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는 자가 이기는 것이다!? 보복운전
지금까지 운전을 하면서 가슴에 ‘참을 인’ 자를 3천번쯤 새겼던 것 같습니다. 앞차는 왜 저렇게 느릿느릿 가는지, 옆차는 왜 깜빡이도 없이 끼어드는지, 하루에도 수 십 번이나 화가 끓어 오르지만 운전 중에는 참는 자가 이기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끓어오른 화를 꾹 참아내고는 하죠.
하지만 끝내 이성의 끈을 놓아버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 중엔 위험천만한 ‘보복운전’을 감행하기도 하는데요. 요즘 뉴스에서도 심심치 않게 보도되는 ‘보복운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보복운전, 정확히 뭔가요?
어떤 것들이 보복운전으로 분류되나요?
"신호대기나 정체 때문에 잠시 멈췄다 출발할 때, 차가 빨리 가지 않는다고 뒤에서 클랙슨을 울리며 재촉합니다. 이 때 괜히 울컥한 A 씨는 차를 출발하지 않고 한참 동안 가만히 서있다 출발했는데요..."
→ 고의적으로 차량을 늦게 출발시키지 않는 것도 보복운전으로 성립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행동에 반응한 리액션이기 때문이죠. 겉으로 봐서는 딱히 공격적이지 않은 행동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는 공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고속도로에서 추월차선을 두고 두 차량에 시비가 붙었습니다. 이에 B 씨가 상대 차량의 앞을 급브레이크로 가로막으며 차를 세웠고, 이 때문에 뒤따르던 차량들이 줄줄이 연쇄 추돌하게 되며 사망 사고까지 발생하게 되었죠."
→ 지난 2013년 뉴스에도 보도가 되며 결국 보복운전에 대한 강력한 법률이 제정되는 사례를 만들었던 ‘중부고속도로 i40 사건’입니다. 보복운전은 이렇게 사소한 시비로 시작해서 대형 참사를 초래하기도 하며, 이와 같이 고속도로 위에서 주행 차량을 가로막고 통행을 지연시키는 것은 도로의 정체와 대형 사고까지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도로의 끝 차선인 직우차선에서 신호대기를 하던 C 씨. 뒤에서 우회전을 하려는 차가 길을 비켜달라며 경적을 울렸습니다. 하지만 직우차선이므로 비키지 않고 신호가 바뀐 뒤 정상적으로 출발하였죠. 그런데 아까 그 차가 상향등을 켜고 경적을 반복적으로 누르며 뒤를 바짝 쫓아왔습니다. C 씨는 당황스럽고 욱 하는 기분에 급브레이크를 밟았고, 따지러 내릴까 생각하다가 관두고 그대로 차를 출발시켰습니다."
→ 이 경우 역시 C씨의 보복운전 행위에 해당합니다. 만약 C 씨가 급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후방 블랙박스를 설치한 상태였다면, 되려 C 씨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었죠. 이처럼 보복운전을 자행하는 사람들 중에는 그 기준을 더 정확히 알고 이를 역이용하여 상대방을 자극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 밖에도,
보복운전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만약 피해자가 공포나 불안감을 느꼈다면 그것만으로도 보복운전에 해당되기 때문에 운전 중에는 어떠한 행동도 섣불리 할 수 없습니다.
운전할 때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고 감정이 이끄는 대로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상대방도 나와 같이 반응해주길 기다리는 경우가 많죠.
악플에는 무시가 답이라는 이야기는 여기에서도 해당됩니다. 보복운전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침착함을 유지하며 평상시대로 운행하는 것이니까요.
덧붙이자면, 블랙박스나 동승자의 핸드폰 동영상 촬영으로 보복운전을 한 상대 운전자의 행위를 영상으로 확보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거칠게 자신을 위협한 상대 차량을 신고하는 것이 최선의 대처방법입니다.
얼마 전 포털 사이트에서 '귀신 스티커'라는 검색어가 실시간 화제가 되었는데요. 한 운전자가 차량 뒷유리에 붙인 괴기스러운 귀신 스티커는 빛 반사 필름의 성질을 이용하여 평소에는 드러나지 않다가, 야간 주행 시 위협 목적으로 상향등을 켜면 순간적으로 나타나는 스티커였다고 합니다.
상대 운전자의 비매너를 고쳐보려는 마음이었지만 어찌 되었든 본인 역시도 누군가의 주행에 위협을 가한 꼴이 되었고, 결국 이 스티커를 붙이고 있던 차주는 즉결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러한 스티커를 고안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든 분노 가득 찬 도로 위의 현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