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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과 수트만큼은 타박하지 말라

조회수 2017. 7. 8.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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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김수현 수트에 관한 이야기

 그럼에도 '리얼'을 봐야 한다면, 

그 이유는 김수현의 수트가 될 것이다. 

출처: 영화 '리얼' 스틸컷

영화 '리얼'이 혹평에 시달리는 중이다. 대중적이지 않은 영화적 장치들과 균형감이 부족한 플롯, 감독 교체로 불거진 잡음 그리고 설리의 태도 논란까지 부정적인 이유들이 뭉쳐 논란의 작품이 됐다. 그러나 그럼에도 '리얼'을 봐야 겠다는 사람들에게 그 이유는 김수현이다. 영화 '리얼' 속 김수현의 연기만큼은 결코 나쁘지 않으며, 또한 그의 열연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 김수현의 스타일 역시 김수현 팬심을 배반하지 않는다. 

출처: 영화 '리얼' 스틸컷

'리얼'은 대형 카지노 시에스타를 오픈하며 성공의 정점에 이른 야심가의 이야기를 그린 느와르다. 김수현은 두개의 인격과 그것에서 파생된 또 다른 인격까지, 해리성 다중인격장애를 가진 인물 장태영을 연기했다. 피도 눈물도 없이 오직 성공을 향해 달리는 사업가인 그는 카지노를 둘러싼 화려한 배경 속에서도 가장 빛난다. 시종일관 흐트러짐 없는 그의 쓰리버튼 수트는 엣지있다. 고급스러운 재질감이 한눈에 느껴지는 셔츠와 한 치의 빈틈도 허용치 않는 타이 매듭 역시 그러하다. 그리고 말끔히 말아 올려 날카로운 눈썹을 드러낸 헤어스타일이 장태영의 신경질적인 모습을 그대로 끌어내며, 영화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출처: 영화 '리얼' 스틸컷

취재 결과 '리얼'에서 선보인 장태영의 모든 수트는 배우 김수현의 체형에 딱 맞게 자체 제작된 것이었다. 국내를 대표하는 의상감독 조상경이 맡았다. 조상경 의상감독은 김수현의 수트에 대해 "당시 김수현 씨의 나이가 28살이었다. 그간 작품들이 다소 어리고 여린 느낌이 있었기에, '리얼'에서는 최대한 어른스럽고 남자답고 또 강한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한다. 이를 위해 의상팀은 수트에 살짝의 변형을 거쳤다. 조 의상감독은 "수트의 클래식한 라인은 기본적으로 가져가고, 넥타이 주변 컬러 바 디자인을 넣거나 포인트로 액세서리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김수현의 리얼한 눈빛과 함께 딱 맞게 제작된 수트가 영화 속 인물의 섹슈얼한 이미지를 한층 끌어올리는 요소가 됐다. 

출처: 영화 '리얼' 스틸컷

수트를 완벽히 갖췄입었음에도 장태영의 심리상태는 불안하기만 하다. 김수현은 해리성 인격장애를 겪는 남자를 통해 두 인물을 연기한다. 같은 외모를 가졌지만 극단적으로 다른 성격의 인물을 김수현은 조금씩 다른 수트 스타일을 선보이는 것으로 표현한다. 

카지노 조직의 보스인 장태영이 누구나 따라 하고 싶을 만큼의 완벽한 수트핏을 보여줬다면, 그를 관찰하며 실제 따라쟁이 노릇을 하는 방관자인 투자자 장태영은 검은 테의 안경과 한층 덜 강한 컬러감의 의상들로 한층 느슨하게 표현된다. 또한 르포 작가 장태영은 검은 테의 안경을 쓰고 있으면서도 캐주얼한 옷차림으로 또 다른 장태영을 꺼내놓는다. 조상경 의상감독 역시 "세 명의 장태영의 구분을 둬야 했다. 안경도 활용했고, 스타일도 포멀함과 캐주얼한 방식을 오가며 취했다"고 전했다. 느슨했다 풀어지는 강태영의 의상들은 난해한 인물들을 구분하는 도구로서 관객들에게 다가갔다.

출처: 영화 '리얼' 스틸컷

'리얼'은 쉴새 없이 떨어지는 조명과 입체적인 음악, 나체의 움직임을 필두로 추상적인 이미지와 메시지를 뚝뚝 던져놓는다. 김수현이 표현한 조금씩 변형된 장태영의 스타일은 유독 풀샷이 많은 촬영기법과 화려한 컬러의 소품들과 맞닥뜨려지며 영화의 빈약한 스토리 사이사이를 다채롭게 채우고 있다. 개연성으로 관객들을 설득시키지는 못했지만, 서스펜스를 한층 섹슈얼하게 끌어올리며 순간순간의 강렬한 인상을 주는 데 일조했다. 

출처: 영화 '리얼' 스틸컷

실제로 김수현은 연기는 물론 보여지는 스타일까지 고군분투한 것으로 보인다. 의상 감독은 "사실 김수현 씨가 몸매가 너무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어서 장태영의 느낌, 몸매와 비율을 만드는 데는 어렵지 않았다. 근육이나 자세들을 웨이트를 하면서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교정 볼 것도 없었다"며 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난해한 인물을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했을 그의 열정이 느껴지는 대목. '리얼'의 스토리가 대중의 마음을 잡는 데는 실패했을지 몰라도, 이 영화의 이미지 사이사이에서 김수현의 스타일만큼은 화려하게 빛나고 있다.


글=서울온여자(셀럽스픽)

출처: 영화 '리얼'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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