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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누가 주차권 뽑아요?

조회수 2017. 6. 4. 09: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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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를 마난 첨단 주차장

​얼마 전 새로 생긴 대형 복합 쇼핑몰에서 주차의 신세계를 경험한 에디터 앙굴렘씨!


그동안 보고 들었던 주차장의 첨단 시설이 집결해 있어서 정말 수월하게 주차를 할 수 있었는데요. 짧은 팔을 쭉 뻗어 주차권을 뽑지 않아도 됐고, 빈 주차공간을 찾아 같은 층을 빙글빙글 돌며 시간 낭비도 하지 않았습니다.  


과연 앙굴렘씨는 주차장에서 어떤 첨단 시설을 만났던 것일까요? 앙굴렘씨가 만난 주차의 신세계로 함께 가보시겠습니까?


PM 04:05
주차장 입구
쇼핑몰에 도착했어요

주차장의 램프를 부드럽게 돌아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바로 앞에 차단기가 보이네요. 지그시 브레이크를 밟아 정차에 가깝게 속도를 늦추자 차단기가 바로 올라갑니다. 드라이브 쓰루는 스O벅스, O도날드에만 있지 않죠. 차단기 앞에서, 닿지 않는 주차권 기계의 버튼을 향해 팔을 쭉 내밀며 마음속으로 '고무고무...!'를 외쳤던 기억이 벌써 아득히 옛날 일 같습니다.



1. 카메라를 이용한 '무인차단기'

차량의 번호판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판독하는 장치입니다. 차단기에 설치된 카메라가 진입하는 자동차의 번호판을 인식하고 자동으로 서버에 진•출입 기록을 합니다.


PM 04:08
주차장 지하 2층
주차할 곳을 찾아 내려왔어요

창문을 열지 않고도 입구를 통과해 드디어 지하 주차장까지 들어왔습니다. 이럴 수가. 주말이라 그런지 주차장이 가득 차 있네요.


앗, 또다시 옛날의 기억이 떠올랐어요. 주차 자리가 날 때까지 주차장을 뱅글뱅글 돌아야 했었죠. 방금 지나왔는데 내 바로 뒤로 자동차가 출차하고, 그 자리를 따라오던 다른 자동차가 냉큼 들어가 버린 악몽과도 같던 그런 기억 말이에요. 나란히 줄 세워진 자동차 사이, 빈 공간을 발견하고 달려가 보니 작은 경차가 주차되어 있었던 것도 떠오르네요. 


하지만 과거의 기억일 뿐입니다. 지금은 주차장 천장 부근의 전광판이 각 구역의 남은 주차 자리를 숫자로 표시해 주고, 주차 칸칸마다 달린 녹색 전등이 개츠비 씨의 강 건너 그린라이트 등대처럼 빈자리로 안내하니까요. 



2. 센서를 이용한 '반사형 적외선 조명'

자동차가 주차되었을 때에는 바닥(자동차 루프)과의 거리가 짧아지고, 자동차가 없을 때는 바닥과의 거리가 멀어지는 것을 이용하여 센서가 빈 공간을 인식하고, 함께 있는 전구를 빨간색, 녹색으로 점등시킵니다.


PM 07:40
쇼핑몰 카운터
쇼핑은 끝!

친구들과 아이쇼핑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마음에 드는 옷이 있어 큰맘 먹고 카드를 긁었습니다. 구매한 금액이 무료 주차 시간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이럴 때, 옛날 같았으면 가방에서 주차권을 뒤적뒤적 찾아서 꺼내거나, 혹은 차에서 주차권을 가져 나오는 것을 깜빡하고 다시 지하로 내려갔다 와야 하는 경우도 왕왕 있었죠. 


하지만 이제는 카운터에서 물건을 결제하며 함께 자동차의 번호만 말해주는 것으로 주차 인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건망증이 심한 앙굴렘 씨는 소소하게 문명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3. 통합 주차 관제 시스템

주차장 입구에서 번호판을 자동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 관제 시스템은, 쇼핑몰에 입점한 각각의 상점에서 차량번호를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해당 차량에 무료 주차 시간 적립할 수 있습니다.


PM 11:10
주차장 출입구
이제 슬슬 집에 가볼까요?

너무 즐겁게 놀았을까요. 집에 들어가려고 주차장으로 내려왔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주차한 자리가 생각나질 않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주차 위치를 찍어놓지도 않았죠.


하지만 걱정은 없습니다. 번호를 스크린에 입력하는 것으로 내 차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있으니까요. 심지어 지금 위치에서 차까지 어떻게 가면 되는지 이동 경로까지 화면에 표시해 주네요.  


이게 없었다면 라라랜드 속 엠마 스톤처럼 자동차 키를 턱 밑에 갖다 대고 버튼을 누르며 주차장을 몇 바퀴 씩 돌았어야 했을 겁니다.



4. CCTV를 통한 '번호판 판독기'

주차장 구석구석의 카메라가 자동차의 번호판까지 판독하기 때문에 그 번호를 입력하기만 하면 카메라의 위치를 컴퓨터가 파악하여 자동차의 위치를 정확히 알려줄 수 있습니다. 주차칸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이중주차를 하거나 칸에 넣지 않았을 경우 찾지 못하기도 합니다.

자동차도 찾았으니 이제 집으로 가야겠죠? 주차장으로 문을 밀고 나가려다가, 아차, 주차 정산을 미리 해둬야겠습니다. 출차할 때 다급하게 지갑을 찾지 않아도 되고, 미리 정산을 한 만큼 차를 타고 조금 더 여유롭게 내비게이션을 찍어두던지, 마음에 드는 음악을 선곡하던지 할 수 있거든요.


아까 물건을 사서 받은 무료 주차 시간을 제외한 금액으로 계산되며, 현금이나 카드로 결제하면 끝!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아 먹는 것처럼 간단합니다.



5. 사전 정산이 가능한 '주차 키오스크'

쇼핑몰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주차장에 주로 도입되는 이 무인 정산기는 차량 번호나 주차권을 기계에 입력 후 나온 금액만큼 카드나 현금으로 계산하거나, 혹은 추가로 할인되는 영수증의 바코드를 읽히거나 무료 이용권을 삽입하여 추가 할인, 정산을 할 수 있습니다. 

PM 11:12
주차장
차까지 가는 길이 어두운 것 같은데...

쇼핑몰의 영업시간이 한참 전에 끝난 시각. 늦게까지 영화를 보고 나와서인지, 주차장이 한산하네요. 기분 탓일까요? 주차장의 조도도 낮아진 듯한 기분입니다.


쭈뼛쭈뼛 유리문을 열고 주차장으로 발을 내디뎠는데, 내가 걷는 길목마다 조금씩 밝아지는 기분입니다. 이제야 안심하고 성큼성큼 차 안으로 들어갑니다.  


시동을 켜고 차를 움직이는데, 이번에도 차가 움직이는 대로 천장의 조명이 함께 밝아집니다. 강 위를 유유히 흘러가는 작은 돛단배의 물결치는 잔상처럼, 자동차는 환한 빛을 잔상으로 남겼습니다. 



6. 조도 센서 시스템

한밤의 주차장은 인적이 드물기 때문에 어두워서는 안 되는 곳이지만, 그만큼 전력 낭비도 심한 곳입니다. 주차장의 안전과 불필요한 전력 낭비를 함께 잡을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주차장 조명의 조도 센서 시스템입니다. 디밍이 가능한 LED 전구로 교체했을 경우, 한 달에 수백만 원씩 요금을 절약할 수 있으면서도 주차장 이용자들은 여전히 밝은 주차장에서 안심할 수 있습니다.


온 세상을 바꾼 IT 기술은 오랫동안 투박하게 머물렀던 주차장도 바꿔놨습니다. 자동차조차도 혼자서 주차를 하려는 세상이니, 주차장이 바뀌지 않는 것도 어쩌면 이상한 일인지 모릅니다.


가랑비에 젖은 것처럼 조금씩 바뀐 '디지털' 주차장에 어느새 자연스럽게 익숙해져 아날로그의 주차장에선 나도 모르게 불편함을 호소하게 되기도 합니다. 미래의 주차장은 또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요? 




* 이미지 출처: Flickr, Archdaily, Freeq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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