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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베이비부머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부자동 작성일자2019.01.14. | 1,271 읽음

8.2대책을 포함한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규제 대책이 잇따라 쏟아지면서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이른바 베이비부머들이 최대의 피해자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은퇴후 딱히 현금은 없으나 가진건 집 한 채가 전부인데 정부의 규제 칼날은 주택소유자들을 겨누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1주택자가 다시 분양을 받는것마저 투기수요라 규정하는 이 정부에서 베이비부머들은 혼돈의 상태다.


베이비부머는 1955년부터 1963년 출생한 자를 지칭한다. 이들 세대는 국가 전체 인구의 약 14.6%로 인구구성상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집단이라 이들의 고령화는 사회적 관심이 되어왔다. 2010년대 초반에는 부동산시장을 분석하면서 베이비부머들을 빠뜨린 경우는 거의 없었다. 당시 가장 큰 이슈가 부동산시장의 폭락이었고, 여기에 가장 큰 변수로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언급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0년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베이비부머들의 주택보유 및 매입성향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부동산시장의 매입주체로 처음 등장한 에코부머에 대한 연구도 마찬가지다. 덩어리 주택수요자들에 대한 분석은 부동산시장에 있어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주택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지리한 심리게임인데 공급은 명확히 파악되지만 수요는 다소 모호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복합적이고 모호한 수요에서 가장 명확한 것은 인구통계이며 이 인구통계에서도 가장 중요한 변수는 연령대별 인구구조다. 결혼10년차 가구가 늘어나면 집값이 올라간다는 노무라금융투자의 분석도 이러한 연령대별 인구구조를 바탕으로 한 조사다.


여전히 부동산시장의 매입 주체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의하면 베이비부머의 고령화에 따라 2020년 이후 대형주택 수요가 감소하고 2030년대 초반 이후 주택수요 감소세가 확대될 것이라고 한다. 베이비부머의 고령화는 향후 주택수요 변화 예측에 중요한 요인인데 이들이 65세를 넘어서는 시점과 75세를 넘어서는 시점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베이비부머가 고령화의 시작점인 65세를 넘어서는 2020년 이후는 목전에 와있다.


이러한 예측과는 다르게 베이비부머들은 여전히 부동산시장의 매입주체로 활동 중이다. 2017년 기준으로 50대 이하 연령의 거래량 변동은 예년과 큰 변화가 없으나, 60대 이상 고령층의 매매거래량 비중은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다. 이를 지역별로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베이비부머들이 주택시장을 떠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2014년 12.7%에 그쳤던 60대 이상 연령층의 주택매매거래량 비중은 2017년 16.2%로 증가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65세 이상 시니어의 주택보유율은 80%다. 10명 중 8명이 집을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부동산정보사이트인 리얼티닷컴(www.realty.com)이 2017년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시니어의 85%가 집을 팔 생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오래 일하고, 자녀들과 함께 살기 때문이란다. 미국의 베이비부머가 팔지 않겠다는 주택 수가 무려 3,300만채로 추산되는데 이 수치는 기존 주택판매의 6년치에 해당하는 엄청난 물량이다. 부동산 거래시장에서 가장 큰 공급이 사라져 버린 셈이다.


초소형아파트에 관심

베이비부머들이 주로 투자하는 주택은 어떤 형태일까. 초소형아파트에 집중하고 있는 듯하다. 대우건설이 건국대학교 산학연구팀과 공동으로 조사한 주택수요 추정 빅데이터 결과에 의하면 전용면적 40~50㎡ 초소형주택의 50대 이상 계약자 비중이 36.4%로 가장 높았다. 60세 이상도 30.3%로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렇게 초소형아파트를 매입하는 이유는 본인들이 거주하겠다는 의도보다는 다른 목적이 있는 듯하다.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얻고 자식들에게 상속이나 증여를 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실제로 2018년 서울 아파트 증여 건수는 2017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전체 거래 대비 증여거래의 비중은 강남구 19.4%, 서초구 17.0%, 송파구 13.6%, 강동구 11.0%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증여 비중에 비해 2~4배나 증가한 수치다. 양도소득세 및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세부담을 피하고 이번 기회에 자식들에게 물려주겠다는 의도다.


실버타운, 타운하우스 관심 낮아

베이비부머들이 도심의 초소형아파트에는 관심이 높지만 실버타운이나 공기좋은 타운하우스는 선호하지 않는다. 상품의 경쟁력이 높지않아 투자가치 또한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버타운, 정확한 법적용어인 노인복지주택은 주택법이 아닌 노인복지법에 의거 분양, 매매 및 임대에 제한(만60세 이상만 가능)을 받는 준주택이다. 수요자가 한정되다보니 그리 인기있는 상품은 아니다. 2008년이나 2017년이나 입소정원은 거의 변화가 없다. 전반적인 노인복지시설은 증가했으나, 노인복지주택만은 거북이 걸음이다. 수요제한 상품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니 자연스럽게 공급하는 사업자가 없는 탓이다. 2015년 7월부터는 분양을 할수 없으니 더욱 그러할 것이다. 수요자도 마찬가지다. ‘2018서울시 노인실태조사’에 의하면 현재 거주하는 집에서 계속 살고 싶다는 응답이 86.3%에 이르렀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에 거주하겠다는 의향은 6.4%에 불과할 따름이다.


타운하우스도 노인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은퇴하면 물 좋고 공기 좋은 타운하우스로 주거를 이동할줄 알았는데 여전히 도심을 선호한다. 타운하우스는 대부분 연립주택인데 도심의 연립주택도 경쟁력이 떨어지는데 대도시 근교의 타운하우스는 언급할 필요가 없다. 블록형 단독주택 단지나 테라스하우스 등은 그나마 상품성을 가지고 프리미엄이 붙어있다.


베이비부머 도심을 떠나지 않아


이처럼 베이비부머들이 도심을 떠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도심의 주택을 에코부머와 경쟁하게 될 것이다. 에코붐세대는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 세대로 1970년대 후반과 1980년대에 태어나 그 숫자가 베이비붐세대 못지않다. 허나 이들의 주택보유율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잠재력이 큰 인구 계층이다.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은 도심인데 직주근접의 욕구가 베이비부머들보다 더 강하기 때문이다. 투자목적과 교육환경 때문에 주택을 구입했던 베이비붐세대에 비해 에코붐세대는 실수요자가 많이 분포하기 때문에 직장과의 접근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 정치인이 언급해서 유명해진 ‘저녁이 있는 삶’은 에코붐세대의 개인 생활을 중시하는 풍토가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과거 베이붐세대와는 다르게 직장에서는 초과근무를 시키기가 쉽지 않고, 맞벌이부부가 많은 점 등을 고려하면 직주근접이라는 부동산시장의 대명제는 더욱 크게 다가온다. 도심의 부활인 셈이다.


베이비부머와 에코부머가 도심의 소형아파트를 두고 경쟁하면서 마포와 영등포 그리고 성동구와 같은 배후주거지는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랐다. 2017년 기준으로 31.8%에 그치는 에코붐세대의 자가점유율이 높아지고, 베이비부머들이 도심을 떠나지 않으면 이런 추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심형석
성결대학교 파이데이아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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