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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도입이 시급한 모기 레이저

조회수 2020. 1. 15. 13: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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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져서 죽이는 건 아니고 추적하는 레이저다

우선 결론부터 말한다. 레이저로 모기를 지져 죽이는 게 아니다. 위치만 알려주는 것이다.

CES에 데뷔했지만 그 효용성에 비해 관심을 못 받은 브지고(Bzigo)는 사실 AI 스타트업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에 있다. 왜 AI 스타트업이냐면, 비전 AI로 모기를 파악하기 때문이다.

모기는 죽이기 어렵다.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기를 잡는 건 어렵지 않지만 모기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기가 어렵다. 사람들은 모기가 계속해서 날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모기의 날개는 장시간 비행에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대부분의 시간을 나는 것보다는 방 어딘가에 붙어있어야 한다. 인간이 모기를 잡지 못하는 이유는 인간의 안구 회전 속도보다 모기의 선회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즉, 모기는 눈보다 빠르다. 고양이가 모기를 사람보다 잘 잡는 이유는 사람보다 동체 시력이 두배 빠르기 때문이다. 또한, 모기의 비행 능력으로는 드론도 할 수 없는 모든 동작을 구사할 수 있다. 호버링, 회전, 코브라 기동은 물론 후진도 할 수 있다. 잠자리를 제외하면 모든 생명체 중 가장 비행에 능한 동물이다. LED 포충기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푸른 LED는 수면 패턴에 별로 좋지 않고 모기는 빛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때문에 모기를 잡아먹는 벌레들만 구이가 된다. 즉 모기는 인간의 힘만으로는 잡기 어렵다.

브지고는 이러한 생각에서 출발한 스타트업이다. 작동 방식은 이미지 센싱과 적외선을 동시에 쓰는 것이다. 적외선은 흔히 아는 것처럼 물체를 탐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미지 센싱과 센싱에 쓰이는 고도의 알고리즘은 모기의 비행 패턴을 파악하는 역할을 한다. 모기는 뛰어난 비행 능력+저질 체력으로 인해 짧게 화려하게 날고 숨어서 쉰다. 이 알고리즘과 하드웨어를 조정하는 기간이 무려 4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그럴만한 이유가 모기는 1픽셀보다 작다. 적외선을 사용하므로 야간에도 사용할 수 있다.

이미지 센싱을 할 때는 센서 노이즈가 발생하게 된다. 모기가 아닌 다른 사물도 모기로 인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작은 점을 두고 모기인 줄 알고 따귀를 때리는 것처럼 브지고가 사람을 겨냥할 수도 있는 일이다. 이 센서 노이즈를 막기 위해 프로세서를 동원하고 모기가 아닌 것들을 무시한다. 출시 시점까지 탐지율은 90%를 확보하겠다고 브지고 측은 밝혔다.

모기를 탐지한 상황, 쏴죽이는 게 아니다

모기를 파악한 브지고 셋톱은 레이저를 통해 모기를 실시간 추적하며, 체력이 떨어진 모기가 벽에 앉아서 쉴 때 모기의 위치를 빛으로 알려준다. 이 붉은색의 레이저는 육안으로 봐도 문제가 없는 Class 1 레이저로, 매우 낮은 에너지를 사용한다고 한다. 물론 에너지가 낮다고 해도 눈에 직접 쏘는 것은 좋지 않다. 쉬고 있는 모기가 탐지되면 신문, 책, 파리채 등으로 잡으면 된다. 브지고 자체는 인터넷 연결 없이도 사용 가능하지만 와이파이에 연결해놓으면 폰으로 모기 탐지 알림을 받을 수 있다. 레이저를 사용하기 때문에 브지고를 놓은 방에 고양이를 가둬놓지는 말자. 탈진할 것이다.

브지고의 활용 영역은 최대 8미터 거리 정도로 방 하나를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미지 센싱을 하는 카메라의 시야각은 120~80도로 광각 카메라 수준이다. 즉, 방 전체를 360도로 파악할 수는 없다. 따라서 작은 방에서 한쪽 구석에서 천장 쪽을 보고 활용하는 것을 업체는 권하고 있다. 대부분의 모기가 천장 쪽에 앉는 것을 선호하는 성향 때문이다.

아쉽지만 실외나 비닐하우스 등에서는 아직 사용할 수 없다. 적외선 방식의 한계 때문인데 앞으로는 범위를 넓히거나 실외에서 사용하는 방법도 추가하겠다고 브지고는 밝히고 있다.

몇 년 뒤 브지고는 눈에 보이지 않는 나노 드론을 날려 모기를 척살하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 레이저로 지지는 방법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아마 인간도 지질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기나 동물 등에게도 상당히 치명적일 것이다. 그리고 나노 드론을 날리겠다는 말은 아마 농담일 것이다.

시제품은 탁상시계 같은 느끼지만 웹캠과 같은 모습으로 만들 것이라고 한다

모기는 사실 한국에서보다 아프리카나 남미 등지에서 더욱 치명적인 동물이다. 모기는 말라리아, 뎅기열, 황열병, 일본뇌염, 지카 바이러스 등을 옮기는 매개체로, 사람을 가장 많이 죽이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통계상 1년에 75만명을 죽이고 있다. 비교적 전염병에서 자유로운 국내에서는 브지고가 짜증을 해소하는 수단이지만 해외에서는 생명줄일 수도 잇는 셈이다. 부디 제품의 가격이 점차 낮아져 모기로 인해 목숨을 잃는 인류가 줄어들길 바라야 하겠다. 브지고는 2021년 초 출시될 예정이며 가격은 169달러+배송비가 될 예정이다. 현재 9달러 가격으로 예약을 받고 있으며 예약자에게는 30달러를 할인해준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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