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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의 새 전기차 콘셉트는 버기 카

임모탄 조와 트레버 필립스의 그차

폭스바겐이 3월에 있을 제네바 모터쇼에 순수 전기차 버기 카를 내놓는다. 대체 왜 버기일까.

버기는 원래 마차의 이름이다. 1~2명만 들어갈 수 있는 작은 마차를 말한다. 바퀴는 다른 마차와 같은 크기를 사용하므로 사람이 타는 부분에 비해 바퀴가 큰 것이 특징이다. 버기(카) 역시 1~2명이 탈 수 있는 작은 차이며, 그 역시 바퀴가 크다. 주로 오프로더 차량이며, 군용이나 레저용 혹은 트레버 필립스나 임모탄 조가 사용한다. 사막이 넓은 국가, 특히 미국에서 즐겨 탄다. 즉, 차량 중 마이너한 부류다. 미세먼지가 많은 한국이나 중국에서는 탈 수 없는 모양이다.

버기는 보통 이렇게 생겼다

정확하게는 임모탄 조가 아닌 다른 분이 탄다

폭스바겐이 새롭게 선보이는 버기는 순수전기차로, 폭스바겐 그룹의 MEB(Modularer Elektrobaukasten)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MEB 플랫폼은 그룹 내에서 공유하는 전기차 모듈이다. 배터리와 그 부속물들로 이뤄져 있고,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아우디, SEAT, Škoda, 폭스바겐의 차량들을 만든다. 조립식이므로 다양한 차량을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다.

새 버기는 기존 폭스바겐의 마지막 버기였던 듄 버기(Dune Buggies)를 모델로 한다. 듄 버기는 폭스바겐의 명작 중 하나인 비틀의 섀시를 활용한 버기로 마니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차량이다. 흔히 직접 만들거나 구매해서 수리하는 버기들과 달리 듄 버기는 완성형의 섀시를 놓고 그 외 부분은 사용자들이 알아서 꾸미는 것이 매력으로, 전 세계적으로 적지 않게 팔렸다. 약 25만대가 출하됐다. 듄 버기 킷을 전용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마이어스 맹스(Meyers Manx) 같은 업체도 알려져 있다.

과거의 듄 버기

새로운 듄 버기 역시 이러한 정서를 공유한다. 천장이 없고 사이드 실을 열어 놓았으며(문이 없다) 킷을 교환하도록 여지를 많이 남겨두었다. 즉, 완성차 그대로 출고되지만 완성차가 아닌 셈이다. 튜닝을 위한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 빠르게 조립해 출고하는 MEB 플랫폼의 성격과 유사성이 있다. 마이어스 맹스 버기 스타일도 유지했다고 한다.

폭스바겐은 과거 차량을 처음 재해석하는 것이 아니다. 마이크로밴 혹은 마이크로버스로 알려진 차량 역시 I.D. Buzz의 이름으로 재해석돼 있다. 크로스오버나 세단 등도 I.D. Crozz, I.D. Vizzion 등의 이름으로 등장했다.

I.D. Buzz와 마이크로밴

MEB 플랫폼은 이러한 신차를 만들기에 적합하다. 배터리는 바닥에 설치돼 있고, 멀티 셀 방식이므로 배터리를 더 넓게, 많이 충전할 수 있다. 빠른 충전 설계도 적용돼 있다. 이러한 장점들이 적용된 모델들이 앞에 I.D.라고 써있는 것들이다. 실제로 많이 팔릴 제품과,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할 제품을 모두 빠르게 만들 수 있다. 여러 브랜드의 여러 모델이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므로, 규모의 경제에서 오는 가격 인하 효과도 생각할 수 있다. 폭스바겐 역시 ‘저렴하고 훌륭한 차’를 목표로 하고 있다.

MEB 모듈, 어떤 껍데기를 씌워도 되므로 버기를 만들기 좋으며 다른 차를 만들기도 좋다

폭스바겐은 그럼 왜 출시하지도 않을, 해봤자 많이 팔리지도 않을 이러한 차량을 제네바 모터쇼같이 중요한 자리에서 선보이는 걸까? 이유는 레트로 바람의 흐름과 다르지 않다. 폭스바겐의 유산을 자랑하며 MEB 플랫폼도 자랑하고 싶은 것이다. 대중적인 차량을 만드는 기업이지만 마니아에도 소홀하지 않으며, 과거의 유산이 현대를 다시 만든다는 의미다. 역사를 갖고 있는 기업만이 할 수 있는 시도다. 또한, MEB 플랫폼의 모듈은 이러한 콘셉트 카를 만드는 데 적합하다.

위와 옆이 열려있으며 튜닝을 할 여지를 남겨두었다

현재 패션뿐 아니라 차량에도 레트로 바람이 불고 있다. MEB 플랫폼의 생김새를 고려해봤을 때 폭스바겐은 과거의 차량을 완벽하게 재현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다른 브랜드에서는 과거에 출시했던 모양 그대로 출시되는 일도 있다. 그러나 폭스바겐은 과거가 아닌 감성을 팔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유산을 갖고 있고 재해석하겠다’는 식의 돌파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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