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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배달 알바 '배민커넥트', 직접 해봤습니다

조회수 2019. 7. 11. 14:3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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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찾는 시스템의 디테일

이제는 누구나 배달의민족에서 배달을 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이 부족한 배달 공급을 확충하기 위한 목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대중을 배달기사로 끌어당기는 ‘배민커넥트’를 지난주 본격 시작했기 때문이다. [참고 콘텐츠 : 누구나 배달의민족에서 배달하기, ‘배민커넥트’ 가동]


그래서 기자도 해봤다. 먼저 밝히는데 기자는 배달 초보자다. 오토바이 배달은 해본 적이 없고, 전기자전거, 자전거, 도보를 통한 배달은 이번이 네 번째다. 우버이츠, 부릉프렌즈와 같은 크라우드소싱 배달 플랫폼에서 주문을 받아서 일을 했고, 배민커넥트를 통해 배달 업무를 한 것은 이번이 첫 번째다.

결과부터 밝히고 시작한다. 기자는 8일 월요일 저녁 서울 송파구에서 배민커넥트 배달기사로 오후 6시 23분부터 8시 9분까지 약 2시간을 일했다. 총 3건의 배달 업무를 수행했고, 1만2000원의 돈을 벌었다. 운송수단으로 전기자전거(최대 시속 25km)를 사용했다.

기자가 배달 고수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배민커넥트’가 추구하는 바를 확인하는 데 적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민커넥트를 준비하면서 기존 배민라이더스 라이더용앱을 처음 배달을 하는 사람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고 한다. 이 말인 즉, 기자가 이용하기 편하다면 정말 배달 초보도 편한 거다.


준비해 주는 것들, 준비하면 좋은 것들

배민커넥트로 활동하기 위해선 자가 소유의 운송수단이 필수다. 오토바이, 자전거, e모빌리티(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 전동휠 등) 중 무엇이라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배민커넥트가 도보 배달기사를 뽑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몸’만 있는 사람은 배민커넥트 배달기사로 활동하지 못한다. 기자는 이번 배달 업무를 위해서 지인에게 전기자전거를 빌렸다. 여차 하면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유 자전거 ‘따릉이’를 배송수단으로 써도 되니 참고하자.

따릉이 가격표. 따릉이 요금은 1시간에 1000원이고, 정기권으로 구매하면 1년에 4만원(하루 2시간 이용, 초과시 추가요금 5분당 200원)이라는 매우 저렴한 가격에 대여 가능하다. 실제 쿠팡이츠 배달을 따릉이로 하는 분도 있다. 엔진만 좋다면 매우 쓸 만한 운송수단이다.

배민커넥트 배달을 나서기 위해서는 필히 ‘배민커넥트 전용 운송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힙색과 헬멧, 배달가방으로 구성된 이 품목들은 배민커넥트 오프라인 교육 현장에서 5만원의 보증금을 내고 빌릴 수 있다.

배민커넥트에서 지급하는 배달장비 3종 세트. 꼭 착용하고 나가자. 배민커넥트가 규칙을 어긴 배달기사에게 특별한 ‘패널티’를 주지는 않지만, 배달효율이 높은 경험 많은 라이더를 중심으로 뽑고 싶은 욕심은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고객 경험에 문제를 일으키는, 예를 들어 우버이츠 배달가방을 들고 배민커넥트 배달을 한다거나 하면 ‘일자리’ 배정이 잘 안 될 수도 있을 거다.

여기까지 했다면 기본적인 배달 준비는 끝났다. 추가적으로 준비하면 좋은 것들이 있는데 ‘자전거용 휴대폰 거치대’다. 배달 현장에서는 본인 소유의 휴대전화가 곧 ‘내비게이션’이자 주문을 받는, 그러니까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이거 없으면 정말 불편하다. 배달 초보자라면 틈틈이 내비게이션을 확인해야 되기 때문에 필요하고, 어느 정도 경력이 쌓였다면 틈틈이 올라오는 주문을 빠르게 잡기 위해서 필요하다. 당연히 오토바이 배달대행기사들은 거치대 하나씩은 기본으로 달고 다닌다.

‘보조 배터리’도 지참하자. 핸드폰 배터리가 방전되면 그대로 배달 업무는 끝날 수밖에 없다. 평일 4시간 배달 업무까지는 완충된 휴대폰 하나로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주말 전일 배달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보조 배터리’는 필수다. 우아한형제들이 빌려주는 배민커넥트 힙색에 넣어놓고 다니면 편하다.

배민커넥트에서 지급하는 배달 가방은 칸막이를 나눠서 2개 정도의 음식배달은 넉넉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놨다. 애초에 비슷한 경로의 여러 음식점 배달을 동시에 수행하는 ‘묶음배달’이 가능하도록 설계한 것인데, 그 이유가 아래에 나온다. 참고로 ‘피자 배달’은 이 가방에 안 들어가서 못한다. 배민커넥트 배달기사에게는 피자 배달 주문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 놨다고.

마지막으로 팁인데, 시작하기 전 ‘배달 지역’을 잘 고르면 편하다. 배민커넥트는 지금 서울 강남구, 서초구, 강동구, 송파구에서 서비스를 운영한다. 여기서 강남구나 송파구는 비교적 평지가 많아서 배달 업무를 하기 수월한 반면, 서초구는 언덕이 많고 픽업지인 음식점들도 분산돼 있어서 배달 업무가 어렵다고 한다. 기자는 송파구에서 배달 업무를 했는데, 대부분 평지 지형이고 ‘차도’와 분리된 자전거 도로가 많아서 편하게 일을 했다.


전투배차? 단독배차?


본격적으로 배달일을 시작하려면 먼저 ‘주문(콜)’을 잡아야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배민커넥트 오프라인 교육장에서 설치해주는 기사용앱에 접속하면 ‘지번주소’와 ‘도로명 주소’ 중 익숙한 주소를 선택하라는 안내가 나온다. 기자는 배민커넥트 담당자가 “주택단지에서 길 찾기에는 도로명 주소가 편하다”고 이야기해줘서 도로명주소로 선택했다.

라이더스용 앱 접속화면. 앱에는 크게 ‘대기’, ‘진행’, ‘완료’ 탭이 보인다. 대기탭에 맞춰놓으면 새롭게 들어오는 주문을 확인하고 배차요청을 할 수 있다. ‘진행’은 현재 진행하는 배달건으로 여러 주문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하면 된다. ‘완료’는 최종 고객에게 배달이 끝난 건이 모이는 곳이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대부분의 주문은 등장하고 1~2초 안에 사라진다. 남들보다 빠르게 잡아야지 주문을 수행할 수 있는데 초보자로는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배달대행 업계에서는 배달기사들이 서로 좋은 주문을 잡고자 경쟁하는 이 방식을 ‘전투콜’이라고 부르는데, 대부분의 배달대행업체들이 이 방식을 사용하고 배민라이더스와 배민커넥트도 마찬가지다. 기자는 배민커넥트에서 이 전투콜로 단 하나의 주문도 잡지 못했다.


[참고] 기사 송고 후에 우아한형제들측에서 연락이 왔는데, 배민커넥트는 완전 전투콜을 사용하진 않는다고 한다. ‘경쟁 추천배차’라고 해서 동선, 배달시간 등을 고려해 적합한 5~7명 안팎의 라이더에게만 너무 멀거나 동선이 복잡한 콜을 제외하여 추천하고 배차를 보여주는 방식을 쓴다고 한다. 우아한형제들은 추천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라이더에게 배차가 보여주는 무한경쟁 방식을 ‘경쟁배차’라고 부르고, 배민라이더스는 이것을 쓰는 것이 맞다.


사실 전투콜 구조에서는 주문을 잡더라도 문제다. 배달에 익숙하지 못한 초보들은 전투콜로 좋은 주문을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초보 배달기사는 베테랑 배달기사는 아무도 안 가져가고 남은 속칭 ‘똥콜’만 처리하게 된다. 똥콜이라 함은 배달 경로에 언덕이나 터널이 출연한다거나, 도착지가 변두리라 음식점이 많지 않아 추가 배차가 어려운 주문을 말한다. 기자도 다른 배달대행앱을 통해 배달할 때는 똥콜 전담 수거반이었다.


그래서 우아한형제들이 초보 배달기사를 위해 배민커넥트에 처음 도입한 시스템이 있으니 ‘단독 추천 배차’다. 이 기능은 배달기사의 동선, 배달기사가 수행하고 있는 배차건, 고객에게 예정 시간에 배달이 가능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특정 배달 주문을 수행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배달기사 ‘한 명’에게만 주문을 15초 동안 노출해준다. 배달기사가 만약 15초 제한 시간 동안 주문을 잡지 않으면, 차순위 배민커넥트 배달기사에게 주문이 넘어가고, 마지막에는 일반 배민라이더스 배달기사에게까지 전달되는 구조다. 이 기능 정말 좋다.

배민커넥트의 ‘단독 추천 배차’는 정말 좋다. 칭찬을 5번은 더 하고 싶다. 초보 배달기사도 좋은 주문을 수행할 수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배민커넥트의 ‘단독 추천 배차’는 최소한 배달기사가 주문을 잡고자 경쟁하는 압박을 사라지게 해준다. 실제 기자가 배민커넥트에서 수행한 3건의 주문은 모두 ‘단독 추천 배차’ 건이었고, 굉장히 편하고 여유 있게 주문을 잡을 수 있었다. 우아한형제들 배민커넥트팀 관계자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부터 전투배차의 위험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고, 이번에 처음으로 배민커넥트에 ‘단독 추천 배차’를 도입했다”며 “단독 추천 배차는 현재 배민커넥트에만 도입됐지만, 장차 전체 배민라이더스 라이더를 대상으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라 말했다.


기사용앱의 디테일


본격적으로 배달 업무를 시작해 보기 전에, 배민커넥트 기사용앱의 구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배민커넥트는 배달 전 과정에서 배달기사에게 총 5번의 터치를 하도록 한다. 처음으로 주문을 잡을 때 누르는 ‘배차요청’, 픽업 출발 전에 음식점에 조리를 요청하는 ‘조리요청’, 음식점에 도착한 다음에 누르는 ‘가게도착’, 실제 픽업을 완료하고 고객에게 출발할 때 누르는 ‘픽업완료’, 고객에게 음식을 전달한 다음에 누르는 ‘전달완료’가 그것이다.


이 구조를 왜 설명했냐면, 전체 배달 프로세스를 따라가면서 배달기사와 음식점의 업무를 최대한 돕고자 하는 ‘디테일’이 여기서 느껴졌기 때문이다. 예컨대 배차요청 이후 꼭 눌러야 하는 ‘조리요청’. 이 조리요청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음식점에 알람이 가고 그때부터 조리를 시작하도록 가이드 한다. 음식점마다 음식마다 예상 조리시간은 다르게 나온다. 5분일 수도, 10분일 수도, 20분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시간은 배달기사가 음식점까지 도착하는 픽업 예정시간이기도 하다.

‘조리 요청’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배달기사에게는 픽업 예정시간이 전달된다. 예상 조리시간이 10분이라면 이 버튼을 누른 배달기사는 10분 안에 음식점에 도착하라는 목표치를 할당 받는다.

그러니까 배달기사는 ‘조리 예정시간’을 보고 언제까지 도착하면 기다리지 않고 바로 픽업을 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다. 반대로 음식점주는 ‘픽업 예상시간’을 보고 언제까지 음식을 준비하면 막 조리를 마친 음식을 배달기사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다.


물론 이렇게 양측에 전달되는 숫자는 ‘예상치’이기 때문에 현실 세계에서는 100% 들어맞지 않는다. 실제 기자는 배민커넥트로 일을 하면서 두 가지 상황을 모두 경험했다. 한 번은 음식 조리 시간이 예상시간보다 5분 정도 늦어진 경우였으며, 다른 한 번은 기자가 음식점주에게 전달한 ‘픽업 예상시간’보다 5분 정도 늦게 도착한 경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능이 의미 있어 보이는 이유가 있다. 기자가 배달을 하면서 겪은 일화가 하나 있다. 힘들게 전기자전거로 픽업 음식점까지 이동했는데, 음식점주가 배달기사가 너무 늦게 온다는 이유로 주문을 취소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배달기사는 시간 날리고 돈 날리고 가끔 욕도 먹고 아무 것도 얻는 것이 없어진다.


물론 배민커넥트는 음식점주가 기존 배차를 취소하고 다른 배달기사에게 요청하는 ‘자율’을 침해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충분한 정보’, 그러니까 배달기사가 언제 도착할 예정이고 만약 늦는다면 무슨 이유로 얼마나 늦는지를 알려주면서 음식점주가 상황을 판단하여 기다릴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준다.

배민커넥트 배달기사는 만약 예상 도착시간보다 배달이 늦어질 것 같다고 생각되면, 앱에서 ‘지연 요청’ 버튼을 눌러서 지연 예상시간과 사유를 음식점에 전달할 수 있다. 똑같은 픽업지연이더라도 음식점주가 무슨 이유로 배달기사가 안 오는지 알고 덩달아 언제 도착할 수 있는지 예측하고 있는 상황과,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은 분명 다르다.

배민커넥트는 픽업 이후 최종 고객에게도 ‘정보 전달’에 힘쓴다. 음식점에 도착한 배달기사가 ‘픽업 완료’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최종 고객까지 소요되는 예상 배달시간(5분, 10분, 15분, 20분)을 선택할 수 있는 팝업이 떠오른다. 만약 배달기사가 10분을 누르면 고객에게는 “배달기사가 음식을 픽업했고, 10분 안에 도착할 예정이라는 메시지가 전달된다.


물론 이 시간도 절대적으로 맞는 시간은 아니지만, 아예 메시지가 없는 것과 메시지를 보내주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20분 내 도착 안내를 받은 고객이라면, 그래도 20분 까지는 배달기사나 CS센터에 전화하여 독촉하지 않고 기다릴 여지가 높다는 이야기다. 배민커넥트는 최종 배달 과정에서도 혹시 예정 시간보다 지연될 경우 ‘지연 요청’ 버튼을 눌러서 고객에게 그 이유를 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전화 없는 배달 세상


배달일을 하면서 가장 좋은 것은 ‘사고’가 안나는 것이다. 별 일 없이 배달이 끝나면 좋겠지만, 세상만사 그렇듯이 별 일은 항상 생긴다. 기자 역시 배민커넥트 배달 과정에서 한 번의 사고가 발생했다. 첫 번째 배달지 픽업을 가기 전 앱에서 ‘조리 요청’ 버튼을 누르지 않은 것이다. 와야 될 조리요청이 안 온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긴 음식점주는 다른 라이더를 배차해달라고 회사측에 연락했다. 기자에겐 다행인데, 음식점에서 배차 취소 요청을 하려던 중에 음식점에 도착을 해서 해당 주문은 그대로 기자가 픽업해서 배달할 수 있었다.

배민커넥트 라이더는 ‘챗봇’을 통해 CS 문의를 할 수 있다. 전화 연락은 웬만해서는 필요 없도록 만들어놨다.

이런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배민커넥트 고객센터는 배달기사에게 전화를 하지 않는다. 기본은 배달앱 상에서 ‘메신저’로 가이드 하는 것이다. 기자 또한 사고를 인지한 배민커넥트 고객센터로부터 “처음 배달을 시작하셨군요. 업소 이동 전 조리요청 버튼을 눌러주세요! 안전 운행 하세요~!”라는 메신저 안내를 받았다. 이 외에도 배민커넥트는 혹여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돌발 상황에 대한 대응을 ‘챗봇’을 통해 매뉴얼화 했다. 만약 챗봇으로 해결이 되지 않는 질문이 나온다면, 그때는 고객센터와 연결될 수 있도록 가이드 한다.


왜 굳이 챗봇인가. 배민커넥트는 배달 업무를 하면서 CS까지 처리해야 되는 배달기사의 고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이 기능을 넣었다고 한다. 음식점주가 배달기사에게 직접 전화를 하거나 고객이 배달기사에게 전화를 해서 CS를 문의하는 일은 없다. CS의 주체는 배달기사가 아니라 배민커넥트 고객센터가 된다. 혹여 배달기사가 운행 중 통화를 하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서 조치한 것이라고 한다. 이 또한 디테일이다. 현장에 대한 기획자의 고민이 시스템에 녹아 있다.

배민커넥트는 최근 늘어나고 있는 비대면 배달을 원하는 고객을 위한 기능도 기사용앱에 넣어놨다. 안전상의 이유 등으로 문앞 배달을 요청하는 고객의 경우 문 앞에다가 음식을 놓고 사진촬영을 하면 고객에게 자동으로 메시지가 전달된다.

아쉬운 것은 콜수, 묶음배달은 필수


기자는 배민커넥트를 통해 약 2시간 동안 3건의 배달 업무를 수행했고 1만2000원(건당 4000원 고정)을 벌었다. 여기서 소득세 3.3%가 공제되고, 자동 가입되는 산재보험료 3500원이 주간 단위로 차감된다. 종합 순소득은 8104원이다. 번 돈으로 보자면 시급 4000원 수준인데 낮은 것이 맞다.

기자의 운행 및 정산내역. 오후 6시 23분 첫 콜을 받았고, 오후 8시 9분 마지막 배달을 끝냈다. 1.1km, 1.0km. 1.8km의 주문건에 대해 주문수락부터 최종배달까지 걸린 시간은 각각 33분, 27분, 38분이다. 묶음배달을 하지 않으면 통상 한 시간에 2건, 운이 좋으면 3건 정도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왜 이렇게 조금 벌었냐고 묻는다면, 주문수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전투배차 주문 건은 너무 순식간에 없어져서 못 잡았고, 단독 추천 배차 콜 역시 두 건 이상 배정되지는 않았다. 배달 업무가 끝난 다음 바로 다음 배달 업무를 배차 받아 떠나지도 못했다. 5~10분 정도 기다리면 단독 배차 건이 하나씩 떨어졌는데, 그래서인지 실제 배달업무를 수행했던 시간보다 배차를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었다.


그 이유를 나중에 우아한형제들 관계자에게 들었는데, 기자가 당일 주로 활동한 업무 지역이 송파구 배달 가능지역에서도 변두리인 오금동 근방이었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가맹점이 거의 없어서 주문이 별로 안 나오는 지역이라고 한다. 잠실이나 신천 쪽으로 넘어가면 가맹점 밀도가 굉장히 높아서 ‘단독 추천 배차’도 굉장히 많이 들어오고, 비슷한 경로의 주문들을 묶어서 주문 수행도 가능하다고 한다.


그렇기에 많은 돈을 벌고 싶다면, 그러니까 배민커넥트가 보장한다고 하는 시간당 1~2만원을 벌려면 묶음배달은 필수다. 통상 오토바이 배달기사들이 피크타임에 시간당 6~7개 이상의 주문을 수행하는 것을 봤을 때, 자전거를 이용한다면 오토바이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시간당 4~5개 정도의 주문은 충분히 수행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러니까 ‘콜’만 많이 터져 나온다면 배민커넥트가 말하는 시간당 2만원도 거짓말은 아니다. 충분히 해볼 만한 숫자다.


다음번에 기자는 ‘묶음배달’에 도전할 것이다. 강남이든 신천이든 잠실이든, 가맹점 밀집 지역을 공략하여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을지 테스트해보고자 한다. 이 일자리 역시 경험과 노하우가 쌓일수록 더 많은 돈을 버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언덕이 많은 지역은 절대로 피하자. 자전거로 배달하다 황천문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조리요청 버튼을 누르지 않고 픽업지에 방문한 기자에게 처음 배달하면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더운 날씨에 고생이 많다고, 물 한 잔 따라 주신 ‘오꼬맘’ 사장님에게 큰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별게 아니라 이런 데서 힘이 나고, 배달 할 맛 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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