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이 사라진 쿠팡 로켓배송에 남겨진 숙제

조회수 2018. 12. 18. 16:04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영상이랑 같이 보면 꿀잼일걸요?

오늘 ‘물류 까대기’는 제가 기획한 콘텐츠를 깝니다. 카카오 1분 독자들은 '물류 까대기'를 모를 수 있으니 잠깐 소개하자면 저자의 밥줄인 바이라인네트워크에서 매주 연재하고 있는 콘텐츠입니다. 세상 돌아가는 것을 물류 관점에서 해석한다는 컨셉인데, 그냥 뭐든 다 까는 콘텐츠라고 보면 됩니다. 바이라인네트워크 많이 방문해주세요.


이번 물류 까대기는 어제 송고한 쿠팡 영상(적자 1조 8천억에도 죽지않는 스타트업!)에서 하지 못한 이야기를 텍스트를 통해 마저 꺼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간결한 영상 콘텐츠 작법에 맞춰 슉슉 생략한 내용이 많은지라, 그 부분은 명확히 짚고 가는 것이 맞겠다는 판단입니다.


아래 텍스트를 읽기 전에 첨부된 영상과 함께 텍스트 기사([엄지용의 물류까대기] 쿠팡의 ‘규모의 경제’는 완성됐다? 外)를 먼저 보시면 이해에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로켓배송이 ‘마케팅’인 이유


로켓배송은 ‘배송’이 들어간 그 이름만 봐도 ‘물류’입니다. 그런데 저는 영상에서 로켓배송을 ‘마케팅’이라고 당차게 이야기했습니다. 왜일까요.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처음 쿠팡의 매출성장을 이끄는데 ‘로켓배송’이 상당 부분 기여했기 때문입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쿠팡맨의 ‘감성배송’, 그러니까 고객에게 문자 보내주는 것은 기본이고, 편지 써주고, 그림 그려주고, 상자에 사탕 붙여주고 하는 쿠팡맨의 행동이 고객을 감동시켰습니다. 맘카페를 중심으로 쿠팡맨의 감동택배 이야기가 엄청나게 퍼져 나갑니다. 너도나도 잘생긴 쿠팡맨 한 번 보겠다고 쿠팡에서 상품을 구매하기 시작합니다. 사족이지만, 쿠팡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로켓배송 초기 쿠팡맨 채용조건에는 ‘용모단정’이 있었다고 합니다.

출처: 구글 검색결과 캡처
인터넷에 바이럴된 쿠팡맨이 고객에게 보낸 문자, 편지, 그림들

쿠팡맨의 감성배송으로 시작된 고객 바이럴은 쿠팡의 ‘매출 성장’을 이끕니다. 2013년 478억원이었던 쿠팡의 매출은 로켓배송을 시작한 2014년 3월을 기점으로 어마무시하게 성장합니다. 영상에도 언급했던 2014년 3485억원, 2015년 1조1338억원 매출이 그 결과입니다.


물론 이 매출 성장에는 ‘허수’가 있습니다. 로켓배송의 ‘직매입 구조’가 경쟁사에 비해 매출을 상대적으로 과다 계상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지마켓, 11번가 등 여타 오픈마켓 사업자는 셀러에게 웹상의 판매 공간을 제공하고 실제 판매된 상품가 기준 10% 내외의 수수료를 부과하여 매출로 계상합니다. 반면, 쿠팡의 로켓배송은 판매한 상품가 전체를 그들의 매출로 계상합니다. 쿠팡은 셀러에게 구매한 상품을 물류센터에 재고로 보관해두고, 거기에 마진을 붙여서 판매한 금액을 매출로 잡기 때문입니다.

약간의 뻥튀기가 있지만, 그것을 감안해도 쿠팡의 매출 성장세는 놀랍습니다. 더군다나 쿠팡이 모든 상품을 ‘로켓배송’ 품목으로 지정하고 직매입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템마켓’이라 명명한 오픈마켓 비즈니스도 함께 하고 있고, 이 또한 쿠팡의 매출에 포함됩니다.


쿠팡의 로켓배송을 ‘마케팅’이라고 부른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로켓배송이 경쟁사의 매출을 뺏어왔거든요. 로켓배송이 한창 화제가 됐던 2015년 당시 11번가에서 근무했던 물류업계 관계자는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유아동, 생활용품 등 쿠팡이 로켓배송 품목으로 정한 상품군을 중심으로 11번가의 매출 감소세가 관측되고 있다고요. 11번가도 쿠팡과 같이 특화된 품목을 ‘로스리더(미끼상품)’로 정해서 고객을 유인하고자 하는데, 쿠팡의 로켓배송 품목은 이미 선점돼 다른 품목들을 고민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2018년 12월 18일 기준 쿠팡 로켓배송 품목. 현재의 로켓배송은 특정 품목에 특화했던 과거와 달리, 의식주와 관련된 거의 모든 상품을 포괄한다.

로켓배송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수많은 고객을 ‘쿠팡의 생태계’ 안에 묶어두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것을 만든 게 쿠팡맨의 ‘감성배송’이 만든 바이럴일 수도 있겠고, 직매입을 기반으로 일요일 배송까지 가능한 빠른 ‘익일배송’일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그 두 가지 전부가 쿠팡의 성장을 이끌었을 수도 있겠네요. 공통점은 두 가지 모두 ‘로켓배송’이 만든 가치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쿠팡의 로켓배송은 ‘마케팅’입니다. 일반적인 물류회사처럼 쿠팡이 물류원가 감축을 목표로 달렸다면, 애초에 쿠팡이 배송인력 직접고용을 통한 로켓배송을 시작하지 않고 ‘택배 아웃소싱’을 택했을 겁니다. 지금도 배송인을 직접 고용하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대형 이커머스업체는 국내에 쿠팡이 유일합니다.


물론 로켓배송은 이후 쿠팡이 쏟아내는 어마어마한 적자의 대표적인 원인이 됩니다. 앞서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 쿠팡의 영업손실은 로켓배송을 시작하기 전인 2013년 42억원에서, 2014년 1215억원, 2015년 5470억원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로켓배송 론칭(2014년 3월)을 기점으로 쿠팡의 매출과 영업손실 현황

로켓배송은 지금도 ‘마케팅’일까?


영상에서 저는 쿠팡의 로켓배송이 물류가 아닌 ‘마케팅’이라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로켓배송은 과거엔 마케팅이었을지언정 지금은 ‘물류’ 맞습니다. 두 가지 사연이 있습니다. 하나는 어제 올렸던 영상에서도 다뤘던 ‘쿠팡맨의 택배기사화’입니다. 2014년 50개도 안 되던 물량을 처리하던 쿠팡맨이 이제는 하루 200개 이상의 택배기사 수준의 물량을 처리합니다. 예전처럼 택배상자에 그림 그리거나, 편지 쓸 시간이 없습니다. 쿠팡은 예전에 차량에 올라탈 때 신발을 벗고 올라가야 된다는 규정을 만들기도 했는데, 요즘 제가 가끔 본 쿠팡맨들은 모두 그냥 신발 신고 차에 올라갔습니다. 그렇게 쿠팡맨의 ‘감성’은 무너졌습니다.


이제 쿠팡은 로켓배송의 ‘감성’이 아닌 ‘효율화’를 고민합니다. 물류업체들의 그 고민과 같습니다. 과감하게 쿠팡맨이 아닌 택배기사에게, 심지어 ‘일반인(쿠팡플렉스)’에게까지 ‘로켓배송 물량’을 맡기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로켓배송이 마케팅이 아닌 물류가 된 두 번째 이유는 ‘제도’와 연결됩니다. 과거 쿠팡은 한국통합물류협회로 대표되는 택배업계와 수년 동안 법정 다툼을 벌입니다. 너무 긴 내용인데 두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한국통합물류협회는 “쿠팡이 물류사업자와 같은 업무를 하는데, 자가용 화물차로 불법 유상운송을 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쿠팡은 “우리는 ‘물류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자가용 운송을 해도 상관이 없다”고 방어합니다. 결과적으로 긴 다툼은 쿠팡의 승리로 끝나는데, 관련 내용은 참고 콘텐츠로 갈음합니다. [참고 콘텐츠: 로켓배송 위법논란 총정리, 1년 반의 기록]


그 시기의 쿠팡은 로켓배송을 ‘물류’라 하지 못했습니다. 허투루 쿠팡이 물류한다고 이야기하면, ‘불법기업’으로 낙인찍힐 수 있었거든요. 쿠팡 스스로가 물류를 물류라 하지 못하는 굉장히 우스운 상황이 여기서 발생합니다. 그때 쿠팡 관계자들은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로켓배송은 물류가 아니고, 택배도 아니고, 서비스”라고요.


그런데 지금 쿠팡은 어떤가요? 대놓고 ‘물류’ 한다고 합니다. 쿠팡의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가 지난 9월 국토교통부로부터 ‘택배사업자’로 지정 받습니다. 로켓배송하던 쿠팡맨들 다 이쪽으로 이동했고요. 지난 10월 26일에는 “쿠팡이 본격적인 택배운송업을 시작한다”고 보도자료까지 냅니다. 쿠팡은 과거 로켓배송의 테스트베드를 시작한 도시인 대구에서 상징적으로 택배업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이제 로켓배송은 공식적으로 ‘물류’가 됐습니다.


감성이 사라진 로켓배송에 남은 것


결과적으로 쿠팡의 로켓배송에 ‘감성’은 상당 부분 사라졌습니다. 이제 쿠팡맨이 그린 그림, 쿠팡맨이 쓴 편지를 쉽게 만날 수 없습니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쿠팡의 매출 성장세의 둔화가 함께 보였다면, 그것은 큰 우려로 이어졌을 것입니다. 로켓배송 초창기부터 쿠팡을 필연적으로 망할 업체라고 이야기했던 택배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아마 이런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거보라고. 쿠팡맨이 택배기사만큼 물량을 처리하니 예전 같은 서비스를 못 만들지? 역시 우리가 맞았어! ’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로켓배송의 감성이 사라졌음에 불구하고, 쿠팡의 어마어마한 매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2016년 1조9159억원, 2017년 2조6814억원, 2018년 예상매출 5조원까지. 쿠팡맨이 ‘택배기사’처럼 일을 하기 시작한 이후에도 쿠팡의 매출 성장세는 폭발적입니다.


사실 ‘감성’은 지금에 와서는 그렇게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미 국내 수많은 사람들이 쿠팡의 존재를 알고 있습니다. 초기 ‘쿠팡이라는 맥도날드 아이스크림 쿠폰 주는 소셜커머스가 있는데, 그걸로 분유를 사면 잘생긴 쿠팡맨이 배송해준데’하면서 바이럴 되던 상황과는 다릅니다.

더군다나 실제 로켓배송으로 주문을 하고 ‘쿠팡맨’을 만나서 상품을 받을 수 있는 고객이 몇이나 될까요? 국내 택배의 고객 대면 수령율은 통상 20~30% 이하로 집계됩니다. 대형택배업체 A사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정확한 데이터는 집계되지 않지만, 사업부에서는 고객 대면 수령율을 30%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다른 대형택배업체 B사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상업지역, 주택 밀집지역 등 60%가 넘는 고객 대면율이 나오는 지역이 있기도 한데, 통상 아파트 밀집지역은 20%가 안 되는 대면 수령율을 보인다”며 “자택에 있는데도 범죄, 안전 등에 대한 우려로 비대면 수령인 ‘문앞배송’을 선택하는 고객도 꽤 있다”고 설명합니다.


쿠팡맨을 만나기 어려웠던 것은, 쿠팡의 감성배송이 한창 화제였던 2015년에도 다를 바 없었습니다. 2015년 당시 기자와 인터뷰를 했던 전국택배 트래킹 앱 ‘스마트택배’를 운영하고 있는 업체 스윗트래커의 김범수 COO는 당시 “국내 택배업계의 고객 대면 수령율은 18%에 불과하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럼에도 쿠팡맨이 그린 그림과 쿠팡맨의 편지는 SNS를 뜨겁게 달궜죠. 허나 사진을 올린 분들 중 실제로 쿠팡맨을 직접 만난 분, 얼마나 될까요? 오히려 쿠팡맨이 남긴 편지를 보고 “쿠팡맨을 만나고 싶다”고 SNS에 올린 분이 더 많지 않았을까요?


감성이 사라진 로켓배송에 여전히 남아있는 가치는 있습니다. 로켓배송의 또 다른 가치인 ‘빠른 배송’입니다. 쿠팡맨이 아닌 한진택배 아저씨가 배송을 하더라도, 옆집 아저씨가 쿠팡플렉스로 배송을 하더라도, ‘빠른 속도’라는 가치는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건 사실 쿠팡맨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기보다는, 쿠팡이 로켓배송 품목을 직접 매입하여 전국 물류센터에 적재해놨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감성이 사라진 로켓배송에 여전히 ‘속도’는 남아 있습니다.


효율화의 숙제를 고민해야 할 때


쿠팡은 이제 물류 효율화를 고민해야 합니다. 2016년 5652억원, 2017년 6388억원, 그리고 2018년에도 무시무시할 것이라 예상되는 ‘영업손실’을 극복해야 합니다. 물론 쿠팡은 서서히 ‘효율’을 만들고 있습니다. 사실 쿠팡의 모든 물류가 ‘적자 덩어리’가 아니라는 것을 눈여겨 봐야 합니다. 예컨대 쿠팡은 셀러들에게 직매입한 상품을 물류센터까지 픽업하는 물류비용을 따로 청구하고 있는데, 이건 이익이 쏠쏠하다고 합니다. 이미 택배회사급의 ‘규모’를 만든 로켓배송도 사실 적자 덩어리가 아니라는 내부 평가가 있습니다. 로켓배송 한 건 처리당 5000원의 비용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도 이제 옛말이 됐습니다.


정작 쿠팡 영업손실의 상당수가 튀어나오는 지점은 애꿎은 ‘로켓배송’이 아니라 물류센터, 그러니까 ‘풀필먼트 운영’에 숨어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례로 쿠팡에서 로켓배송 상품을 주문해본 분이라면 이런 일을 많이 겪었을 겁니다. 쿠팡이라는 하나의 업체에서 6개의 서로 다른 상품을 주문했는데, 무슨 상품마다 하나씩 포장된 택배 상자 6개가 배송 옵니다. 일반인 입장에선 ‘쓰레기’가 늘어나서 귀찮은 것이겠지만, 물류업계 관계자가 이걸 보면 이게 무슨 쓸데없는 ‘비효율’인가 싶을 겁니다. 사실 그렇잖아요. 쿠팡이 직매입하여 보관해둔 상품을 배송하는 데 왜 포장비를 두 번, 세 번, 여섯 번 쓰나요. 한 번에 합포장 하면 편하잖아요. 이러면 배송차량 적재율도 올라갈 수 있어요.


이는 쿠팡이 직매입한 상품이 여러 물류센터에 분산 보관돼 있었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쿠팡은 전국 물류센터에 400만개 이상의 품목들을 직접 매입하여 보관하고 있습니다. 인천, 덕평, 대구에 있는 메가물류센터는 택배업계의 ‘허브물류센터’ 역할을 하게 되는데, 쿠팡은 이 메가물류센터에 고객 주문비중이 높은 탑티어의 물량을 꼽아서 보관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물류센터에는 평소 잘 팔리지 않는 상품들을 보관해두죠. 쿠팡 물류센터에는 단 하나의 상품만 보관해둔 품목도 있다고 하는데, 그만큼 쿠팡은 고객이 구매할 수 있는 상품품목수, 셀렉션(Selection)을 자사의 핵심 가치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객 주문은 대개 ‘메가물류센터’ 하나에 있는 상품들만 장바구니에 골라 담는 식으로 발생하지 않습니다. 고객은 사실 어떤 품목이 메가물류센터에 있는지 알 수도 없고, 그걸 알고 싶은 마음도 없습니다. 고객 입장에선 그저 쿠팡에 들어왔을 때 정말 많은 상품을 로켓배송으로 받을 수 있구나 생각된다면 기분이 좋겠죠. 그런데 쿠팡 입장에선 전국 10여개가 넘는 물류센터에 분산 보관된 직매입한 400만개 이상의 SKU(Stock Keeping Units)를 관리해야 합니다. 이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쿠팡 내부에서 “무슨 물류센터를 이렇게 쓸데없이 많이 만들고 있어”라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찌됐든 쿠팡은 물류효율을 만들고, 고객 서비스를 증진시키기 위한 실험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일반인을 활용한 배송 서비스인 ‘쿠팡플렉스’, 쿠팡맨과 쿠팡플렉스의 일반인 배송인 인프라를 활용한 신선식품 새벽배송 ‘로켓프레시’,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로켓와우클럽’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정오까지 주문하면 당일 중으로 배송되는 ‘당일배송’, 조금 뜬금없지만 이륜차 배송 연계를 할 것이라는 보도까지 나왔던 식음료 사전주문 서비스 ‘쿠팡이츠’까지. 쿠팡의 이런 도전은 대기업을 포함한 국내 어떤 물류업체도 하지 못했던(혹은 하지 않았던) 것들입니다.


혹자는 이런 쿠팡의 도전에 “쿠팡이 적자 투성이 행보를 가속화하다가 곧 망할 것”이라는 극단적인 평을 내놓습니다. 하지만 전 이런 쿠팡의 도전이 너무나 재밌고, 그렇기에 응원하고 싶은 입장입니다. 사실 그렇잖아요. 돈을 쓰더라도 쿠팡이 쓰는 것이고, 그러다 망하더라도 쿠팡이 망하는 겁니다. 그러다가 성공을 하더라도 쿠팡의 몫이 됩니다. 이번 쿠팡의 20억 달러 투자 유치 공개 이후 쿠팡 홍보담당자 한 분이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썼습니다.


“해도해도 너무한 게..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멘트가 있다. ‘이번 투자는 3년짜리 산소호흡기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다’… 그래도, 아무리 그래도 2조2500억의 해외 투자금을 유치해 국내경제에 부을텐데… 이미 그랬듯이 앞으로 한국 국민들은 쿠팡의 사업으로 혜택을 받을텐데… 직원들은 매월 안정적인 급여를 받을텐데… 뭐가 그렇게 잘못된걸까” 


전 쿠팡이 앞으로도 계속 물류산업에 신선한 충격을 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도전 끝에, 업계 사람들의 숱한 의혹과 비방을 넘어, 보란 듯이 ‘성공’이라는 결과로 증명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아, 이제는 택배기사 이상으로 열일하는 쿠팡맨 연봉도 좀 팍팍 올려줬으면 좋겠습니다. 힘들다고 나가는 사람이 너무 많은 노동 환경은 슬픕니다. 어찌됐든 쓸게 많아 참 행복한 요즘입니다.


글. 기획.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연출. 편집. <박리세윤 PD> dissbug@byline.network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