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보호소에 데려갈 수 있을까? 없을까?

조회수 2018. 5. 13.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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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상태에 따라 다르다.

답은 ‘데려갈 수 없다’입니다. 그 고양이가 건강한 성묘라면 말이죠.  


2013년 전에는 개와 고양이 모두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보호감찰할 의무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3년 3월 23일의 동물보호법 개정안에서 고양이는 보호소 보호대상에서 빠지게 됩니다. (단, 생후 3개월령의 어린 고양이나 다친 고양이는 보호할 의무가 있다.)


동물보호법 제13조 구조 및 보호조치 제외 동물에 ‘도심지나 주택가에서 자연적으로 번식하여 자생적으로 살아가는 고양이로서 개체수 조절을 위해 중성화하여 포획장소에 방사하는 등의 조치 대상이거나 조치가 된 고양이’라는 문구가 추가되었기 때문인데요. 왜 고양이는 보호감찰 대상에서 제외되었고 왜 이 문구는 추가되었던 것일까요.  

그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첫째, 보호소에 입소한 고양이들은 입양률이 낮고 폐사율이 높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도 보호소에서의 유기견 자연사율은 15%였지만 고양이 자연사율은 44.5%에 이르렀습니다. 2016년도 수치를 살펴봐도 유기견은14.3%로 낮아지는 듯했지만 고양이는 52.7%로 보호소에서의 자연사율이 개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고 전년도보다 오히려 높았습니다. 


고양이는 자신의 영역 내에서 단독으로 생활하는 동물입니다. 그런데 지속적으로 좁고 낯선 곳에 갇히는 집단수용 생활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결국 폐사로 이어지게 한 것이죠.   


둘째, 이미 보호소는 유기견으로도 포화상태에 있다


해마다 정식으로 유기동물이라고 등록되는 개체수만 따져도 개 6만 마리 전후, 고양이 2.3만 마리 전후라고 합니다. 


하지만 전국의 보호소는 307여 곳으로, 매년 평균 한 곳 당 300마리 이상의 유기동물을 직원 2~3명에 불과한 보호소에서 돌보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유기동물 보호소에서만 매년 1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보호소가 이미 포화상태에 있는 것입니다. 


셋째, 고양이는 개보다 포획이 힘들다


우리나라 보호소 중 91% 이상이 위탁 보호소입니다. 이는 국가 직영이 아닌 개인이 지방자치단체의 입찰에서 운영권을 낙찰받아 운영되는 사설 위탁 보호소입니다. 

이들 사설 위탁 보호소는 신고받은 동물을 포획할 때마다 마리당 3~5만원을 정부로부터 지원 받을 수 있지만 실패하면 받지 못하게 됩니다. 그런데 고양이는 개보다 포획이 더 어렵고 까다로워 대부분의 보호소에서 고양이 포획을 꺼려했죠.

출처: blog.naver.com/gato-gordo

넷째, 고양이는 도심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든 길고양이들을 TNR(중성화 후 방사)할 수 있다고 해도 이론적으로 30%는 남겨놓아야 한다고 합니다. 생태계가 교란되고 파괴되기 때문인데, 만약 길고양이들이 완전히 사라진다면 우리 도심은 들끓는 쥐를 감당할 수 없게 되고 어마어마한 새똥을 처리하느라 또 골머리를 앓을 것입니다.  


이처럼 고양이는 이미 도시 생태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개에 비해 사람에게 위협 없이 독립적으로 자생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포획에 문제가 제기되었던 것입니다.  

글 | 라이펙트센터 신지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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