다는 인식이 있었죠. 돌발적으로 벨로스터 같은 모델들을 출시하며 도전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런 모델들은 이내 현대의 라인업에서 자취를 감추며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지는 못했습니다. 이번 벨로스터는 작정하고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현대자동차에게 씌워진 편견을 해소시켜주는 것에 대한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서해안고속도로에서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해 금전적인 손해를 감수하고 고의로 문제 차량과 추돌하여 화제가 된 '투스카니 의인'에게 현대가 벨로스터를 선물했는데요. '의인이 타는 차'라는 이미지로, 수억의 광고나 바이럴 마케팅에서도 얻을 수 없는 값진 홍보 효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타깃인 젊은 층의 빈곤화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현실과, 자동차에게 이동 수단 이상의 모습을 요구하는 국내 실정 속에서, 실질적으로 국내에서 많은 판매율을 보일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벨로스터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요? 현실의 벽을 넘어 해치백이라는 이름의 무덤에서 화려한 꽃을 피울 수 있을지, 앞서 사라진 모델들의 뒤를 잇게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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