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 운전 안 해봤죠? 그럼 말을 마세요!
최근 10년 새 2종 수동 면허 취득자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아무래도 도로 정체가 심한 우리나라 교통 사정을 고려하면 운전하기가 다소 까다로운 수동 차를 굳~이 탈 이유가 없다고들 생각하기 때문일 텐데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동 운전을 고집하며 스틱 자부심을 안고 살아가는 분들이 있습니다. 복잡함과 어려움을 감수하더라도 그들이 수동 운전을 고집할 수밖에 없는 이유, 과연 그 이유가 무엇인지 낱낱이 조사해보았습니다. ᕙ(•̀‸•́‶)ᕗ
1. 오토 연비? 넌 좀 멀었어!
엔진과 자동변속기 사이에서 동력을 전달하는 토크컨버터는 동력과 연비 손실의 주범으로 유명하죠. 반면 물리적으로 동력을 전달하는 수동변속기의 경우 오토에 비해 동력, 연비 손실이 적습니다. 물론 록 업 클러치 등 기술의 발전으로 자동변속 차량(이하 오토 차)과 수동변속(이하 수동 차) 차량의 연비 격차가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그럼에도 아직까지는 사람의 힘을 빌리는 것이 연비에 더 효과적일 수 있어요.
2. 대한민국 안전운전이 내 발끝에 달렸다
오토 차를 운전할 땐 액셀과 브레이크를 적당히 밟았다 떼면 되기 때문에, 그만큼 남은 집중력을 다른 곳에 써버리게 됩니다. 예컨대, 라디오를 켜서 주파수를 맞추거나, 컵 홀더의 커피를 마시는 등의 행동을 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수동 차를 운전할 때에는 스티어링 휠, 혹은 기어 스틱 위에 항상 손을 둬야 하고, 브레이크와 클러치를 밟을 일이 잦아서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데요. 이렇게 되면 오롯이 운전에 집중할 수 있게 되어, 저절로 안전운전에 기여할 수 있게 되죠!
3. ‘사진진’은 알아도 ‘급발진’은 몰라요
수동 차를 몰면 급하게 정차해야 할 때 브레이크에 발을 얹음과 동시에 기어를 내려서 엔진 브레이크도 함께 쓸 수 있어요. 높은 산길에서 내려올 때 브레이크가 파열될까 조심스러운 오토 차들 옆에서 기어를 오르내리며 즐겁게 달릴 수 있죠.
가장 커다란 장점으로는, 급발진 사고에서 완전히 자유롭다는 것입니다. 급발진 사고는 대체로 자동차가 스스로 RPM을 급격히 올리면서 일어나게 되는데요. 수동 차는 이런 일이 생길 확률도 낮고, 만약 엔진 이상이 생기더라도 클러치를 밟아 동력을 끊어버리면 문제가 해결되니 급발진 걱정이 없습니다.
4. 내 차는 내가 컨트롤한다
또한 수동 차는 엔진에서부터 휠까지 동력을 얼마나 공급할지 운전자가 직접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 특징은 특히 비가 억수같이 퍼붓거나, 빙판을 달려야 하는 악천후 속에서 빛을 발하게 되죠. 게다가 어린이 보호 구역처럼 제한 속도가 현저히 낮은 곳을 달릴 때에도 유용한데요. 기어를 2단으로 내린 후에 액셀을 밟기만 하면 됩니다. 반면, 오토 운전자들은 계속 브레이크를 밟고 타코미터를 확인해야 하죠!
5. 차라리 돈을 빌려주지, 차는 안 빌려줘!
자차 소유자들은 한 번씩 듣는 말이 있죠. ‘차 한 번만 빌려 타자!’ 안 빌려주자니 꽁한 사람이 되는 기분이고, 빌려주자니 고가의 차를 선뜻 내놓고 싶지 않은 애매한 상황에서 수동 차 운전자라면, ‘내 차 스틱인데?’ 한 마디에 게임 끝!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동 운전을 못하기 때문에, 그들로부터 소중한 차를 지켜낼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하나 추가하자면, 동일한 이유로 차를 도난당할 확률도 줄어든다는 것!
6. 낚시보다 짜릿한 수동운전의 손맛, 발맛
아무리 오토를 찬양하는 사람들도 수동 운전을 하면서 깨달은 운전의 참 재미, 손맛과 발맛(?)을 보게 되면 헤어 나오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수동기어를 조작하는 거친 손맛과,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발맛! 페라리나 람보르기니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여전히 수동차를 제공하고 있는 이유 역시 이런 짜릿함을 고수하는 소수의 수동 마니아를 위해서가 아닐까 싶은데요. 여러분도 한 번 상상해보세요! RPM을 완벽하게 써서 변속 충격 없이 부드럽게 기어를 바꾸는 나의 모습, 누군가가 봐줬으면 싶을 정도도 짜릿하지 않을까요?
조금만 달려도 신호에 걸리고, 정체가 심한 대한민국 도로교통상황을 고려한다면 역시 오토 운전이 낫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하지만 오늘 찾아본 것처럼 수동 운전을 했을 때 누릴 수 있는 안전과 재미라는 장점들을 고려한다면, 조금 어렵긴 하더라도 수동 세계에 입문해보는 것 어떨까요? 망설여진다고요? 오른손을 멋지게 휘저으며 클러치와 엑셀을 내려 밟는 내 모습을 생각해본다면 조금 더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