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자동차 브랜드 'P'사 후추통 전격 출시

조회수 2017. 10. 29. 09: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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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브랜드가 자동차만 만들지 않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삼각 엠블럼이 대문짝만 하게 찍힌 쫄쫄이 티셔츠…'


'페라리의 근육질 말이 그려졌지만 정말 페라리가 맞을까 의심이 되던 향수…'



살면서 한 번씩은 본 적 있죠? 사실 제가 차에 대해 별 관심을 갖지 않았던 어릴 적에는 이런 제품들이 로고만 흉내 낸 짝퉁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 지금도 저 같은 생각을 하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그러나 여러분, 이것은 모두 진짜입니다. 21세기 대브랜딩시대를 맞이하여 자동차 제조사들은 자신들만의 고유 이미지를 각종 머천다이즈에 담아 판매하기 시작했는데요. 브랜드에 헌신적인 마니아들을 상대로 한 똑똑한 마케팅의 일환이었죠. 


실제로 이 머천다이즈 중에는 아무리 비싸도 하나 사고 싶을 만큼 괜찮은 것들이 많은데요. 아래 사진을 보다 보면 여러분도 아마 고개를 끄덕이게 될걸요?


페라리 - 남친 향수의 대명사

페라리는 안경, 필기도구, 의류, 시계, 휴대전화, 자전거, 심지어 노트북까지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대중적으로 성공한 것은 바로 ‘남성 향수’죠. 자동차에 관심이 없는 여성들조차도 자신의 남자친구가 ‘페라리 라이트 에센스’를 쓴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까요.


스쿠데리아 페라리의 라이트 에센스는 사실 중성적인 느낌이 강한 향수여서 최근에는 남녀 공용 향수로 추천되기도 합니다. 사과와 레몬의 상큼한 향은 지속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은은하게 향이 풍겨서 바디로션과 별반 다를 게 없이 부담 없는 편이죠. 여성들이 추천하는 남친 향수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자동차 브랜드의 머천다이즈 마케팅 중 가장 성공한 사례로 손꼽힙니다.


BMW - 라이프 스타일

BMW는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이름의 라인을 만들어 작게는 키 링과 노트부터 드라이빙 슈즈, 여행용 가방과 각종 어패럴 등등 다양한 머천다이즈를 쏟아 내고 있습니다. 자동차가 생활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만큼, 그 자동차 브랜드가 갖고 있는 이미지를 소비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많아졌기 때문인데요. 이런 라이프 스타일 상품들은 그런 사람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고들어 자동차 오너들에겐 기분 좋은 소속감을 주고 나아가 미래의 고객들은 확실하게 포섭하는 것이죠.

제가 본 BMW의 라이프 스타일 라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하나 소개하자면, 몇 달 전 보았던 헤리티지 라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BMW의 고성능 자동차 M이 최초에 사용한 엠블럼을 활용한 이 라인에는 티셔츠, 모자, 키 링과 가방 등 다양한 제품이 소개되었는데요. 뭐니 뭐니 해도 제 눈에 가장 들어왔던 것은 1970년대 BMW의 모터스포츠팀이 입었던 팀웨어를 재해석한 가죽 재킷! 솔직히 제가 입어서 모델 같은 핏이 나오지 않을 거라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입을 수만 있다면 590 € 쯤은 투자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구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것…


메르세데스 벤츠 - 가구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는 2012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가구박람회를 통해 벤츠만의 럭셔리한 디자인을 담은 가구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가구 브랜드 폼 이탈리아(Form Italia)와의 협력으로 만들어진 벤츠의 가구는 가죽과 금속을 이용하여 심플하고 모던하게 디자인되었는데요. 소파와 커피 테이블부터, 식탁과 의자, 침대 등이 컬렉션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든 가구에 사용되는 가죽들은 벤츠의 시트에 사용되는 가죽과 동일한 것으로, 가구 디자인의 요소요소에서 은은하게 벤츠의 향기를 느낄 수 있죠. 국내에서도 모 수입가구 업체가 벤츠의 가구를 공식 수입하여 판매하고 있는데요. 의자 하나에 1,000만 원이 넘는다고 하죠? ^^;;???


푸조 - 후추통

200년 전 푸조는 그라인더(통후추를 갈 수 있는 주방 소품)를 만들어 이웃에 팔던 작은 가족 기업이었습니다. 1810년에는 부품회사로 성장하여 자전거나 스쿠터를 만들었고, 그 후로 80년이 지난 1890년에 들어서야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했죠.


하지만 푸조는 과거의 명맥을 이어가겠다는 듯이 여전히 후추 그라인더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것은 그저 역사의 흔적이 아닌, 유럽 내에서도 명품으로 우대받는 제품인데요. 유럽 내에서 명성이 높은 레스토랑에서도 즐겨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라고 합니다. 고전적인 쉐입의 나무 그라인더부터, 자동차에서 영감을 받은 모던한 디자인의 그라인더까지 다양한 선택의 옵션이 있는데요. 국내에서도 해외 직구 등을 통해 구매가 가능하다고 하니, 주방 소품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검색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포르쉐 - 포르쉐 디자인

앞서, 각종 브랜드에서 자사의 이미지를 단단히 하기 위해 라이프 스타일 상품들을 생산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포르쉐는 한 발 더 나아가 런웨이에 섰습니다. 가죽 재킷과 블레이저, 코트를 앞세운 포르쉐의 패션쇼는 말 그대로 포르쉐에서 막 내린 듯한 이미지를 연상시킵니다. 여행과 드라이브를 좋아하고, 모험과 도전을 지향하는 포르쉐의 오너들에게, 그리고 포르쉐 워너비들에게 딱 어울리는 패션을 제안했죠. 이런 패션에서부터, 나아가 각종 제품들을 만들어 온 '포르쉐 디자인 그룹'은 이미 오래 전부터 각종 브랜드들과 협업하며 포르쉐의 DNA를 이어받은 제품들을 디자인 해오곤 했는데요. 올해는 포르쉐에 자회사로 편입되며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람보르기니 - 스피커

이탈리아의 스피커 브랜드인 아이조스트(iXOOST)와 함께 제작한 이 스피커는 람보르기니가 자동차를 만들며 연마한 노하우가 집약되어 있는 작은 괴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이 스피커는 켤 때마다 낮게 울리는 황소의 포효를 들을 수 있는데요. 


심지어 이 스피커의 전원을, 아니, 시동을 걸기 위해 눌러야 하는 버튼은 람보르기니의 엔진 스타트 버튼과 같은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엄청난 스피커로 음악을 들으면 람보르기니의 콕피트에 앉아 있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요? 


외관에서부터 람보르기니가 연상되는 대담한 디자인은 카본 파이버로 만든 모노코크 섀시로 이루어져 있고, 배기 시스템을 연상케 하는 파이프는 베이스의 묵직함을 내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또한 스피커가 만들어 낼 진동을 억제하기 위해 쇼크업 쇼버까지 장착되었다고 하니, 스피커가 아니라 형태가 다른 작은 자동차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네요. 물론 가격도 그렇고요. 


우리는 나이키의 신발을 신으며 그들의 에너제틱한 이미지를 입습니다. 핫식스를 마시며 젊음의 도전이라는 이미지를 소비하기도 하죠. 자동차 브랜드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요? 소비자들은 꼭 자동차를 사지 않더라도 벤츠의 기품과, BMW의 개성, 포르쉐의 강렬함을 그들이 만든 또 다른 형태의 머천다이즈를 통해 소비하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입고 싶은 (혹은 갖고 싶은) 브랜드의 이미지가 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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